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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신귀환기-203화 (204/270)

203화

천량도사와 도철용은 해적이 탈취했던 군함 중에서 두 척이 떨어져 나오는 것을 보았다.

천량도사와 도철용은 내공을 끌어올려 배의 선수로 달려갔다.

“배를 정박시키기 전에 침몰시키는 게 좋을 것 같구먼.”

“굳이 배를 부술 필요도 없이 밑바닥에 구멍만 내면 되겠지요.”

타다다다닥.

도철용과 천량도사가 허공으로 날아올라 배와 불살이 맞닿는 부분에 장권을 들이박았다.

콰아아앙!

장권을 맞은 부분은 포탄에 뚫린 것보다 훨씬 커다란 구멍이 생기는 것과 동시에.

쏴아아아아!

바닷물이 쏟아져 들어가기 시작했다.

풍덩.

도철용은 바닷물에 빠지면서도 연속으로 배의 아랫부분에 장권을 날렸다.

콰아아앙. 콰아아앙. 콰아아아앙!

총 다섯 개의 거대한 구멍이 뚫리자.

커다란 군함도 밀려 들어오는 물을 감당하지 못하고 기울기 시작했다.

즉시 빠르게 헤엄을 쳐서 근처에 있던 또 다른 배까지 침몰시킨 도철용은 배가 가라앉으며 내는 물살에 해적들이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보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 정도면 됐겠군. 그런데 천량도사님은?”

자신이 공격하는 동안 지나치게 조용한 것이 이상했기에 주변을 둘러보니.

천량도사가 빠르게 수영을 하고 있었다.

그 속도가 너무도 빨라서 도철용이 감탄을 토하려고 하는데.

‘그런데 수영을 앞으로 하지 않고 뒤로 하시네? 저게 가능한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자세히 들여다보니.

‘헉! 상어한테 물려서 끌려가고 있잖아!’

언뜻 보아도 길이가 3장에 육박하는 거대한 상어의 입을 벌리고.

천량도사는 날카로운 이빨 사이로 장권을 날리며 상어와 격투를 벌이고 있었다.

‘아니, 곰이나 호랑이하고 싸워서 이겼다는 무용담은 많이 들어 봤지만……. 무림인 중에서 상어랑 싸워 본 사람이 있나? 오래 사시니 별 경험을 다 하시는군.’

퍼걱!

그때 천량도사의 장권이 상어의 목구멍에 처박히며 피가 솟구쳤다.

천량도사는 느려진 상어의 배 아래로 수영을 해서.

뻐걱.

수면 위로 올려 치는 발차기에 상어가 튀어 올라 군항 위로 떨어졌다.

헉헉거리며 물 밖으로 나온 천량도사가 상어의 머리에 장권을 처박아서 아예 죽여 버린 후 말했다.

“감히 나를 잡아먹으려고 하다니. 허나 마침 잘됐구먼. 이 망할 놈을 식량으로 쓰면 이 난리 통에 배를 곯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테니.”

“근데 천량도사님, 이 상어 놈의 이가 날카로워서 옷이 전부 찢겼습니다. 거의 헐벗으셨는데요?”

물에서 나온 도철용이 속옷 한 장만 남았을 정도로 옷이 찢어진 것을 확인하자.

천량도사는 부끄러운 듯 얼굴이 빨개졌다.

도철용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지느러미를 잘라서 가지요. 이것을 팔면 옷값 정도는 나올 테니까요.”

“그러는 게 좋을 듯하네. 요즘 돈도 없는데 이것 참 난감하게 되었구먼.”

“일단 가시지요. 아직은 해적들이 상륙하고 있으니까요.”

도철용은 상어 지느러미를 잘라 근처에 굴러다니는 자루에 담았다.

그리고.

쿠우우우웅.

열 척의 해적선이 군항에 상륙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기어이 저놈들이 배를 대는구먼.”

“여기에서 밀리면 온 항주가 해적들로 넘쳐 나겠지요. 전부 막지는 못하겠지만 최대한 수를 줄여야 합니다.”

천량도사와 도철용은 수천의 해적이 쏟아져 나오는 열 척의 배를 향해 빠르게 경공술을 펼쳤다.

늦으면 그만큼 많은 항주의 백성들이 죽기에.

* * *

한 시진 후.

해적이 탈취한 군함 열 척에서 삼천 명에 이르는 해적들이 시내로 쏟아져 들어왔다.

그들은 대부분 도철용과 천량도사, 요소령과 서하린, 건청과 월영, 차경철과 금채홍의 손에 의해서 팔 할 이상이 죽어 나갔다.

이 할의 해적은 아무리 초고수가 몰려 있었어도 한꺼번에 삼천 명의 해적이 일제히 달려오자 놓친 놈들이 생긴 것이었다.

그리고 그와는 별개로 처음부터 별유천지를 노리고 온 해적선 하나.

워낙에 유명하고 돈 많은 손님이 오기로 알려진 객잔인지라 그곳을 털고 고위 관직자를 인질로 삼기 위해.

특별히 실력자로 구성된 백여 명의 해적이 배에서 내렸다.

그들은 검과 도끼를 손에 들고 별유천지를 바라보며 의기양양하게 웃음을 짓다가.

조금의 시간이 지난 후 이내 얼음처럼 굳었다.

“혀…… 형님?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것이…….”

“뭐지? 별유천지에서 객잔을 지키는 무인이라도 고용한 것인가?”

“저희가 알아본 정보로는 점소이가 조금 강하다는 것만 빼고는 그냥 평범한 곳이었습니다. 무인 따위 있을 리가 없는데…….”

해적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

그것은 다름 아닌 눈앞에 산처럼 시신이 쌓여 있기 때문이었다.

시신은 조각이 난 채 팔과 다리.

그리고 몸통이 섞여 있는 광경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잔악한 해적들조차 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형님, 아무래도 그냥 퇴각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 어찌…….”

콰직!

말을 하던 해적의 입과 목을 창이 꿰뚫었다.

눈이 튀어나올 만큼 놀란 해적이 비명과도 같은 목소리를 내었다.

“뭐냐! 어디에서 날아온 것이냐. 보이지도 않았는데!”

“피…… 피하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망설이는 해적들의 앞에.

나른한 듯 느리게 걸어오는 작은 여자가 보였다.

“피한다고 했어? 그렇다면 그냥 보내 줄게.”

“네년은 뭐냐. 감히 우리가 누구인지 알고 그딴 소리를 하는 것이냐!”

콰직!

방금 말을 꺼냈던 해적의 입이 다물어지기 전.

또 하나의 창이 날아와 목구멍에 박혔다.

“히익! 이 무슨 엄청난 고수가!”

“차례대로 목구멍에 창이 박혀서 죽기 전에 돌아간다면 살려 줄게. 그러니까 배로 돌아가.”

커다란 눈에서 살기 어린 눈동자가 희번덕거리며 굴러다니는 여인의 모습에 해적들이 눈치를 보며 슬그머니 등을 돌렸다.

평소 같으면 그냥 개소리라 생각했을 터.

‘그런데 눈앞에 시신 더미가 이렇게나 쌓여 있는데 어떻게 안 믿어!’

해적들은 등을 돌리자 꽁지가 빠질 정도로 배를 향해 달렸다.

피이이잉!

“커헉!”

“뭐냐! 누가 잡은 건가!”

순간 뭔가가 잡아당기는 듯한 느낌에 백여 명의 해적들은 일제히 몸을 멈췄다.

정확하게는 움직일 수 없는 것.

그때 소름 끼치는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바로 전에 눈앞에 서 있던 여자의 목소리였다.

“미안. 그냥 보내 준다는 것은 거짓말이었어. 내가 원래 밥 먹듯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라.”

“뭐…… 뭐라고? 네 이년, 무슨 짓을 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당장 그만둬라. 안 그러면…….”

“됐어. 더러운 입이나 닥쳐.”

백유화가 손끝을 접었다 펴는 순간.

촤아아아악! 촤아아아악!

백여 명의 해적들이 일제히 산산조각이 나서 바닥에 흩뿌려졌다.

머리조차 수십 조각으로 잘릴 정도였으니.

백유화의 목소리가 시신 위로 싸늘하게 내리깔렸다.

“너희는 물고기 밥으로도 못 써먹어. 아마 물고기가 너희를 먹었다가는 배탈이 날 거다. 쓰레기도 못 되는 새끼들.”

백유화가 강선을 회수하여 타진표 옆에 섰다.

그동안 죽인 해적의 수가 거의 천여 명에 이른다.

이것이 뜻하는 것은 단 하나.

“분명 별유천지를 처음부터 계획에 넣고 노린 것이겠지요?”

“그런 것 같다. 해적들이 이 정도로 정보를 수집하고 움직이는 것은 드문 일. 게다가 항주 전체를 공격하는 방식이 보통을 넘어서는구나. 군사로는 제갈현이나 손대법쯤 되어야 생각할 정도로 치밀하다.”

잠시 백유화와 타진표가 이야기하는 사이.

별유천지의 객실에 있던 사람들이 창으로 고개를 빼고.

어떤 사람들은 직접 나와서 손까지 잡으며 이야기했다.

“고맙습니다. 해적 놈들로부터 지켜 주시니 뭐라 감사를 해야 할지요.”

“키 작은 소저, 고맙소! 내 소저 덕분에 손주들과 함께 목숨을 부지하는구먼. 저놈들이 물러가면 내 술이라도 거하게 사겠소.”

“예쁜 언니! 고마워요. 언니 덕분에 살 수 있게 되었어요!”

“창을 들고 계신 분, 감사하오. 내 살아생전에 이런 신출귀몰한 창 솜씨는 처음 보오. 이러고 보니 별유천지는 세상에서 제일 안전한 객잔이로구먼.”

각각의 사람들이 모두 백유화와 타진표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하며 손을 흔들었다.

백유화는 쑥스러워서 머리를 긁적였다.

“기왕에 지켜 드리는 거 끝까지 할 테니 마음 놓고 식사라도 하세요.”

“와아아아아!”

백유화의 말 한마디에.

별유천지가 떠나갈 정도로 함성이 들려왔다.

자신들을 향해 울리는 함성에.

백유화와 타진표는 너무 창피해서 둘이 똑같이 양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이제는 부녀가 되어서인지 하는 행동도 똑같고.

귀 끝까지 새빨간 것도 똑같았다.

* * *

다른 사람들이 항주로 들어선 해적의 뒤를 쫓는 가운데.

월영과 서하린만은 항주의 외곽을 향해서 달렸다.

처음 월영이 천일영과 대화를 나누고.

다 쓰러져 가는 월영의 집이 있던 곳.

그곳은 무뢰배들이 들끓고 도적과 거친 자들이 사는 터라 걱정이었다.

‘항주의 끝자락에 있는 외곽이 유일하게 피난을 갈 수 있는 곳인데, 그리로 달려가는 피난민들은 무뢰배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될 것이다. 놈들이 나쁜 짓을 하기 전에 막아야 한다.’

오래 살았던 곳이라 무뢰배들이 얼마나 거친지 잘 아는 월영은 빠르게 뛰었다.

그리고 항주 외곽에 도착했을 때.

“헉, 헉. 이게 무슨 일…….”

월영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무뢰배 소굴을 바라보았다.

“야! 이놈들아, 빨리 피난민을 안으로 들여보내야 새로운 사람들이 도망쳐 올 것 아니냐. 어서 사람들을 뒤로 보내.”

“여자들과 아이들부터 안전한 곳으로 옮겨라! 그리고 힘 좀 쓴다는 놈들은 해적들이 쳐들어올 것을 대비해서 외곽으로 통하는 문을 지켜! 한 놈도 통과시키지 말아라!”

“이불 없나! 여기 다친 사람이 있다. 체온이 떨어지니 빨리 덮을 것 좀 가져와!”

월영의 예상과는 달리.

무뢰배들은 피난민들을 대피시키고 여자와 아이들부터 보호하고 있었다.

온통 얼굴에서 흐르는 땀을 닦아 가며 소리를 지르고.

행여 아이들이 다칠까 봐 소중하게 들고 무뢰배 소굴의 가장 안쪽으로 데려다 놓는다.

그뿐인가.

여자와 아이들의 앞에서 비록 싸구려지만 검을 들고 지키고 있기까지.

그때 월영을 알아본 젊은 무뢰배가 다가왔다.

“월영 형님 아니시오? 여기는 왜 왔소?”

“걱정이 되어서 왔다만…….”

“아니! 형님처럼 무공이 강한 사람이 여기 뭘 찾아 먹을 게 있어서 왔소! 여기에 올 게 아니라 해적들을 때려잡아야 할 것 아니오. 여기는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형님은 빨리 해적들의 목이나 따고 오소! 우리가 못하는 것을 형님이 해야 할 것 아니오.”

“알았다. 해적들의 목을 남김없이 베마.”

“잘 생각하셨소.”

급하게 젊은 무뢰배가 돌아가자.

서하린이 월영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아직은 살 만한 세상인가 보다. 안 그러냐.”

“그러네요. 이 거친 놈들이 이럴 줄은…….”

“여기는 이놈들에게 맡기고 저놈 말대로 우리는 해적들을 상대하러 가자. 여기까지 단 한 놈도 못 오게 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왠지 부끄럽네요.”

월영은 고개를 숙이고 웃음을 지은 후.

서하린과 함께 항주 땅을 밟는 해적들의 목을 베기 위해 신형을 날렸다.

* * *

촤아아악!

해적의 목이 날아가자.

“꺄아아아악!”

여인이 비명을 지른다.

그런데 그것이 끔찍하게 목이 잘려 죽어 가는 해적 때문에 비명을 지르는 것이 아니라.

“변태야! 꺄아아아악!”

자신을 살려 준 사람에게 지르는 고함이었다.

다름 아닌 천량도사가 비루한 속옷 한 장만 입고 돌아다니면서 해적의 목을 날려 버리다 보니.

그가 가는 곳마다.

“꺄아아아악. 변태야!”

여자들이 눈이 뒤집힐 정도로 비명을 질러 댔다.

도대체 왜 비명을 지르는 건가?

천량도사는 이해를 못 했다.

하지만 뒤에서 모든 것을 보고 있던 도철용은 고개를 꺄우뚱거렸다.

‘얼굴은 노인의 그것인데 온몸이 근육질이고, 근육 위의 피부가 얼굴과는 다르게 탱탱하니 여자들이 보기에는 얼마나 징그럽겠어. 게다가 저 흰 수염은 또 어떻고. 차라리 평범한 노인의 몸이라면 여자들이 소리 지를 일도 없겠지.’

게다가 해적들의 시신이 수도 없이 뒹구는데.

‘저놈들의 옷을 입으면 될 텐데 굳이 속옷 차림으로 왜 다니시는 거지? 생각을 못 하신 건가? 아무튼 재미있으니까 입 다물고 있어야겠다.’

촤아아악.

도철용은 자신을 향해 덤비는 해적의 목을 날리면서 히죽 웃음을 지었다.

* * *

“제발 아이만은! 부탁드립니다.”

“크크큭. 네년, 몸매가 제법이구나.”

해적은 여인이 안고 있던 갓난아기를 빼앗아 뒤로 집어 던졌다.

아이보다 성욕이 훨씬 우선되었으니 죄책감도 없었다.

“안 돼! 아가야!”

“닥쳐!”

짜악.

거세게 따귀를 때리고.

바지를 내리며 여인에게 다가가던 해적은 입이 찢어지도록 웃다가.

여인의 표정을 보고는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아이의 머리가 바닥에 떨어져 깨지는 소리가 났어야 하는데.

그 소리조차 없었다.

해적이 검을 들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온몸에서 피를 뚝뚝 떨어트리며 아이를 받아 들고 있는 여인의 신형이 눈에 들어왔다.

“히익! 귀…… 귀신?!”

촤아아악!

해적의 목이 날아갔다.

금채홍은 울고 있는 여인에게 아이를 건넸다.

“히익!”

여인이 금채홍의 모습에 놀라며 몸을 움찔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악귀의 모습 그 자체였으니까.

“괜찮아요. 아이부터 받으세요.”

“네…… 네.”

얼떨결에 아이를 받아 든 여인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잠시 걸어가자.

여인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마워요. 미안해요. 놀라서 그랬어요. 우리 아이를 살려 줘서 너무 감사해요.”

“괜찮아요. 빨리 피하세요.”

“고마워요. 꼭 살아남으세요.”

“네.”

여인이 뛰어가자 금채홍은 금룡참월하검에 엉겨 붙은 핏덩이를 내려다보았다.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몇 명을 죽였는지 세다가 포기한 지 오래다.

‘사백? 오백쯤?’

어쩌면 칠백이나 팔백일지도 모른다.

죽여도 끝이 보이지 않을 지경으로.

거기에 더해 항주 시내로 침투한 이 할, 즉 육백 명 정도의 해적들이 꿈틀대며 기어 나왔다.

빠르게 다녔다고 생각했지만.

길거리에서 죽은 항주의 백성들도 여럿 보았다.

‘젠장, 내가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별유천지의 가족들과 금군 이백여 명.

그들로는 일시에 덤벼 오는 삼천 명의 해적들을 모두 죽이지는 못했다.

금채홍은 자책하는 마음으로 눈을 질끈 감았다.

그때였다.

두둥. 두둥. 두두둥. 두두둥. 두둥.

북소리가 바뀌었다.

아마도 바다에서 벌어지던 해적과의 전투가 거의 끝난 모양이었다.

그러니까 지금 울리는 이 북소리는 금군들이 항주의 시내로 집결하여 사람들을 살리기 위한 것이었다.

희망의 소리였다.

이 지긋지긋하고 끔찍한 일이 끝난다는.

‘이제 겨우 끝이 보이네. 금군까지 합세하면 해가 지기 전에 해적들을 몰살할 수 있을 거야.’

지친 금채홍이 무거운 다리를 끌며.

남아 있는 해적들을 죽이기 위해 금룡참월하검에 붙어 있는 피를 털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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