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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6화 〉 106 ­ 터지는 소리는 의외로 작다 (106/243)

〈 106화 〉 106 ­ 터지는 소리는 의외로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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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벅 뒤풀이썰="" 실화냐????=""/>

씨발 룸 들어오자마자 스트리머들 죄다 벙쪘대잖아

센세 ㄹㅇ 병약미소녀인거임? 방송 그지랄로하면서 현실은 청순가련 여대생이었던거임? 나이트폴 쓉고인물 광전사가 아니라 공듀였던거임? 킹이아니라 퀸이었던거임???

또라이몽:진정해 병신아;

­노르드발닦개:어떻게 진정을해 ㅅㅂ 신상철저히 감추고 방송했던 인간이 뒤풀이에 참가를했다는데 지금스벅이 얼굴묘사할듯말듯하면서 간을 보고 있자나진짜쓰레기같은새기가지금

­나랑달:맛탱이가 가버렸네

진지개:방장이 청순가련 여대생이면 뭐가 바뀌냐? 방송은 그냥 평소처럼할텐데 왜케 호들갑이야

­DefoSSS:바뀌긴하지... 그 플레이스타일에 이쁘기까지하면 예수대신 찬양할 생각있다. 노­멘.

검방커신:이 글보고 쪼망에서 스벅 방송으로 갈아탔는데 이새끼 후원 눈치보면서 간보는거 오지네 ㅅㅂ ㅋㅋㅋㅋ 존나 약오름

<정작 방장은="" 방송키지도="" 않았음ㅋㅋ=""/>

여기는 똘주년 폭탄발언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 불타고있는데 이 텐련은 지금 어디서 뭘하길래 아직도 방송을 안키고 있는걸까요

혹시 숙취를 핑계로 오늘 방송을 안키려는 생각인건 아닐까요?? 지금 불타는 자기 게시판을 보면서 흡족히 병나발을 불고있는건 아닐까요??

쉽련아 방송켜!!!!

아이도:응 신경도 안쓰고 집에서 뒹굴거리고 있을거뻔함 ㅅㄱ

꺆뀨륚띠:제발 방송켜줬으면 좋겠네요... 피셔맨 해도 좋으니까

­저수지낚시하는노르드:ㄹㅇㅋㅋ

­마나도롱뇽:그건 아님 씨발 낚첩들아

화살한방울:이분이 핑계같은거 대면서 휴방할리가 없잖아요. 할거면 그냥 하지.

<여캠본적 없는데="" 육수끓인다는게="" 뭔지="" 알겠다=""/>

이런거였구나.

씨발 뒤풀이 나간거 별것도 아닌데 아무말도 없이 갔다왔다고 생각하니까 기분 개같네ㅋㅋ 진짜 뭐지?

이거 노르드한테 당한거맞지? 횽냐들 나 가스라이팅인가 뭔가 당한거지?

냥냥코로:과몰입하지마

­서윗각설:냥냥이한테 이런 소리 들을 정도면 ㄹㅇ 정신차려야됨

­dowonein77:인간터렛이냐? 이런 글 보면 무조건 이새기 댓글달려있네;

노칼영원해:응ㅋㅋ 노르드는 칼고꺼야~ 애초부터 니꺼였던적없어~

­냥냥코로:뒤져

<근데 님들="" 왜불탐?=""/>

방장이 말도 안하고 뒤풀이나간게 님들하고 무슨 상관임?

혹시 본인이 노르드 남친?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인건 아니지? 무슨 연예인 극성 빠순이련도 아니고ㅋ

노르드 방송 실력파 간지 빌드 플레이어라서 보는 거잖아. 뭐 뒤풀이 나가서 남자 스트리머랑 웃고 떠들고 술도 같이 마시고 그러다가 스킨십도 나누고 그럴수도 있는거지ㅋㅋ 뭐남친만날수도있는거고그러다가갈데까지갈수도있는거고그러치머그렇다고일개시청자나부랭이가뭐라고할수도없는노릇이짘ㅋ근데왜이거가지고불타는건지이해할수가없넼무슨지들이뭐라도되는줄아나진짴

노르드발닦개:아 이건좀

냥냥코로:쉼호흡해

antlr98:어지럽네요...

네네키미:와 씨발 이게 심연인가?

<방장방송켰다 당장ㄱ=""/>

ㅈㄱㄴ

filters659:이왜진?

칙촉촉칙촉촉칙:초코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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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저녁이었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은 본래 오래가지 못하는 법이다. 그러나 뒤풀이에 참가한 스트리머들이 시간 차로 장작을 더해준 덕분에, 일찍 점화된 불씨는 꺼질 줄을 모르고 불타오르는 중이었다.

막상 불씨를 옮겨붙이는 시청자들은 노르드가 등장하리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다.

노르드가 방송을 시작한지도 이제 몇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간 시청자들에게도 경험이 쌓인 것이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노르드라는 스트리머를 지켜보면서, 그 인간이 일반적인 방송인과는 궤를 달리한다는 사실을 깨달아버린지 오래였다.

이런 난리에 해명을 한답시고 나타날 인간이 아니었다. 때문에 이런 무분별한 불 지피기는 사실 목적 없는 분노 표출이나 다를 바 없었다. 더 자세한 썰을 풀라고 채팅창에서 난동을 부리면, 당황해서 말을 더듬는 스트리머의 찰진 리액션을 바라보는 재미도 있었다. 주로 쪼망의 방송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그러니까, 그렇게 소소한 재미를 얻어갈 무렵에.

노르드가 방송을 시작했다는 알람이 울려퍼진건,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차분한 방송.

[??]

[]

[노르드가 방송을 켰어...나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 그치만 방송은 보고 죽게 해주세요...]

[해 명 해 명 해 명 해 명 해 명 해 명 해 명 해]

[]

[노르드님 면제 병약미소녀인거 사실인가요? 캠키고 해명부탁드립니다. 해명안하면 여드름곰보존못인줄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다리가 혹시 스벅돌쇠해빙기칼고댈런을 말하는거였나요]

[캠켜! 해명해!!]

난리였다.

불규칙적인 방송 시간 때문에, 노르드가 방송을 시작할 때면 매번 눈물을 흘리는 이모티콘이 올라오고는 했다. 시청자들 나름대로 반가움을 표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오늘은 눈물 이모티콘을 묻어버릴 정도의 강렬한 화력이 함께했다.

저컴 게시판과 커뮤니티, 다른 스트리머의 방송에서 한창 활개치던 시청자들이 합류하면서 벌어진 난장판이다. 삽시간에 부풀어 오른 시청자 수와 함께 방송 시작부터 채팅창이 미어터졌다.

생소한 느낌은 아니었다. 첫 방송부터 손캠 방송에 이르기까지. 애초에 평탄함과는 거리가 멀었던 방송인 탓이다.

그걸 노골적으로 주장하듯, 방송을 시작한 당사자는 아직까지도 별다른 멘트가 없었다.

탁, 탁, 탁.

마이크는 켜져있던 모양이다. 정적인 방송에서 마우스를 클릭하는 소리만 선명하게 울려퍼졌다. 방송 설정을 만지는지, 소리가 들릴 때마다 방송 화면이 몇 번이나 교차됐다. 검은 화면과 방송 준비 화면을 넘나든 화면은 곧 밋밋한 푸른 색의 바탕화면을 송출했다.

화면 우측, 기본 설정으로 띄워둔 채팅창만 무서운 속도로 올라가는 것이 평온한 바탕화면과 대비를 이뤘다. 축소된 채팅창이 도배 채팅으로 한번에 밀려나는 모습은 역동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한량 님이="" 1,000원="" 후원!=""/>

­벙어리년아 말을 좀 해봐ㅋㅋ 시청자들 모였는데 방송 진행을 안하네

언제나 그렇듯, 인파가 몰려드는 곳에는 분탕들이 함께였다.

다소 거친 후원 문구에 대한 격렬한 반응으로 채팅창은 또 다시 울렁거렸다. 관리자가 없기로 유명한 채팅창이, 땔감을 얻어 맹렬히 불타는 모습은 꽤나 볼만한 광경이었다. 방송과 관련이 없는 제 삼자의 입장이라는 전제하에서는 그랬다.

더 이상은 두고 보지 못했던 것일까.

여태 조용히 방송 설정을 만지던 노르드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좋네요."

[?]

[좋은날씨(쪄죽음)]

[썰이나풀어 ㅁ1친련아]

[노하하하하하]

[센세 제발 이 씨불놈들 쳐내게 완장좀주세요ㅠㅠ]

느닷없는 인사말에 열렬한 성원이 돌아왔다.

"으음. 날씨가 좋아서 그런가 다들 활발하시네. 무슨 일 있나요? 잘 모르겠는데."

평이한 어조는 정말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천연덕스럽게 질문을 던져왔다. 그 가증스러운 태도에 분노를 표출하면서도, 일부 시청자는 성실히 상황 설명을 하고 나섰다. 해명하라는 다소 의아한 마침표가 붙은 설명문이었다.

"아, 뒤풀이요. 다들 참가하시는데 저 혼자 빠질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참가했는데. 음, 공지? 그게 왜 필요할까요."

분명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었음에도, 시청자와 노르드 사이에 묘한 간극이 느껴지는 주고 받음이었다.

그도 그랬다.

실상 시청자들이 원하는 '해명'은 왜 말도 없이 뒤풀이에 참가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아니었다. 무차별적인 폭동은 사실 다른 스트리머들에게 그랬듯 우리한테도 얼굴을 공개해달라는 눈물 겨운 칭얼거림에 불과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노르드는 표면 상으로는 성실히 시청자들의 질문에 대답했다. 하나같이 속이 빈 공허한 답변이었다. 그렇게 노르드와 채팅 사이에 몇 번인가 의미 없는 랠리가 이어졌다.

그걸 견디지 못했는지 후원 TTS의 탁한 목소리가 랠리를 끊고 치고 들어왔다.

<노르드발닦개 님이="" 10,000원="" 후원!=""/>

­아이 씨이벌 됐으니까 뒤풀이 썰이나 풀어주세요 노래방 같이간거 사실인가요? 나 현기증날 거 같아

"후원 감사합니다. 뒤풀이 썰... 다른 스트리머분들이 다 하지 않았나요? 아­. 그냥 듣고 싶다고."

부지런히 채팅을 올린 몇몇 시청자들의 노력이 결실을 이룬 모양이다. 모여든 시청자 무리 중 대다수가 궁금해하는 내용이기도 했다.

노르드를 위해서인지, 앞서 뒤풀이 썰을 풀어낸 다른 스트리머들은 상세한 외모 묘사를 피하는 모습이었다. 노르드에게 오렌지를 받아먹은 이야기를 이십 분 가까이 풀어낸 쪼망을 제외하고서도 그랬다.

시청자를 약올리듯 완급 조절을 하며 이야기를 풀었던 스벅이 남긴, '겁나 예쁨' 정도가 노르드에 대한 설명의 전부였다. 그 감질맛나는 설명이 시청자들을 더욱 불태운 땔감이 되기도 했던 것이다. 당사자의 입에서는 어떤 말이 나올지 궁금할 만도 했다.

마우스 포인터가 화면 이리저리를 서성였다. 느닷없는 침묵에 마우스의 움직임을 쫓던 시청자들이 그게 별을 그리고 있다는 걸 눈치챘을 즈음이었다. 때마침 노르드가 입을 열었다.

"와인이 좋았어요. 경황이 없어서 라벨을 보지 못한 게 조금 아쉽네요. 목넘김이 특히 괜찮았는데, 기름진 음식하고 잘 어울리는 걸 보면 아마 식당에서 맞춤으로 추천해준 게 아닌가 싶어요. 혀에 적당히 떫은 맛이 남는 게 개인적으로는 더 마음에 들어서... 음. 다시 생각나네."

꿀꺽­

탁.

마이크 너머로 컵을 내려놓는 소리가 들렸다.

"호프집 맥주도 나쁘지 않았어요. 특별한 맛은 아니었는데, 거기 기본 안주가 괜찮더라고. 햇땅콩인거 같던데. 땅콩, 땅콩이 맛있었지..."

<미친년아 님이="" 1,000원="" 후원!=""/>

­아니 장난해? 누가 님 술쳐먹은거 평가듣고싶댔냐구요

"...아. 과일 안주는 오렌지가 맛있었어요."

시청자들이 관중석에 있었다면, 숫제 돌을 던졌을 분위기였다.

그 와중에도 노르드의 마우스는 태연히 몇몇 채팅을 드래그하고 넘어갔다. 과한 욕설이 담긴 채팅을 밴하는 것이 아니다. 빠르게 지나가는 채팅들 사이로 질문거리를 집어내는 과정이었다. 풀어내는 이야기는 전혀 쌩뚱맞은 것을 꺼냈으면서, 이렇게 열심히 소통하는 시늉을 보이는 것이다.

마치, 일부러 도발을 하는 것처럼.

인파에 따라 모여든 분탕들과 기존 시청자들이 하나되어 불을 피우기 시작했다. 인터넷 방송 채팅창에서 보기 힘든 단결력에 감탄이 나올 지경이었다.

"아­ 알았어요. 스트리머분들 만난 감상같은 걸 원하는 거죠? 다른 분들이 다 하셨을까봐 일부러 다른 얘기한 거예요."

그제서야 열기가 식어갈 기미를 보였다. 노르드는 다시 입을 다물더니, 또 한번 마우스로 별을 그렸다. 그게 마치 데이터를 불러오는 로딩 과정처럼 느껴졌다.

돌연 허공을 맴돌던 마우스가 브라우저를 실행했다. 의문을 표하는 채팅들이 올라오는 가운데, 주소창을 클릭한 노르드는 묵묵히 타자를 입력했다.

'지뢰찾기.com'이라는 의문의 주소였다.

클래식한 회색 테두리 창, 한 가운데에서 존재감을 발하는 스마일.

물음표로 가득한 채팅창 사이사이로 '또뢰찾기'라는 생소한 단어와 함께 육두문자가 섞여들었다.

"그냥 말하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 지뢰찾기하면서 할게요. 지뢰터지면 방종하는 걸로."

뒷말로 덧붙인 '스릴있게'는 대부분의 시청자들의 귀에 닿지 않았다. 그전에 채팅을 치기 시작한 손이 바쁘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잠깐 사이 밀도 높게 입력된 채팅들로 인해 방송이 버벅거리며 멈춰섰다.

노르드는 아무렇지 않은 듯 회색 창의 우측 상단을 클릭했다. 클릭한 지점을 중심으로, 숫자로 이루어진 테두리가 귀퉁이를 장식했다.

"으음, 스트리머분들 첫인상부터 천천히 말해볼까요? 처음엔 돌주님이 제일 눈에 들어왔던 것 같아요. 제가 예약한 식당에 마지막으로 도착했거든요. 룸 형식으로 된 식당이었는데, 방 안에 들어서자마자 노란 머리가 눈에 보여서."

보는 입장에선 아찔하게 빠른 속도로 깃발이 꽂혔다. 회색 도트에 작은 깃발 하나가 찍히는 게 뭐라고, 노르드의 말처럼 스릴을 느끼는 시청자가 나타날 정도였다. '2' 옆의 회색 도트를 클릭하고 넘어간 노르드가 말을 이었다.

"돌주님은 한결같으세요. 팀 연습 때 보여주셨던 모습 그대로여서 놀랐습니다. 댈런님이랑 사이가 좋으시더라고요. 방송처럼."

연이어 깃발을 꽂아가던 마우스가 멈춰섰다. 단서가 부족해 선택이 필요한 지점이었다. 잠깐의 망설임 끝에 마우스를 클릭한 순간, 빨간 글자의 '3'이 튀어나왔다. 화면 중단의 스마일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그 다음은... 어, 누가 제일 궁금하신가요? 아­ 칼고님."

생각에 빠졌는지, 지뢰 탐지를 망설이는 마우스.

"칼고님은 실물이 낫더라고. 근데 미간을 너무 자주 찌푸리는 거 같아요. 노래방 밖에서 아이스크림 먹을 때도 얼굴 굳히고 먹던데. 아, 맞다. 손수건 돌려줘야 되는데."

다시. 선택의 순간이다.

미지정 구역에서 잠깐을 헤멘 마우스가 이내 마음을 굳히고 땅을 밟았다. 아무런 효과음도 없이, 검은 지뢰가 회색 창 곳곳에서 튀어나왔다. 천천히 시간 초를 헤아리던 타이머가 동작을 멈췄다. 실실 웃고 있던 스마일의 입꼬리가 땅으로 추락하는 것까지, 누군가에겐 나름대로 극적인 연출이었다.

적어도 방송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에겐 그랬다.

"터졌네요."

어떠한 감탄사도 없이 노르드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이었다. 방송을 시작하고 건낸 인삿말과 같은 어조였다.

오늘 방송의 마지막 멘트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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