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화 〉4 - 나에게 게임은 살인이다 (4/243)



〈 4화 〉4 - 나에게 게임은 살인이다

‍‎‎

무엇을 숨기랴.

나는 이 나라의 여느 남정네라면 대부분이 그러하듯, 게임에 환장하는 진성 게이머  하나였다.

글쎄, 무슨 계기로 게임에 빠지게 됐는지.


그런건 아무런 의미가 없는 법이다. 그냥 재밌으니까 한다. 쾌락에 의미 부여를 하는 짓은 굉장히 멍청한 짓이다.

인간의 존재 이유가 행복 추구에 있다면, 즐거운 것은 그 자체로 인간의 목적과 직결되는 고등 행위인 것이다.

어떻게 사람의 인생을 한 단어로 응축시킬 수 있겠냐만은.


굳이 내 기존의 인생을 짧은 단어로 요약하자면... '겜창'이 잘 어울린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아니, 자랑하는  아니고.


그러니 조금의 여유가 생긴 지금 내 몸이 게임을 향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욕망 추구는 인간의 특권이다. 식욕, 색욕, 수면욕이니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모두 인간이 개념화하고 만들어낸 것 아닌가.

거기에 게임욕이니 하는 새로운 욕구를 만들어 세분화할 수도 있겠지.
나는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합당한 이유로 컴퓨터를 키고 있는 것이다.

혜진양의 컴퓨터는 좋게 말해도 훌륭한 컴퓨터가 아니었다.

굳이 수식할 필요도 느끼지 못하겠으나, 최대한 포장을 하려 하면 '잘 보존된' 정도가 아닐까.

오래된 cpu와 그래픽 카드가 호되게 구르지는 않았는지, 그 연차에도 제법 멀쩡히 굴러가는  보였으나.

태생부터 오래되었다는 한계를 극복할 수준은 아니었다.

기계에게도 의사가 있었다면 아마 진작에 퇴사 신청을 했을 것이다.
물론, 인사 담당이 나로 바뀐 지금 내가 그걸 허용할 일은 없었지만.

당연한 말이지만 최신 게임은 전혀 손댈 엄두가 나지 않은 스펙이다.
최신 게임이라고 해서 모두가 고사양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다 정도라는 게 있지 않은가.

그러니 내 주의는 오래된 게임으로 향했다.


몸이 바뀐 뒤로는 인터넷 검색에도 신경을 곤두세웠던 적이 있었다.
왜, 내가 처음으로 했던 일이 '나'와 내 지인들에게 전화를 돌린 일이지 않았는가.


개중에 내가 알던 번호와 일치하는 것이 없었던 터라, 나는  현상이 단순한 빙의 따위가 아니라 더 고차원적인...
무슨 평행세계로의 이동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내 추측은 일부만 적중했는데, 실제로 내가 알던 세상과는 조금 다른 것들이 눈에 보였다.


이를테면 유명한 대기업의 이름과 로고가 내가 알던 것과 다르다거나.
내가 모르는 유명 연예인이 있고, 내가 아는 유명인의 이름이 보이지 않는, 그런 사소한 차이들.

엄밀히 말하자면 '나'가 살던 세상이 아니기는 했다.

어느 나라의 영토가 비정상적으로 크다거나, 내가 모르는 나라가 세계의 패권을 잡고 있다던가 하는 그런 커다란 차이는 없었다.
그 점이 안심이 되면서도 조금은 어이가 없었다.

나비효과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뭐, 역사가 비틀어져서 2차 전쟁 때 세계가 멸망했느니 뭐니하는 것보다야 비교도 안 되게 멀쩡한 환경이니 배부른 불평에 불과하다는 건 잘 알고 있다.



아무튼 곳곳에 존재하는 사소한 차이들은,  크기가 작음에도 나에게는 꽤나 커다란 감흥을 가져다 줬다.

내가 처한 초현실적인 상황에 대한 재인식이 그  번째요.
그럼, 내가 모르는 명작 게임 따위가 산적해있는  아니야, 라는... 다소 태평한 느낌의 기대감이 두 번째다.


무슨 멍청한 감상이냐는 반론은 받지 않겠다. 피할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은, 때로는 무식하게 느껴질지라도 나름 인생의 진리를 담고 있는 문장이다.


그렇다. 어차피 피하지도 못하는 거, 이왕이면 즐겨야 하지 않겠는가.


###

라고 해도, 게임 목록을 뒤적거리던 내 손은 금방 익숙한 이름을 찾아 검색해버리는 것이었다.


왜... 나이가 있으면 새로운 걸 시도하는 게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진다고들 하지 않나.
지금은 스물둘이긴 하지만.

보수주의자로 낙인찍힐 수도 있는 나를 위해 변호를 하자면, 내가 해보지 못한 웰 메이드 게임이 돌멩이처럼 굴러다니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이름만 다를 뿐 어디서 본 것 같은 그래픽과 스토리 때문에, 부푼 기대를 하고 찾아보다가 실망한 경우가 많았다.

무슨 짝퉁나라에서 진품 찾기도 아니고 이게 뭐하는 짓거리인지.

게다가 모처럼  만하다 싶은 게임을 찾으면, 대게 권장사양에서 컷되고 만다.
혜진양의 고물 컴퓨터는 신식 문물을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폐쇄적이었으니.



이 정도면 내가 게임계의 스테디 셀러를 향해 손을 뻗친 것이 꽤나 합리적으로 느껴지리라 믿는다.

나이트폴 (Knight fall)

내가 아는 것과 동일한 이름을 가진 이 게임은, 이곳에서도 명작의 반열에 등록된 모양이다.

출시가 10년도 더 된 게임이다.

나이트폴은 발매 당시 비교적 투박하게 느껴지는 그래픽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거칠면서도 섬세한 조작감과 전투의 현장감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어낸 수작이다.

여느 게임처럼 화려한 마법과 이펙트가 난무하는 게임도 아니다.
단순히 무기와 무기가 전력으로 맞부딪히는 짜릿함과 적을 베어넘기는 호쾌함, 그것만으로도 낭만을 추구하는 유저들을 불러 모으기에는 충분했다.


중세 전쟁의 로망을 압축했다고 해야 할까.

단순하면서도 응용의 여지가 많은 조작법은 화룡점정이다.
원래 시작은 쉽게, 마스터는 어렵게 만드는 것이 게임에 유저를 오래 머물게 하는 비법이다.
나도 이름난 네임드 유저를  번 썰어보겠다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갈아넣었던지.

당연히 어떤 게임인들 영원히 인기를 끄는 것은 아니다.

 원래 세계에서, 프로 리그까지 만들어지면서 크게 성공한 나이트폴은 10년이 지난 시점에서는 저물어가는 게임이 되었다.

10년도 오래해먹었다고 봐야할 것이다.

초기에 낭만 넘치던 제작자들이  어디로 갔는지, 몇 차례 이어진 대규모 패치에서 크게 죽을  게임이 그렇게 오래 유지될 수 있었던 것도 프로리그의 인기와 초기의 명성 때문이었겠지.

나도 어느 시점부터는 게임을 접고 프로리그 경기만 시청했던 기억이 있다.


이 세계의 나이트폴은 조금 다른  했다.
'ㄴ'만 쳐도 완성되는 자동검색어부터 시작해, 3위권에 포함된 PC방 점유율도 심상치 않다.


원래 미칠듯한 현실성과 고인물들 때문에 절대 PC방 점유율이 높은 만한 게임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이 쪽 세계선에선 낭만 넘치던 제작자들이 끝까지 로망을 펼친 건가?

위키에서 확인한 수많은 확장팩과 e스포츠 리그 현황은 그야말로 절정이었다.

 정도면 정말 확고한 갓겜이다.

몸이 바뀐 뒤로는 처음으로 흥분이  끝까지 차오르는 것을 느낀다.
이 퇴물겜을 전성기의 시점에서 다시 즐길 수 있다고?

 달린 투구에 거대한 츠바이핸더를 양 손으로 들고 당황하는 상대의 머리통을  쪽내던  광전사의 모습이 눈에 훤했다!


나는 다급히 설치를 위해 나이트폴의 홈페이지로 들어갔다. 유저 레벨 만렙에 온갖 칭호와 스킨을 가득 두른 아이디가 없어진 것도 오히려 기껍게 느껴졌다.


1렙부터 시작해 유저들을 썰어 넘기며 랭크를 올리는 건 또 얼마나 짜릿하겠느냐 이 말이다.

이윽고 설치 화면에 들어갔을 때, 누군가 찬물을 끼얹는 것처럼 내 흥분은 팍 하고 가라앉았다.

나이트폴, 수많은 확장팩.


...내가 알던 최소사양이 아니더라.



###

PC방 알바생, 최현우는 지금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힘들었다.
그게 당황 때문인지, 아니면 어떤 설렘인지는 본인도 알 수가 없었으나... 굳이 정하자면 흥분에 가까울 것이다.


다행히 이런 떨림을 느끼는 건 현우 혼자만의 일이 아닌  했다.

손님의 주문에 따라 라면을 끓이는 와중에도 간간히 한 쪽으로 눈길을 보내는 자신의 직장 동료부터 시작해.


랭크전 서치를 멈추고, 한 쪽으로 노골적인 시선을 보내는 고객들도 적지 않았다.

결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기이하고 신기한 일을 바라보고 있다는 그 묘한 동질감이, 그들 사이에서 흐르고 있었다.



불과 한 시간 전의 일이다.

현우가 알바로 일하는 PC방은 동네에서는 꽤나 유명한 축에 속하는 곳이다.

요즘 어느 PC방이 그렇지 않겠냐만은, 최신 장비와 리모델링한 깔끔한 인테리어는 여전히 손님을 불러모으기에는 유효한 옵션인 모양이다.


주간 근무를 하는 현우에게는 많은 손님들을 불러모으는 그
깔끔함이 꺼려질 때도 있었다.

그러나 비교적 높은 임금이라는 훌륭한 직원 복지가 있는 마당에, 불평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을 염치 정도야 현우도 가지고 있었다.


딸랑-

그토록 커다란 PC방이었으니 손님 하나 둘 드나드는 정도는 당연히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어야 했을텐데.


그것도 손님이 누군지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법이다.


카운터에 앉아있던 현우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벨소리가 울린 문으로 향한다.

미인이었다.


창백한 피부는 실내의 옅은 조명 속에서도 하얗게 빛났다. 허리까지 쭉 벋은 검은 생머리와 대비되어 하얀 얼굴이 더욱 부각되는 것 같았다.


꼬리 부분이 살짝 올라간 눈매가 인상적이다. 무표정한 얼굴 탓에, 치켜올라간 눈꼬리는 여성의 인상을 조금 신경질적으로 만들었다.

눈 밑의 음영이 꽤나 짙었다. 그러나 잡티 하나 없는 피부는 제법 색이 진한 다크서클을 오히려 화장의 일종으로 바꾸는  했다.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문을 연 상태로 정지한 여성은 얼굴을 조금 찡그렸다.


생각을 정리하는 듯 잠깐 멈춰섰던 여성은 이내 자리를 찾기 위해 발을 옮겼다.

허리를 꼿꼿하게 세운채로 다리를 뻗는다.

분명  키는 아닌데, 얼굴이 워낙 작은 탓인지 비율이 굉장히 좋았다.

흔해빠진 청바지와 아무런 무늬도 없는 검은색 집업 가디건이 마치 이름난 브랜드의  처럼 느껴졌다.

"와 씨, 방금 봤냐? 화장도 안   같은데 존나 예쁘네."


자리 정리를 마치고 카운터에 들른 다른 아르바이트 동료가 말을 걸어왔다.

그 말에는 현우도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유명한 PC방에 여자 손님 한 둘이 오는 정도야 정말 별 것도 아닌 일에 불과했으나.
저 정도의 미녀가 홀로, 그것도 노메이크업으로 들어오는 건 확실히 보기 드문 일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찡그린 눈매와 퇴폐적인 얼굴이... 무척이나 현우의 스트라이크 존이었다.

최근 PC방은 단순히 컴퓨터를 이용하기 위해 오는 곳이 아니었다.
오히려 주된 수입원이 컴퓨터 이용료가 아니라 각종 음료와 음식들에서 비롯됐으니, PC방 아르바이트는 얕게 나마 온갖 업무에 시달리는 셈이다.


다행스럽게도 휴학 중인 현우의 업무 시간은 주간이었다. 주말에야 사람이 북적거리는 시간 대지만, 평일 오후는 PC방 알바 중에서도 가장 축복받은 시간대인고로.


현우가 자기 취향에 직격인 여성 고객의 동태를 살피기에는 충분한 여유가 있었다는 말이다.

여성은 자리를 찾기 위해 잠시 서성이더니 금방 카운터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이 또한 현우에게는 최적의 시나리오였다. 굳이 청소를 핑계삼아 움직일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어디보자, 17번...

'이혜진'

이름조차 예뻤다.

기록을 보니 신규로 가입한 회원인 모양이다. 역시 그랬다. 현우가 이 시간 대에 알바를 시작한 것도 벌써 한 달이 넘었다.

그 기간동안 저렇게 생긴 여성이 한 번이라도 방문했다면, 그걸 놓쳤을 리가 없었다.

처음 본 여성의 일거수일투족을 훔쳐보는 게 내심 찔리긴 했지만 현우는 당당했다.
이건 대쉬를 위한 선행준비 과정이다. 미래의 여자친구에게 이 정도의 관심을 보내는 것 정도는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현우는 생각보다 양심이 없었다.

이런저런 일은 차치하고 서라도, 여성이 무슨 게임을 할 지는 현우에게 있어서도 초유의 관심사였다.

저렇게 생긴 사람은 무슨 게임을 할까.
역시 여성들이 많이하는 FPS 장르? 아니면 최근 유행한다는 신작 RPG 게임일지도 모른다.

적당한 친분을 유지하는 현우의 여자 대학 동기도 아기자기한 그래픽에 반해 최근 그 게임을 시작했다고 들었다.

아니, 어쩌면 게임을 하러 온  아닐지도 모르지.

집에 프린트기가 없는 대학생들이 종종 인쇄를 위해 PC방에 방문할 때가 있다.
아니면 아이돌 가수의 팬이 티켓팅을 하기 위해 방문하는 경우거나.

현우는 내심 여성이 그런 경우가 아니길 바랬다.
그야, 그런 의도로 PC방에 오는 사람들은 대개 볼 일만 마치고는 떠났으니까.

이런 현우의 고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성은 망설임없이 설치된 클라이언트를 실행했다.

나이트폴.

아니... 나이트폴?

이건 현우의 예측범주에서 벗어나도 한참을 벗어났다. 퇴폐미를 뿜어내는 미인의 손에서 시작된 게임이 나이트폴이라니.

나이트폴이 어떤 게임인가.

나이트폴은 연이어 발표한 대형 확장팩으로 유입을 대폭 늘린 오래된 PVP 특화의 액션게임이었다.

판금 갑옷을 두른 중세 기사들이 방패를 들고 철퇴를 휘두르는, 랜스를 든 중갑기병이 폭주하는 전차처럼 병사들을 짓밟아 부수는.

그리고 그 모든 장면이 아무런 필터 없이 화면으로 출력되는, 그야말로 남성의 로망이 가득한 하드코어 게임.

원래 나이트폴은 대중적인 게임이 아니었다.

중세 전쟁에 환장하는 일부 매니아들이 미칠듯이 호평한 수작이기는 했으나, 이런 게임은 언제나 대중성과는 거리가 먼 법이다.

그러나 나이트폴 출시 5년을 기념해 발표한 대규모 확장팩은 그런 상식을 싸그리 갈아엎었다.

무려 메이지(mage) 클래스를 추가하는 확장팩이었다.



당연히 현실성을 중시하는 기존 유저들의 거대한 반발이 우려되었으나, 놀랍도록 발전한 그래픽과 더불어 현실적인 살육의 현장과 묘하게  어울리는 나이트폴식 메이지 클래스는 그야말로 선풍적인 혁신를 불러 일으켰다.

한국에서 나이트폴이 흥행하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었다. 오죽하면 커뮤니티에서 '메이지유입'이라는 말이 지금도 쓰이고 있을까.

현우도 당연히 나이트폴을 플레이한 경험이 있었다. 그것도 제법 오래한 편이다.


e스포츠로 나이트폴에 일찍 입문한 현우는 대개 커뮤니티에서 '메입(메이지유입)들 쳐내!'를 외치는, 소위 고대틀딱들의 선봉장이었다.


나이트폴에 대한 현우의 애정은 그만큼 컸으니, 여성의 모니터가 익숙한 타이틀 화면을 비추는  보며 당연한 걱정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금방 나갈 것 같은데...'


현우로써는 나름대로 타당한 걱정이었다.
애초에, 이 마초게임에 여성유저가 몇이나 될까.

메이지 확장팩이후로 국민 게임의 반열에 들어섰다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유저들은 남자였다.

유입이 어떻게 되겠는가. 초보자들은 튜토리얼에서 끓는 기름에 튀겨지거나 적 기사의 철퇴에 머리가 깨지기 마련인데.


메이지 클래스를 골라도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나이트폴의 메이지는 쉽게 생각하는 판타지의 마법사와는 달랐다.


아군 유저와 AI병사들의 호위가 없으면, 상대 메이지나 궁병에게 저격당해 단 칼에 목이 날아가는  메이지 클래스다.


이런저런 이유로 여성유저의 수가 극히 드문 나이트폴은 e스포츠가 매우 활성화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리그가 남성리그 규모의 반의 반도 안 될만큼 작았다.


무슨 바람이 불어서 PC방 까지와 나이트폴을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금방 도륙날 뉴비의 모습이 눈에 훤했다.

복잡한 현우의 속내와는 달리, 신규 캐릭터를 커스터마이징하는 여성의 손길에는 거침이 없다.

기본으로 제공하는 뿔 달린 투구와 붉은 페이스 페인팅.
전신을 둘러싸는 묵직한 중갑.
그리고, 사람의 신체와 비교될법한 거대한 크기의 양손검.

대미를 장식할 클래스 특성, 버서커(Berserker).

절단날 유입을 걱정하는 현우의 속내와는 다르게.

자신의 분신이  광전사를 제작하는 여성의 손은... 그야말로 흥분에 가득 차 있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