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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신귀환기-202화 (203/270)

202화

‘시간이 없어.’

금채홍은 강선을 왼팔 소매에서 뻗어 냈다.

슈르르르르륵.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꿈틀거리는 강선.

하지만 이번에는 적의 목을 노리지 않았다.

아직은 부족한 인형사의 실력이기에 무공을 배운 놈들이면.

‘필시 목을 노리는 것을 들키겠지.’

금채홍이 가만히 서서 목을 돌리자 우두둑 소리가 난다.

‘대신 유화 언니에게 배운 강선과 검을 같이 쓰는 무공을 사용한다. 이것으로 최대한 빠르게 이놈들의 목을 잘라 내야 해.’

살인귀라는 백유화가 생각했던 만큼 잔악하게 목숨을 끊어 내는 무공.

금채홍의 얼굴에서 땀 한 방울이 바닥에 툭 떨어졌다.

마치 그것이 신호라도 되듯.

파앙!

금채홍의 신형이 튀어 나갔다.

휘이이잉! 촤아아아악!

신형을 낮춘 금채홍의 검이 해적의 다리를 날렸다.

그리고.

휘리리리릭.

그 틈을 타고 날린 강선이 뒤에서 달려오던 해적들의 몸에 엉켜 들었다.

금채홍은 그 즉시 강선에 검사를 흘렸다.

촤아아아악! 촤아악!

해적들의 팔과 다리.

그리고 목이 떠올랐다.

금채홍의 얼굴에 과거를 품은 비릿한 미소가 떠올랐다.

‘이놈들, 딱 내가 공자님을 황산에서 뵈었을 때 정도의 실력이다.’

이런 실력으로 사혈련의 장로를 죽이겠다고 날뛰었다니.

휘이이잉.

금룡참월하검이 강선으로 묶인 무인들을 사방으로 갈랐다.

이를 드러내고 있는 금채홍의 얼굴에 피가 튀어 올랐다.

쓰레기 같은 놈들.

죽여도 죽여도 기어 나오는 사악한 놈들.

그런 놈들의 목이 날아가고.

배가 베여 내장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니 웃음이 나온다.

금채홍은 더욱 빨리 검을 휘두르고.

세는 것조차 잊을 만큼 많은 수의 강선을 날렸다.

촤아아악.

피가 튈수록 금채홍의 웃음도 점점 짙어졌다.

그때.

“그만해라, 채홍아. 나머지는 내가 하마. 너는 빨리 지휘소로 올라가야 하지 않겠냐.”

“건청 오라버니?”

“이미 여기에 있던 놈 중에서 실력이 있다 싶은 놈들은 전부 고깃덩이가 되었다. 그런데 왜 아직 여기 있는 것이냐.”

느닷없이 자신의 어깨로 올라온 건청의 손에 화들짝 놀란 금채홍은 퍼뜩 제정신이 들었다.

‘방금 나 뭐 한 거야? 나 지금 웃고 있었어?’

싸늘하게 심장이 식는 듯한 느낌이 온몸을 감쌌다.

건청 오라버니가 말리지 않았으면 어찌 될 뻔했을까.

계속 웃으며 사람들을 죽였을까.

금채홍은 빠르게 고개를 가로젓고.

울렁이는 가슴을 움켜쥔 채 지휘소를 향해 뛰어 들어갔다.

척계광을 부축한 부관이 그 뒤를 쫓았다.

타다다다닥.

금채홍이 지휘소로 들어오자 이미 해적들의 발소리는 한참 위에서 들려왔다.

식은땀이 흘렀다.

‘젠장, 늦은 거 아닐까.’

피에 취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동안 벌어진 일에 대해서 혼자 자책하는 사이.

“컹. 컹.”

예랑이 먼저 지휘소의 계단을 뛰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한 번의 도약으로 한 층씩을 올라가 버리는 것을 보자 금채홍도 정신을 차리고 이를 악물며 뒤를 따랐다.

‘생각은 나중이야.’

생각을 멈춘 금채홍이 총 11층의 지휘소의 4층을 올라갈 때.

“으아아아아악!”

사각형으로 되어 있는 계단의 가운데 구멍으로 해적이 떨어졌다.

발목이 물어뜯겨 덜렁거리는 채로.

이미 분명 예랑이 해적들을 처리하고 있는 것이었다.

금채홍은 지휘소의 가운데를 차지하는 구멍으로 해적이 떨어진 것을 보자 하나의 생각이 떠올랐다.

휘리리리릭!

강선에 최대한의 검사를 흘리며 11층의 끝에 있는 추락 방지 턱에 감았다.

그리고 그대로 강선을 회수하기 위한 검사를 흘렸다.

부우우웅.

금채홍의 몸이 강선을 따라 11층까지 한 번에 올라갔다.

순식간에 지휘소의 입구에 도착하자 놀란 해적이 검을 빼 들었지만.

촤아아악.

단 일격으로 목을 베어 버리고 지휘소의 문을 열었다.

그때.

해적 한 명이 막 북을 치려고 하다 금채홍과 눈이 부딪혔다.

금채홍은 흠칫했다.

저 북이 울리는 순간.

눈 두세 번 깜박일 시간이면, 소리로 군함의 위치와 진형이 전부 해적들에게 넘어갈 테니까.

한 가지 더 다행이라면.

피 칠갑한 채 눈을 부릅뜨고 있는 금채홍을 보고 해적이 북을 치는 것도 잊은 채 비명에 가까운 말을 토했다는 것이다.

“히익! 네년은 뭐냐!”

“알 거 없어.”

휘이이이잉! 촤아아악!

해적의 목이 밖으로 날아가 떨어졌다.

툭.

건청은 발치에 떨어진 머리가 지휘소의 제일 꼭대기에서 날아온 것을 눈치채고 웃음을 지었다.

‘지휘소는 빼앗기지 않고 제대로 사수한 모양이군.’

건청은 무공을 배운 해적들의 시신 앞에서 바다를 바라보았다.

난전이 벌어지고 있었지만, 이제 북소리가 울리는 것과 동시에 체계적으로 공격할 금군에 의해서 해적들은 몰살당할 터다.

‘이겼다. 채홍이가 큰 공을 세웠군.’

건청은 지휘소로 달려드는 또 다른 해적들을 상대로 검에 묻은 피를 털어 내며 악귀 같은 미소를 지었다.

* * *

금채홍은 즉시 지휘소의 계단을 내려가며 남은 해적들의 목을 날렸다.

그리고 피 묻은 예랑의 뒤에 있는 척계광과 부관을 보자마자.

피이이잉.

조금 전 강선을 사용해서 빨리 이동한 방법으로 지휘소로 데려왔다.

척계광이 말했다.

“고맙소. 정말로 큰 은혜를 입었소이다.”

“괜찮아요.”

“지금은 지휘해야 하니 이 은혜는 나중에 갚도록 하겠소.”

척계광은 부관과 함께 전황을 살폈다.

이제는 이긴 싸움이나 마찬가지였기에.

금채홍은 빠르게 내려가서 건청을 도울까 생각했지만.

‘높은 곳에서 보면 어디가 중점적으로 공격받는지 알 수 있을 거야. 건청 오라버니와 빠르게 이동하려면 내려가기 전에 잠시 둘러볼까.’

금채홍은 항주의 방어선이 뚫려 해적들이 들어와 난동을 부릴 만한 곳을 찾았다.

그런데.

잠시 살펴보는 동안 들려야 할 북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의아하게 생각한 금채홍이 고개를 돌리자.

척계광과 부관이 한 방향을 보며 얼어붙은 듯 서 있었다.

‘뭐지? 어디를 보고 있는 것이길래.’

자연스럽게 금채홍의 눈이 같은 방향을 향했다.

그리고.

“……!”

금채홍도 척계광과 똑같이 얼어붙은 표정으로 바다를 바라보았다.

‘이 망할 놈들의 진짜 목적이 이것이었나.’

원래라면 해적들은 화약과 포탄.

그리고 함포를 가지면 안 된다.

황실에서 관리하는 물건이고,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참수형을 당할 만큼 큰 죄다.

그런데 그것을 구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 따위는 정작 문제가 아니었다.

‘해적들이 쓰는 함포의 소리와 해군이 쓰는 함포의 소리가 똑같은 게 문제였구나.’

아무리 포탄이 쏘아져도 누가 쏜 것인지 구별할 수 없다.

그리고 그것의 이점을 파악한 해적들은 제법 영악한 계획을 세운 모양이었다.

해남도에서 사라진 군함 사십 척.

그것이 금군의 배와 똑같은 모양과.

똑같은 함포의 소리를 내며.

척계광의 군함을 부수며 군항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하다못해 함포의 소리가 달랐다면 더 많은 적이 오고 있다고 파악이라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같은 금군의 배가 공격을 하는 것을 보고서야 알게 되었다니.

‘젠장,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인가. 저 망할 놈들! 먼저 보낸 놈들은 그저 혼란을 일으켜서 사십 척의 군함이 항주로 오는 것을 모르게 할 생각이었던 거구나.’

군함의 크기를 생각하자면 한 척에 삼백이 넘는 해적이 타고 있을 터.

항주로 쳐들어오는 해적 수가 일만이 넘어선다는 것을 알게 되자.

금채홍은 이내 이가 부서질 정도로 입을 악다물었다.

* * *

금채홍이 상황을 파악하고.

해적을 태운 군함이 항주에 도착할 것을 대비하여 건청과 합류한 이후.

둥. 둥. 두둥. 두웅. 둥.

척계광의 지시대로 부관은 북을 울렸다.

단 한 척이라도 해적의 배가 다가오지 못하도록.

지상에 있는 군사를 모으고 군함이 진형을 갖추도록 명령을 내렸다.

주룩.

척계광은 부관 몰래 흐르는 땀을 닦았다.

원앙진을 사용하고.

여러 가지 진형을 시도했지만.

작은 해적선과 거대한 군함이 섞여 공격해 오는 해적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작은 배가 수없이 돌아다니며 천자뇌포를 쏘고.

전황을 어지럽히자 척계광은 딱히 답이 나오지 않아 식은땀을 흘렸다.

‘이래서는 이제 곧 적이 탈취한 군함 사십 척이 모두 항주로 들어올 것이다. 이를 어쩐단 말인가.’

저 많은 수의 해적들이 항주에 들어서면 생길 일을 생각하니.

척계광은 단 한 척이라도 침몰시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때.

지휘소의 문이 벌컥 열렸다.

“누…… 누구냐!”

“……!”

온몸에 피 칠갑한 신형이 들어서자 척계광과 부관은 숨을 들이켰다.

몸에서 뚝뚝 떨어지는 피도 피지만.

입가를 적시고 이빨에서 흐르는 피를 혀로 닦아 내는 모습에는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여인이 말이다.

여인은 입 안 가득한 피를 뱉어 내며 말했다.

“퉤! 댁이 도지휘사인가 보군.”

“너는 대체 누구길래!”

“나는 요소령이라고 한다. 승선포정사사가 말하기를 내가 댁한테 필요할 거라더군.”

“요소령! 장강수로채의 주인인가.”

자신의 이름을 아는 것이 기특했는지 요소령은 웃음을 지었다.

“해적과 금군의 싸움은 다르다. 네가 지금 싸우는 방식은 해적들에게 안 먹힌다.”

“그동안 해적들을 상대로 한 번도 져 본 적이 없다. 그런데도 말이냐.”

“그래. 너는 너무 친절하게 싸우고 있다. 가령 항주의 시내 방향으로는 사상자가 발생할까 봐 포를 쏘고 있지 않지.”

“……!”

“해적 놈들은 그런 것을 상관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놈들은 네가 항주를 향해 포를 쏘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 그것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

“그러면 어찌하란 말이냐. 백성들이 죽는 것을 알고도 함포를 쏘라는 것이냐!”

“그것을 해결할 방법이 있다.”

“정말이냐!”

요소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신에 지휘는 내가 한다.”

“감히 네가 금군을 지휘한다고?”

“잠시 금군을 수적으로 만든다 생각해라.”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과거 요소령의 신출귀몰함을 알고 있었기 때문일까.

척계광은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라도 엉뚱한 지휘를 한다면 지휘소에서 끌어낼 것이다.”

“걱정하지 말아라.”

요소령이 부관에게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일단 군함을 모조리 군항 앞에 일렬로 배치.”

“잠깐! 그렇게 하면 한 번에 몰살당할 수도 있습니다!”

“시키는 대로 해. 일단 항주로 날아가는 포탄부터 막아야 할 거 아냐! 군함을 일렬로 세워 몸통으로 막는다.”

“아! 무슨 말인지 이해했습니다.”

둥둥둥. 두둥. 두두둥. 두둥.

요소령의 말에 따라 군항의 앞으로 군함 삼십 척이 모여들었다.

가로로 배를 대고 있기에 함포가 모두 해적들을 상대할 수 있도록 포문이 열려 있었다.

다만 군함의 반대편으로 있는 함포는 무용지물이 되어 버린다.

이래서는 그냥 벽이 아닌가.

척계광은 한숨을 쉬었다.

‘아무래도 맡긴 것이 실수인 것 같은데! 지금이라도 되돌려야 하지 않나.’

요소령은 진땀을 흘리는 척계광을 보며 살점이 이빨 사이에 붙은 채로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

마치 방법이 있다는 듯.

“부관, 이제부터 함포를 쏘되 딱 한 방향을 향한다. 삼십 척의 함포로 하나의 배만 공격해라. 이것을 사십 번 나눠서 한다.”

“……!”

척계광은 그제야 요소령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치챘다.

삼십 척의 군함이 단 한 척으로 모든 함포를 몰아 쏜다면.

‘그 배는 한 번의 공격으로 침몰한다. 우리 쪽도 피해가 많이 생기겠지만 이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척계광이 소리쳤다.

“함포 발사!”

두두둥. 두둥. 두두둥. 두둥.

북소리가 울리자.

콰와와왕. 콰왕. 콰과과광.

수백 문의 함포가 일제히 한 방향을 향했다.

그리고.

콰아아아아앙!

단 한 번의 공격으로 해남도에서 탈취한 군함 한 척이 사방으로 터져 나가며 침몰하기 시작했다.

“최대한 빠르게 재장전!”

두둥. 두둥. 두두두둥. 두두둥. 두둥.

“발사!”

두두둥. 두둥. 두두둥. 두둥.

콰아아아아앙! 콰과과과광!

수백 개의 포탄이 한꺼번에 날아가니 몇 개, 혹은 몇십 개쯤 빗나가도 상관없었다.

이것이 이 작전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함포가 일제히 불을 뿜을 때마다.

지휘소를 탈취하지 못한 해적은 크나큰 전황을 보지 못한 채 불타오르고.

가라앉았다.

척계광과 요소령이 번갈아 가며 명령을 내렸다.

부관은 북을 치느라 팔이 떨어져 나갈 것 같았지만.

해적들의 배가 박살 나는 소리를 들으며 기분 좋게 계속 소리를 울려 퍼트렸다.

현재 남은 금군의 군함은 열다섯 척.

반면 해적의 군함은 스무 척 정도만 남아 있었다.

절반에 해당하는 해적 군함이 가라앉았다.

하지만 기뻐하는 척계광과는 달리 요소령은 인상을 찡그렸다.

“이제 놈들이 돌진해 올 거다. 지금부터 북을 울려서 지상에 있는 금군들을 군항 앞으로 모이게 해라.”

“돌진이라니?”

“궁지에 몰린 놈들이 할 짓은 뭉쳐서 떼로 몰려오는 것뿐이지 않나.”

“……!”

요소령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해적이 탈취한 군함 스무 척 중에서 열여덟 척의 배가 일제히 선수를 돌려 항구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절대 길을 비키지 말고, 선두에 선 배부터 차례대로 격파해! 저놈들은 일직선으로 달려오기 때문에 배의 옆에 달린 함포를 사용 못 한다. 여기에서 최대한 부순다!”

“알겠습니다.”

두둥. 두둥. 두두둥. 두웅둥둥. 두둥.

부관이 금군을 군항으로 집합시키는 명령과 해적들에게 함포를 발사하라는 명령을 내리기 위해 팔이 떨어져 나갈 지경으로 북을 치기 시작했다.

쿠웅. 쿠웅. 쿠웅. 쿠웅.

콰아아앙!

선두에 선 배들이 침몰하기 시작하고.

이내 뒤따르던 배들도 하나씩 물속으로 잠겨 들어갔다.

침몰하지 않은 배라도 불길이 치솟고 항해 불능 상태에 빠져들어 갔다.

그럼에도.

콰아아아앙! 쿠우우우우웅.

해적의 군함 중에서 열 척이 금군의 배를 들이받으며 군항에 도달했다.

“와아아아아아!”

열 척의 배에서 수천 명의 해적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요소령은 그 모습을 보고 척계광을 넌지시 바라봤다.

“사십 척이 상륙할 것을 열 척으로 줄여 줬다. 여기까지가 내 할 일이다. 나는 이제부터 나가서 해적 놈들의 목을 물어뜯겠다.”

“잠깐, 요소령. 너는 수적이었지 않나.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나서는 것이지?”

“내가 아무리 수적이래도 절대 굽히지 않는 철칙이 있다. 여자하고 아이는 손을 안 댄다는 것 말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저놈들이 여자하고 아이들부터 손을 댈 것 같으니 나서는 것뿐이다.”

“알겠다. 고맙다, 요소령.”

요소령과 척계광의 눈이 마주치고.

서로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남은 이야기가 있다는 듯 척계광이 입을 열었다.

“해 질 때까지는 감옥으로 돌아오는 거 잊지 마라.”

“해가 지기 전에 전부 다 죽여 버리려면 꽤 뛰어다녀야겠구나.”

요소령은 지휘소의 11층에서 밖으로 뛰어내린 다음.

땅에 착지하자 이내 손가락을 풀며 이를 드러냈다.

“번잡스러운 해적 새끼들. 식인의 요소령이 얼마나 무서운지 가르쳐 주마. 전부 다 죽여 주지.”

요소령은 손에 검과 도끼를 들고 뛰어오는 해적을 보고는.

싸늘한 웃음을 지으며 피가 잔뜩 묻어 있는 입을 쩍 벌리고.

해적들을 향해 뛰쳐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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