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메이지 슬레이어-80화 (80/279)

14. 나사렘 ( 5 )

동쪽의 교회는 초라했다.

나사렘을 내려다보는 성채처럼 웅장한 중앙의 교회, 그만은 못해도 나름 화려한 서쪽의 교회와는 다르다. 동쪽의 교회는 이 나사렘이라는 유서 깊은 도시의 주교가 사는 곳이 맞나, 그런 의문이 들 정도로 초라하다.

"이건 뭐죠?"

그 옆에 잔뜩 내걸린 이불보를 보고 말하는 아이. 아셀라이가 그것을 보고 눈을 찌푸리더니, 중얼거렸다.

"어린아이가 사나 본데. 어젯밤에 홍수에 빠지는 꿈이라도 꾼 모양이야."

"예?"

"이불에 오줌을 싸서 저렇게 걸어놨다고."

어이가 없어 나풀대는 빨랫감을 바라보는 아이. 서쪽 교회는 초라한 수준이 아니라, 무슨 가정집처럼 생활감이 넘치기 그지없었다.

"같은 도시의 교회인데 왜 이렇게 차이가..."

"들어가 보면 알겠지. 가자구, 소년."

그러나 그들은 얼마 안 가 발걸음을 멈추어야 했다. 굳게 걸어 잠근 교회의 문 앞, 그 앞에 불청객 세 명이 서 있었기 떄문이었다. 아셀라이는 한눈에 그들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었다.

"성기사로군."

랭 반도의 성기사들과는 다른 복장을 한 성기사였다. 랭 반도의 성기사들은 중장갑과 큰 칼을 장비한다. 주적이 외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나사렘의 성기사들은, 마치 짐승이라도 잡는 것처럼 은제 장검과 수은 발린 석궁 그리고 경장을 장비하고 있었다.

주적이 흡혈귀 그리고 늑대인간. 인간 사이에 숨어 밤거리를 누비며 희생자를 덮치는 그들이기에 그런 것이다.

"이상한데."

아셀라이가 그 성기사들을 보고 중얼거렸다. 성기사가 교회에 있는 것이야 전혀 이상할 것이 없지만, 그들은 달랐다. 지금 그들은 적지에 들어가듯 흉험한 기세로 문을 두드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교회의 문을.

그들 중 대장처럼 보이는 자, 리벳이 박힌 시꺼먼 가죽장갑을 낀 자가 성난 기세로 문을 두들기며 말한다.

"이젠 핑계를 대기도 귀찮아진 겁니까! 나오시오! 카사노 주교께서 이 교회를 수색해도 좋다는 명을 내리셨소!"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 성기사는 더욱 더 화가 나 소리 지른다.

"이런다고 당신이 저지른 죄를 영원히 숨길 수 있을 줄 아시오? 이게 마지막 기회요, 문을 열고 그 저주스러운 악령들을 내놓으시오! 그웬돌린 주교!"

그웬돌린 크리스틴. 그것은 카사노와 함께, 이 나사렘의 교구를 다스리는 두 주교 중 한 사람의 이름이었다. 주교품을 받으려면 5위계 이상의 마술사여야만 한다. 결코 일개 성기사 따위가 이렇게 함부로 대할 수 있는 자가 아니었다.

그것을 알아차린 아셀라이가 눈을 찌푸리고 나서려는 찰나, 그들은 더욱 더 과격한 방법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좋소. 계속 그렇게 우리의 말을 무시한다면, 우리에게도 방법이 있소."

아무래도 이미 이런 불쾌한 방문을 여러 번 해온 모양이었다. 이럴 떄를 대비해서 단단히 준비를 해 왔다. 대장이 눈짓하자, 뒤에 서 있던 성기사가 기름통의 뚜껑을 열고 교회 여기저기에 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소리 지른다.

"당신과 당신이 끔찍이 아끼는 그 악령의 씨앗들을 이 집째로 불태워버리겠소! 함께 타죽기 싫다면 어서 문을 여시오!"

"잠깐!"

아이가 그 말을 가로막았다. 분노한 얼굴로 돌아보는 성기사. 그 시선에는, 아셀라이를 뒤로하고 검을 든 채 걸어 나오는 아이가 있었다.

"뭐 하는 짓입니까? 성기사를 자임하는 사람들이 교회를 불태우다니, 신벌이 두렵지 않습니까?"

"이것은 주의 일이다. 외부인은 꺼져라."

일축하고 다시 기름병의 뚜껑을 여는 성기사. 하지만 이어진 말은 일축하지 못했다. 아셀라이가 나섰던 것이다.

"외부인이라니, 우리는 이 교회의 주인이신 그웬돌린 주교님의 초대를 받은 정당한 손님입니다. 그리고 손님 된 도리로 당신들의 불경한 행동을 봐 넘기지 못하겠습니다."

아셀라이의 변장은 효과를 발휘해서, 대장은 아셀라이를 알아보지 못했다. 오직 말에만 신경을 집중할 뿐이었다. 정중한 가운데 뼈가 있는 말이었다. 특히 불경이라는 단어 선택이 그랬다. 성기사의 미간이 찌푸려지더니, 스릉 롱소드를 뽑아든다.

"그 귀신 같은 여자가 또 어디서 잡배를 불러들였나 보군. 인정하지. 당신들은 유관자요. 살아있는 열쇠라고도 할 수 있겠군."

"무슨 소리입니까?"

"당신들을 십자가에 매달고 목에 칼을 들이밀면 저 문이 열릴 테니 말이오."

"싸우자는 소리군요."

아셀라이는 그 말이 끝나자마자, 대장에게 저벅저벅 걸어갔다. 잔뜩 경계한 대장은 아셀라이가 검의 사거리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재빨리 찌르기를 날린다. 하지만 아셀라이는 팔로 그 검날을 붙잡아, 뚝 부러뜨렸다.

"무, 무슨?"

"어이쿠."

그리고 유령처럼 접근해, 대장의 배를 크게 걷어찬다. 대장은 발차기를 얻어맞고 저 멀리 날아간다. 나무에 부딪혀, 떨어지는 가지와 열매를 맞고 볼썽사나운 꼴이 되었다. 그 충격으로 검마저 놓친 채였다.

"이 불신자들, 아탕칼리의 이름이 무섭지 않으냐!"

발악하듯 소리 지르는 두 기사. 아셀라이는 그들을 무시하고, 대장이 흘린 검을 주워들 뿐이었다. 두 조각난 검을 합쳐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척 내뻗는다. 아이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떻게 한 거에요?"

분명 둘로 조각났던 검. 그것이 하나로 붙어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셀라이는 피식 웃더니 그 검을 아이에게 던져준다. 그 검을 쥐자마자 아이는 이해할 수 있었다. 왜 그것이 붙어있는지를.

"이 검, 안에 구멍이 뚫려 있고... 신기로 접착했군요?"

아이는 그것을 깨닫고 정신을 집중했다. 자연스럽게 그 접착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제 독이 묻은 조각칼에 신기를 담아 조각을 하면서 습득한 섬세한 사용법 때문이었다. 검 구조 자체가 그렇게 섬세하고 작은 신기를 불어넣어 발출시키기 쉬운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래. 아탕칼리의 검기는 탈라사를 기초로 한다. 그래서 일점을 노리고 찔러, 그 자그마한 구멍으로 폭발적인 신기를 불어넣는 걸 묘로 하지. 그 검은 그 용도를 위해 만들어진 거다."

자신의 뒤에서 소리를 지르는 성기사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등을 보이고 뒤돌아선 아셀라이. 아이에게 검의 설명을 한다. 그녀는 지금 저 성기사들을 그냥 제자를 가르치기 위한 학습 교재 정도로 보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럼 시험이다, 소년. 그 검이 다시 조각나지 않게 네 신기로 붙든 채로, 저 두 녀석을 쓰러뜨리도록. 성공하면 상을 주마."

"상?"

"음, 땅콩 사탕 같은 건 어떤가?"

"사탕이라뇨. 무슨 손자 돌보는 할머니 같은 소리를..."

할머니라는 말에 충격을 받은 듯 얼굴을 굳히는 아셀라이. 그녀가 뭔가 반론하기도 전에, 성기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더이상 저런 태평한 대화를 나누게 둘 수 없다는 듯.

"건방진 놈들! 목을 베어서 축일의 장작으로 만들어주마!"

"주여, 가호를!"

한 놈은 석궁, 한 놈은 롱소드를 뽑아들고 전투 준비를 시작한다. 아이는 온 정신을 아셀라이가 건네준 아탕칼리의 검에 집중했다. 아셀라이의 신기가 내부에 남아서, 조각난 부분을 연결하고 있는 검. 잠깐이라도 정신을 놓으면 검 조각이 바닥에 떨어져 버릴 것 같았다.

"석궁으로 오른 어깨를 노려! 내가 왼쪽을 덮친다!"

그 신기를 본따서, 신기의 일부를 세밀하게 조각하는 기분으로 밀어 넣는다. 검 사이에 특별히 뚫어놓은 작은 구멍으로. 그러자 아셀라이의 신기가 다 사라진 후에도, 검의 접합을 유지할 수 있었다. 오히려 더 도도한 붉은 빛으로 빛나기까지 한다.

"이 자식, 왜 이렇게 재빨라? 조준을 못 하겠잖아!"

대단하군. 8할 정도의 확률로, 유지조차 하지 못하고 검을 떨어뜨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셀라이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여기서 시험, 그리고 수련은 끝이 아니었다.

"젠장, 그냥 합공으로 덮치자!"

그럼 그 접합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나 볼까? 아셀라이는 팔짱을 끼고 물러서, 아이와 두 성기사가 충돌하는 것을 바라보았다. 투명한 눈으로. 그녀의 계산으로는, 부러진 검의 접합을 끝까지 유지하면서 성기사를 둘이나 무찌를 확률은 1할도 되지 않았다.

"크아악!"

그리고 두 성기사는 나란히 바닥에 쓰러졌다. 팔과 어깨에 커다란 관통상을 입은 채. 1할도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 확률, 그 확률을 뚫고 아이가 해낸 것이었다. 심지어 아이는 그닥 지치지도 않았다.

"후, 후퇴, 이 더러운 불신자들! 카사노 주교, 곧 대주교가 되실 분께서 너희를 용서치 않을 것이다! 신벌을 기다려라!"

끝까지 입만 산 성기사들이 형편없이 줄행랑칠 떄까지도, 아이의 이마에는 땀방울 하나 맺혀있지 않았던 것이다.

"후우우."

성기사를 상대하는 것보다, 검을 연결하는 것이 더 힘들었던 모양이다. 아이는 싸움이 끝난 후에도 롱소드를 비스듬히 세워 든 채 검 끝을 노려보고 있었다. 여전히 롱소드는 언제 두 조각났냐는 듯 하나로 단단히 합쳐져 있는 상태였다.

괴물이군. 아셀라이는 그렇게 중얼거리고, 천천히 아이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뒤에서 끌어안듯 손을 붙잡았다.

"자, 마술을 보여주지. 그대로 정신을 유지하고 있도록, 소년."

그러더니, 갑자기 확 손에 힘을 주어 아이가 롱소드의 손잡이에서 손을 떼게 만들었다. 쩔그렁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지는 검.

"뭐하는 거에요?"

"그대로 정신을 유지해!"

아이가 깜짝 놀라 반문하자, 아셀라이는 기합을 내지른다. 추상같은 호령이었다. 그 말에 다시 정면을 바라보는 아이. 그리고 입을 벌렸다.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놀랐기 때문이었다.

검 조각의 상단 부분, 그것이 하늘에 둥둥 떠 있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붙들고 있는 것처럼.

아니, 붙들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명확했다. 신기였다. 아까부터 자신이 흘려 넣었던 신기. 그 가느다란 붉은 실이 검편을 하늘에 유유히 떠 있도록 만들었다. 아셀라이는 아이의 표정을 보고 자랑하듯 말한다.

"자, 이 감각을 기억하도록. 이게 탈라사의 극의, 어검술을 배우기 위한 기초다."

검 조각을 자신의 몸의 일부처럼 다루는 것. 과연, 그런가. 이런 감각으로 아셀라이는 나비검을 다루고 있었는가.

자전거를 타는 것과 비슷한 수련법이었다. 자전거를 배울 때 처음에는 누군가가 뒤를 붙잡아주어야 한다. 하지만 무아지경에 빠지면, 붙잡아주는 사람 없이도 홀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그것과 같다. 처음에는 검의 손잡이라는 부분이 있어야 검조각을 접합한 채로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전으로 무아지경에 빠지자, 손잡이 없이 검조각만을 띄울 수 있게 된 것이다. 훌륭한 수련법이 아닐 수 없었다.

아셀라이는 아이의 손에서 손을 떼었다. 그와 동시에, 검편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이는 경탄에 찬 표정으로 아셀라이를 돌아본다. 그녀는 기쁜 듯하면서도, 약간 질린 얼굴이었다.

"배우지 못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허무하군. 나도 나름 여기저기서 천재 소리를 들었는데, 이 단계에 이르기까지 1년이 걸렸는데 말이야. 단 하룻밤 가르친 것만으로 여기까지 해내다니."

이제 너는 작은 단검 정도는 손을 대지 않고도 움직일 수 있을 거다. 그렇게 말한다. 아이는 쑥스러워서 얼굴을 돌리며 대답했다.

"뭘요, 당신이 잘 가르친 덕이죠."

"재능이 없다고 부정은 안 하는군? 이거 이제 보니 아주 건방진 녀석이었어."

명백한 놀림조였다. 아이가 반박하려 하자, 입을 막으려는 듯 그 입에 무언가를 물려주는 아셀라이. 사탕이었다. 땅콩 사탕. 아무래도 평소 그녀가 즐겨 먹던 물건인 듯했다. 아이에게 사탕을 물려주자마자, 자신 몫의 사탕도 한 알 꺼내 먹었기 떄문이었다. 그리고 포장지를 아이의 주머니에 쑤셔넣었다.

"이것도 선물이야."

"이봐요!"

아이가 항의할 틈도 주지 않고, 그녀는 성큼성큼 걸어서 동쪽 교회의 문을 열어젖혔다. 밖에서의 소란이 끝났음을 알고 잠금을 풀었는지, 문은 부드럽게 열렸다.

*

교회 안은 조용했다.

"이 교회 안에는 왜 사람이 없죠? 혹시 정말로 없어서, 협박을 무시하고 있던 건..."

그 내부는 외양만큼이나 초라했다. 아이는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묻는다. 정말로 생활감이 넘치는 교회였다. 일단 어린아이가 사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하얀 벽지 이곳저곳에, 버릇없는 낙서가 잔뜩 그려져 있기 때문이었다. 그 삐뚤빼뚤한 낙서를 바라보며 아이는 쿡 웃었다.

그리고 곧, 그 낙서에 공통점이 있음을 발견한다. 그것은 애정을 담고 있었다. 모두 다, 하나의 인물을 그리고 있다. 눈에 안대를 쓰고, 수도사의 옷을 입은 여자를. 그 여자는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자그마한 작대기 인간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다. 아마 어린아이를 돌보는 모습을 그린 모양이었다.

"흐으음."

아셀라이는 그 벽지를, 벽지에 새겨진 낙서를 매만지며 중얼거린다. 깨진 유리창에서 쏟아지는 빛이 떠다니는 먼지를 지나 낙서를 바알갛게 비춘다.

"어!"

그리고 아이가 소리를 질렀다. 드디어 인간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멀리 보이는 문, 그 문을 조그맣게 열고, 한 명의 어린아이가 뺴꼼 고개를 내밀고 있다. 아무래도 정황을 염탐하려 한 모양이다.

"거기! 우리 나쁜 사람 아니야!"

아이의 말을 듣자, 깜짝 놀라서 도망치는 어린아이. 아이는 재빨리 달려 그 문을 열고 방에 들어섰다. 아셀라이도 그 뒤를 뒤쫓는다.

"주교님, 죄송해요, 들켰어요!"

어린아이는 방에 들어가더니, 어떤 여자에게 안겨 수녀복에 얼굴을 폭 파묻고 있었다. 여기저기 기운 자국이 보이는 수녀복이다. 당당하게 방에 들어선 아이는, 그 광경을 보고 입을 벌렸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인물이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 어, 저, 주교? 그러니까, 당신이..."

그 가난한 행색의 여자가 이 교회의 주교다. 그 사실을 전해들은 아이가 놀라 더듬거렸다. 그러나 그 주교는 어린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차분하게 말한다.

"밖에 있었던 소란을 처리해주신 은인이시군요. 감사드립니다. 이도 다 주의 뜻이겠죠."

외양은 서른 남짓의 여자처럼 보였다. 옷차림과 행색에서 묻어나는 빈궁함, 그것조차 가리지 못하는 단아한 기품을 가진 여자다. 허리까지 늘어뜨린 밤갈색의 장발이 그런 인상을 준다. 하지만 그녀의 인상을 결정하는 건 그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뒤에 계신 분은, 종단의 보배이신 아셀라이? 그 분 아니십니까. 먼발치에서 한 번 뵌 일이 있습니다만, 그 분과 기운이 비슷하군요. 맞다면 정중히 인사드리겠습니다."

안대. 코 위부터 이마 아래까지를 모두 가린 붉은 천이었다. 시력 대신 기운으로 사람을 알아보는 것인지, 아셀라이의 변장에도 상관 않고 고개를 갸웃하며 말한다.

"아, 아닌가요? 하긴, 인마궁이시라면 밖의 기사들이 행패를 부렸을 리가..."

나사렘 동쪽 교구의 주교, 그웬돌린 크리스틴.

그녀는 맹인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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