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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화 〉11 - 불씨는 생각보다 크게 번진다 (11/243)



〈 11화 〉11 - 불씨는 생각보다 크게 번진다

노르드와 함께한 스벅의 방송은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아니, 그 정도의 임팩트를 이렇게 단순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인터넷 방송 플랫폼에서 1,2위를 다투는 저스틴이다. 유동 시청자들을 제외하고 항시 상주하는, 소위 '저수'라고 불리는 콘크리트 시청자만 해도 그 수가 엄청났다.

그런 저스틴에 존재하는 수백 가지가 넘는 게임 방송 카테고리 중에서도 나이트폴은 항상 1위를 다투는 인기 방송이었으니.

스벅의 방송이 잠깐이나마 가장 많은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그 성공을 보여주는 명확한 지표라고  수 있겠다.

최고 시청자 16,000명.
방송인 스벅으로서도 겪어본 적이 없는 어마어마한 숫자다.

나이트폴은 안 그래도 직접 플레이하는 유저보다 개인 방송이나 프로리그를 즐겨보는 시청자가 많은 게임이다.

랭크를 올라갈수록 티어 간 실력의 장벽이 확연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반면 직관적이고 현장감 넘치는 전투는 제 3자의 눈에서 지켜볼 때 최고의 재미를 선사했다.

따라서 직접 피로감을 느끼며 게임을 플레이하기 보다 랭커들의 플레이를 보는 걸로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런 특성 상, 나이트폴 커뮤니티는 필연적으로 프로 선수와 네임드 방송인들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질 않았으니.

폭발적인 시청자 수를 기록했던 스벅과 노르드의 우연한 합방은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는 최대의 이슈로 불타오를 수밖에 없던 것이다.

<쓰좆방송나온 츠바이 누구임>
ㅈㄴ잘하던데
여자가 그정도면 프로 선수아님? 여자리그는 안봐서 모르겠다

ㅇㅇ:쓰벅새끼 일대일로 학살한거 가지고 프로ㅇㅈㄹ ㅋㅋㅋㅋㅋ
-ㅇㅇ:쓰벅 일대일은 쫌침. 전에 갤에서 어그로끌던 새끼랑 결전해서 다 이기던데
-ㅇㅇ:그건 그새끼가 못한거고
-ㅇㅇ:걔 룩1이었음
-ㅇㅇ:느금마

이민식*:나 이민식이 정한 왕이 될 여자임
-ㅇㅇ:나갤 호감고닉  민 식
-ㅇㅇ:좆비비는거 개역겹네

나랑야스하자*:노르드눈나...목소리 너무좋아...나 밟아줬으면좋겠어...
-ㅇㅇ:이런새끼 밴못하냐?
-ㅇㅇ:차단해 병신아

<스벅방송에 나타난 여성유저 Nord11전적>
전 시즌 기록없음
현재랭크 비숍2. 17전 17승 0패. mmr보니까 사실상 룩인듯

세팅은 특성만 조금씩다름. 무기 츠바이에 갑빠는 중갑 국민셋에서 살짝 경량화한듯

특성은 버서커 고정에 나머지는 상황마다 돌려쓰는 느낌임. 재생기반 안찍고 아예 공특 올인한 미친 빌드도 있음.

전적이랑 KDA보면 스머프도 그냥 스머프가 아님.
수많은 프로들 전적을 관음한 필자의 경험으로 봤을때 최소 퀸임

ㅇㅇ:미쳤네 양학러라도 17연승은 씹ㅋㅋ

ㅇㅇ:여자맞냐? 걍 여자목소리 흉내내는 보추새끼아님?
-ㅇㅇ:쓰벅 다시보기가서  들어보셈 무조건 여자임

삐까소*:아니 세 번째 게임 특성뭐냐?? 재생특 하나도없이 아수라찍었네 체력관리 어케함
-ㅇㅇ:쓰벅 상대로 랭크전 한거보니까 체젠 필요없어보이긴함 타점 죄다 흘리던데?
-ㅇㅇ:ㅅㅂ 입나하고있네
-ㅇㅇ:진정한 남자는 체젠따위 들지않는다
-ㅇㅇ:여잔데?

거북선인*:아 씨발 부캐키우다 만난 새끼가 얘였네
-ㅇㅇ:ㄹㅇ? 어땠음
-거북선인*:균형찍은 거북이세팅으로 갔는데 1분도 못버티고 스태빨려서 뒤짐 존나잘함
-ㅇㅇ:그건님이 못한거같은데요
-거북선인*:내본캐 룩2야 씨발아

<꼬추새끼들 여자보고 환장하는거 역겹네ㅋㅋ>
뭔 현실합방해서 얼굴보여주는것도 아니고
목소리 한번 들려주니까 발정해서 달려드는거봐라ㅋ
니들이 그래서 여친이 없는거임ㅇㅇ

애초에 스벅이 컨셉 랭크전하다가 우연히 만난게 말이되냐?
그냥 누가봐도 몸팔아서 스벅인기 빨아보려는 빨대 창녀같은데 ㅋㅋ
거기 빨려주는 수준 진짜 역하다 ㅉㅉ

ㅇㅇ:네다씹(네 다음 씹돼지년이라는 뜻~ㅎ)
-ㅇㅇ:어휴 뇌에도 좆이달렸나 생각을 못하네 ㅋㅋ

네네키미*:빨대는 지랄ㅋㅋ 시청자수 뻥튀기시켜주는 빨대봤음? 스벅 평청차 5천 정도인데 뭔
-ㅇㅇ:원래 돼지년은 논리없음

ㅇㅇ:열등감터지는 소리 여까지들리네 씻고 잠이나 자셈
-ㅇㅇ:꼬추들 팩트를 얘기해도 반박을 못해ㅠ

냥냥코로*:우리 노르드언니 욕하지마세요
-ㅇㅇ:냥냥이도 거르는 돼지 ㄷㄷ
-ㅇㅇ:냥냥이도 노드좌 지지해~

<나 랭크에서 노드좌만남>
참고로 난 본캐 룩2임
거북세팅하고 부캐 랭크돌리는데 비숍3쯤에서 노드좌 만남

원래 츠바이가 말똥에서 존나보이다가 비숍으로 넘어오면서 잘 안보이거든 ㅇㅇ
비숍찍고 츠바이만난게 처음이라  인상적이었음

양검으로는 대방패 못뚫으니까 당연히 앞에서 개김.
대놓고 차징해오길래 포기했나 싶어서 카운터 박았지. 근데 타점 흘려서 걍 넘기더라

여기서 좀 싸했음 누가봐도 유도한것같아서

 다음부터 강공격이랑 태클로 이지선다 존나 거는데 씨발 진짜 토할뻔함 심리전 다 진듯
이게 나도 어지간하면 페이크모션까지 보고 가드할지 정하는데 페이크를 존나 엇박자로 넣어

그러다 스태 다 빨리고 뒤짐 ㅇㅇ 뒤지고 조금 있으니까 아군도 다 노드좌한테 뒤지더라
거의 20분 게임한듯?

ㅇㅇ:그럼 최소 퀸이냐?
-거북선인*:최소 퀸이고 퀸에서도  치는 편일듯. 나도 시즌 최고랭 룩1이라 퀸좀 만나봤는데 저정도는 아니었음
-ㅇㅇ:아니 최소  상위권이면 걍 여자 1등인데?

이민식*:노드좌가 아니라 노르드좌다. 다음번에도 노드좌라 부른다면 나 이민식이 처단한다.
-ㅇㅇ:나갤 호감고닉 이 민 
-ㅁㅁ12:이새끼 로갓하고 유동으로 지가 댓글다는거맞지?
-거북선인*:민식이는 아직도 이러고 다니네

ㅇㅇ:원래 방패심리전 방패가 유리하지않음?
-ㅇㅇ:동티어면 그렇지
-거북선인*: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노드좌는 아니더라고

토끼발총총:부럽다 나도 노드눈나한테 죽고싶어

그렇다. 커뮤니티는 갑작스레 나타난 Nord11이라는 의문의 여성유저에 대한 화제로 불타올랐다.

공격적이고 리스크를 신경쓰지 않는 플레이 스타일, 츠바이핸더와 버서커 특성이라는 개성적인 캐릭터 세팅, 프로 선수를 연상시킬 정도로 뛰어난 실력.

각각의 항목을 때놓고 보면 그렇게 특별하지는 않았다. 한두 개를 더해도 이 정도의 관심을 끌만한 유저는 아니었다.

그러나 저 독특한 개성이 오로지 한 명의 유저에게 모두 포함되어 있다면.

게다가 그 유저가 나이트폴에서 드물디 드문 여성 유저라면... 반응은 폭발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성 유저의 절대적인 수가 부족한 탓에, 대중적이라 평가받는 나이트폴 프로 리그도 여성 리그의 규모는 매우 작은 편이었다.

애초에 여성 유저 중에서 킹 랭크에 도달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는 추세다.
여성리그를 표현하는 단어 중에 이중적인 의미가 담긴 '퀸즈 리그'가 있었으니 말할 필요도 없는 셈이다.

여왕들의 리그란 달리 말하자면 왕이 없는 리그인 것이다.

현실이 그렇다 보니, 스벅의 방송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준 노르드에 대한 주목도는 매우 높았다.

세간의 관심은 마치 건조한 가을 산에 번진 불길처럼 어마어마한 속도로 규모를 키워 간다.

그러나 정작, 주목의 대상이 된 당사자는 지금 간만에 찾아온 단잠에 취해 평온한 휴식을 취하고 있었으니.

그야말로 태풍 속의 고요였다.

##


수면은 확실이 인간의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모양이다.

영어권에서 아침인사가 굿 모닝인 이유를 알겠다. 기분 좋은 아침이라니, 이 얼마나 훌륭한 격려인가.

사실 몸이 바뀐 이후로 내 잠 자리는 편할 날이 없었다. 적어도 내게 있어 밤은 머리가 가장 활발히 돌아가는 시간이었으니까.

밤이 가져오는 어둠과 침묵 때문에 그랬다.
캄캄한 밤, 조용히 침대에 누워 어두운 천장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내 머릿속은 또 쓸데없는 잡념으로 가득 차오르는 것이다.

그러니 편히 숙면을 취할 수 있을리가.

그런고로, 별 걱정 없이 편히 잠든 어젯밤은 내게 꽤나 귀중한 휴식이었다.
과연 이게 게임의 효과인가. 어지간한  보다 뚜렷한 효능이다.

기초 체력이 부족한 탓인지 게임 몇 시간에 쉽게 지치는 몸도 지금은 고마웠다. 운동도 안 하고 지쳐서 편히 잠들 수 있는 체력이라니.

당분간 수면제는 복용하지 않아도 될 듯 싶다.

"끄응~."

침대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켰다. 시계는 오전 아홉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알람도 없이 이른 아침에 일어난 모양이다.

일찍 일어나야 할 필요는 전혀 없었지만 기분이 좋았다. 이것만으로도 왠지 모르게 보람찬 하루를 시작한 것 같달까.

기분도 좋으니 오늘은 아침부터 챙겨 먹어도 좋을 것 같다. 원래 아침을 든든히 먹어야 하루를 제대로 보낼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오늘은 시리얼로 떼우지 말아야겠다.

요리는 뭘로 할까. 찌개는 한 번 끓이면 내일까지 먹어야 할 판이니 일단 거르자.
한 끼를 묵직하게 해결할 수 있는게...

아, 볶음밥을 하면 되겠다.

난 그렇게 볶음밥 재료를 생각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세안을 시작했다.

볶음밥은 만들기가 편해서 내가 예전부터 즐겨 먹는 음식이었다. 굳이 재료를 따로 준비할 필요도 없다.
냉장고를 열어 종류를 가리지 않고 대충 남아있는 재료를 털어넣고 기름에 가열하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가열 과정을  번 거쳐야 하니 익혀야 되는 재료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다.

오늘은 계란과 참치를 사용하면 되겠다.

사실 냉장고에 식재료라고 할 법한 재료가 계란밖에 없었다. 워낙 입이 짧으니 마트에서도 재료 고르는  망설이게 되더라.
잘못 고르면 먹지도 못하고 버리게 될 것 같아서.

그런 점에서 계란은 부담감이 적었다. 조리방법이 다양해서 얼마나 많이 있든 결국 다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계란은... 두 개만 넣자.

재료가 간단하니 볶음밥을 완성하는 것도 금방이었다.

결코 훌륭한 외형은 아니었으나 맛은 기가 막히더라.

푹 자서 개운한 몸, 방금 씻어 상쾌한 정신, 만족스러울 정도로 적당한 포만감까지.

시작부터 깔끔하고 기분 좋게 시작하는 하루다.

오늘은 운수가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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