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9화 〉 69 ­ 톡 쏘는 맛 (69/243)

〈 69화 〉 69 ­ 톡 쏘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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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술. 담배는 안 피고 술은 좋아해요. 요즘도... 아니, 아니다. 최근엔 거의 안 마셨네요."

[공백뭐임?]

[딱봐도 주정뱅이임ㅇㅇ 지금도 술냄새남]

[이게,,, 여자의 이미지관리,,,?]

[관리할게 있음? 이미 또라이인거 다아는데]

[센세 언제 술먹방 한번?]

[캠을 안키는데 무슨 술먹방이야 텐련아]

[근데 칼고때는 왜....]

[칼고는 울고있다... 당한게 많기 때문이다...]

[아직도 그 공지가 잊혀지질 않습니다]

"그때는 조금 예외적인 상황이죠. 아침에 개를 마주쳤으니까."

[??? 뭔 개소리야]

[본인이 하는 소리도 개소리라는거지]

[왈왈! 왈왈!]

[선생님은 예쁜 목소리로 짖으시네요.]

[술은 뭐 좋아하심?? 뭔가 칵테일이 어울리는뎅 ㅋ]

[편의점 4캔맥이 국룰이지]

"술이요? 가리는 건 아닌데 집에서 마실 땐 무조건 빨뚜에요. 이게 또 빨두가 가진 참맛이 있기 때문에."

[빨뚜...? ㅅㅂ 어떤련이 혼술로 빨뚜를쳐마셔]

[어떤 삶을 살고계신겁니까]

[씹게이련들이나 맥주마시는거지 ㅋㅋ 뭘좀아네]

[아니 빨간 건 좀;]

[그거 한병까면 훅가던데... 센세 주량이?]

[매칭이 안되도 너무 안되네ㅋㅋㅋㅋㅋ]

"주량은 자리에 따라 변하는 거죠. 혼자 마실 때면 아무래도 빨리 들어가니까... 한 병 선에서 정리되는 느낌이네요. 저번에 집자님하고 마실 때는 많이 들어갔는데."

[????]

[누구랑 뭘해?]

[노르드는... 아가 아니야... 모르는 남자랑 술마시는... 노르드는... 이제 어른이야...]

[원래 아가아니야 ㅂㅅ년아]

[뭐야 편집자 직접 만남??]

[술맨날먹는거 맞잖아]

[그런 썰을 풀어주셔야죠 선생님]

[나도 오늘부터 영상편집 공부한다]

[편집자는 노르드 얼굴 본거야? 이름 아는거야? 인사도 나눈거야? 손도 만진거야? 냄새도 맡은거야? 억울해서못참겠어 노르드는내가먼저좋아했는데내가먼저후원도하고구독도했는데노튜브댓글도달았는데]

"으음. 별로 재밌는 얘기가 아니라서."

[아니씹 참치복음밥쳐먹은것보단 재밌겠죠]

[캬아아아아악]

[흥분들 하지말고 그런갑다해~]

[깝치지마 씹새들아 방종각만들지말고]

"고기가 맛있더라구요. 아, 맞다. 어... 조만간 엘튜브에 결승전 개인화면이 올라갈 예정이에요. 많은 시청 바랍니다."

[말돌리지말고 편집자랑 술마신썰]

[오 드뎌 결승전]

[넘어가주지마 미개한새끼들아]

[도배꼬라지봐라ㅋㅋㅋㅋ 채팅창관리좀해]

소통은 어렵지 않구나.

역시 뭐든지 시작하기 전이 문제였다. 아무리 힘들어보이는 일도 막상 부딪히고 보면 제법 할만한 경우가 많은 법이다.

쉬지 않고 올라가는 채팅 사이로 그나마 생산적인 질문을 캐치하면 됐다. 한 번 입이 트이니 말문이 막히지는 않았다. 눈 앞에 사람이 있는게 아니라서 그런가.

사실 그것보다는 난잡한 채팅창이 더 문제였다. 안하던 소통을 한다는 소문이 어디선가 나돌았던 모양이다. 게임을 하고 있지 않는데도 시청자가 많았다. 하나 둘, 차단을 하는게 무성한 숲에서 가지를 쳐내는 느낌이다. 이건 답이 없겠군.

저런 건 완전히 해결하려고 마음을 먹으면 오히려 지는 것이다. 어차피 일시적으로 모여든 분탕들일게 뻔했다. 도배하고, 치고받고 싸우고, 스트리머를 욕하는 난잡한 채팅창. 그 속에서도 질문을 던져오는 시청자들이 있었으니. 난장판이 따로 없었다.

이젠 과도하게 도배하는 시청자를 욕하며 지들끼리 싸우는 단계에 이르렀다. 참고하기 위해 시청한 다른 스트리머들의 방송은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뭐가 문제일까.

완전히 방임주의로 나서도 부작용은 생기는 모양이다. 하기야 채팅창이 저런 식이면 평범하게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 불편할 만도 했다. 게임을 할 때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던 부분이다. 그야, 나는 채팅창을 거의 안 봤으니까.

음, 방송을 오래 하려면 채팅창의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말을 들었던 것 같다. 아마 스벅이 했던 말이었나. 그게 이제야 좀 이해가 갔다. 계속 도배 채팅을 차단하는 것도 일이었다.

관리자가 있어야 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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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랑 키, 몸무게... 아까부터 도배 열심히 하시네요. 그게 왜 궁금한거야.

32세. 178에 63이에요. 응, 거짓말이 아니라... 채팅 좀 치지 말아주세요. 너무 빠르게 올라가서 읽기가 힘들어. 아, 도배한 친구 찾았다. 너 채팅 관리자 할래요? 활동력이 좋네."》

영상 클립이다. 방송 우측 상단, 후원으로 재생된 영상은 온통 검은 화면이었다. 오늘만 몇 번째로 보는 광경인지. 조곤조곤한 말이 끝나자 영상 속 좌측에서 올라가던 채팅창이 움직임을 멈췄다. 과도한 채팅 입력으로 과부하가 걸린 것 같았다.

《"어, 컴퓨터가 멈추려고 그래요. 채팅이 너무 빨라서. 우리 모두가 쓰는 공간이니까 조금만 배려의 마음을 가져보는 게 어떨까요.

응... 멈추질 않네. 그럼 컴퓨터가 멈추기 전에 방종을 하겠습니다. 다음에 봅시다. 저컴에 공지 쓸 테니까 확"》

클립은 거기서 끝이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방송이 꺼진 모양이다. 그녀는 슬쩍 자신의 채팅창을 바라봤다. 웃음을 나타내는 초성이 가득했다. 오늘, 노르드의 클립을 후원으로 받을 때면 항상 저런 반응이 나왔다.

저딴 게 뭐가 재밌다고.

속마음을 감추고, 그녀는 웃음을 머금었다.

"와, 저러고 진짜 방종하신거에요? 방종 아티스트시다. 저번엔 나이트폴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끄셨잖아요. 너무 재밌네요."

[노르드님 개웃김ㅋㅋㅋㅋ]

[컨셉이 아니라 진짜같어ㅋㅋ]

[그거 엘튜브에도 있어요. 조회수 되게 잘나오던데]

[킹찍고 칼고한테 호스팅 때린게 ㄹㅇ임]

[우나밍도 합방한번?]

[듀오하면 개꿀잼일듯]

슬쩍, 가라앉으려는 입꼬리를 억지로 당겼다.

노르드, 노르드, 또 노르드.

벌써 며칠 째인가. 최근 수금 시간엔 매번 노르드의 영상이 후원으로 들어왔다. 나이트폴에서의 슈퍼 플레이 장면, 대회 개인 화면을 담은 엘튜브 영상, 칼고와의 합방 영상, 저런 시답잖은 소통 방송까지. 불과 몇 달 전 등장한 주제에 이미 저스틴에서 화제의 중심이었다.

대회. 아마 저결 대회 우승이 기점이었다. 그 전에는 이 정도로 관심이 많지는 않았었는데.

우나밍은 고개를 저었다. 방송을 위해 올려 묶은 머리의 꼬랑지가 뒷덜미를 간지럽혔다. 여자면서 저 정도로 게임을 잘하는데, 이제서야 개인 방송에 기어나온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캠도 안 킨 주제에 무슨.

목소리를 타고났다는 게 아니꼬웠다. 저 목소리 뒤에 숨겨진 모습이 어떨 줄 알고 이렇게나 빨아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저게 나타나기 전까지, 저스틴에서 나이트폴을 제일 잘하던 여성 스트리머는 바로 자신이었는데.

쌓인 후원의 재생을 잠시 멈춰둔 그녀가 입을 열었다.

"노르드님이 이번에 칼고님하고 같이 킹 찍으셨죠? 지금 루나님이 퀸이셨나. 그럼 킹 중에 여성 유저가 노르드님 한 명 뿐이잖아요. 대박이네요, 진짜. 프로 데뷔 하셨음 좋겠다."

[ㄹㅇ 대회에서 무상도 이겼는데]

[이번에 무상이 인터뷰로 극찬했음 잘한다고ㅋㅋ]

[진짜 왜 프로 안하지]

[아니 근데 여자 킹이라는게 말이되나.. 흠]

[본캐 안밝히는 것도 그렇고 솔직히 손캠까봐야지 ㅋ]

"음, 저도 듀오 컨텐츠 생각하고 있어요. 시즌 말이니까, 킹은 힘들어도 점수는 더 올려봐야죠. 파피루스 오빠한테 말해놔서 아마 이번 주 중에 할 거 같아요."

[오 굳]

[파우듀오 좋다]

[파피루스님 지금 몇등이지]

[500대였던걸로 기억하는디]

[점수 올려서 킹 가시죠]

[노르드님한테 연락해보는 거 어떰?]

여기서도 노르드를 찾는다.

인터넷 방송인한테 캐릭터라는 건 매우 중요했다. 다른 방송과 차별되는, 자신만의 고유한 특징. 그게 무엇이든 상관 없이 고유하다는 건 장기가 될 수 있었다.

우나밍에게는 그게 나이트폴이었다. 게임에 대한 재능. 대부분의 일반 유저들은 기웃거리기도 힘든 퀸 랭크를 시즌마다 달성하는 실력이다. 거기에 여자라는 점이 더해지면 그건 스트리머 우나밍의 특별한 개성으로 변했다. '실력파 여성 게임 스트리머'라는 건 그리 쉽게 찾을 수 있는 요소가 아니었으므로.

전문 여캠 방송과 비교하면 다소 밀리는 감이 있었지만, 나름 준수한 외모가 방점을 찍었다. 그녀는 자신감을 가지고 방송을 시작했다. 성공하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그 확신은 현실로 이루어졌다. 저스틴에서 방송을 켠지 이 년이 조금 넘은 지금, 우나밍의 방송은 평청자 이천 명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 정도면 훌륭한 성공이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아직 부족했다.

"그럼 다음 영상 볼게요. 아, 퀸나밍님~ 만 원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쪽!"

노르드를 볼 때마다 속에서 끓어오르는 이 감정을 그녀는 단어로 표현할 수 없었다. 아마 질투 내지는 열등감이라는 이름이 가장 가까울 테지만, 그걸 인정하는 건 수치에 가까웠으니까.

감정을 속으로 삭이며 리액션을 이어나갔다. 아무튼, 돈벌이에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 노르드라는 인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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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밍이="" 오늘="" 화장이="" 짙네=""/>

저스틴 최고 나창답게 짙은 화장 하고왔네ㅋㅋㅋㅋ

요즘 좀 벌이가 시원찮나봐 ㅎ

노르드가 자기 시청자 다 먹어치워서 경각심이 좀 생긴듯ㅋㅋ

ㅇㅇ:노르드가 게임도잘해, 캐릭터도있어, 지는 광탈한 대회 우승도해 ㅋㅋㅋㅋ 대체 앞서는게뭐냐?

­ㅇㅇ:빨통이 있는데 왜

­ㅇㅇ:그거면 됐지ㅋ

ㅇㅇ:노르드 영도 올때마다 은근 얼굴 굳어지는거 봄? 뱀심하나는 저스틴 최고수준이다ㅋㅋㅋ

­ㅇㅇ:조만간 칼고한테 꼬리흔들러갈듯. 듀오해서 조회수 빨아먹으려고ㅋㅋ

ㅇㅇ:모니터 밖에서 씹돼지년일지도 모르는 노르드보단 우리 나밍이가 낫지 ㅎ

­ㅇㅇ:ㄹㅇ 나갤 씹련들 얼굴도 모르는 노르드 빠는거보면 어이가 없음 ㅋㅋ

<노르드 이년="" 아직="" 신상안털렸냐?=""/>

시청자 몇천명 냅두고 방종 지좆대로하냐

이거 보는 육수련들은 대단하다ㅋㅋ 얼굴도 안깐 듀라한년 좋다고 빨아제끼고

저결대회든 뭐든 지 남친이 한건지 누가아냐? ㅋㅋ

이년 방송왜케 빨리 큰거냐 진짜

ㅇㅇ:저결대회 우승하고 나갤 갤주 등극

­ㅇㅇ:나갤에선 신상 떡밥안굴러감?

­ㅇㅇ:억떡 굴리는 병신들은 여기밖에 없어

­ㅇㅇ:뭔 억떡ㅋㅋㅋ 얼굴까면 무조건 떡상인데 안까는 이유? 당연히 씹돼지년이니까지

­ㅇㅇ:봐라. 여기 다 있잖아

ㅇㅇ:겜 재밌게 잘하잖아

­ㅇㅇ:아니다에요 이딴년보느니 나밍이방송본다에요

­ㅇㅇ:창녀단이었네 ㅋ

<병신들 바로="" 컷당했네ㅋ=""/>

누가 노르드 저챗켰다고 중계달려서

긁으려고 채팅창 도배했던새끼들ㅋ 개무시하고 바로 방종해버리네ㅋㅋㅋ

역병처럼 스트리머 찾아가서 속 긁다가 폐기처분해버리는 병신새끼들ㅋㅋ 나가 뒤져라 걍

ㅇㅇ:응 너도 똑같아~

ㅇㅇ:방종시키는게 목적이었는데 ㅋ 노르드 육수냐? 걍 꺼져

­ㅇㅇ:방종하니까 분탕질 못해서 할일잃은련이ㅋㅋ

ㅇㅇ:얘는 왜케 화가남? 커뮤니티하는 새끼들은 다 똑같은데

<편집자랑 술마셨으면=""/>

보나마나 편집자한테 대주는걸로월급대신했겠네 ㅎ

엘튜브 성장세 미쳤던데ㅋㅋ 편집자 부럽다~

이런거 보면 그냥 씹돼지련은 아닌듯ㅎ

ㅇㅇ:진짜 창조적인 쓰레기네

ㅇㅇ:어휴 씨발 노르드 방송 반응 궁금해서 보러왔다가 그냥 나간다 존나 음습한 새끼들밖에 없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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