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화 〉마녀의 카페 (5/303)



〈 5화 〉마녀의 카페

 날은 가게가 꽤나 선선했다.
손님이 없는 건 둘째 치고
로드원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뭔가 일을 시켰던가 생각해봐도 그런걸 시킨 기억은 없다.


아침이 조금 지나면 가게문을 박차듯이 열고 마르커스가 찾아온다.
오늘은 꽤나 멀끔한 차림이었다.


"좋은 아침이오!"

"아, 네. 어서오세요."


"어제 봤던 로봇은 없나보오?"


"그러게요. 집을 나갔네요.
오늘은 뭘로 드시겠어요?"

"헬라레소지. 난 그것만 마신다네.
대장간의 열기가 생각나서 말이지.
물론, 이제 내 열기는  사그라진 건지도 모르지만."


"그런가요."

마르커스는 테이블에 기대서
찬찬히 생각하다가 한숨을 쉰다.


"무슨  있으세요?"


"아, 그래보이나?
이거 미안하게 되었소.
다른게 아니라 이번에 페마르 가격이 치솟아서 말이지.
재료를 구하고는 싶은데 주문만 밀려있다오."

"페마르요?"


마르커스가 이를 까득 갈았다.
그의 수염이 왠지 더 말라보인다.
그가 깍지낀 손을 메만지며 말했다.

"아라카스트에서 나는 가연성 물질이지.
불을 붙이면 연기가 피어오르고 주변으로 꾸준히
은은한 향기와 함께 환각을 일으키는데,
약 1시간 정도 지나면 단단하게 굳어서
철이나 합금으로도 깨기 어려운 강도가 되지."

"마약이군요?"


"그렇게 보고 수입을 규제하는 국가도 있다고는 하던데.
자세히는 나도 잘 모르겠소. 마약 용도로 수입하는게 아니라서.
아라카스트에선 그걸 선조들이 물려준 성스러운 것이라고 하더군.
그 페마르는 경도가 높아서 기계를 만들 때 쓰곤 한다오."


"그러면 국내에서는 수입이 허가되었나요?"

"암. 물론이지. 다만 아라카스트에서
단가를 확 높여버렸다는게 문제라오.
기존에도 500g에 6델이라는 무시 못 할 가격을 내걸었었는데
이제는 10델은 받아야겠다고 하는 모양이오."

나는 그에게 커피를 내밀었다.
그는 착잡한 표정으로 커피를 받아들고
 모금 작게 홀짝이며 중얼거렸다.

"역시 자네의 커피는 참 진정이 된다니까."


"감사합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가게 문을 열고 체헤게가 돌아온다.

[어디 다녀오시나.]

[산책을 좀 했지.]


[어딜 그 몸으로 돌아다닌거지?]

[그냥 이 주변. 간단히 가게 주위도 쓸고 왔으니까 진정해.]


[청소한 김에 가서 데니스는 뭐하는지 좀 보고 와.]

[하인이  기분이구만.]


[비슷해.]

체헤게는 문을 다시 열고 나간다.
마르커스는 코트에 손을 가져간다.
안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드는 그에게


"금연구역이에요."

라고 말해주면 마르커스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나가서 피우고 오지. 커피는 자리에 둘 테니 치우지 말아주시게."

"그러세요."


마르커스는 한숨을 내뱉으며 가게 밖으로 나가서는
가게 옆에서 담배를 피운다.
목조 건물이라 불이라도 붙으면 난처해서 감시를 하고 있었다.
카운터에서 슬쩍 턱을 괴고 바라보면서
물이나 마시면서 그를 기다린다.
강한 소재를 필요로 하는 건 기술자로서 당연한 것인가.

기다리면 그가 담배를 바닥에 지져 끄고 돌아온다.
담배 냄새가 옅게 섞였지만 기름 냄새에 묻혀서
그리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실례했소. 이야기를 계속하면, 페마르라는건 아라카스트에서 자라는
붉은 참나무의 뿌리요. 잎은 말려서 차로 끓이고, 열매는 요리로 쓴다는군.
그런데  나무가 아라카스트 외에는 자라지를 않소.
더욱이 이 종의 국외 반출도 엄격히 금지되지.
덕분에 비싼 돈을 들여서라도 그들에게서 사야한단말이오."

"그들?"


"엘프놈들 말이오.
아라카스트는 엘프의 국가요.
국민이 100% 엘프지. 자연을 사랑한다고 말은 하지만
그게 자연을 사랑하는 건지 아니면 돈을 사랑하는 건지,
나는  모르겠소."

"엘프가 기어이 밖으로 나왔군요."

"기어이? 그건 무슨 의미인가?"

"엘프가 숨어살던 때가 있었으니까요.
그 당시에만 하더라도 엘프도 환상의 존재였죠."

"나는 그런건  모르지만 어째 경험 해  것처럼 들린단 말이지.
자네는 대체 뭘 하는 사람인가? 대장간은 모르는데 독학으로 기술을 배우고,
페마르도 모르면서 엘프는 알고있고."


"그냥, 그런 일이 있다고만 알아주세요."

"비밀이 많구만. 뭐, 작은 마을에서 그런걸 일일이 따져 뭐하겠는가.
나는 자네가 마음에 드니까 말이지. 여하튼 아라카스트에서는
매년 한정된 수량의 페마르를 수출하오.
자신들의 가치를 너무 잘 알고 있는게지.
사람과 거래하기보다 더 어려워서 말이야."

"페마르... 그거 태우면 푸른 연기가 나오나요?"


"아, 그렇소. 어떻게 알고 계신가?"


"느낌이 와서요. 그거라면 정말 비싸게 팔 수밖에 없겠네요.
 멍청이들이... 정말 더러운 엘프로군요."


내가 아는 엘프는 그런 참나무같은걸 키우지 않았다.
선조들의 유산을 받드는 그런 종족인건 사실이다.
그게 전통이었다고 했으니까. 그들은 수명이 아주 길다.
수천년을 산다고 전해지는 종족이니까 적어도 보편적인 인간보다는 훨씬 말이다.
그런 엘프가 죽게되면 엘프는 몸 안에서 푸른 구슬이 나온다.
굳이 배를 가르지 않으면 있는지도 모를 구슬이지만
엘프가 임종을 맞이하면 어머니의 제단이라고 하는 성지를 찾아가는데,
그곳의 침대에 누워 나뭇잎에 둘러쌓인채로 잠자는 듯이 죽음을 맞이한다고 했다.
그러면 그 잎이 빛난 후에는 엘프가 있던 자리에 엘프 대신 푸른 빛의 구슬만이 남는다고 했다.
그러면 엘프들은 그 구슬을 엘프의 혼이라고 여기며 제단에 올린다.
그게 엘프들을 지켜줄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 구슬은 주먹만한 크기에, 푸른 연기를 아지랑이처럼 흩날리며
영롱한 푸른 빛을 낸다. 내가 이걸 알고있는 이유는
과거 엘프의 숲에서 도망쳐나온 나이든 엘프가 내 오두막에 들렀기 때문이다.
내가 이전에 살던 산 속 오두막은 엘프의 국경지대에서 페세티아 대륙으로 넘어오기 전
마주하는 거대한 이리아스 산맥의 끝자락 중턱이었다. 과거의 엘프라면 산을 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현대의 엘프는 점자 자연의 품에서 자라던 과거를 잊어 문명화가 되어가고 있다고 했다.
나는 그녀를 숨겨주고 그녀에게서 식물에 대해 배웠다.
그녀는 그 당시에 존재하던 나이든 엘프였기 때문이다.

당시에 식물학을 공부하고 이를 주술과 포션 제조에 응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었던 나는
그녀를 상당히 극진하게 대접했다. 상당히 정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상당히 가까운 사이였다.
그녀는 거의 3년을 나와 함께 살았다. 덕분에 외롭지는 않았으나
나도 그녀도 서로 필요 이상으로 접근하거나 친해지려고 하지 않았다.
그건 아마도 서로에게 그게 부담으로 남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는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뜨지 않았다.
잠에 들어 곧게 누운 그녀는 죽은 거라고 생각할 수 없는 평안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를 향해 쓴 것으로 보이는 쪽지가 놓여 있었는데 그건 자신이 죽으면
부디 어머니의 제단으로 시체를 안치해 달라는 것이었다.
당연하지만 어머니의 제단은 성지였고 외부인을 들여보내줄 만큼 엘프는 어리석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사후 오두막 앞 내가 만든 작은 돌무덤에 안치되었다.
그런 그녀가 쫒긴 이유가 바로 그 구슬을 실수로 떨어뜨려 부쉈기 때문이다.
그녀의 이름은 끝내 들을 수 없었다. 대신 들은 것이 엘프의 이야기였지만,
그때 당시에는 이게 큰 의미가 없었다. 단지 식물학이 중요할 뿐이었으니까.
페마르라고 불리는 나무에 뭘 했는지는 모른다. 나는 아라카스트의 붉은 참나무를 모르니까.
그러나 그 푸른 연기라면 대충  것도 같았다. 어쩐지 고개가 숙여졌다. 그 이름모를 엘프의 기억인지,
아니면 시간이 흐르고 전통을 포기한 엘프의 변화 때문인지. 영원한 것은 없는거라고 생각하지만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도 존재한다. 한 생명을 끝낼 정도로 더 없이 지켜오던 걸
이제와서 돈에 눈이 멀어 어긴다는게 내게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걸 비난할 자격은 내게 없었다.
나라고 뭘 잘해서 여기서 카페를 하는건 아니니까.


"자네, 뭔가 알고있구만?"


"아뇨, 신경쓰지 마세요. 별 일 아니에요.
그나저나, 페마르 말인데요.
경도나 강도만 튼튼한 물건이면 뭐라도 괜찮은건가요?"

"아니, 그것만이라면 다른 소재가 있으니까 대체 가능하오.
페마르는 나무일세. 절연체지. 게다가 한번 태워놓으면 성질이 변해  번은 타지 않소.
무게도 가벼우면서 물에 뜨지. 게다가 저항이 강한데 타지 않아,
효율은 좋지 않지만 발광성도 있소. 그런데도  강도와 경도로 버텨내니까
대체가 불가능한 물질이라고 평가받는거요.
자네도 이정도 이야기하면 알겠지만,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
나는 절연성이 있고, 타지 않으면서 가볍고 튼튼한게 필요한걸세."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나는 주방  연구실로 들어가서 재료를 조합했다.
철에 마그네슘과 알루미늄, 프로테늄을 섞었다.

"귀한건데... 아깝긴 하지만 손님 유치를 위해서니까, 이정도는 좀 쓸까."


프로테늄은 밀도가 워낙에 낮아서 물에 던져두면 뜨는 금속이다.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강도가 생각보다 높은 편이라서 합금에 섞으면
부력을 크게 높여준다. 또한 마력 반응성이 높은 편이다.

프로테늄을 섞은 합금은 아무래도 강도가 부족해 약품처리를 해서 강도를 높인 후에
기본적인 강화 마법을   걸어준 뒤에 전기 저항의 주술을 걸었다.
가벼운 건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무거운 건 아니니까 괜찮지 않으려나.
그렇게 생각하며 주먹만한 합금을 만들어서 나왔다.


연금술사들 사이에서는 네프렌틸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거기에 강화마법을 떡칠해서 전기저항을 더해준 상태인데
전기저항 주술은 도시 하나 분량의 고압전류를 갖다 박지 않는 이상
어지간해선 영구지속이니까.

마르커스에게 내밀었다.

"선물로 드릴게요. 앞으로 자주 오세요."


"이건 뭔가?"

"네프렌틸이라고 하는 금속입니다.
전기저항이 높고 튼튼하고, 타지않고, 이정도면 가볍죠?
열 전도율은 아무래도 높은 편입니다. 금속이라서."

"이런건  적이 없는데..."


"합금이니까요. 귀한건데, 지금 저는 가지고 있어봐야 쓸 일이 없어서.
그냥 고객 유치겸 드리는 겁니다."


"이런 귀한걸... 도시에서는 이런 것도 파는겐가?
아직도 배울게 많군. 이런건 얼마나 하는게요? 내 사례하지."


"그거 이제 만들 수 있는 기술자도  없을걸요.
페마르만큼은 아니어도 쓸만할 거에요."

"고맙소, 자네는 정말 기술자로서 믿을 수 없는 수준의 기예를 보이고있소.
진심으로 존경하네. 정말 대장간을 모른단 말인가... 에리아. 자네는 대체 어디 출신인가?"

"저도  모르겠네요..."

기억이 없으니까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연금술사 연합에 소속되기도 했고
저주받은 교단이나 마법 연구회 같은 곳에도 가입은 했는데
결국 그 단체가 지금 싸그리 사라져서 소속을 밝히기도 애매해졌다.


"이런걸 받다니 참 기쁘구만. 아, 그렇지. 자네라면 내 언제든 기꺼이 도구를 만들어주지.
이제는 내 실력이 자네보다 좋은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네. 기분 좋은 분함이구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야. 이 콜린으로 오고  이후에 다시 이런 기분을 느낄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네. 정말 자네는... 후... 대단하구만 에리아..."

그는 주머니를 뒤적이다가 둥그런 회중시계같은 것을 꺼냈다.


"받게."


"이게 뭐죠?"

"그건 오래된 유물같은 것이지. 지금은 그 안에 나침반이 있다네.
그렇지만 고장난 것 처럼 한 곳을 가리키질 않아.
시시각각 빙글빙글 돌고있소. 나는 그 도구의 용도를 연구했지만
결국 알아내지 못했다네. 자네라면 알아내 줄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를,
걸어봐도 괜찮겠는가?"

열어본 나침반은 단순한 N/S극 대신
바늘이 한 쪽인 형태였는데 내부가 매우 정교하게
조립되어서 함부로 건드리기도 두려울 정도로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 것 같았다.
작은 글씨로 뭐라고 적혀있는데 마모되어 잘 보이지 않았다.

"고맙습니다. 잘 간직할게요."


"나보다  위대한 기술자에게 주려고 벼르던 것이네.
자네에게 갔으니  녀석도 만족하겠지."

"이거 말인데, 직접  볼 생각은 안하셨나요?"


"뭔지 모르는 거니까. 굳이 도전하기가 겁이나서 말이야.
지금은 도전보다는 안정이 편해져버렸소.
손에 가진게 좀 생겨버린게지."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손을 들여다보았다.
검은 기름때가 묻어 투박한 손이었다.
그는 말없이 가만히 두 손을 바라보며
어딘가 슬픈 눈으로 내게 물었다.

"가끔은 자네를 보면서 내가 살아온건 뭐였는지
그런 고민을 하곤 하오.
 인생은 대장간에서 벼려져
사회에 나오기까지 14년을 지냈지.
그런데, 자네를 보면 가끔 그 노력은 무엇이었는지
알수없는 회의감이 들곤 하네.
그 끝에 보이는 것이 두려움인지 부러움인지,
아니면 이제와서는 닿을 수 없을 목표인지.
그런 생각이 들어서 두렵단 말이오..."

"그 인생에 값어치가 없다고 여기지 마세요.
저는 독학한 만큼의 기술일 뿐이고,
마르커스씨는 그걸로 엄연히 삶을 일구고 살아가고 계세요.
그 인생은 14년간 달궈지고 떼지면서 벼려진 거, 아시잖아요.
그 투박한 삶은 누군가는 엄두도 못 낼 만큼 단단해져 있으니까요.
오늘의 픽을 하나 추천해 드리죠. 입맛에 맞으실지는 모르지만."

정신 안정계 포션을 기반으로 한 음료는 허브티와 같은 향을 낸다.
여기에 꿀 한스푼, 따뜻한 물과 민트잎 한장.
 섞어주면 은은한 노란 빛깔을 띈다.

"드세요. RIC-9호에요."

"RIC-9호? 별난 이름이구만."


"돈은 안받을게요. 드세요."

"자네한테는 여러모로 받기만 하는 것 같소.
그래, 카페란 이런 공간이지. 아주 여기에 정착할 생각인가?"

"일단은 그렇기는 한데, 언젠가  떠날 날이 있겠죠."

마르커스는 잔을 기울여 한 모금 마시고 미소지었다.

"부드러워. 그리고 향긋하군. 처음에는 살짝 과하다 싶기는 했는데
음,  취향은 조금 더 스파이스가 있는 편이지만, 이런것도 나쁘진 않군.
은은하게 퍼지는 느낌이 있는데 무슨 허브인가?"

"캐모마일에 자스민을 섞은 베이스에 이것저것 넣은겁니다."


그 이것저것은 알려드릴  없지만.
원래 진정효과가 있는 허브이기 때문에 증폭제와 매개로 쓸 포션을 잔뜩 넣어서
물에 타지 않은 상태로 마시면 불면증 치료제로도  만큼 긴장이 풀려버린다.
거기에 전체적으로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기분을 고양시킬 약초를 넣었다.
말린 태베말 씨앗을 갈아서 볶은 가루를 달여 내린 물인데, 방식은 커피랑 대충 비슷하다.
테베말 씨앗은 옅은 단맛이 나고 코를 간질이는 시원한 향이 난다.


마르커스는 한  편안해진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흥분해서 미안하오. 나도 참 바보같은 짓을 했소.
헛소릴 받아줘서 고맙소.
그나저나  카페는  독특한 곳 같단 말이지.
이런 음료수는 처음 마셔보오.
저번에 데니스가 이곳에서 기웃거리는 것도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아이가 어쩌면 제일 먼저 여길 찾아온 거잖소?"

"이제 데니스도 곧 있으면 올거에요. 그럴 시간이거든요."

"그래, 그럼  아이에게 음료를 대접해주고 싶은데,
여기에 음료값 포함해서 14페킷을 두고 가지.
4페킷은 커피값으로, 남은 10 페킷은 데니스에게 내가 음료를 사겠다고 전해주시게."


"그렇게 하죠."

씀씀이가 커진 모양이다.
 입장에서는 손해볼 일이 전혀 없으므로 수긍했다.
마르커스는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내게 묻는다.


"밤에는 호프로 운영한다고 했나?"


"네. 그래봐야 자리가 적어서 분위기는 그닥 안 뜰지도 모르지만요.
그래도 일단 술을 팔기는 해요."


"퇴근하고 오지. 자네랑은 커피 말고도 술을 마셔보고 싶으니 말이지."

"업무중에는  안마셔요."


"여하튼, 나중에 다시 오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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