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화
하남성.
하오문의 세하월과 함께 만든 기루 목천월향의 뜰 안에서.
전이화의 턱이 땅까지 닿을 지경으로 벌어졌다.
‘내가 있던 기루 화연여홍도 악양에서는 화려하기로 이름 높은 곳이었는데!’
이렇게 대단한 기루를 어찌 이 공자가 알고 있을까.
목천월향에 비하면 화연여홍은 마구간이요. 또한 화연여홍의 화려하고 예쁜 기녀들을 이곳의 사람들과 비교하니.
‘이 사람들은 백학이고, 내가 있던 곳의 기녀들은 개구리네.’
게다가.
‘하루에 방 세 개만 손님을 받는 기루라니.’
그 방이 얼마나 넓고 화려한지.
얼마만큼 고급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나 여기에서 무엇을 하면 되는 거지? 음식을 만들라고 데려온 건가?’
눈을 끔뻑이고 얼이 빠져 혼이 입으로 나갈 것 같은 기분으로 전이화가 서 있을 때.
목천월향을 지나다니는 예쁜 기녀들보다도.
아니, 태어나서 여태 본 기녀 중에서 가장 예쁜 사람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전이화는 다시 한번 입을 쩍 벌렸다.
‘역시 난 주방으로 가는 거야. 기녀를 하라고 해도 못 해! 저게 사람 얼굴이냐!’
게다가 예쁜 기녀가 나오자 그 뒤에 또 한 명의 절세 미녀가 따라 나오기까지.
그중에서 먼저 나온 기녀가 입을 열었다.
“공자님! 기별도 없이 어쩐 일이세요.”
“새 식구를 데리고 왔다. 제법 예쁜 소저이지 않으냐.”
은소혜가 전이화를 바라봤다.
“정말로 예쁜 분이시네요? 그런데 어째서 공자님은 이렇게 예쁜 사람들과 금세 친해져서 데리고 오시는 거죠?”
“내가 그랬던가?”
은소혜의 삐친 얼굴이 붉어지고 파래지기를 반복하는 모습에 초야화가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냥 질투예요. 신경 쓰지 마세요.”
“질투라니?”
“소혜는 저한테도 질투하는걸요. 저까지 함께 낙적한 것을 지금도 의심하고 있습니다. 혹시 저한테 마음이 있으시지는 않은가 해서.”
“희한한 녀석. 이 예쁜 소저의 이름은 전이화라고 한다. 소혜, 너에게 맡기마.”
“알겠습니다. 공자님의 말씀이라면요.”
전이화의 입이 삐죽 튀어나왔다.
예쁜 소저?
누가?
‘내가?’
돌출된 입술이 한숨과 함께 열렸다.
“저는 뭘 하면 되나요? 연못 청소? 음식 만들기? 화장실 청소?”
“왜 그런 걸 시킨다고 생각한 거예요?”
은소혜가 전이화의 떨리는 팔을 포근히 잡았다.
“저는 못생겼고, 나이도 많고……. 예쁜 사람투성이인 이곳에서 내가 할 일이라고 해 봐야…….”
“후훗. 기녀로서는 저도 나이가 많답니다. 또한 공자님은 사람 보시는 눈이 확실하세요. 그러니 분명 소저는 예쁜 분이시랍니다.”
“왜 공자님을 그렇게 철석같이 믿으시는지……. 조금 미친 분 같은데…….”
“무슨 그런 말씀을 하세요. 이 기루의 주인이신 분한테.”
“네에? 저 이상한 공자님이 주인?”
전이화가 놀란 눈으로 천일영을 바라봤다.
주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새삼 공자가 달라 보였다.
조금 전보다.
훨씬 더 미친 사람으로 보였다.
* * *
천일영은 탁현진.
즉 제갈현이 있는 방문을 열었다.
“잘 지냈느냐.”
“오셨습니까. 오랜만에 들르셨습니다.”
제갈현은 살아남은 남궁세가 사람의 명단을 탁자에 둔 채 몸을 일으켰다.
“전서구의 편지에 적힌 대로 남궁천을 무림 맹주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습니다. 황실에서도 철저하게 입막음을 하고 있어서 남궁세가가 사라졌지만 조용하기도 하고요.”
“고생했구나. 이것으로 남궁천을 제거한다 해도 큰일로 번지지는 않겠지. 무림 맹주라는 이름값을 지웠고, 남궁세가가 사라진 것도 알려지지 않았으니.”
“…….”
천일영의 말끝에 제갈현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졌다.
혼자 검날을 세우고, 수백을 죽인 죗값을 짊어졌다는 것이 뒷맛을 씁쓸하게 했기에.
제갈현은 술을 꺼냈다.
“조금 독한 것으로 괜찮으시겠습니까?”
“오히려 좋다.”
술잔이 채워지는 사이 제갈현이 문득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기녀를 새로 데려오신 듯합니다만.”
“여전히 귀가 밝구나.”
천일영은 술을 한숨에 들이켰다.
“과거 서후량과 친했던 기녀다. 이곳에 있으면 아마도 기척을 읽고 찾아오겠지. 무림맹 바로 옆이니까.”
“유인책으로 데려오신 것이었군요.”
“남궁천이 없어져도 무림맹에 서후량이 나타난다면 우리가 모르는 한 수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겠지. 그것을 확인해 보고 싶다.”
“역시 그런 이유였습니까.”
제갈현도 술을 들이켰다.
“카. 일하느라 술을 멀리했었는데 오랜만에 마시니 핑 돕니다.”
“오늘은 같이 마시자.”
“네. 그런데 궁금해서 여쭤봅니다. 저 기녀를 정말로 서후량 때문에 데려오신 것입니까?”
“다른 이유가 있겠느냐.”
“못생겼다고 들었습니다. 혹 불쌍해서 데려오신 것은 아닌가 해서 여쭙는 겁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을 하지만.
제갈현의 말에는 단호함이 서려 있었다.
“저도 공자님께서 주워 주셨습니다. 그래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이상할지도 모르지만, 너무 무르십니다. 결정적인 순간이 왔을 때 그 무른 마음이 일을 망칠까 걱정됩니다.”
“무르다 해도 나 역시 어찌할 수는 없구나.”
천일영은 순순히 인정했다.
죽인 자들에게 얼굴을 들 면목이 없어 착한 척을 한다.
앞으로는 검을 휘둘러 사람들을 도륙하고.
뒤로는 웃으며 사람들을 챙기고 거둔다.
끔찍한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마음이 죽은 지는 오래되었다. 죽여야 할 상대에게 손속을 두지는 않는다.”
“소중한 것이 늘어나면 지켜야 할 것도 많아지는 법. 그저 소중한 것과 베어야 할 것을 구별하지 못할 때가 올까 하여 한 말씀 드린 것입니다. 마음에 두지는 말아 주십시오.”
“충고는 마음에 새겨 두도록 하마. 그리고 내가 데려온 기녀는 예쁘다.”
“얼굴 빼고 나머지는 다 예쁘겠죠. 특히 마음이라던가.”
“하하하. 잔말 말고 술이나 따라라.”
“오늘 죽을 때까지 한번 마셔 볼까요.”
“좋은 생각이다.”
주거니 받거니.
한동안 제갈현과 술을 마시는 동안.
조금씩 인상이 써진다.
천일영은 어느 순간부터 술에서 피 맛이 나는 것 같아 잔을 내려놓았다.
아직 밤이 길게 남았는데 내려놓는 술잔이 이상하게 느껴졌기에.
제갈현이 입을 열었다.
“그만 드시려고 하십니까?”
“꽤 마셨다.”
제갈현은 천일영의 안색을 잠시 살펴보다, 이내 술잔을 뒤로 물렀다.
“예전에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사십 년 동안 살수를 했는데도 운 좋게 죽지 않고 살아남아 평온한 노년기를 맞이한 사람이 있었지요. 그는 모은 돈으로 한적한 곳에 집을 사고, 평생 읽고 싶었던 책까지 거금을 들여 샀는데 은퇴하고 두 달 만에 죽었다 하더군요.”
“쌓인 원한에 은퇴 후 보복으로 목숨을 잃은 것인가?”
“그랬으면 차라리 다행일 텐데 은퇴한 살수는 굶어 죽었다고 합니다.”
“굶어 죽었다? 돈이 없어 굶어 죽은 것은 아닐 텐데.”
“살수는 너무 오래 피에 손을 담그고 살았기 때문인지, 그는 은퇴하고 아무리 맛있는 것을 먹어도 피 맛만 느껴졌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먹으면 토하고, 나중에는 음식을 입에 댈 수도 없었다 하지요. 물도 마시지 못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이냐.”
“죽은 살수는 평생 혼자 일했다고 합니다. 수하들도 있었지만 경계와 뒤처리만 맡겼을 뿐, 사람을 죽이는 일은 자신이 나서서 했다고 합니다. 제가 잘 아는 분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야기해 봤습니다.”
“…….”
“술상은 물리겠습니다. 오늘은 쉬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제갈현이 천일영에게 방을 안내했다.
별실처럼 꾸며진 호화스러운 방.
천일영은 침상에 누우며 팔로 눈을 가렸다.
제갈현의 말이 가슴을 욱신거리게 만들며 파고들기에.
“거둔 사람들에게 사람을 죽이라고 어찌 말한단 말이냐. 그들은 내가 착한 척을 하느라 거둔 사람들인데. 피 냄새가 가시질 않고 설사 굶어서 죽게 된다 해도 그것만은…….”
그들의 복수는 도왔을지언정, 사람을 죽이라고 명하는 것만큼은 최대한 피해 왔다.
팔다리는 잘라 내도 목숨을 끊어 내라는 말만큼은 하지 않으려 했다.
‘사백이 넘는 자들을 살육하는 일이다. 그런데 거둔 사람들에게 그것을 명하라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눈조차 감을 수 없다.
코끝에서 혈향이 감도는 채로.
천일영은 아침이 될 때까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 * *
기루의 하루는 늦게 시작해서 늦게 끝난다.
천일영은 일부러 오후쯤에서나 방에서 나와 천천히 움직였다.
지금쯤이면 기루의 식구들이 일어났을 때쯤이니 인사를 하고 갈 생각이었다.
은소혜는 전이화에게 기루의 시설을 안내하다가 천일영과 눈이 마주치고는 쪼르르 달려왔다.
“설마 벌써 가시는 것입니까? 오신 지 하루밖에 안 되었습니다.”
“다음에는 여유 있게 며칠 묵으러 오마. 밀린 이야기도 많을 테니 같이 술을 마시면 되겠구나.”
“하아. 여전히 손에 잡힐 듯하면 빠져나가시니, 아주 미워 죽겠습니다.”
한숨을 내리쉬는 은소혜의 뒤로 전이화가 둘이 무슨 관계인가 싶어 눈을 반짝이다가.
천일영과 눈이 딱 마주쳤다.
‘왜 못생겼다는 소리를 듣나 했더니…….’
유독 콧대가 낮고 납작했다.
전이화는 천일영이 자신의 코를 뚫어지게 바라보자 고개를 돌리며 얼굴을 붉혔다.
“그렇게 보시면 창피하잖아요.”
“괜찮다. 그런데 코는 원래 그랬던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상처가 있구나.”
“아직 화장을 안에서 상처가 드러났네요. 어렸을 때 창부의 딸로 태어나 기녀로 팔렸었는데, 그때 기루에서 출 춤을 가르치는 분께서 몽둥이로 때린 것이 잘못 맞아서…….”
전이화는 뼈가 함몰되고 삼 일이나 코피가 멈추지 않았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더 비참해지니까.
‘기루의 상품에 흠집을 냈으니, 춤을 가르치던 망할 년은 돈을 물어내는 것이 무서워서 도망쳤지. 나한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안 하고.’
창부의 딸로 태어났을 때부터 꼬인 인생이었지만.
코뼈가 무너진 이후 밑바닥까지 내려앉았다.
천일영이 전이화에게 손짓을 했다.
“잠시 이리로 오거라.”
“네? 왜 그러시나요?”
되물으면서도 전이화 역시 은소혜처럼 천일영 앞에 쪼르르 달려왔다.
“오래된 상처라 잘 될지는 모르겠다만.”
“또 이상한 말씀을……. 이번에는 무슨 미친 짓을 하시려고요.”
천일영의 손이 전이화의 뺨에 부드럽게 닿았다.
그리고 기운이 몰려 들어가자.
투둑. 투두둑.
뭉개진 뼈가 다시 합쳐지고, 원래 가졌을 코뼈의 이음새가 원래의 모양을 찾아갔다.
또한 뼈가 내려앉으며 밀려났던 다른 뼈까지 원래의 자리를 찾아가니.
“어머, 어머. 세상에!”
은소혜가 전이화의 얼굴을 보며 놀라기 시작했다.
전이화의 눈 밑 뼈가 제자리를 찾아가며 눈이 엄청나게 커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스으으윽.
천일영은 진기를 더욱 밀어 넣어 얼굴의 잔상처를 없애고 피부를 깨끗하게 했다.
그늘진 부분이 사라지고 팽팽하게 땅겨진 백옥 같은 피부가 꽃처럼 피어오른다.
은소혜가 팔짝 뛰었다.
“원래 예쁘기는 했지만, 이 정도의 미녀였을 줄이야!”
“네? 제가 미인? 농담이라도 그런 말씀은 말아 주세요.”
은소혜는 항상 가지고 다니는 동경(銅鏡-청동 등을 연마하여 금속으로 만든 거울)을 전이화의 얼굴에 들이밀었다.
“직접 보렴. 이래도 안 믿을래?”
“거짓말도 정도껏…….”
동경을 보던 전이화가 굳었다.
이건 누구?
전이화는 동경에 무엇인가 장난을 쳐 놓은 것이 아닌가 하여 얼굴을 더듬었다.
높아진 콧대. 커다란 눈. 울퉁불퉁했던 턱선이 깨끗해져 있었고.
자신이 있던 기루 화연여홍의 그 어떠한 기녀보다 예쁜 얼굴이었다.
“어…… 어째서? 의원도 포기했었는데…….”
“공자님께서는 가끔 신기한 일을 하신단다. 이번만큼 신기한 일은 처음이지만.”
“공자님은 미치신 게 아니었군요. 감사하다고 말을 해야겠어요. 이런 은혜를 입다니…….”
동경에서 눈을 뗀 전이화가 천일영을 찾는 순간.
방금까지 바로 옆에 있던 사람은 이미 보이지 않았다.
“고…… 공자님? 어딜 가신 거죠?”
“어휴……. 이미 가신 모양이다. 갑자기 나타나셨다가 느닷없이 사라지시니. 아마 몇 달 있다가 오실 테지.”
“그럼 그때까지 고맙다는 말은 못 하는 건가요.”
후두두둑.
전이화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할 말도 많고 고맙다는 이야기도 해야 했지만.
‘새 인생을 살게 해 주셨으니 뭘 해서라도 은혜를 갚고 싶은데.’
그것조차 허락하지 않는다는 듯 사라졌다.
전이화는 천일영이 서 있던 자리에 고개를 숙여 마음을 다해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 * *
‘무엇인가 이상하다.’
남궁천은 안휘성의 안경을 둘러싼 성채를 지나가며 고개를 기울였다.
무림맹의 맹주 자리에서 쫓겨나 한동안 이성을 잃었지만.
‘마음이 가라앉고 생각해 보니 지나치게 조용하군.’
무림맹이 있는 하남성에서 안휘성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가장 크고 영향력이 강한 세가가 무너졌는데 소문조차 거의 나지 않았다.
안경을 조금만 벗어나도 남궁세가의 몰락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안휘성 밖은 아예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타탁.
남궁천은 하남성에서 돌아올 때 구매한 말에서 내리는 것과 동시에.
안경에서 가장 번잡한 시장을 바라보았다.
‘지나치게 조용하다.’
언제나 남궁을 상징하는 옷을 입은 무인들이 활보하던 거리.
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지 오래되었는데.
‘평온함이 가득한 채, 걱정스러운 눈초리를 하는 자들의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가.’
마치 누군가가 남궁세가의 소문이 흐르는 것을 막고 있는 것처럼.
안경은 평소와 같이 흐르는 구름처럼 수많은 사람이 몰려다녔다.
‘설마 황실에서?’
불안감이 엄습하듯 불현듯 다가온다.
곤륜산에서 비천운이 힘을 보였을 텐데, 그것조차 아무도 모르는 듯 조용하다는 것에까지 생각이 미치자.
의문이 확신으로 바뀌었다.
관무불가침.
그런데 이걸 어기면서까지 황실이 개입한다.
무엇 때문에?
‘아무래도 안경은 사용인만 두고 십오 세 미만의 아이들은 비천운을 몰래 키운 천주산의 전각으로 이동해야겠군.’
이제는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상책인 것을 안다.
그렇게 마음을 먹으며 남궁천은 남궁세가 본문의 문을 열었다.
그때.
서늘한 기운이 남궁천의 몸속으로 찌르듯 파고들었다.
또한 나른한 듯 감정의 고조 없이 흘러나오는 목소리.
“이름은 지겨울 정도로 들었지만, 실제로 만나는 것은 처음이군. 남궁천.”
“……!”
젊은 공자 한 명이 검을 늘어트린 채 멍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보인다.
살기가 없는 듯 흐린 눈 속에 담긴 핏빛.
무형의 자세로 늘어트린 검날.
그리고 웃음기 없는 공허한 얼굴.
남궁천의 신경이 하나씩 깨어나며 위기를 일깨웠다.
그리고.
남궁천은 하나의 확신이 마음속에 새겨지는 것을 느꼈다.
‘이놈이다.’
그 즉시 느낄 수 있었고.
또한 알 수 있었다.
눈앞의 서 있는 자.
그가 남궁세가를 무너트린 살인귀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