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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신귀환기-241화 (242/270)

241화

꽉 쥔 작은 주먹이 터질 지경으로 남궁무애를 바라보는 백유화의 눈길에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가 가득했다.

‘왜 네가 혈천회의 무공을 알고 있지? 너 혈천회와 관계 있는 사람이야?’

당장이라도 가녀린 멱살을 잡아서 끌어내고 싶었지만, 남궁무애가 송여악의 기운을 옮기는 순간부터 천일영의 안색이 눈에 띄게 좋아졌기 때문에 애써 참는 중이었다.

“끄으으으으으!”

빠르게 기운이 빨려 나가면서 송여악의 몸은 정상을 찾아갔다.

육신이 완전하게 하나의 원을 그리고 있었지만, 곧 목이 드러나고 팔과 다리도 다시 생기기 시작했다.

슈아아아악.

일각에 걸쳐 모든 기운을 전부 빨아들이고, 남궁무애는 송여악의 등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극음과 극양의 기운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손을 뻗었다.

그들은 송여악과 달리 두 가지의 기운이 섞인 것은 아니었기에 딱히 몸에 검날을 박아 통로를 만들지 않아도 되었다.

그저 순수한 기운.

몸이 뒤틀리고 형태가 기이하게 변하기는 했어도 그들이 가진 기운은 소중하게 천일영의 몸으로 들어갔다.

그들의 몸도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총 한 시진 반 동안 기운을 옮긴 남궁무애가 마지막으로 기운을 옮겨 준 사람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다 됐어. 다시는 이상한 무공 책을 가까이하지 말아.”

“아이고! 감사합니다. 이 은혜를 어찌 갚을지요.”

몸이 정상으로 돌아온 그들은 기뻐하며 고개를 숙이고 밖으로 나섰다.

이렇게 고통 없이 기운을 뽑아내 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으리라.

남궁무애는 천일영의 몸에 손을 올리고 탈제명부음의 원리에 따라 기운을 혈도에 몰아넣었다.

아직은 몸 안에서 떠돌고 있는 기운.

그녀가 손을 한번 움직일 때마다 몸이 요동치듯 움직이고, 끊긴 기도와 혈도에 기운이 스며들었다.

망가진 몸이 서서히 살아났다.

스으윽.

이 각 후.

마지막으로 남궁무애의 기다란 손가락이 혈도가 있는 자리를 짚자, 천일영의 몸에 심한 경련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백유화의 눈이 뒤집혔다.

“공자님의 몸이 왜 이러는 거야! 무슨 짓을 한 거야!”

“괜찮아. 살아난 기도를 통해서 각각의 혈도로 기운이 옮겨지는 과정이야.”

“그렇다면 공자님의 몸이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말이야?”

“응.”

짧게 대답한 남궁무애가 천일영의 몸에서 손을 떼었다.

이것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기묘하게도 공자를 죽이려는 하은월이 만든 무공으로 살아나게 되었다니.’

희한한 일이다.

하은월이 이 사실을 알면 분명 뒷머리를 잡고 쓰러지겠지.

몸이 나았다는 말에 백유화가 천일영의 몸 위로 손을 올렸다.

남궁무애에게 물어볼 것이 많았지만, 지금은 천일영의 맥부터 짚는 게 우선이었다.

‘모든 맥이 정상, 혈도도 정상이다. 기도도 모두 열려 있고 체온도 돌아왔다.’

원래의 천일영의 몸 그대로였다.

날카로웠던 백유화의 눈매가 조금 가라앉았다.

안도의 한숨도 몰려나왔다.

아무런 방도도 없이 이대로 혼수상태가 지속되나 싶었는데.

하지만 이 순간.

의문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백유화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남가은, 너에 관해서 물어볼 게 많다. 특히 공자님을 치료한 무공과 네 정체에 대해서.”

“모두 다 이야기할게. 공자가 깨어나면.”

“섣부른 짓 하거나 도망가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응,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해.”

그 말만을 남기고 남궁무애는 의자에 앉아서 멍한 눈으로 천일영만 바라봤다.

능공허도로 항주까지 날아오고, 기운을 빨아들여 다시 몸에 집어넣는 것까지 했기에.

아니, 그보다는 공자가 잘못될까 봐 노심초사한 탓에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다.

‘그래도 공자가 눈을 뜨는 건 보고 싶네.’

졸린 탓에 눈꺼풀이 자꾸만 내려왔지만.

남궁무애는 백유화와 금채홍과 함께 뜬눈으로 천일영의 곁을 지켰다.

* * *

하루가 꼬박 지나고 밤이슬이 내리는 새벽.

손가락이 잠시 꿈틀거린 이후, 눈꺼풀이 천천히 열렸다.

오랜만에 보는 세상 때문인지 한동안 뿌옇게 보이던 것이 이내 선명해지고, 낯선 천장과 익숙한 냄새에 천일영은 웃음을 지었다.

‘아무래도 살아 있는 모양이군. 약재의 냄새가 가득한 것을 보니 의실인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생각보다 아프거나 하지는 않았다.

분명 혈도를 태우며 상단전을 강제로 열었는데 생각보다 멀쩡한 몸에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순간이었다.

“공자님!”

“정신이 드셨나요? 어디 아프신 데는 없어요? 으엉엉엉.”

백유화와 금채홍이 눈물을 펑펑 흘리며 안겨 들었다.

익숙한 살냄새가 콧가를 스치자 다시 한번 살아 있다는 실감이 들었다.

천일영은 두 사람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무래도 내가 걱정을 시킨 모양이구나.”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시는 줄 알았어요. 흑흑.”

“미안하다. 조금 무리를 했다. 그런데 내가 얼마나 누워 있었던 것이냐.”

그때 남궁무애가 입을 열었다.

“귀주성에서 쓰러진 이후로 오 일째야.”

“가은이? 어째서 네가 여기에 있는 것이냐.”

남궁무애의 얼굴에 어둠이 스쳐 지나갔다.

이제부터 모든 과정을 이야기해야 했다.

그것은 진실을 말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미 공자의 손에 모든 것을 맡기겠다고 마음먹은 지 오래.

남궁무애는 마른 입술을 떼고 그간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야기가 끝난 후에도 탈제명부음을 어찌 알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었다.

남궁무애가 느닷없이 화극여월을 천일영 앞으로 내밀었다.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한 천일영이 고개를 기울이며 남궁무애를 바라보자, 이미 각오를 굳힌 남궁무애의 입술이 열렸다.

“내 이야기를 듣고 이 검으로 나를 베어도 괜찮아. 내가 거짓말을 해 왔으니까.”

“거짓말?”

“나는 남가은이 아니야. 내 본명은 남궁무애. 일백사십칠 년 전에 남궁세가에서 태어나 일백 년 전에 무림맹의 맹주를 했었고, 무림의 역사에서 마지막으로 현경의 경지에 올랐던 게 나야.”

“네가 그 남궁무애라고? 그 말이 맞는다고 하자. 하지만 그것만으로 내가 너를 죽일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천일영은 물론 백유화와 금채홍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반면 남궁무애는 질끈 감은 눈 사이로 눈동자의 떨림을 멈추지 못했다.

마음의 준비를 해 왔는데도 말을 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결국 입을 열었다.

떨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지천번회의 주인이 바로…… 나야. 그간 혈천회를 도와서 일을 해 왔어. 내가 탈제명부음의 원리를 잘 알고 있는 이유야.”

“……!”

‘쿵’ 하고 심장이 떨어지는 느낌에 천일영은 눈을 감았다.

무엇인가 이상하다는 생각은 해 오고 있었다.

‘가은이가 그토록 찾고 있던 지천번회의 주인이라니!’

침묵이 흘렀다.

남궁무애는 여전히 천일영을 향해 내뻗고 있었고, 백유화와 금채홍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로 놀란 채 비명이 터지는 입을 틀어막고 있었다.

반 각의 시간.

그동안 생각에 잠겼던 천일영이 입을 뗐다.

“지천번회의 주인이자 혈천회와 일을 같이해 온 너다. 그러한데 어찌 나를 살린 것이냐. 어째서 위험을 무릅쓰고 귀천명까지 나를 찾아왔고, 정체가 탄로가 날 것을 알면서도 나를 치료했는지 이야기해 다오.”

“공자를 만나고 나서부터 뭔가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게 되었어. 아이들이 아직도 울고 있었고, 나는 세상을 바꾸지 못했지. 그러나 그런 것보다도 공자가 더 소중했어. 내 가장 친한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

후두두둑.

남궁무애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져 내렸다.

하지만 오히려 눈물이 흐른 것에 놀란 것은 남궁무애였다.

얼마 만에 이렇게도 많은 눈물을 흘리는 것일까.

오십 년 만이었다.

지천번회의 삼천 명이 죽고 난 이후 처음이었다.

이제야 속에 담은 이야기를 했다.

그 덕분일까.

마음의 응어리가 풀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되어 가고 있었다.

남궁무애가 갈라진 목소리를 내었다.

“그동안 미안했어. 모든 처분은 공자에게 맡길게.”

“무슨 말을! 처분이라니!”

천일영은 차마 남궁무애에게 검을 들이밀 수 없었다.

그녀가 지천번회든.

혹은 아무리 악인이라고 할지라도 자신의 목숨을 살려 준 사람이다.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삼킨 침이 마른 목을 아프게 타고 넘어갔다.

“혹시 해서 묻는다만, 전에 손주가 죽어서 아는 사람이 금존청을 가져와 같이 마셨었다고 말했었지. 그 손주가 남궁천이었나.”

“응, 맞아.”

뿌득거리는 소리와 함께 이가 악다물어졌다.

‘이 무슨 해괴한 인연이란 말인가!’

오히려 남궁무애에게 죽임을 당해도 할 말이 없는 사람은 자신이 아니던가.

천일영은 남궁무애가 내민 화극여월을 손으로 밀어냈다.

남궁무애가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째서? 내가 지천번회의 주인이고, 하은월과 함께 수많은 사람을 죽여 왔는데 왜 검을 다시 내게 주는 거야.”

“나 역시 네게 뭐라고 할 처지가 아니다. 나 역시 죄인이니.”

“그게 무슨 말? 천마였다는 것 때문에? 그런 거라면 상관없는데.”

“그게…… 아니다. 네 손자인 남궁천을 죽인 것이 바로 나니까. 게다가 남궁세가의 사람들을 사백 명이나 넘게 죽이고 멸문으로 이끈 것도 나니까. 나는 네게 씻을 수 없을 만큼 큰 죄를 저질렀다.”

“……!”

남궁무애가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굳었다.

툭.

천일영을 향해 뻗어 들었던 화극여월이 힘없이 바닥을 향했다.

한동안 생각에 잠겨 있던 남궁무애가 눈물로 가득 젖은 눈으로 천일영을 바라봤다.

“잠시 혼자 있을게.”

“그리하는 게 좋겠구나.”

남궁무애가 밖으로 나가자 백유화와 금채홍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눈치만 보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일이야. 어떻게 이렇게까지 인연이 꼬일 수 있어.’

솔직히 칼부림이 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게 더 신기한 일이었다.

아주 얇은 실로 연결된 것만 같은 팽팽한 긴장감에 백유화와 금채홍은 침을 꿀꺽 삼켰다.

겨우 버티고 있는 끈이 끊어지기라도 하는 날에는 피바다가 될 것 같았으니까.

진정으로 바라건대.

현경과 탈마의 경지에 오른 사람들이 싸우는 틈에 끼는 것만큼은 사양하고 싶은 일이었다.

* * *

바다가 있는 것은 좋았다.

불어오는 해풍을 마주하며 들려오는 파도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현실을 조금쯤 외면할 수 있을 만큼의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았다.

모래사장에 털썩 주저앉은 남궁무애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왜지? 딱히 남궁천이 죽었을 때 슬프지도 않았고, 남궁세가가 멸문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다고 들었을 때도 멀쩡했었는데.’

차라리 괴멸되고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무림세가라는 생각도 했었지 않나.

마음이 아플 이유도 없고, 남궁천이 죽은 이후 그를 추억해 본 적도 없었다.

슬퍼해야 할 일은 하나도 없었다.

손주라고는 해도 남궁천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 본 적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지키고 보호했던 배다른 남동생의 손주라 궁금증이 들어, 멀리 있는 발치에서 한 번 바라본 것이 전부였다.

그때 보았던 남궁천은, 자신이 죽여 버린 아버지라는 착각이 들 만큼이나 똑같은 모습이었다.

소름이 끼쳐 올랐다.

하는 짓까지도 아버지와 다를 바가 없었다.

그래서 다시는 그를 만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었다.

‘이후로는 지천번회의 이름으로 서후량이 남궁천과 모든 일을 해 왔지.’

사실상 남이나 다름없는 사람.

그것은 남궁천뿐만이 아니라 남궁세가의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였다.

‘어차피 내 눈앞에서 죽어 간다 해도 눈 하나 깜빡이지 않을 정도의 사이다. 그런데 왜 내가 이러는 걸까.’

울렁거리는 마음의 이유를 알 수 없어서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고 있었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났을까.

바람이 제법 차가워졌다는 생각이 들 때쯤.

등 뒤에서 느껴지는 사람의 기척에 남궁무애가 말했다.

“생각보다 늦게 왔네.”

“뭐라고 말을 걸어야 할지 몰라서 망설이느라.”

천일영이 매빙화홍주 다섯 병을 들고 남궁무애와 나란히 섰다.

“한잔하지 않겠느냐. 술이라도 마시지 않으면 다음 말이 안 나올 것 같구나.”

“응, 그거 좋은 생각이네.”

털썩.

모래사장에 앉은 두 사람은 말없이 술을 마셨다.

남궁무애나 천일영이나, 둘 다 입을 떼는 것이 무섭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반 시진 동안 다섯 병의 술병을 전부 비우는 동안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마지막 한 잔의 술이 두 사람의 입 안으로 넘어가고, 잔을 내려놓은 남궁무애가 한참을 망설이다 먼저 입을 뗐다.

“남궁천을 죽였다고 말하기 전에 내 목을 베면 됐을 텐데, 왜 굳이 그 말을 한 거야.”

“친구에게 숨기고 싶지 않았다. 또한 너는 나에게 모든 것을 말했는데 어찌 나라고 해서 숨기겠느냐. 네가 나에게 검을 내밀었듯이 나도 네게 검을 내밀어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손해 보는 성격이네.”

“너도 나 같은 거 죽도록 내버려 뒀으면 지천번회의 주인이라는 것을 밝히지 않아도 됐을 텐데, 왜 굳이 네 과거까지 밝혀 가며 나를 살린 것이냐.”

“그냥 내 친구가 죽는 걸 볼 수 없었어. 네가 죽는다고 생각하니까 내가 살아오면서 그것보다 슬픈 일이 없었더라고. 그래서 무조건 너를 살릴 거라고 마음먹었었어.”

“손해 보는 성격이군.”

둘은 모래사장에서 편하게 다리를 쭉 뻗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공감한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남궁무애가 금세 정정했다.

“손해 보는 성격이라기보다는 바보 같지 않아?”

“하하하. 딱 그 말이 맞는구나. 바보다. 너나 나나 둘 다 똑같다.”

“그래, 바보끼리 할 짓은 하나지. 술이나 더 가져와, 바보야.”

“기다려라. 오늘은 죽겠다 싶을 때까지 마셔 보지. 바보 녀석.”

“좋은 생각이네.”

천일영이 술을 가지러 간 사이.

남궁무애는 자신의 어깨를 감쌌다.

‘일가 친족을 모두 죽인 사람 앞에서 웃음을 짓다니. 나 제정신이 아니네. 누가 보고 미친년이라고 손가락질을 해도 할 말이 없어.’

그럼에도 남궁무애는 천일영을 베기 위해 화극여월을 손에 쥐지 않았다.

자신을 뜯어먹던 일가.

아버지처럼 악행을 일삼는 손주와 그의 아들.

남궁천이 무림맹의 맹주라는 이유로 힘든 임무에서 모두 면제받은 채, 다른 구파일방과 오대세가에 모든 것을 떠넘기고 호의호식했던 남궁세가의 사람들.

그리고 소중한 친구.

누구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어찌 대답해야 할까.

‘혈육이라고 해서 무조건 편을 들어 줄 생각은 없어. 내가 너무 냉정한 건가. 이런 점은 슬프게도 아버지랑 똑같네.’

별만 가득 남아 있는 하늘을 바라본 남궁무애가의 눈이 슬픔으로 잠겼다.

미쳤다고 남들은 이야기할지 모르지만.

공자가 자신을 남궁세가라는 망령에서 해방해 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남궁무애는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발목을 움켜쥐고 언제까지나 나락으로 끌어당기던 남궁세가라는 어둠의 사슬이 이제야 끊어져 나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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