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별이 되고 싶은 소망 ( 1 )
허름한 산채.
아이는 지금껏 한 마술사 사냥 중, 가장 이상한 사냥을 하고 있었다.
"이, 이 자식, 이 아지프의 동남 마탑에서 수학하고 계를 받은 3위계의 대마술사님이 무섭지도 않느냐! 당장 그, 그 놈을 내려놔!"
산채 안에선 지금 비명이 울려퍼지고 있다. 아지프의 특징적인 진회색 로브를 입은, 비쩍 마른 한 명의 남자의 외침. 그의 손에는 척 보기에도 엉성한 책이 하나 들려 있었다. 그 비명을 듣는 자, 그는 아이였다. 목을 조여 켁켁대는 산적 하나를 짐짝처럼 들고 걸어오는 아이.
"안 내려놓으면요?"
"나 대마술사가 어... 어... 해골을 불러내서 너를 도륙해버리겠다!"
"하세요."
사시나무처럼 벌벌 떠는 마술사. 아이의 걸음에 배여 있는 살기를 견디지 못하고 뒤로 넘어진다. 로브의 가운데가 축축하게 젖어들었다. 오줌을 지리고 만 것이다. 아이는 피식 웃으며, 멱살을 붙들고 있던 남자를 집어 던졌다.
다나와 함께 면식이 있는 마을. 아탕칼리의 인장을 선물했던 마을로 향하던 아이는, 중간에 약탈의 흔적을 발견하고 추적해 그들의 산채에 쳐들어온 것이다. 그리고 10여 분도 지나지 않아서 싸움은 모두 끝났다. 흰 사냥꾼의 일방적인 승리로.
"이, 이 놈, 저주, 저주한다..."
힘없는 마술사 흉내를 무시하고, 그가 내던진 책을 주워드는 아이.
"양지머리 스튜 만드는 법, 우선 양지머리에서 근막과 힘줄을 제거해 24시간동안 소금물에 담근 후 깨끗이 씻어낸다..."
거기에는 요리법이 적혀 있었다. 요리책의 겉장을 까맣게 칠해 글라도바키아 비슷하게 위장한 모양이다. 그 가짜 책도 사기꾼의 얼굴에 내던지고, 어이가 없다는 듯 말하는 아이.
"할 게 없어서 무슨 마술사 흉내를 내면서 산적질을 해요? 어디서 주워들은 게 있는지 나름 흉내를 잘 내긴 했는데, 전문가가 보면 바로 들키는 수준이잖아요."
"전, 전문가라니, 히이이익!"
"나는 당신, 아니 당신이 흉내 내는 것 같은 사람들을 사냥하도록 주님께 명받은 사람입니다."
푹! 자신의 옆에 내리꽂히는 칼을 보고 놀라서 자빠지는 사기꾼. 아이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잡스러운 악당은 죽일 마음도 들지 않았다. 이 자들은, 북서 자치령에 방랑 마술사가 많다는 사실을 이용해, 어디서 로브를 구해 주워입고선 허장성세로 산적질을 해 왔던 모양이었다.
모든 걸 들켰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그 사기꾼들은, 허장성세를 그만두고 아이의 발에 매달려 애걸복걸하기 시작했다.
"잘못했습니다,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
한숨. 아이는 고개를 쭈그려 자신의 발을 부여잡고 있는 남자와 눈을 맞추곤 또박또박 물었다.
"당신 이 짓거리 하면서 혹시 사람 죽이거나 했어요?"
"안, 안 했습니다! 절대로 그런 짓까지는 안 했습니다. 사실 산적질 자체도 거의 안 했습니다. 그냥, 길손 봇짐이나 좀 털고 마을 하나에서 상납이나 좀 받았습니다."
"진짜요?"
"예! 제 동생의 심장을 걸고 맹세할 수 있습니다!"
"아니 형! 걸거면 니 꺼나 걸지 왜 내 걸 걸고 지랄이야!"
"닥쳐 이 새끼야! 그러면 구라치고 있는 것 같잖아!"
방금전까지 아이가 목을 조르고 있던 남자는, 이 자의 동생인 모양이었다. 아이는 피식 웃고, 근처에서 묶을 만한 줄을 찾아 두 사람의 손을 수갑처럼 묶기 시작했다.
"당신들이 공납을 받았다던 그 마을의 사람들에게 판결을 받게 할게요. 사람을 죽인 게 아니라면, 그 사람들도 음, 어쨌든 용서는 해 줄 테니 괜찮겠죠?"
"괘, 괜찮습니다."
낯빛을 흙빛으로 물들이면서도 고개를 끄덕인다. 아이는 의심스러운 얼굴로 그들을 노려보았다.
"괜찮은데 왜 표정이 그래요?"
"괜찮긴 한데, 죽는 것보다 더 안 괜찮을 수도..."
처참하게 떨며 말하는 그 남자. 그리고 그 말은 사실이었다.
"이 개 같은 자식! 꼭 공부해서 성공해서 돌아오겠다고 소 팔아먹은 돈 들고 가출한 것도 모자라서 뭔 놈의 좆같은 마술사가 됐다고 지랄을 하고 패악질을 하더니, 다 거짓말이었어!"
"아, 아, 엄마, 뼈 맞았어! 뼈!"
"그것도 모자라 고향 사람들 등골이나 빨아먹으려고 들어? 넌 그냥 죽어야 된다 이 화상아!"
먼지 나게 두들겨 맞는 가짜 마술사. 이 자는 아마도 원래 이 땅 출신으로, 가출해서 제국으로 유학 비슷한 걸 떠났다가, 실패하고 돌아오는 길에 부모를 볼 낯이 없어 사기를 쳤던 모양이었다. 그는 비명을 지르듯이 소리쳤다.
"아, 나도 다 생각이 있어서 그런 거란 말이야! 엄마가 내 맘을 알아? 내가 잔학무도한 아지프의 탈주 마술사가 돼서 이 마을한테 상납받고, 또 지켜주고 있다는 소문이 퍼져서, 여기에는 아무도 얼씬 안 했잖아! 나는 희생한 거라고, 희생! 히생의 학파 모라?"
얻어맞아 입술이 터져서 발음이 뭉개졌다. 하지만 사람들은 가차 없었다.
"희생하는 새끼가 그렇게 술이랑 돈이랑 고기를 쳐 내놓으라고 지랄을 하냐! 심지어 애미애비한테까지?"
"연, 연기는 완벽해야 할 거 아냐! 내가 그래도 유학하면서 아지프 놈들 조수로 몇 년을 있었는데, 그놈들이 자기 엄마 아빠라고 봐주는 줄 알아?"
"이 개새끼, 아직도 입이 살아서!"
등짝을 후려치는 도리깨. 성난 아저씨 하나가 끼어들었다. 손에는 커다란 접지용 가위를 들고 있었다.
"안 되겠소! 이 자식은 정신을 못 차릴 것 같소, 평생 기억에 남게 고추를 잘라버립시다!"
"옳소!"
분기탱천해서 가짜 마술사를 두들겨 패던 사람들. 그들은 모두 역성을 들며 찬성했다. 가짜 마술사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한다.
다나는 그 말을 듣고 순진한 척 꺄 하고 소매로 얼굴을 가렸다. 그리고, 손 사이로 힐끔힐끔 쳐다보다가, 정말로 바지를 내려 관습적 방식의 성전환을 시작할 기색이자 황급히 말린다.
"잠시만요! 그래도 신체를 훼손하는 형벌은 지나치게 야만적인 것 같습니다. 한 번만 자비를 베풀어주시지요. 앞으로는 성실한 노동으로 이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게 하면 그만이지요."
"뭐, 율사님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야..."
떨떠름한 표정으로 가위를 내려놓는 사람들. 눈물 콧물 범벅이 된 마술사는, 하얗게 드러난 다나의 허벅지를 붙잡고 엉엉 울며 감사를 표했다.
"감사합니다, 성녀님, 이 악귀들로부터 저를 지켜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악귀? 이게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어?"
또 한 번 구슬픈 비명 소리가 울렸다.
*
그 소동의 결과로, 다나는 그 마을에서 성명서 열 개를 추가로 받아낼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건 아흔 장. 와, 사백 장 전부 채워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는 꿈도 못 꿨는데."
싱글벙글 웃으며 침을 묻혀 성명서를 한 장씩 세어보는 다나. 레오가 주인이 기분이 좋은 것을 보고 저도 기분이 좋은지 컹컹 짖는다. 다나는 다이너에 걸터앉아 계속 그렇게 헤실헤실 웃고 있었다. 성명서 때문에 기분이 좋은 건 맞지만, 더 큰 이유도 있는 듯 했다.
"들었죠? 들었나요? 나더러 성녀래요!"
"아, 네."
"성녀님이랑 대화하는데 너무 감동이 없는 거 아니에요?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르는데. 서사시 작가가 내 얘기 쓰고 싶다고 취재 오면 나쁘게 말해버릴 겁니다?"
"예를 들자면?"
"아주 바보에, 숙맥에, 고자라고 해버린다거나."
"그냥 사실을 말하는 거네요, 뭐."
아이는 쿡 웃었다. 델로른에서의 일 이후, 많이 긴장이 누그러든 아이. 다나는 계속 틈만 보면 잔망스럽게 그 틈을 노려 아이의 남심을 공략하고 있었다. 다나는 성명서 한 장을 가슴에 끌어안고, 타는 듯 저물어가는 저녁놀을 바라보며 몽환적으로 중얼거렸다.
"아, 아무도 돌보지 않는 텅 빈 땅, 이 북서 자치령에, 아무런 대가 없이 민중을 구하고자 한 명의 성녀와 그 집행관이 임하였으니, 그 성녀의 이름은 다나 아니스. 아주 가련하고도 예쁘고도 착한 여인이었도다."
"그리고 식탐도 많았다."
아이가 불쑥 덧붙였다. 사과파이 5개를 앉은자리에서 먹어치운 것을 놀리는 말이었다. 그러자 다나는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고는 아이의 어깨를 마구 두들겼다.
"그건 어렸을 때! 어렸을 때 꼭 먹고 싶었던 거라서 그 때만 그랬다고 했잖아요! 악!"
마구 두들기다 중심을 잃고, 아이의 품에 안기듯 쓰러진 다나. 아이는 얼떨결에 다나를 집어들었다. 다나는 이때다 하고, 어지러운 척 그 넓은 가슴에 폭 안겼다.
"괜찮아요?"
"아니, 안 괜찮아요. 당신 때문에 현기증이 왔어요. 오늘은 이만 여기에서 야숙을 해야 할 것 같아요."
때마침 해는 완연히 저물어, 안 그래도 잠자리를 마련해야 할 시간이었다. 다나가 계속 그렇게 현기증이 온 것처럼 누워있는 동안, 아이는 능숙하게 돌이며 나뭇가지 따위를 모아 모닥불을 피우고 야영의 준비를 시작했다. 아이는 계속 현기증이 온 듯 몸을 뒤트는 다나를 보며, 피식 웃고 한 마디 말한다.
"이제 다 끝났어요. 일 안 시킬 거니까 일어서도 돼요."
다나는 그 말을 듣자 언제 현기증이 왔었냐는 듯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씨익 웃는다. 준비를 하기 싫어 꾀병을 부린 것이지만, 아이는 어쩐지 그게 밉살스럽지가 않았다. 뭔가 아련한 느낌도 들었다.
"그럼 차는 제가 끓일게요. 아까 그 마을에서 좋은 찻잎을 받았답니다."
나뭇가지를 모닥불 위에 걸고, 반합 가득 물을 담아 차를 끓이기 시작하는 다나. 상쾌한 기운을 가득 담은 밤바람이 등을 스치고, 따스한 모닥불이 앞을 비춘다. 그 주홍빛 불이 보글보글 끓이는, 박하 향의 찻잎의 냄새를 맡으며, 다나는 물끄러미 아이를 바라보았다.
아이는 눈을 감고 묵상을 하고 있었다. 다나는 갑자기 심통이 나서 물어보았다.
"뭘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검이요."
"나처럼 예쁜 성녀를 눈 앞에 두고도 그런 걸 생각하는 거에요?"
"예."
"왜요?"
"약한 건 싫으니까요. 아니, 정확히 말하면, 다른 사람들은 약해도 괜찮아요. 저는 약한 자신이 싫습니다."
그리고 다시 팔짱을 끼고 눈을 감는다. 여유가 있는 시간마다, 아이는 항상 그렇게 눈을 감고 검을 생각했다. 레이븐사이드에 주워진 이래로 습관처럼 배여 있는 행동이었다. 최근 늘 생각하는 주제는 하나였다.
새로 얻은 검, 미제리코드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한 번에 구현화할 수 있는 검의 최대 숫자는 두 개인데, 레바테인을 휘둘러 적을 격살하고 미제리코드로 숨통을 끊는 식으로, 두 개의 검을 동시에 운용하면...
그런 망념에 잠겨 굳게 입술을 닫고 있는 아이. 다나는 입을 벌리고 그런 아이를 조각상을 바라보듯 바라보았다. 아무리 보아도 누군가가 생각나는 얼굴이었다. 누나는 착해, 누나는 똑똑해, 그런 칭찬을 사심 없이 남발하며, 옷자락을 붙잡고 아장아장 따라오던 누군가가.
그런 의심을 해서 지금까지 몇 번 속을 떠보았지만, 곧 그만두었다. 죄책감을 덜기 위한 행동처럼 느껴져 스스로가 죄스러웠을 뿐만 아니라, 아이가 긴 답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닮은 사람일 뿐이라도, 이번엔 함께 가고 싶다.
다나는 불쑥 말을 꺼냈다.
"당신은 그럼, 강해지고 싶은 건가요?"
"예."
즉답이 돌아왔다. 좋아, 그럼 이번엔 이 방향으로 꼬셔 보자. 다나는 그렇게 마음을 먹고, 아이의 무인다운 호승심을 자극하여, 자신과 함께 제도로 향하도록 만들 계획을 세웠다.
"왜 그렇냐고는 묻지 않을게요. 아이 씨한테도 사연이 있을 테니까요. 그럼 당신의 목표는, 성도 8궁이 되는 건가요?"
성도 8궁.
마술사가 아닌 사람만이 사용할 수 있는, 막대한 힘을 가진 여덟 개의 성유물을 나눠받은 이들을 뜻했다. 그 성유물들은 각자가 자아를 가지고 있으며, 그 자아에 따라 자신의 주인을 선택한다. 그리고 자신의 주인이 대륙에서 가장 강한 여덟 명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가차 없이 주인을 거부해 주인의 몸에 불을 일으킨다.
그 성유물들은 외신을 불사르는 데에 특별히 큰 공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외신을 섬기는 야만인들이 제국에 쳐들어올 때마다, 그 주인들은 전장으로 달려나갔으며, 그 성유물의 힘으로 무훈과 명성을 쌓았다. 그래서 그들은 마술사가 아님에도 최고위의 마술사에 준하는 영예를 누리고 있었다.
모든 용병, 모든 군인, 모든 병장기를 다루며 마술사가 아닌 이들이 어린 시절에 가지는 꿈은, 성도 8궁의 일원이 되는 것이었다. 그들은 통칭 성좌라고 불리었다.
아이는 잠시 눈썹을 꿈틀거리다가, 부정도 긍정도 아닌 답을 내놓았다.
"그게 목적은 아니지만, 강해진 결과 그게 손에 들어온다면 거부할 이유도 없겠죠."
"그럼 목표인 거죠? 잘 됐다, 그럼 그 8궁중 하나, 금우궁 알데바란의 주인이 누구인지도 알죠?"
그것까지는 몰랐다. 그런데 다나는 당연히 알 거라고 생각했는지, 계속해서 말을 늘어놓는다.
"바로 우리 라달라리아의 성인이신 호노레 블뢰유, 그 전속 집행관인 단테 아길리오 님이랍니다."
"예, 그렇군요."
"그 사람은 원래 별로 대단치 않았는데, 우리 라달라리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서 지금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이거죠. 알다시피, 율사들은 제국 바깥을 벗어나거나, 불법을 저지르지 않는 상대로는 무력하거든요. 그래서 구조적으로 가장 마술사 아닌 검에게 친절할 수밖에 없고, 또 필요로 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요?"
"그래서 말인데... 당신의 목표가 성좌가 되는 거라면, 어..."
나랑 같이 제도로 가서, 전속 집행관이 되어 달라. 그런 제안을 꺼낼 참이었다. 그런데 그 말을 꺼내기 위해 아이의 얼굴을 직접 바라본 순간, 그 말은 목구멍 뒤로 사그라들어버렸다. 그 눈부시게 희고 무방비한 목덜미가, 자신이 지은 죄를 떠올리게끔 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또 이런 사람을 꾀여낼 자격이 있을까.
그런 망설임의 결과였다. 다나는 말을 하다 말고 갑자기 무릎을 끌어안았다.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아니에요. 잊어주세요. 그냥, 차 끓는 동안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아무 이야기나 해 봤어요. 아, 차 다 끓었다."
다나는 애써 밝게 웃으며, 알싸한 박하 향으로 가득한 차를 꺼내 졸졸졸 따라 아이에게 건네주었다. 아이는 잠시 그 태도변화를 이해하지 못해 어리둥절하다, 차를 한 모금 홀짝였다. 그리고 혓바닥을 내밀고 얼굴을 찌푸렸다.
"으, 써."
"어린애 입맛이구나? 이런 건 원래 쓴맛에 먹는 거에요."
기품 있게 차를 마시는 다나. 아이는 한 모금만 마신 차를 내려놓고, 조용히 다나를 바라보았다. 아까 물었던 강해지고 싶냐는 질문 때문에, 무언가를 물어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혹시, 두냐의 베들렘이라는 걸 알고 있나요?"
"예? 당연히 알죠. 왜요? 두냐에 가고 싶어요? 안 되는데. 당신 이미 나이도 찼고 신분도 불분명하고 제국 국적도 없고 아무튼 그렇잖아요. 그러니까 두냐는 절대 못 가요."
극구 부정하는 다나. 아이는 고개를 젓고 물었다.
"아뇨. 얼마 전에 어떤 사람한테, 저보다 그 녀석이 강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요. 그게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어요. 혹시 알고 계시다면 알려주실 수 있나요?"
왜 그걸 모르는 거지? 다나는 얼떨떨한 표정을 짓다가, 차를 한 모금 홀짝이고 이야기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