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1화 〉남은 것
우리가 상황을 정리하고 밖으로 나오면 이미 사막이었던 공간도 상당히 많이 변해있었다.
여기저기 쳐박힌 화산탄이 모래속에 반쯤 고개를 묻고 있었고
하늘은 상당히 잿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다섯명의 기술자들은 동료의 사체를 겨우 양 손에 한 구씩 들쳐업고 나왔다.
"단 한 명의 동료도 두고 갈 수 없고, 단 하나의 희생도 허투루 해서는 안되오.
우리 기수에서 이 일을 잊을 수도 없지. 나는 좋은 지도자도 아니었고,
그대들에게 마지막까지 부탁만을 남기는 좋은 친구도 아니었네.
내 억지를 들어줄 수 있겠는가?"
르미에르의 말에 기술자들은 허덕이면서도 고개를 끄덕인다.
그들은 몇 번이나 지하로 내려갔다 올라오기를 반복하며 죽은 동료들을 끌어올렸다.
"상당히 보기 좋은 광경이군요."
에스트로가 가만히 서서 그렇게 말했다.
"그런 말도 하는 사람이었어?"
"왜? 내가 말하니까 어색해?"
"음... 조금?"
"나쁜 놈은 맞지만 그렇게 쓰레기는 아냐."
"그 말을 대장간에서도 할 수 있을까."
"가 봐야 알겠지."
돌아가기 위해 타고 왔던 광차를 바라보면 이교도들의 짓인지
이미 다 찌그러져 박살나 있었다. 타고 돌아갈 수도 없어 보인다.
"하아... 큰일이오... 동료들이 너무 많이 지쳤소."
"저도 쉬고가자고 하고 싶은데 대장간은 어떤 상황인지 모르잖아요.
더 빨리 가야 할 것 같아요."
"크윽... 알겠소..."
우리가 대장간에 도착한 것은 두시간이 훌쩍 지나서였다.
노을이 붉게 지는 위로 어둑한 화산재가 대장간을 덮고 있었고
그곳에서 흐르는 핏물과 불타오르는 건물, 그리고 사방에서 들리는 곡소리.
말 그대로 지옥과도 같은 광경이었다.
그 가운데 오직 테팔레스 화산만이 자신은 모른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서 있었다.
"장...장로님을 뵈러 가야 하오... 같이...가 주시오..."
르미에르가 떨리는 손을 내게 내밀며 말했다.
남은 네 명의 기술자들은 각자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 집으로 달려갔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장로의 집무실로 날 안내했다.
내가 그를 뒤따르자 에스트로가 말했다.
"아무래도 그 자는 조금 마주하기 껄끄러워. 먼저 숙소에서 쉬고 있을게."
"그래... 그럼 그럴래?"
"고마워."
그는 옆에서 녹아내리듯 사르륵 사라졌다.
르미에르는 그 모습을 보고 질린다는 듯 몸을 떨었다.
장로의 집무실에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포진해있었다.
"무슨 일이오?"
그 안에서 울고있던 것은 아돌퍼스였다.
"아돌퍼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르미에르님... 소미에르님을 따라 그들의 아지트에 갔었습니다.
동료들이 하나둘 말라죽어가는 것을 보고... 두려워서 저 혼자 도망쳤습니다..."
"그래,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세. 장로님, 장로님께서는 무사하신가?"
"장로님께서는 기술자들을 지키시다가 총에 맞으셨습니다...
그 몸으로 피신하지 않으시고 기술자들의 대피를 지휘하시다가
날아오는 화산탄에 맞으셔서 후두부에 출혈이 상당합니다.
숨만 겨우 붙어 계십니다만... 언제 돌아가셔도 이상하지 않답니다...."
"그분이... 말인가..."
"그뿐만이 아닙니다. 헤세리티님께서도 몰려오는 이교도의 총에 맞아 의식을 잃으셨습니다..."
"그렇다는건 대장간에도 그들이 습격을 강행했다는 의미인가?"
"예, 성연께서 피해를 최소화해 주셨지만,
그럼에도 성연께서 계시지 않은 곳은 모두 피해가 심각하고,
성연께서도 현재 마력탈진으로 쓰러져 계십니다..."
"장로님을 만나야겠네. 나와주게."
아돌퍼스는 자리를 물렀다.
문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던 르미에르는 손잡이를 잡아 열었다.
앓는 신음소리. 그리고 그 가운데에 누운 헤세리티.
네버브레이크가 꾸준히 옆에서 붕대를 갈아주고 있었다.
도토크도 그 옆에 누워는 있었으나 왠지 어색한 공기가 흘렀다.
"장로님은... 어디...."
르미에르는 말을 잇지 못했다.
네버브레이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이미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헤세리티의 옷에 잔뜩 배어있는 피와 조용한 이들,
니더들이 달라붙어 간호중인 것은 헤세리티 뿐이다.
"설마..."
"....."
"아니라고 해주게..."
"미안하네...."
르미에르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무너져내리는 것 같았다.
무릎을 꿇고 조용히 울고 있었다.
"이곳은... 끝인가..."
"이제... 기록을 가지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할 걸세... 르미에르...
날 도와줄 수 있나...? 분명 장로께서도 이렇게 대장간의 맥이 끊기는 것을 원치는 않으시리라 생각하네."
"그렇겠지..."
나는 그들이 조용히 이야기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섰다.
방 문을 조용히 닫고 물러서면 방 밖에서 조용히 울던 아돌퍼스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자네... 생명을 다룬다고 하지 않았나...?"
"그랬어요."
"부탁하네... 장로님을 살려주게... 정말 염치없다는건 알고 있지만...
부탁하네! 대장간은 그분이 유지하고 계셨다네! 대장간이 자네에게 소홀했음을 아네!
하지만.... 장로님은 아니었잖은가... 그분은 정말 자네에게 최선을 다해주시지 않으셨나...
부정한자라고 불렀던걸 대신 사과하네. 대장간이 자네를 모욕했던 것도 사과하네...
그러니 제발 기회를 주게."
"알겠습니다..."
"가능...한가...?"
"마침... 적당한 재료가 있었으니까요."
아돌퍼스는 꿀꺽 소리가 나게 침을 삼킨다.
"제가, 알아서 할게요..."
"그래, 믿겠네..."
아돌퍼스는 그렇게 말하고 달려갔다.
나도 썩 내키는 일은 아니었다.
생각이 정리되지도 않았다.
체헤게를 수리하고 돌아가기 위해 잠깐 들른 장소에 불과했는데,
정작 로봇을 수리했더니 체헤게는 어디론가 사라져 없어졌고,
연락조차 제대로 닿지 않는다.
그랬더니 갑자기 이교도가 들이닥쳐서는 쉬지도 못하게 날 뒤흔들고
이제 와서는 테팔레스 화산에 말도 안되는 마법이나 걸어서 대장간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내 예상대로라면 분명 유레크로스도 무사하지는 못하리라.
그렇게 생각하니 더욱 황당했다.
"어쩌다 이런데 휘말려버린거지..."
사실 체헤게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나도 도토크를 살려주겠다고 말할 수 있었다.
어쩌면 이곳에서 체헤게가 돌아올 때까지 조금은 기다려줄 필요가 있었으니까.
그정도라면 비록 로봇을 도토크에게 넘겨줬다고 해도 화를 낼 위인은 아닐거라고 생각했다.
차라리 이어져 있었을 때, 감시를 끝내고 돌아오라고 한마디만 했더라면.
그렇게 내 곁으로 다시 돌아오라고 말할 수 있었다면 조금 더 나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에서는 늦었다는 느낌이 든다.
대체 어디로 가버린 걸까.
나도 너무나 피곤한데 지치는데, 정작 필요할때 없으니 더 아쉬웠다.
차라리 처음부터 부르지 말걸 그랬나. 불러놓고 사라지니 더 아쉬울 뿐이다.
그 공백은 뻥 뚫린 가슴에 남았다.
삐거덕 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들리는 조용한 곡소리는 보지 않아도 알것 같았다.
헤세리티마저도 아마 그렇게 숨을 거둔 것 같았다.
"니더 새끼들아..! 인원이 몇인데 사람 하나를 제대로 못 살려내!"
"죄송...죄송합니다...."
"으아아아아!!!"
"죄송합니다!!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아냐.... 미안하네... 우리도 다 알고는 있다네...
나쁜건 그 이교도 놈들 아니겠나..."
"그들이 왜 갑자기 대장간을 노렸답니까?"
"그 살인귀놈이 돌아다니는 것도 보였다고 했소!"
"왜 대장간이 이렇게 어수선해야 하고, 우리는 늘 이렇게 피눈물을 쏟아야 하나!"
그들은 한참을 울부짖었다.
바닥에 쓰러져 눈물을 훔치는 그들을 응원할 수도 없이 나는 조용히 서있었다.
기다리면 들것에 조용히 실려가는 헤세리티와 도토크가 보인다.
나는 그 행렬의 선두에서 조용히 들것을 이고가는 이에게 말을 걸었다.
"잠시 두 사람을 데리고 올 수 있습니까?"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두 분을 모욕하려 하는가!
대장간에 불행이 찾아온건 그대가 오고 난 다음이오!"
"맞네! 저 자가 재앙을 불렀다네!"
"여기가 어디라고!!"
"나가라 마녀야!"
이미 이들은 내 말을 들을 생각이 없었다.
그들은 숨이 진 도토크의 몸이 실린 들것을 내게서 멀리 떼냈다.
"꺼져라! 더는 대장간에 발붙히지 마라!"
나는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
이미 내 편을 들어줄 도토크도 스팅우스도, 아돌퍼스도 없었다.
네버브레이크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그 눈은 이미 나를 믿지 않았다.
불신이 한가득 담긴 공포서린 눈이었다.
르미에르는 나를 가만히 바라보더니 눈이 마주치고 나서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정말 너희는 내가 원흉이라고 생각하는거야?"
"그게 아니라면 뭐요!"
"이젠 속지 않는다! 대장간은 우리가 지켜낼 것이다!"
난 잘 한걸까.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억울했다.
왜 이렇게 된걸까.
뺨이 젖었다.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뚝 떨어진 눈물 한방울에 나는 그제서야 내가 오랜만에 상처를 받았음을 인지했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나의 심정은 고려하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내가 죄인이었고 대장간을 무너뜨린 여자였을 뿐이다.
"나가시오. 대장간은 그대를 환영하지 않소.
그대가 의뢰한 로봇은 저기 놓아두었네
돈같은건... 받지 않겠소. 나가주시게."
헤세리티의 부하였던 자가 말했다.
나는 말대신 고개를 끄덕이고 숙소로 돌아와 짐을 챙겼다.
주섬주섬 챙긴 가방을 적당히 들쳐메고 나면 에스트로가 물었다.
"무슨 일 있ㅇ..."
내게 말을 걸던 그가 입을 다물었다. 내 뺨에 남은 눈물자국을 보고 말을 잃은 것 같았다.
"이 개만도 못한 새끼들이..."
까드득 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저 화를 내는 에스트로의 어깨에 조용히 손을 올렸다.
막 화를 내던 에스트로의 몸에서 힘이 천천히 빠졌다.
"왜...? 왜 화를 내지 않는거야... 내가 정리해줄게.
네가 울어야 할 이유는 없는데..."
"그냥... 이대로 떠나자."
"이유라도 말해줘! 왜 그러는건데!"
"익숙하니까..."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타박타박 걸었다.
발걸음에도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몇걸음 걷지 않았는데도 발목에서 힘이 빠진다.
그래, 분명 마카가 옆 방에서 묵는다고 했지...
나는 옆방의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미 떠난 모양이었다.
나도 짐을 정리하고 밖으로 걸어나갔다.
프론트에서는 네네미가 나를 걱정스런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죄송해요. 마을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은 아닌데..."
"알아..."
"그... 무령님... 괜찮...으세요...?"
"뭐가?"
"그... 눈이.... 생기가...."
"괜찮아."
"ㄴ...네..."
"마카는 어디 있어?"
"성연께서는... 30분 전에 교국에서 온 사제가 모셔갔습니다...
부상이 심각하기 때문에... 교국에서 치료를 하겠다고..."
"아... 그래..."
나는 그렇게 말하고 그녀에게 돈을 건넸다.
금화 30개였다.
"이...이렇게까지 안주셔도 되는데...!"
"밥, 잘먹었어."
그렇게 말하고 나는 여관을 나섰다. 대장간을 등지고 사막을 향해 걷기로 했다.
한 세걸음 쯤 걸었을까, 이제 막 발을 떼려고 했는데도 의욕이 없다.
유레크로스로 가야 했다. 이제는 정말 혼자 가는 길이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착잡했다.
에스트로가 따라오고 있기는 했지만 여전히 혼자같다고 느꼈을 때,
뒤에서 허덕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령...! 에리아 무령..!"
"아, 아돌퍼스 씨."
"장로님을 살려주신다고 하지 않으셨소!"
"아... 그래요."
나는 대장간에 있는 마르커스씨의 로봇을 바라보면서 마법을 시전했다.
산소, 질소, 인, 철, 유황...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영혼과 흙 그리고 바람.
익숙한 재료와 익숙한 주문. 도토크의 영혼을 불러내는 일은 간단했다.
죽은지 오래 되지 않은 영혼은 쉽게 내 앞으로 불려왔다.
아직 네메시스로 가기 이전이라 그런 것 같았다.
나는 그 영혼을 마르커스의 스팀로봇에 집어넣었다.
체헤게가 그랬던 것처럼 영혼회로와 구동회로를 이어주고
잘 움직일 수 있도록 기름칠을 했다.
다만 체헤게와는 다르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다.
이어진 계약이 없으니까.
내가 체헤게를 불러냈을 당시에는 나와 대화하기 위해서
전음 정돈 가능하도록 소통할 방식은 남겼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았다.
나만 보고 나만 느낄 수 있었던 유령을 만드는데 들어간 저주는 의도적으로 뺀 것이다.
그 로봇은 잠시 팔을 움직이고 손을 빙빙 돌렸다.
"스피커."
"있소. 필요한가?"
내가 그의 몸체에 스피커를 붙이면 음성이 출력되어 나온다.
"여기는..."
그 익숙한 목소리에 아돌퍼스가 눈물을 글썽인다.
그 역시도 잠시 자신의 몸을 둘러보고 눈앞에 있는 나를 보더니 말했다.
"죄송...하군요... 많이 고생하셨습니다."
"네..."
"헤세리티, 그 아이는 무사하오?"
"....."
아돌퍼스의 침묵에 도토크는 조용히 말했다.
"아돌퍼스, 헤세리티가 최근 들어 만들던 로봇 기억하나? 가져오게."
"아... 그것... 말입니까..?"
"그래, 어서."
아돌퍼스는 생각보다 빠르게 체헤렌이라는 이름의 로봇을 가져왔고,
나는 거기에 똑같이 헤세리티를 붙여넣었다.
"고맙소..."
도토크는 내게 그 한마디를 남겼다.
더 대꾸하고 싶지도 않아 고개만 끄덕였다.
"그리고 미안하오..."
그리고는 더 휘말리고 싶지 않기도 했고 엮이기도 싫어 그대로 발을 다시 옮긴다.
조금 걷다보니 내 뒤에 자연스럽게 붙은 에스트로가 말했다.
"이제 어디로 가?"
"유레크로스."
"확실히 거기라면 정보도 사람도 많지."
"에스트로."
"그래, 뭐든 물어봐."
"이제 헤어지자."
"뭐?"
"난 아직 널 모르기도 하고. 혼자 다니는게 더 나을 것 같아.
그냥 종종 만나는 정도라면 뭐라고 하지 않을테니까, 여기서 갈라지자."
"하아... 그래, 알겠어. 행복하길 바랄게."
"미안..."
"미안하긴, 친구잖아?"
"그래... 친구지."
"내가 아니고서도 더 많은 친구를 만날 수 있을거야 엘ㄹ...에리아.
넌 그런 여자였으니까. 굳세고 듬직한 내 오랜 친구.
언제라도 보고 싶으면, 내가 그리워지면 돌아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짧은 인사를 나누고 나서 나는 그와 갈라섰다.
나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혼자가 되고 나니 정말 이제서야 도토크가 내게 물었던 질문이 떠올랐다.
곁에 누군가 있었을 때는 애써 숨기고 싶었던 그 많은 일들이
기억으로 남아 사라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체헤게가 그리웠다.
아무리 내게 잘해준다고 하더라도 에스트로는 체헤게의 빈자리를 대체할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나 역시도 에스트로와 함께 다니고 싶었다.
그가 좋았고 내게 보여준 그 비정상적 친절이 좋았다.
그의 인상이 알아갈수록 호감이었고 나와 대등한 관계라고 여겨졌다.
지금 이렇게 혼자 남겨지고 나서야 그가 날 어떤 느낌으로 찾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래서 더 미안했다.
하지만 그래서는 난 영원히 체헤게를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놓아주지도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렇게 사막 한가운데서 주저앉아 한참을 울었다.
정말 눈물이 더는 나오지 않을 것 처럼 한참을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