8. 수탐 ( 6 )
은빛의 늑대가 뛰어오른다.
"림, 레바테인!"
그 거대한 입과 이빨을 틀어막으려면 유혼으로는 역부족일 것 같았다. 아이는 슬금슬금 자신에게 다가오는, 카나기의 여자 무반에게 유혼을 부메랑처럼 집어 던지곤 레바테인을 청원해 휘둘렀다.
까드득! 시커팩 로드의 이빨과 검이 맞부딪히고, 레바테인의 둔중한 검날은 그 이빨들 중 하나에 금을 가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게 끝이었다.
"큭!"
검면을 깨문 채 광포하게 고개를 뒤흔드는 시커팩 로드. 아이는 잠시 검을 붙잡은 채로, 위아래로 휘둘리다 곧 정신을 차리고 레바테인 위로 올라탔다. 시커팩 로드가 예상치 못한 대응에 놀라 잠깐 멈춘 사이, 검을 밟고 뛰어올라 깔끔한 돌려차기를 날렸다. 그 위에 올라타 있는 바우얀을 노린 돌려차기였다.
"흐억!"
가슴에 발차기를 얻어맞고 뒤로 쓰러지는 바우얀. 하지만 옷 아래에 녹색의 엄심갑을 차고 있기에 치명적인 피해까지는 입지 않았다. 이 녀석을 죽이면 이 늑대도 힘을 잃겠지. 아이는 빠르게 우선순위를 정하고, 주먹에 신기를 가득 그러모아 핏망울 같은 붉은 빛이 어리게 만든 다음 정권을 내질렀다. 그러나, 그 정권은 멈췄다.
"으윽!"
4위계 이상의 마술사가 언제나 몸에 두르고 있는 마술 방벽. 그것이 주먹을 가로막은 것이었다. 신기를 잔뜩 머금었기에, 아이의 주먹은 일단 그 방벽을 뚫기는 했으나 그 이후의 충격력은 형편없이 약화되어 있었다.
바우얀은 정신을 차리고 물러서더니, 가슴에서 무언가를 꺼내 퐁 마개를 땄다. 녹색의 옥을 깎아 만든 호리병이었다.
"처먹어라!"
그 호리병 안에 들어있던 검은빛의 액체가 용솟음치며 아이에게 달려들었다. 마술로 이 약병 속의 약을 조종하는 모양이었다. 아이는 팔을 십자로 교차해 그것을 일단 막으려 들었다. 그리고, 끔찍한 고통이 찾아왔다.
"큭!"
치이익, 살이 끓어오르며 익는 소리. 그리고 뜨거운 격통. 호리병 안에 있는 액체는, 닿는 것을 녹여버리는 힘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퐁, 아이신고르가 또 다른 호리병을 꺼내 마개를 따는 소리가 들렸다. 저것을 또 얻어맞기 전에, 아이는 얼른 몸을 던져 시커팩의 등에서 내려갔다. 거리를 벌리기 위해서였다.
바웅ㅡ
"제길!"
잠시 몸을 추스를 틈도 주지 않았다. 뒤구르기를 하며 바닥에 떨어져 자세를 취한 아이를 맞이한 것은 여자 무반의 대태도였다. 달빛마저 베어 가를 듯 흉맹한 기세를 품은 하얀 검날이, 아이의 허리를 노리고 짓쳐든다.
반응하기 힘들 정도의 순격. 아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처는, 드러누워서 그것을 피하는 것뿐이었다. 우스꽝스럽게 바닥을 굴러 간신히 검격에서 벗어나는 아이.
"참 나, 자신만만하더니만, 벌써 그 꼬라지냐?"
머리는 산발이 되어 흩어지고, 옷은 녹았으며, 검도 다 잃어버렸다. 바우얀의 눈에 아이는 이미 독 안에 든 쥐였다. 바우얀 아이신고르는 비릿하게 웃으며, 자신이 새로 꺼내든 호리병의 내용물을 뿌렸다. 이번에는 시커팩 로드에게였다.
시커팩 로드 위로 떨어진 붉은 액체는, 피처럼 선연한 진홍빛으로 끓어오르더니, 곧 연기처럼 사라졌다.
"무슨?"
"미쳐 날뛰거라, 늑대야."
"아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그건 광폭화의 물약이었다. 흰 늑대는 하늘을 보고 긴 울음을 내지르더니, 눈에서 귀기 서린 붉은 빛을 흘리며 아이를 덮쳤다.
"림, 유혼!"
레바테인을 부르고 싶었지만, 깨뜨리고 놓쳐버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다시 레바테인을 꺼낼 수는 없었다. 황급히 유혼을 다시 꺼내든 아이는 대태도를 비스듬히 흘려 자신에게 덮쳐오는 늑대의 공격을 피하고 그 옆구리에 긴 상흔을 남겼다. 됐다, 뒤를 잡았다. 꼬리를 보인 시커팩 로드의 엉덩이에, 거대한 참격을 날려주려는 찰나.
"어딜!"
"아, 진짜!"
또다시 대태도가 아이를 덮쳤다. 아이는 유혼의 손잡이를 꽉 쥐어 잡고 그것을 받아치면서 성질나 소리를 질렀다. 그 사이 시커팩 로드와 바우얀은 헛점을 추스르고 다시 이 곳을 바라보게 되어버렸다.
4위계라고 다 같은 4위계가 아니었다. 그 내부의 수준차이도 나름 극명했다. 4위계 천 명이 모여야 한 명 정도 5위계가 나올까말까 한다. 그 5위계를 바라볼 수 있는 수준인, 성취가 아주 높은 4위계 두 명. 그들의 연수합격은 아주 매서웠다.
그 뿐만 아니라 굉장히 강력한 괴물, 충인귀마용 5분류에 따르면 귀종(鬼種) 정도의 강함일까? 그런 괴물까지 합쳐 셋을 상대로 혼자 싸우고 있으니, 아무리 아이라 하더라도 쉽게 상황을 뒤집기가 힘들었다. 상황은 명백히 저들의 우세였다.
'어디 보자, 이번엔 독무의 호리병을 사용해주지.'
옷 안쪽에 가득 품은 호리병 중, 어떤 것을 꺼낼까 고민하던 아이신고르는, 보라색 마개로 봉해져 있는 호리병을 꺼내려 들었다. 이 호리병은 하나하나가 엄청난 재료와 정성으로 만들어진 물건들이다.
그가 카나기의 가장 융성한 명가인 아이신고르의 일원이기에 가질 수 있는 값비싼 특권이었다. 이 호리병을 전부 사용할 수만 있다면, 바우얀은 5위계와 맞서 싸운다 해도 질 자신이 없었다.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호리병을 붙잡는 바우얀. 그러나, 그는 다음 순간 황급히 바닥으로 몸을 내던져 시커팩 로드의 등에서 나동그라지듯 내려왔다. 시계추 같은 칼날이 갑자기 자신에게 덮쳐오는 환영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뭐야!"
당황해서 소리를 지르는 바우얀. 그 당황 탓에 마음의 평정이 깨져버렸다. 그 틈을 헤집고, 환영의 마술이 그의 정신을 점한다.
"이, 이게 뭐냐고!"
다음 순간, 그는 환상의 세계 속에 구속되어 있었다. 마레의 환술이었다.
바우얀은 비명을 지른다. 카나기 병사들의 시체, 그리고 개의 사체가 가득한 채 거둬주는 까마귀조차 없이 썩어가는 들판. 그 들판 한가운데에서, 자신은 십자가에 붙잡힌 채 매달려 있었다. 그 위에선 면도날 같은 칼날이, 시계추처럼 좌우로 왕복하며 천천히 아래로 떨어지고 있다.
그 들판의 저편에서, 한 명의 남자가 저벅저벅 걸어오고 있었다. 진홍색 법의를 입은, 금발의 남자였다.
"여기가 어디냐고?"
"죽음과 모략 그리고 시체밖에 없는 언덕. 공생이라고는 비집을 틈조차 없는 네 썩어빠진 정신의 한중간이다, 죄인."
바우얀이 보는 환영 속에서, 마레는 입에서 한 줄기의 담배 연기를 흘리며, 그 언덕 위를 걸어 올라오고 있었다.
아탕칼리, 정신의 학파. 그들이 마술사 잡는 마술사라고 불리는 이유는 이것이었다. 그들은 아주 작은 정신의 틈만 보이면, 마술사의 영혼을 붙잡고 쥐어짜 그 영혼의 비틀림이 만들어낸 일그러진 환상 속에 쳐넣어 버릴 수 있었다.
"윽...으윽..."
이건 환영의 마술이다. 그걸 알고 있는데도, 바우얀은 십자가에 묶인 몸을 도저히 꺼낼 수가 없었다. 분명히 내가 마력의 양은 더 많을 텐데! 억울해서 소리라도 크게 지르고 싶었다. 하지만 마레는 빙긋 웃으며 다가와, 입에 문 담배를 자신의 뺨에 지져버릴 뿐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여기서 당장 네 정신을 붕괴시켜버리고 싶지만 말이다, 그럼 인질이 없어지니 안 되겠지. 그렇지?"
바우얀이 보고 있는 환상 세계와 달리, 현실에서는 마레 역시 목숨이 위험한 상태였다. 현실 세계에서는, 멍한 눈으로 앉아 있는 바우얀의 앞에 마레가 앉아 있고, 그 마레의 목에 여자 무반이 칼을 들이대고 있는 상황이었다. 바우얀의 정신을 제압하는 사이 뒤를 잡힌 것이다. 마레는 주섬주섬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며 말했다.
"안전 보장의 협상을 하고 싶다. 우리 둘은 빠지겠다."
"뭐?"
"이놈과 내 정신을 묶어뒀다. 페어링이라는 거지. 나를 죽이면, 이 놈 역시 폐인이 되어서 백치처럼 평생 기저귀에 똥이나 지리다 뒈지게 될 거야. 우리 둘은 이 싸움에서 손 잡고 빠질 테니, 저 강아지와 너 그리고 내 호위 셋이서 승부를 내라."
마레가 노린 건 처음부터 이거였다. 라그엘도 없는 자신이 싸움에 끼어들어 대단한 기여를 하긴 힘들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치는, 틈을 봐서 바우얀의 정신을 환상으로 제압한 뒤 함께 전장에서 이탈하는 것이다.
그런 계산으로 기회를 노리며 숨을 죽이고 있었다. 그의 계산으로는, 이 행위로 2대1 구도만 만들어줘도 나머지는 아이가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의도를 대충 눈치챈 여자 무반은 고개를 저으며 거절한다.
"같잖은 소리 하지 마. 당장 마술을 풀어. 안 그러면 그 목을 잘라버리겠다."
"주께 맹세하지. 나는 이 싸움에서 빠지겠다. 나는 이 녀석의 정신과 내 정신을 묶어둔 상태다. 그 때문에 나는 이 녀석을 절대로 죽일 수 없어. 자살할 각오가 없으면 말이야. 이 정신의 매듭을 풀려면, 내가 먼저 마술을 깨고 움직여야만 해. 그러면 그다음에는 이놈도 순순히 이 정신 제압에 걸려주진 않겠지."
"그러니 나는 이 녀석을 죽이지 않고, 너는 나를 죽이지 않는, 안전 보장의 완성이다."
주에게 맹세한다는 말에 속눈썹을 흔들거리는 여자 무반.
마레는 담배 연기로 흰 도너츠를 만들어 우스무에게 띄워 보내며 피식 웃었다.
"자, 흑단 같은 눈을 가진 예쁜 아가씨. 이런 과성장한 벼멸구같이 생긴 놈 옆에 있다가 미남을 보게 되니 내 옆에 더 있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말이야. 더 있어봤자 시간 낭비니까 빨리 꺼져주면 좋겠군. 아가씨는 예뻐도 성질이 고약해서 내 타입이 아니거든."
"이, 이...난봉꾼!"
학살은 할 줄 알면서 욕을 할 줄 모르는 건가? 어떤 꼬마는 뒤에 두 개 더 붙이던데. 마레는 마지막으로 선언했다.
"뭐 계속 이렇게 있어 주면, 나야 고맙지. 이렇게 시간 끄는 사이에, 내 호위가 지금 저 강아지를 몰아세우고 있는 거 안 보이나?"
마레를 죽이면 바우얀도 폐인이 된다. 이 말이 진실일 확률은 얼마나 될까, 높게 잡아도 1할이겠지. 하지만 어려서부터 바우얀을 모시는 시종이자 호위 무사로 평생을 살아온 이 여자, 우스무 호이한에게 있어 바우얀의 목숨은 자신보다 열 배는 귀중했다.
그러니까, 우스무에게 있어 이 말의 무게는 자신의 목숨만큼이나 무거웠다. 우스무는 홱 돌아서며 씹어뱉듯 외친다.
"됐어. 저 놈을 베어 죽이고 나서, 병사를 모아 포위한 뒤 천천히 네놈의 마술을 깨고 죽이면 될 일이다."
나름대로는 믿는 구석도 있었다. 믿는 구석이라기엔, 너무 끔찍한 것이었지만.
이런 협상이 진행되고 있던 도중, 마레의 말대로 시커팩 로드와 아이의 싸움의 형세는 크게 달라져 있었다. 아이가 시커팩 로드를 압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아아압!"
연속해서 아이를 물어뜯으려 광포한 아가리를 들이미는 늑대. 드디어 처음으로 1대 1을 하게 된 아이는, 레바테인으로 그 이빨을 전부 쳐날리며 시커팩 로드의 몸에 상처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처먹어라!"
기합. 그리고 뒤따르는, 붉은 잔영을 남기는 거대한 일격. 그것이 시커팩 로드의 이빨 세 개를 부수고 지나갔다. 시커팩 로드는 아이와 싸우기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신음성을 흘리며 뒤로 물러섰다.
방어할 태세를 취했다는 것은, 공격으로 돌아서려면 지연이 생긴다는 뜻이다. 즉, 공수가 전환되는 그 순간이야말로 최적의 공세 시간이다. 그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는 아이는, 빙글 돌아 레바테인을 부메랑처럼 내던졌다.
"끼이잉!"
그 거대한 검날 때문에 시야가 가려진 시커팩은 그 뒤에 숨어 몸을 낮추고 달려드는 아이의 몸을 보지 못했다. 아이는 크게 벌어진 시커팩 로드의 입에 주먹을 쳐넣고, 크게 청원했다.
"림, 유혼!"
파스슥! 아이의 손에서부터 거대한 대태도가 솟아난다. 입부터 목구멍까지를 꿰뚫은 듯한 형태였다. 어떤 생물이든지 내부는 연하기 마련이었다. 이대로 바깥으로 베어내면, 이놈은 양단되어 죽는다! 아이는 유혼의 검날을 거세게 쥐어잡고,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내 크게 휘두르려 들었다.
"그만!"
깡!
"아, 진짜!"
또다시 방해가 들어왔다. 마레와의 협상을 마친 우스무가 대태도로 일격을 날린 것이다. 뒤에서 날아드는 일격으로부터 몸을 방어하느라, 이 회심의 일격은 늑대를 절명시키지 못했다.
시커팩 로드는, 입에서부터 목까지 이어지는 길다란 내상을 입었을 뿐, 죽지 않고 검은 피를 뚝뚝 흘리며 이쪽을 노려보고 있다.
"큭."
아이는 유혼을 쥔 채로 벽 가까이로 몸을 움직였다. 옆구리에선 뜨끈한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몸을 뒤틀어 피했지만, 대태도의 만곡한 날이 옆구리를 범하고 지나간 것이다.
2대 1, 다시 2대 1이다. 공간을 좁혀야 하니까, 벽을 등지는 게 낫겠다. 아이는 그런 본능으로 벽을 향해 움직였다.
"와라."
마침내 벽에 등을 기댄 채로, 검날을 곧추세우며 아이는 소리쳤다. 그러나 우스무는 접근하지 않았다. 시커팩 로드는 자신과 바우얀이 힘을 합쳐야 간신히 제압이 가능한 괴물이었다. 그런 괴물을 1대1로 거의 끝장낼 뻔한 아이에 대한 평가는 그 때문에 엄청나게 상승한 상태였다. 거의 5위계에 달하는 실력을 가진, 괴물이라는 평가로.
몇 살이나 될까? 열여섯? 열일곱? 그런데 이렇게 강하단 말인가. 그렇다면 이건 분명 인간이 아니라 괴물이겠지.
괴물이라면 괴물에 걸맞은 상대법이 있기 마련이었다. 괴물 사냥꾼인 그녀는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걸 쓰고 싶진 않았는데."
씁쓸한 표정으로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는 우스무. 그건 호리병이었다. 아까 바우얀이 시커팩 로드에게 뿌렸던 것과 거의 같은 형태의 호리병. 퐁, 마개를 따자 진한 붉은색 연기가 솟아오른다. 아까의 것보다 훨씬 진한 붉은빛이었다. 그 향기는 시체꽃이 썩어가는 듯 역하고 진했다.
"우, 우스무, 그걸 쓸 셈이냐?"
그 향기가 코끝을 간질이자, 십자가의 환상에 사로잡혀 있던 바우얀조차 뭔가를 눈치채고 비명 같은 소리를 내질렀다. 우스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을 시커팩 로드에게 뿌렸다.
"그르르르륵.... 아우우우우우우우!"
은색 빛의 시커팩 로드가 시뻘건 고깃덩이 같은 혈홍색으로 변이하기 시작했다. 온몸에서 피거품 같은 수포와 고름이 터져 나오더니, 그 살점을 점점 더 이상한 괴물로 만들어간다.
"미친, 축양 같은 짓거리를 할 때부터 알아봤지만 완전히 미쳤군. 어길 수 있는 금기란 금기는 다 어길 셈이냐? 저딴 건 왜 만들어서 준비한 거야? 야만인들의, 멸망한 땅의 존재를 강림시키는 약이라고?"
그게 뭔지 알아본 마레는 경악해 입에서 담배를 흘렸다. 카나기의 금지된 마술 중에, 괴물의 몸을 빌려 야만인의 땅에 있는 신도 악마도 아닌 삿된 존재를 강림시키는 마술이 있다고 들었다. 설마 그것을 이런 곳에서 자신의 눈으로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변이를 마친 시커팩 로드는, 이제 더는 개라고도 늑대라고도 할 수 없는 사족보행 형태의 괴물로 변해 있었다. 우스무는 그 질문을 외면하고, 그 끔찍한 살덩이 같은 괴물 위로 올라탔다. 그리고 사납게 외쳤다.
"가자!"
괴물이 아이를 덮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