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신귀환기-162화 (163/270)

162화

무당파의 장문인 명선은 공동산의 입구에 있는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온갖 인상을 찌푸렸다.

바로 모용세가의 문주 모세룡과 마주쳤기 때문이었다.

“아니, 이거 무당의 장문인이신 명선 아니십니까. 저희 모용세가가 공동파를 도우려 하는 데 방해하시는 분.”

“그러는 모용세가도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뜯어말린 곳이 소림사인 터라 세상의 욕이란 욕은 전부 드시는 듯합니다.”

“그래도 무당파는 남궁세가가 뜯어말린다고 하니, 세가의 위엄이 높은 곳의 말이라 듣지 않을 수 없다는 모양새라도 있지요. 우리는 무당파가 말렸다고 움직이지 못할 정도의 가문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 이유로 모용세가는 세간에서 가장 이름이 드높은 소림사를 물고 늘어지신 것입니까. 참으로 모용세가다운 일이자 자업자득이지요.”

“뭐라고요? 말씀이 지나치신 것 아닙니까.”

“지나칠 게 무엇이겠습니까. 원하시면 남궁세가에서 모용세가를 말렸다고 소문을 흘리시면 됐을 것을.”

“이익!”

“크흠!”

그때 붉어진 얼굴을 맞대고 으르렁거리는 두 사람을 향해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만하시지요. 우리 소림사에 돈 소문보다는 두 분의 사정이 나으니 말입니다.”

“어헛, 이거 소림의 방장 태사명진 아니십니까.”

“우리 소림사는 화산파와 아미파 두 곳을 말렸다고 하지 않습니까. 심지어 아미파의 주지와 화산파의 장문인이 서로 사랑하는 관계인데 내가 아미파의 주지를 짝사랑하여 둘의 사이를 갈라놓을 심산으로 이간질을 했다더군요. 아미파의 주지에게는 화산파의 장문인이 과거 겁탈을 일삼은 사람이라고 내가 말하고, 화산파의 장문인에게는 아미파의 주지가 열 명의 남자들을 첩으로 거느려 색정광이라고 하여 공동파로부터 시선을 돌리게 했다고 하던가.”

“큼큼.”

“허허…….”

태사명진의 얼굴에는 억울함이 한가득하였다.

그간의 소문이 얼마나 많이 퍼졌는지, 소림사에 오는 방문객 중에는 자신을 멀리 피해 돌아가는 사람이나 심지어 침을 뱉으려는 자까지 있었으니 억장이 무너질 일이었다.

“짝사랑이라니……. 누굴 좋아해 보기는커녕 이 몸은 아직도 동정이건만…….”

“뭐라 하셨습니까?”

“아…… 아닙니다. 동정호에 가 보니 경치가 좋더라는 생각을 하다 말로 나온 모양이오.”

태사명진이 시뻘게진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미 공동산에 모인 무림 문파와 구파일방이 상당한 숫자에 이른다.

대부분의 무림 세력들은 전국에 지회를 가지고 있었으니 공동산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문파에서는 장문인만 말과 경공을 이용하여 빠르게 달려오고, 무인들은 지회에서 빼내어 온 것이라 소문이 돈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이만큼의 사람들이 모인 것이었다.

“이제 공동파에 올라가서 도움을 주면 소문도 가라앉겠지요. 다들 갑시다.”

“그러시지요. 그런데 아까부터 저 위에 있는 산에서 시커먼 연기가 올라오는데…….”

명선의 말에 태사명진을 비롯하여 그 자리에 모인 많은 사람의 시선이 산의 한 지점으로 향했다.

“저기는 혹 공동파가 있는 곳이 아니오?”

“제 기억에도 분명 저기쯤일 것 같소이다만…….”

순간 서로를 바라보며 침을 삼켰다.

연기가 올라오기 시작한 지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시뻘건 불길이 멀리 떨어진 공동산의 입구에서조차 보일 정도다.

“아무래도 큰일이 벌어졌나 보오. 빨리 갑시다.”

“그러십니다.”

각 문파의 장문인들과 무림 세가의 문주가 앞장을 서고, 그 뒤로 지회에서 나온 무인들이 열을 맞춰 섰다.

그리고 막 공동파를 향해 출발하려는 순간.

콰아아아아아아앙. 쿠르르르르르릉.

엄청난 소리와 함께 거대한 진동이 지축을 뒤흔들었다.

마을에서 길을 지나던 아녀자가 넘어질 정도의 충격.

모두가 땅이 울리는 순간 고개를 들어 소리가 난 방향을 바라보았다.

“저 시뻘건 불길과 파편은 무엇인가!”

“저것은 마치 화약이 터진 것 같지 않습니까. 설마 이놈의 산적들이 화약으로 공동파를!”

수천 개의 조각으로 갈라져 연기를 매달고 사방으로 비산하는 불꽃을 본 순간 강심장이라고 소문난 모세룡까지 식은땀을 흘렸다.

서로 눈빛을 교환한 장문인과 문주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빠르게 공동산의 자락으로 튀어 나갔다.

방금의 폭발로 가늠하건대 이래서는 문파의 멸문 정도가 아니라 살아남은 자들조차 하나도 없을지 모른다.

타다다다닥.

마을 사람들을 헤집고 이내 산길에 들어서기를 반 시진.

그들은 점점 짙어지는 연기를 보며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 순간 명선이 다급한 목소리와 함께 오른손을 치켜들었다.

“다들 멈추십시오.”

“그렇군요. 누군가가 내려오고 있습니다.”

문주들과 장문인들의 기감에 수십이 넘는 사람들의 신형이 느껴졌다.

그들은 검을 뽑아 들고 이내 달려오는 신형을 향하여 공격 준비를 했다. 그러나.

“으아아아!”

“사람 살려!”

“이런 미친! 으아아아!”

순간 장문인과 문주들의 얼굴에 당황스러운 빛이 서렸다.

온몸이 그을리고 화상을 입은 남자 백여 명이 벌거벗은 채 뛰쳐 내려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무당의 장문인 명선만큼은 날카로운 안광을 세우며 달려오는 남자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스르르릉.

검을 뽑으며 명선이 백여 명의 남자들에게 일갈을 토하자, 내공이 가득 실린 목소리가 산자락 하나를 크게 울린다.

“다들 그 자리에 서라! 따르게 않으면 모두 죽음에 이를 것이다!”

백여 명의 남자들은 그 목소리에 얼어붙듯 그 자리에 멈췄다.

“네놈들은 누구냐! 산적들인 것이냐!”

“……!”

명선의 서슬 퍼런 목소리에 산적들이 서로 눈치를 보기만 한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리 없는 명선이 한 남자의 목에 검을 들이밀었다.

“네놈, 아무래도 공동파의 기운이 느껴지는구나. 헌데 어째서 잡배의 기운이 섞인 자들과 함께 있는 것이냐.”

“그…… 그것이!”

“내 익히 들어 왔다. 공동파를 배신한 사도의 무리가 산적이 되었다고 말이다. 네놈들도 모두 그런 자들이렷다!”

“이런 젠장! 모두 덤벼라!”

백여 명의 산적들은 벌거벗은 것도 잊고 일제히 장문인과 문주들에게 덤벼들었다.

그러나 그들이 만약 무림 최고의 고수들인 줄 알았다면 그런 바보와 같은 짓은 절대 하지 않았을 터.

빠악. 퍼억. 촤아악. 퍼걱!

눈 두 번 깜박할 사이에 백 명의 산적들이 땅을 기었다.

그들은 부러지고 어긋난 뼈와 베인 살갗에서 흐르는 피를 보며 신음을 흘렸다.

어찌하여 이 지경이 된 것인가.

그들은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눈을 질끈 감았다.

* * *

약 반 시진 전.

타닥. 타다닥. 타닥.

무엇인가 타는 소리와 함께 지독한 통증이 밀려들었다.

정신을 잃고 있었던 것인지 아픈 머리를 짚으며 눈을 뜬 산적은 잠시 멍하니 하늘을 올려 보다가 이윽고 통증의 원인을 알고는 기겁하듯 비명을 질렀다.

“으악! 어찌하여 다리에 불이 붙어 있는 것인가!”

급하게 몸을 일으켜 땅에 다리를 문지르고 손으로 꺼 보려고 애썼지만, 불길은 한동안이나 다리 일부를 태우고는 새카만 그을음 자국을 남기고서야 사라졌다.

욱신. 욱신.

눈물이 날 만큼 통증이 밀려들었지만, 남자는 주변부터 둘러보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자신이 옷을 입고 있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도 벌거벗고 있다는 정도일까.

그보다는 다른 자들도 모두 몸에 붙은 불을 끄며 이리저리 날뛰고 있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였다.

“여기는 어디지?”

익숙한 곳. 잠시 살펴보자 이곳이 공동파의 정문 앞이라는 것을 아는 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자신의 발치에서 타오르는 불길.

주변에는 조각나 있는 시신들이 즐비하고, 벌거벗을 자들을 제외하더라도 산적의 옷을 입은 자들이 무려 거의 삼사백 명 땅에 쓰러져 있었다.

꿀꺽.

몸을 일으키며 마른침을 삼켰다.

빨리 이곳을 벗어나지 않으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쯤 오래 생각하지 않아도 안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뿐만 아니라 벌거벗은 나머지 사람들도 모두 같은 생각을 하는 듯했다.

화르르르륵!

거대한 불꽃이 공동파의 정문을 다 태운 것도 모자라 주변의 나무들로 옮겨붙자 남자는 미련 없이 자리를 뜨려고 했다.

그런데 그 순간이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앙! 쿠르르르르르르릉.

천지가 뒤틀리고, 세상이 뒤집힐 만큼의 소리와 충격이 밀려들었다.

그것은 말로 표현 못 할 만큼의 불덩어리가 사방으로 퍼져 나가고, 이윽고 거대한 열풍이 덮쳐 와 그나마 얼마 남지 않은 공동파의 정문과 담벼락을 터트렸다.

쿠웅! 화아아아악!

백여 명의 남자들에게 덮쳐 오는 열풍. 살갗이 익어 가고 머리카락이 열기에 말려들었다.

그러나 그뿐일까.

화르르르륵. 투두두둑. 투둑. 투두둑.

사방에서 불붙은 파편이 튀어 덮쳐 왔다.

그것은 몸에 닿는 순간, 살의 안쪽까지 파고들어 속살까지 태웠기에 미칠 만큼의 고통이 엄습해 왔다. 하지만.

꿀꺽.

마른침이 한 번 더 넘어간다.

미칠 것만 같은 열풍과 피부를 태우는 파편에도 백여 명의 남자들은 죽음의 냄새를 느끼고는 한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곳에는 귀신같은 신형이 서 있었으니.

“아직도 살아 있는 것들이 있었구나!”

“히이이익!”

남자들은 게거품을 물었다.

눈앞에 보이는 사람은 바로 공동파의 장로 성운.

그가 피 묻은 검을 들고 서슬 퍼런 눈동자로 자신들은 바라본다.

그가 뿜어내는 살기 앞에서 피부를 태우는 열풍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타다다다다닥.

백 명의 남자들은 반쯤 눈을 뒤집은 채 달렸다.

도망치는 자 중에서는 공동파의 일류 고수도 있었기에, 그들은 경공으로 다른 자들보다 빠르게 앞서 달렸다.

“헉헉.”

그들은 순식간에 길이 갈라지는 곳까지 와서는 녹림의 산채로 뛰어 올라갔다.

비록 모든 상황이 이상하기는 하지만, 산채로 가면 현황우가 있고 각종 기관 장치가 작동하는 곳이라 안전했으니까.

무공을 익힌 산적들이 급히 산채의 문손잡이를 당겼다.

끼이이익.

어째서인지 문 앞을 지키는 산적도 없고, 문이 잠겨 있지 않아 손쉽게 열렸지만 그런 것 따위 신경 쓸 겨를이 있겠는가. 그러나.

“네놈들은 뭐지?”

“끼야아아아아악!”

신음. 죽어 가는 사람들. 잘린 시체. 조각난 살덩이 사이로 고여 있는 피 웅덩이.

그리고 그곳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검을 들고 혈광을 터트리며 서 있는 남자.

조금 전에 본 성운도 무서웠지만 이자는 그보다 열 배는 더 무섭다.

남자들의 목울대로 침이 넘어간다.

그리고 그 순간. 본능이 시키는 대로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 도망쳐!”

“튀어! 튀어!”

그들은 눈꺼풀을 뒤집고 달렸다. 모든 것은 끝나 있었다.

산채고 현황우고 나발이고 미친 듯이 도망가다 보니, 경공을 쓰지 못하는 나머지 벌거벗은 자들이 산채로 올라오고 있었다.

“뒤돌아 달려. 다 죽었다.”

“뭐라고? 채주님도?”

“당연히 그렇겠지! 웬 살인마가 검을 들고 전부 다 죽이고 있다.”

“히익!”

타다다다닥.

경공을 익힌 자들은 산길을 내려가며 눈이 휘둥그레졌다.

다름 아닌 무공을 익히지 않은 자들이 자신들과 거의 똑같이 달리고 있다.

얼마나 다급했으면 이리도 빨리 달릴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젠장.”

나이 들었지만 첫눈에 보기에도 범상치 않은 사람들이 눈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결국은 그들에게 잡혀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었다.

“일단 이놈들의 혈도를 짚어 거동을 막은 후 현청으로 넘겨야겠습니다.”

“그 일은 제가 하지요. 어서 올라들 가십시오,”

“부탁하지요.”

파바바밧.

청성파(靑城派)의 장문인 호윤이 벌거벗은 산적들의 혈도를 짚기 시작했다.

백여 명의 사람들이건만, 그는 장문인다운 실력으로 불과 일각도 안 되는 사이에 모두의 혈도를 짚고, 현청을 찾기 위해 경공술로 몸을 날렸다.

* * *

한편.

청성파의 장문인 호윤이 현청을 간 사이.

공동파에 도착한 장문인과 문주들은 눈앞의 광경에 침음을 삼켰다.

공동파의 장로 성운이 피 묻은 칼을 곁에 놓고 무릎을 꿇은 채 눈물을 흘리며 불타는 공동파를 바라보고 있었기에.

소림의 방장 태사명진이 성운에게 다가가 어깨에 손을 올렸다.

“늦게 와서 미안하네. 우리가 자네 볼 면목이 없구먼.”

“으허허허허헝.”

태사명진이 말을 걸자마자 성운은 서럽게 울음을 터트렸다.

태사명진은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역시 소림사를 이끄는 사람으로서 성운의 마음을 어찌 모르겠는가.

“우리가 도울 일은 없겠는가.”

“으어어어엉. 으허허허헝. 으으으으으. 욱. 욱. 으어어어엉.”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진정하는 것이 좋겠네.”

“으아아아아아. 으허허허허헝.”

서러운 감정을 넘어서 내장이 입으로 튀어나올 정도로 오열하는 성운.

그 마음을 이해하고도 남는 태사명진은 더 이상의 위로가 입에 발린 말을 벗어나지 못함을 알고는 몸을 일으켰다.

쿠우웅. 화르르르륵!

거대한 건물을 지탱하던 나무가 쓰러지는 소리가 울린다.

그 소리는 공동파가 사라지는 것을 알리는 듯하다. 아니, 이미 공동파는 사라졌다.

태사명진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뜻밖의 인물을 발견하고는 숨을 멈췄다.

“사…… 사천당문의 문주가 아니시오. 어찌 이곳에 계시오.”

“어째서 이곳에 있기는요. 저는 열흘 전부터 무인 오십과 함께 성운 장로를 돕고 있었습니다.”

“뭐라!”

태사명진의 얼굴이 일그러짐과 동시에 난감함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중원을 온통 떠들던 소문 중에서 사천당문의 것만 없었던가!’

태사명진의 목이 일렁이며 침이 넘어갔다.

“불타는 공동파와 사방에 구르는 시신, 그리고 쓰러진 산적들이 뒹구는 이곳에서 당 문주께서도 직접 싸우고 계셨다는 말입니까.”

“저뿐이겠습니까. 제 미천한 딸년까지 같이 와서 공동파를 무너트린 녹림의 산적들과 싸우고 있었지요.”

당강용의 말에 당양희가 곁에 서 있다가 고개 숙여 인사를 한다.

태사명진이 자세히 보니 그녀 역시 옷에 불똥이 튀어 구멍투성이고, 팔이며 손에 상처가 가득했다.

구파일방과 오대 세가의 사람들은 당강용과 당양희를 보며 심장이 떨어지는 듯했다.

‘이거 큰일이구나.’

그간 애써 모른 척하다 이제야 뒤늦게 온 것도 문제지만, 더욱 큰 문제는 다름 아닌 방금 만난 벌거벗은 산적들이었다.

그들을 현청에 넘기게 되었으니 지금의 구파일방과 오대 세가는 늦게 와서 공동파가 멸문하게 만든 것뿐만 아니라, 산적 잔당을 현청에 넘겨 현상금을 챙긴 모양새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었다.

꿀꺽.

현청으로 넘긴 산적을 공동파의 공으로 돌릴 수도 없고, 현청에서는 무조건 잡아 온 사람에게 현상금을 지급하기에 무를 수도 없다.

어디 그뿐인가.

‘사천당문이라니!’

사천당문이 공동파를 도와 필사의 혈투를 벌였다는 것까지 알려지면 모든 문파의 명성은 땅으로 떨어진다.

싸움이 다 끝난 뒤에 나타나서 현상금만 챙겼으니, 공치사(功致辭)만 했다는 정도로는 끝나지 않을 터.

‘어찌하여 일이 이렇게 꼬였단 말이냐.’

장문인과 문주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침을 삼켰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