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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신귀환기-235화 (236/270)

235화

도현은 천마신교 본문의 철문을 벗어나자 즉시 환단을 소초련에게 먹였다.

상처를 아물게 하는 것이나 기운을 끌어올리는 환단을 먹이고 그 자신도 몇 개를 씹어 삼켰다.

옆구리의 상처는 무척이나 심했기에 도현은 창백한 얼굴로 소초련을 안고 뛰었다.

이 각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때.

소초련의 눈꺼풀이 가늘게 떨리며 눈이 떠졌다.

“도……망가라고 분명히 말했을 텐데.”

“명천마왕님을 버리고는 못 갑니다. 그랬다가는 천마님에게 죽도록 맞을걸요.”

“바보…… 놈.”

환단의 약효가 조금씩 돌 때마다 소초련의 얼굴도 좋아졌다.

주름지고 뼈대가 드러났던 살가죽이 원래대로 조금씩 돌아왔다.

하지만 약효는 딱 거기까지였다.

소초련은 자신이 이제 곧 죽는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고, 이미 뒤틀리고 망가진 몸은 조금씩 차갑게 식어 갔다.

도현의 눈빛이 흔들리는 것을 보니 이제 길어야 이틀이나 삼 일 정도가 자신에게 남은 시간일 터다.

꼬옥.

그러나 도현의 손길은 놓칠 수 없다는 듯이 더욱 강하게 소초련을 안았다.

‘진짜 바보 놈.’

한결같이 자신을 살리려는 도현의 따스한 손길에 소초련은 무슨 일이 있어도 도현을 죽게 할 수는 없다고 마음속으로 결심했다.

* * *

이틀이 넘는 시간 동안 십만대산을 통과해서 천마신교의 외부를 감싸는 성곽까지 빠져나온 도현의 발걸음이 비틀거렸다.

최단 거리를 질러서 천마신교를 빠져나왔다고는 하지만, 심하게 다쳤는데 소초련을 살리기 위해서 쉬지도 않고 경공을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헉. 헉.”

내공이 바닥났기에 잠시 숨을 돌리는데도 도현의 마음은 불안하기만 했다.

추적자들의 발걸음이 계속 빨라지고, 집요하게 포위해 오고 있었다.

밤사이에 몇 번이나 궁지에 몰릴 뻔했는지.

몰아쉬는 숨소리가 거칠었는지 소초련의 눈꺼풀이 떨리더니 이내 잠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를 내려놓아라.”

“안 됩니다.”

“안고 가는 것은 더는 무리다. 다친 옆구리 반대 방향으로 나를 부축하거라. 다리를 끌어도 차라리 그게 나을 거다.”

“명천마왕님의 몸이 못 버팁니다. 그리고 끌린 다리가 자국을 남겨 적의 추적도 더욱 거세질 것입니다.”

“그래도 그게 속도가 더 날 것이다.”

소초련은 마음먹은 바가 있었다.

‘차라리 위급한 상황에 몰아넣어지면 내가 적을 막고 도현을 보내야지. 아무리 몸이 망가져 있어도 눈 한 번 깜박일 시간 정도는 끌 수 있을 테니까.’

그때가 되면 도현도 어쩔 수 없이 자신을 버리고 도망갈 수밖에 없을 거로 생각한 소초련은 부축을 받으며 다리를 끌었다.

그리고 소초련의 생각대로 천마신교의 무인들은 끌린 자국을 보고 서서히 거리를 좁혀 왔다.

그들은 미리 도망갈 만한 길을 막고, 절벽과 폭포가 세 방향을 가로막는 지역으로 조금씩 몰아넣었다.

두 시진쯤 도망을 이어 가던 두 사람은 빠르게 걷던 걸음을 서서히 멈췄다.

도현의 상처가 곪아 가고, 소초련도 서 있는 것조차 힘들어져서가 아니었다.

절경이라고 할 만큼 아름다운 폭포수 아래의 풍경이 보이자, 소초련의 표정이 편안해졌다.

‘죽기에 딱 좋은 곳이구나. 이제 더는 도망갈 데도 없고.’

기감으로 느끼기에 이미 이곳 전체가 포위되어 있었다.

경공조차 쓰지 못할 정도로 내공이 바닥났으니 적이 한발 빠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타악!

소초련은 도현의 손을 매정하게 뿌리쳤다.

절경이 펼쳐진 가운데로 내려앉는 폭포의 물소리가 그 소리에 갈라지듯 잠시 끊어졌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도현은 충격받은 표정을 지었다.

싸늘한 소초련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폭포의 소리를 삼켰다.

“너라면 아직 도망갈 수 있다. 이곳은 내가 막을 테니 떠나라.”

“안 됩니다. 아직은 분명 살아날 길이 있을 것입니다.”

“내가 내리는 마지막 명이다.”

“불복합니다. 죽어도 같이 죽겠습니다.”

“너는 원래 천마님의 소유인 사람이니라. 여기에서 죽어서는 아니 된다.”

강제로 내공을 빨아 먹혀 말라 버린 소초련의 손이 도현의 뺨을 어루만졌다.

“제발 부탁이다. 내 마지막 소원은 네가 사는 것이니 어서 가거라.”

“불복합니……다.”

“바보 녀석, 내 마지막 소원까지 들어주지 않는구나. 어찌 이런 못된 녀석이 있는지…….”

“마왕님을 두고 가면 평생을 후회할 것입니다. 그러느니 처음 말한 대로 같이 죽는 것을 선택하겠습니다.”

힘들게 뗀 도현의 입술이 떨린다.

그간 같이 지내며 수많은 도움을 주었던 사람을 어찌 매정하게 떠나겠는가.

하지만 잠시의 시간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추적자는 기어이 모습을 드러냈다.

부스럭.

풀이 눕는 소리가 나더니 한 사람의 신형이 나타났다.

짝. 짝. 짝.

남자는 박수를 치고는 살기를 담은 눈동자를 번들거리며 검을 뽑았다.

“명천마왕님, 눈물 없이는 보기 힘든 장면입니다. 도현이 저렇게나 같이 죽고 싶다고 고집을 부리는데 어떻습니까? 제 생각에는 도현의 목부터 베고 그것을 명천마왕님에게 보여 드리고 싶은데요?”

“마길상! 네놈이!”

천마신교에서도 잔악하기로 소문난 마길상의 얼굴이 웃음으로 가득해졌다.

그런 그의 손길이 허공으로 치솟자.

스으으윽.

절벽 위와 수풀 사이에서 백여 명에 달하는 무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길상은 지독하게도 천마신교의 무인 중에서 일류 고수와 절정 고수까지 끌고 왔다.

조금씩 포위를 좁혀 들어오는 무인들을 보자 도현은 팔을 움직이지 못하는 소초련의 손을 꼭 잡았다.

그때.

허공으로 올라가 있던 마길상의 손이 내려왔다.

“죽여. 최대한 고통스럽게.”

“예.”

순간 무인들이 소초련과 도현을 향해서 일제히 덮쳐 왔다.

* * *

노병천과 양호제, 그리고 주장학이 천마신교로 떠나고 난 이후 천일영은 안하주와 함께 혈천회가 가지고 있을 법한 금광과 은광을 찾았다.

안하주가 황실에서 세수의 관리를 했을 때 가졌던 기억을 합치니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중원에서 총 일곱 군데가 수상한 지역으로 지목되었다.

그중에서 흑룡강성의 쌍압산(雙鴨山) 일대가 지리적으로나 세수의 측면에서 금광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안하주의 말에 천일영이 대답했다.

“내가 가 보도록 하지. 마침 흑룡강성에 갈 일도 있다.”

“빨리 돌아와 주세요. 천마신교로 떠난 세 분이 연락해 오면 저 혼자 결정을 내리기 힘듭니다.”

“흑하에서 볼일까지 보고 삼 일 정도 후에 돌아오마.”

“삼 일이요?”

항주에서 흑룡강성까지 거리가 얼마인데.

안하주가 천일영을 미친놈 바라보듯 수상쩍은 눈빛을 보였다.

“아무튼 다녀오마.”

“그…… 그러세요.”

훅.

천일영의 신형이 사라졌다.

안하주가 잔바람만 남은 텅 빈 상단의 방에서 고개를 기울였다.

“뭐야. 상단주님 무공이 엄청난 분이었잖아. 진짜 삼 일 만에 돌아올 줄 알았다면 흑룡강성의 명물 흑목이(黑木耳)를 사다 달라고 할걸. 먹고 싶다. 싱싱한 목이버섯.”

안하주는 흑룡강성에 의심되는 지역이 또 있기를 바라며 지도를 뚫어지라 바라보기 시작했다.

* * *

흑룡강성 흑하.

백강천이 만든 검을 뽑아 든 천일영의 얼굴에 웃음이 지어졌다.

“화극여월도 훌륭했지만, 이 검은 정말로 대단하구나. 날은 더욱더 예기가 서려 있고 쉽사리 부서지지 않도록 두께도 보강했군. 게다가 검의 형태가 바람을 타는 모양으로 만들어졌나. 검속도 더욱 빨라지겠군.”

“화극여월을 만들었던 경험이 있었으니까, 그때 아쉬웠던 것을 참고해서 만들었다.”

화극여월의 형제 검이라는 듯 검면에 파여 있는 글자.

설화여월(渫竵攦刖). 화하여월(竵荷攦刖).

천일영의 마음을 담은 것과 같은 이름이었다.

부러진 무극지검보다 품질이 뛰어난 만년한철이 오묘한 빛을 발하는 것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데 백강천이 한 자루의 검을 탁자 위에 새로 올렸다.

“이것은 무엇이냐.”

“새로운 무극지검(無極凪劍)이다. 전에 주었던 것보다 훨씬 좋을 거다.”

“전에 말하기를 분명 괜찮다고 했을 텐데.”

“미안한 마음 일 할에 세상을 구하라는 마음 구 할로 만들었다.”

“설화여월과 화하여월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고생이었을 것을. 무리하게 만들어 버렸구나.”

스르릉.

검날을 뽑아 보니 형태는 전에 가지고 있던 무극지검과 비슷했다.

다만 부러지지 말라고 검의 두께가 늘었다.

그리고 설화여월과 화하여월처럼 바람을 가르는 형상으로 만들어졌다.

“만년한철로 검을 만들고 그 위에 금강무괴철(金剛無壞鐵)로 날을 덧댔다. 날이 나가도 속에서 만년한철의 검날이 한 번 더 나오니 마음 놓고 휘둘러라. 내 인생의 최고 걸작이다.”

“엄청난 물건이구나. 이건 정말로 뭐라 고맙다고 해야 할지.”

천일영의 고개가 툭 떨궈졌다.

마치 오랜 친구가 돌아온 것 같은 마음이었다.

백강천은 얼마나 급하게 검을 만들었는지 잠도 제대로 못 잔 퀭한 얼굴이었다.

정말로 고마웠다.

그러나 소중하게 검을 품은 천일영은 백강천과 술 한잔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돌려 대장간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간 천일영의 검을 만드느라 다른 주문이 밀려 있던 탓이었다.

특히나 황실에서는 만년한철까지 보내서 검이 만들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장간을 나선 천일영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꼈다.

바닷바람이었다.

천천히 흑하의 바닷가로 걸어갔다.

오랜만에 만날 친구가 있는 곳.

그곳에 도착한 천일영은 석 달 전에 건네준 비단옷을 입고 화극여월을 안은 채 앉아 있는 남궁무애를 보았다.

청명하고 깨끗해 보이는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이 모습이야말로 남궁무애의 진정한 모습인 것 같았다.

“오랜만이구나. 그간 잘 지내었느냐.”

“슬슬 올 때가 된 것 같아서 기다리고 있었어.”

환한 웃음으로 남궁무애가 천일영을 맞이했다.

반가운 마음으로 남궁무애가 곁의 자리를 손으로 툭툭 쳤다.

천일영이 남궁무애의 몸짓대로 모래 위에 앉으려고 하는데 머리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푸드덕.

윤의강의 참매가 천일영에게 급작스럽게 날아들었다.

딱히 급할 일이 있을 리는 없었기에 불길한 마음이 들어서 빠르게 편지를 펼쳤다.

[어제 천마신교에서 천마님이 죽었다고 공표. 새로운 천마는 파천마왕 패범휘. 현재 패범휘의 명령으로 명천마왕 소초련과 도현의 목숨이 위험. 둘이 쫓기는 중이니 천마님께서는 속히 귀주성으로 오시길 바람.]

천일영의 손에서 편지가 툭 떨어졌다.

온몸이 떨렸다.

하필이면 중원의 끝에 있는 흑룡강성에 있을 때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이야.

콰아아아아앙!

천일영의 신형이 하늘로 솟구쳤다.

참매가 이곳까지 날아올 만큼이나 시간이 지났다면, 이미 소초련과 도현이 죽었을지도 모른다.

천일영은 낼 수 있는 속도의 한계를 넘어서 귀주성으로 향했다.

* * *

마길상이 손짓을 한 이후로 도현은 온몸에 자상을 입고 피를 흘렸다.

그의 손에 들린 검 한 자루는 이미 날이 상하고 피가 엉겨 붙어 검의 역할이 끝나 가고 있었다.

바닥에는 도현의 손에 죽은 시신이 이십여 구가 뒹굴었다.

마길상은 죽은 수하들이 한심하다는 듯 말했다.

“쓸모없는 새끼들이군. 역시 도현이 너는 목숨 질기기가 바퀴벌레 같구나. 뭐, 그 점이 재미있지만.”

“슬슬 네놈이 직접 덤비는 게 어떠냐. 아직도 내가 무서워서 검을 맞대지 못하는 것 같은데.”

“내가 너를 무서워해? 푸하하하.”

마길상이 수하들을 뒤로 물리고 자신이 앞으로 나섰다.

“끝내지. 새로운 천마님이 기다리신다.”

“원하는 바다.”

파앙.

마길상의 신형이 튀어 나갔다.

도현은 소초련을 등 뒤로 물리며 마길상의 검을 막았다.

파캉! 파스스스.

내공이 다해 검강을 두르지 못한 도현의 검이 바스러져 날아갔다.

마길상의 검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도현의 가슴에 기다란 줄을 남겼다.

촤아아아악!

“크아악.”

“어? 아직도 안 죽었어? 내공도 없는 놈이 보법으로 검날을 흘리네.”

“검만 금화 한 냥짜리가 아니었어도 부러지지는 않았을 텐데. 크윽.”

“금화 한 냥? 너 따위에게는 사치품이군.”

후우우웅!

마길상의 검이 도현의 목을 향해 정면으로 날아왔다.

도현은 자신이 피하면 소초련이 죽는다고 생각했다.

‘젠장. 이럴 때는!’

도현은 마지막 힘을 쥐어짜서 마길상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차라리 검을 향해 뛰어들면 상대가 허점을 노출할 수도 있어서다.

하지만.

“네놈이 그럴 줄 알았다.”

“틀린 건가!”

마길상의 검이 검로를 바꾸어 달려드는 도현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보법이 엉키며 피하지도 못하게 된 도현의 머리 위로 검날이 박혀 들어갔다.

촤아아아악!

피가 튀었다.

마길상은 도현의 머리가 쪼개지는 감각을 온몸으로 느끼며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그 순간이었다.

엄청난 고통이 엄습하기 시작한 것은.

“끄아아아악! 내 팔!”

튀긴 피는 도현의 머리가 아니라 자신의 팔이 잘려 나가며 뿌려진 것이었다.

누군가의 신형이 도현의 앞을 가로막고 자신에게 검을 들이댄 것을 본 마길상은 이가 부딪힐 정도로 공포에 물든 표정을 지었다.

“처…… 천마님!”

“마길상, 너였나. 천마신교의 간부나 되는 놈이 도현을 내가 아낀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텐데.”

“죄! 죄송합니다. 저는 그런 뜻이 아니라!”

마길상은 즉시 무릎을 꿇었다.

패범휘의 오른팔인 마길상은 필연적으로 천마의 얼굴을 아는 몇 안 되는 간부였다.

그런 그가 팔이 잘린 채로 무릎을 꿇으며 ‘천마님’이라고 하는 장면을 보자 마길상의 수하들도 서로를 바라보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죽었다고 발표한 천마님이 살아 계신다?’

마길상의 수하들도 손에 든 무기를 버리고 무릎을 꿇었다.

자신이 모시는 사람이 무릎을 꿇었는데 서 있을 수는 없었다.

하물며 상대가 천마님인데 멀뚱하게 서 있을 수 있을 리가.

천일영은 설화여월을 검집에 꽂고 소초련과 도현을 바라보았다.

“미안하다. 늦었구나.”

“이 망할 단주님. 아니, 천마님. 기다리다가 정말로 죽는 줄 알았습니다.”

“막말하라는 명은 잘 지키고 있는 모양이구나.”

도현과 소초련을 향해 웃음을 지어 보인 천일영은 마길상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는 여전히 피를 흘리며 벌벌 떨고 있었다.

긴장 때문에 기나긴 땀줄기가 뺨을 타고 흐를 때.

떨고 있던 마길상의 머리가 스르륵 땅으로 떨어졌다.

그뿐이 아니었다.

동시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마길상의 수하 팔십 명의 머리도 잘려서 땅 위에 떨어졌다.

촤아아악.

피의 비가 내렸다.

그 가운데를 유유히 걸어오는 한 사람의 신형.

그의 손에 들린 검이 천일영의 목을 겨누자, 죽은 팔십일 명의 머리가 허공으로 떠오르며 검붉은 피가 검으로 빨려 들어갔다.

서늘한 예기를 풍기는 남자의 목소리가 오직 어둠만을 가득 담은 채 천일영의 심장 위로 내려앉았다.

“드디어 찾았다. 천일영.”

하은월이 죽음을 선포하듯 천일영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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