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2화 〉전제의 변동
반지를 조사하던 와중에 젤렌지의 이름을 본 나로서는 썩 불쾌할 뿐이었다.
그러나 그것의 연관점이 내게 필요한 정보였기 때문에 원하지 않았던 정보를
머릿속에 정리했다.
책을 여러 권 더 빼 읽었지만 그럼에도 역시 종교나 신화가 그렇듯
이렇다할 명확한 해답보다는 각자 이렇지 않을까 하는 내용들 뿐이었다.
추측과 주장은 기본이었고 결국 교묘하게 꺾어 정치와 연결시킨 것도 있었다.
귀족들이 정치 수단으로서 이용하기 위해 낸 책들이 제일 재미도 없고
내용도 없었다.
결국 내가 알아낸 것은 반지는 원죄를 가진 이에게 내리는 벌과 같은 것이었다는 점이었다.
그런데도 정확히 어떤 용도인지 왜 벗을 수 없는지는 도저히 알 수 없었다.
한창 책을 빼내들던 순간 내 어깨를 두드리는 제임스의 손에 나는 독서를 그만두고 그를 따라 나왔다.
"정부청사 건물은 유레크로스 동쪽 외곽에 위치해있어. 여기서 아무리 빠르게 간다고 해도
걸어서는 30분 정도 걸릴거야. 원래같으면 미리 약속을 잡아두고 가야하는게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내가 힘을 좀 썼어. 월말에 조금 피곤할 수도 있겠지만."
"고마워."
"금화값이야."
"그런거라면 금화 정도는 몇 개 더 줄수 있어."
"교회 앞으로 기부해줘. 내 앞으로 기부했다고 하면 실적도 챙기고 좋네."
"언제부터 교회가 실적을 따지는 곳이 된거야?"
"말이 실적이지. 그냥 사제들끼리 기싸움이랄까 대단한건 아냐.
그냥 워낙에 놀거리가 없으니까 그걸로 경쟁이라도 하는거지."
우리는 그렇게 정부청사 건물로 향했다.
흡사 탑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는 그 건물은 원래 나선계단으로 옥탑층까지 이어지는
형식의 건물로, 그 제일 꼭대기 층에 제단이 놓여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시대는 아르간티아를 제외하면 다른 신을 섬기는 일이 잘 없었으므로
현재는 역사적 가치 외에는 그닥 의미가 없는 건물을 정부청사로 재활용했다고 한다.
목을 축일 생각으로 가방에서 에레푸틴이 든 커피를 꺼내 한모금 마시면
그걸 바라보던 제임스가 가만히 보온병을 응시한다.
"왜, 너도 줘?"
"그럼 고맙고."
그에게 커피를 넘기면 입에 가져다 대고 단번에 마셔버리고는 투덜댔다.
"으어... 뜨거워..."
"그러게 누가 한번에 벌컥 들이키래?"
"그래도 맛은 괜찮네."
"당연하지 누가 만든건데."
"그러고 보니까 이제 카페는 안해?"
"좀 일이 정리되면 다시 하려고. 그때는 이제 좀 여유롭게 하고 싶어.
너무 규모가 커지니까 피곤하더라고. 입소문 타는 것도 그렇고."
"그렇구나. 잘 정리하고 다시 커피를 팔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네.
난 개인적으로 그런 가게 좋아해. 물론 그 퍼런 음료수는 여전히 싫지만."
"14호TAG? 그거 나도 그닥 좋아하지는 않아."
"그런걸 어떻게 돈을 받고 팔 생각을 했어?"
"시끄러. 들어가기나 하지."
정부청사 건물 내부로 들어가면 확실히 과거에 지어진 것으로 보이는 느낌이 물씬 났다.
그런데 의아한 점이라면 과연 이게 어느 시대에 지어진 건지 조차 특정하기 어려웠다.
돌을 깎아 못 없이 이어붙여놓았다. 단순히 벽돌형태가 아니라 이음매를 깎아 붙여놓았다.
흡사퍼즐의 조각처럼 맞물린 접합부를 보면 하나같이 튼튼하다.
"대단하지? 문화적으로도 가치를 인정받을 뻔했어."
"뻔 했다..?"
"이거랑 비슷한 건물이 하나 더 있었거든. 돌로만 만들어져서 이음매를 깎은 건물.
아니 구조물인가? 아무튼 그 녀석이 구조적으로 더 신비롭다고 하더라고."
"그게 뭔데?"
"미리타엔 동쪽의 기억의 미로.
그거랑 이거랑 두고 어느 쪽이 더 문화적으로 가치가 높은지 따져봤다는데
결국 그게 더 예술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가치가 높다고 결론이 났어."
"그렇구나."
우리는 그런 잡다한 대화를 하면서 계속 위로 위로 올라갔다.
꼭대기층에 있다는 제단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다르말록교단 신도들은 성 테르도어 대성당이랑 도르테우스의 제단을 없애려고 했어.
그럼 도르테우스의 신전에 아직 뭔가가 종교적으로 남아있다는 건데."
"종교적이라... 잘 모르겠네. 지금 종교적으로 볼 수 있는 거라고는 제단 정도일텐데.
벌써 몇백년은 쓰이질 않았으니까."
그렇게 꼭대기에 도달하니 그곳에는 암청색의 깃발이 달린 휘장이 있었다.
그 앞에 독특하게 생긴 제단이 있었고, 석판이 놓여있었다.
"뭐라고 써있는거지? 모든 소멸로부터 그들을 죽음으로 구원한 왕을 기리며?"
내가 그렇게 석판에 적힌 내용을 읽으면 제임스는 상당히 당황하며 말했다.
"잠깐, 너 그거 읽을 수 있어?"
"보이잖아?"
"어떻게 그게 보여? 하 참... 이해가 안되는것 투성이군.
얼마나 지난건지도 모르겠는데 다시 만났더니 원죄의 반지를 끼고 돌아와서는
갑자기 마녀라고 이야기하질 않나. 이제는 고대문자를 읽는다고?
조금 천천히 하자 우리."
"너 덕분이야. 고맙게 생각해."
"하아... 난 모르겠다. 잠깐 생각을 좀 정리하고 올게.
천천히 볼일 보고 내려와. 난 1층에서 기다릴게."
"그래. 기다린다면야."
나는 그를 먼저 내려보내고 제단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제단의 위에는 교본으로 보이는 책이 하나 펼쳐져 있었는데,
석판과 같은 글자가 써있는 걸로 보아아마 구시대의 유물 같았다.
금방이라도 찢어질 것 같이 낡은 종이였는데, 그래도 책으로서 구실을 할 수 있는 정도는 했다.
펼쳐진 페이지를 가만히 따라 읽어보았다.
"영원한 복수를 위해 스스로를 영원히 방출하다."
그렇게 말하자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제서야 내가 읽은 구절이 옅게 빛나고 있는 책을 발견했다.
주문서? 마법서? 중요한건 그게 아니었다. 나는 뭔가의 주문을 발동시킨 것이다.
급진적인 두통에 시야가 흐려졌다.
내 옆에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이 야박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비명조차 지르지 못할 통증이 머리를 찔렀고 나는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스스로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은 현실이 아니라고.
마치 어딘가 붕 뜬 것 같은 감각이 이어진다.
나는 쓰러진 그대로였다.
다만 이상한 감각과 낯선 공간이 내 앞에 펼쳐져 있었다.
"이제 어쩔거야?"
금발의 남자가 말했다.
처음보는 것 같지 않은 느낌. 잠시 기다리면 또 익숙한 기억들과 남자의 모습이 겹친다.
머리길이도 다르고 인상도 조금은 변했지만 분명했다.
내가 콜린에서 카페를 하던 시절에 고화수를 주문했던 남자.
망각의 미로에서 벗어나고 나에게 조언했던 남자.
아까 전 도서관에서 내 어꺠에 손을 올렸던 남자.
모두 이 사람이었다. 만날 때마다 기억하지 못하고 알아채지 못하는 이상한 감각.
그러나 내가 상황을 받아들이기도 전에 내 입이 멋대로 그에게 대답하고 있었다.
"글쎄, 역시 나는 소멸하는게 맞지 않을까. 어떻게 될지 모르겠으니까."
"나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
내 옆에서 의견을 반대하는 남자는 상당히 차분한 인상의 남자였다.
몸에 큰 상처를 입고 제대로 서지도 못해 한쪽 다리를 절며 그렇게 말했다.
"내가 어떻게든 찾아볼게. 분명 방법이 있을거야.
그리고 설마 저주 하나로 네가 제어하지 못할 정도로 날뛴다니 생각하기 어려운데."
"그건 모르는 일이야."
"그래도 지금 상태만 보면 상당히 괜찮아 보이는데?
엘타리스치고 상당히 침착하지 못한거 아냐?"
"내가 뭐?"
그런 작은 말다툼이 이어진다.
"확실히 너도 좀 성급했어 엘타리스. 진정하고 일단 방법을 찾아보자.
나나 헬브람이랑 다르게 너는 즉효성은 아니잖아?"
금발의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럼 뭘 어떻게 하라고. 난 잘 모르겠어. 전부 잊는다는게 그렇게 간단한 일도 아니고.
솔직히 말해서 두렵다고. 저주란걸 그렇게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것도 아니잖아.
기록을 받아낸 것도 아니고. 차라리 기록에 내 존재를 적어버리면 또 모를까."
"기록에 존재를 적어?"
금발의 남자가 나를 돌아보았다.
그러고는 혼자 가만히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거 나쁘지 않은데? 혹시 몰라. 아무리 기록이라도 남는 여백은 있을거야.
거기에 너의 존재를 남기자. 그럼 괜찮을거야."
"그걸 그렇게 써도 돼?"
"여백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넣어줄게."
무슨 이야기인지 잘 감이 오지 않는다.
그러나 이해할 시간도 주지 않고 이야기는 진행된다.
"여백은 없잖아?"
헬브람이 말했다. 이게 분명 엘 블로프니거 에스트로였지.
환생의 저주를 받았다고 하더니 정말 지금과는 상당히 다른 인상이다.
지금처럼 키가 크지도 않고 머리를 올리고 다니는 것도 아니다.
검은 머리에 칙칙한 인상을 하고 있는데, 썩 호감인 인상도 아니다.
내가 이런 사람과 연인이었다니 그닥 수긍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느껴지는 편안함은 그대로였다.
그리고 주변이 일그러진다. 마치 억지로 주변 환경을 빠르게 진행시키는 감각.
나는 가만히 서 있는데, 주변의 모든 것들이 빠르게 변해간다.
나무가 자라고 꽃이 피고 지기를 반복한다. 공간은 변해가고, 정신이 들었을 때는
아까 보았던 헬브람은 사라지고 금발의 남자만 남았다.
뭔가 더 멍한 기분이 든다.
"점점 상태가 심해지고 있어. 얼마 지나면 우리를 알아보지도 못할까 걱정이야."
"괜찮을거야."
그렇게 대답하는 나는 한결 기분이 편안했다.
그러나 스스로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상대가 뭘 걱정하는지도 모르는 채로 괜찮을거라고 대답했다.
그냥 눈 앞에 있는 상대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서.
문이 벌컥 열리고 헬브람이 들어온다.
그는 우리와 다르게 노화가 진행되어 있었다.
젊은 청년이었던 그는 이제 중년이 되어있었다.
주름이 희끗하게 생겨서는 머리도 색이 바래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정정해보이기는 했다.
"방법을 찾았어."
그의 표정이 묘하게 어두웠다.
나와 금발의 남자는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어떻게 하면 되는데?"
"기록을 지우고 그 자리에 채워넣자."
"기록을 지우자고?"
"나는 환생의 저주를 받았으니까 내가 죽고 나면 헬브람이라는 존재는 기록에만 남아.
그럼 어차피 나중에 잊혀질 테니까, 그 자리를 지우고 엘타리스를 기록해."
"그렇다는건..."
내가 겨우 입을 떼면 헬브람이 내게 다가와 나를 껴안았다.
"나를 죽여."
아르간티아가 씁쓸하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너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어질거야. 환생의 저주는 남겠지만,
다시 태어났을때 그 몸에 너는 존재하지 않을거라고."
"아냐, 저주때문에라도 묶여서 존재하겠지. 그런 저주잖아?
한번에 없어지지는 않겠지. 천천히 희석된다면 또 모를까.
걱정마. 나름대로 살 길은 찾아볼테니까."
"미친놈."
"내 저주는 환생의 저주잖아.
정해진 수명을 다하고 죽게 되면 오늘을 잊지 못하게 모든 기억을 가지고
영원히 이세상 어딘가에서 태어나는 저주. 그럼 너희가 나를 잊어도 나는 기억하겠지.
그리고, 나름 최초의 악마라는 명함이 있는데 그게 그렇게 쉽게 잊혀지겠어?"
"참 기억이라는게 사람 여럿 피곤하게 만드는데."
"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 여기서 엘타리스를 보낼 수는 없으니까.
언젠가 방법을 찾을 수 있겠지. 자, 시작해."
내 손에 흰 빛이 모여든다.
익숙한 느낌. 피가 아니라면, 붉은 마력이 아니라면 내가 늘 사용했던 기술이다.
다만 더 날카롭고 단단하게 구성된 마력이다. 나는 그걸로 헬브람의 목을 베었다.
허무할 정도로 간단하게 헬브람의 목은 바닥에 떨어져 굴렀다.
그는 은은한 미소를 머금고 눈을 감았다.
"내 억지에 너희를 끌어들이는게 아니었는데."
"괜찮...아.... 이렇게 될 줄 몰랐던게 아니니까...."
울고있었다.
정신이 없었다.
내가 뭘 한건지 모르겠다.
머리가 어지럽다.
"힘들겠지만 가만히 있어. 기록을 시작할테니까."
따뜻한 감각이 머리에서 느껴진다.
"어... 안돼.... 기록하기에 여백이 부족해..."
"뭐?"
"여백이... 모자라..."
"그럼...! 이...이 사람은...?"
"이... 사람...? 누구?"
"분명 여기에 사람이 죽ㅇ...어...?"
바닥을 보면 방금 전에 내가 목을 쳐낸 헬브람은 사라져있었다.
이해할 수 없었다.
"여백이 모자라서 어쩔 수 없어. 존재를 줄이자."
"존재를 줄이다니?"
"힘, 기억, 감정을 덜어내자. 저주와 같이.
그렇게 포기하고 나면 순수한 너를 기록할 수 있겠지."
"그러면 나는 뭐가 남아...?"
"나와 비슷해지겠지. 죽지 않는, 소녀로서의 네가 남겠지.
다만 더는 천사가 아니겠지만."
"필요없어. 태초의 악마도 없는데 태초의 천사도 없어야 균형이 맞지.
어차피 싸우다가 날개도 뜯겼잖아?"
"그래. 준비가 되면 말해줘."
몸에서 억지로 마력을 끌어내는 것이 느껴진다.
순수한 마력. 빛과같은 깨끗한 마력. 그러나 빛은 아니다.
어딘가 따뜻한 느낌. 이건... 생명의 마력이다.
구역질이 난다. 몸 전체의 마력을 끌어낸다.
마력회로가 쩌적 쩍 소리를 내며 갈라지는게 느껴진다.
힘, 기억, 마력 모두를 억지로 내게서 떼내는 감각.
그리고 마침내 내 시야가 온통 하얗게 물들고 나는 눈을떴다.
[고생했구나. 널 위해 내가 해 줄수 있는건 이정도란다.]
차가운 돌바닥에 나는 쓰러져있었다.
마지막에 들린 목소리가 내게 인사를 보내는 것 같았다.
엘타리스라니.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은 것 같은데,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다.
"생각하지 말라고 했는데 기어이 알아버렸구나. 너답다고 해야할까."
등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
돌아본 곳에는 장신의 남자가 서있었다.
머리를 위로 올린 창백한 인상의 미남이었다.
순간 알아볼 수 없었지만 그 말을 할 수 있는건 하나 뿐이다.
"헬브람...?"
"뭐...?"
내가 말한 내용을 듣고 그도 적잖이 놀란 것 같았다.
"뭐야? 너 어떻게 기억하고있어?"
"글쎄...하...하하..."
"분명 완전히 존재를 되찾게 되면 망각의 저주가 발동할텐데..."
"꼼수를 썼으니까."
"꼼수라고...?"
"기억은 돌아왔지만, 아직 탈린이 미로에 갇혀있거든."
"말도 안돼..."
엘 블로프니거 에스트로, 나의 오랜 연인은 나를 껴안고 한참을 울었다.
"야, 이거 놔. 숨막혀...! 옷 젖잖아!"
"조금만 이러고 있을게..."
결국 20분간 더 그러고 있다가 몸을 일으킨 그는 내 손을 잡고 말했다.
"참... 그럼 모든 진실을 안거야?"
"아니, 그건 아냐. 그냥 내가 누군지, 그리고 네가 누군지 그정도?"
"너 그 반지는?"
"어쩌다보니 찾아버렸네."
그는 내 손에 끼워진 반지를 만지작거리다가 말했다.
"어쩌면 이것도 한몫했을지 모르겠다."
"이게?"
"내 반지는 내 존재를 증명해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거든.
이 흑요석 반지가 있으면 아무리 환생해도, 아무리 피를 받아도
내가 누구인지 정확히 인지할 수 있어."
"기록이 없어도?"
"기록으로 만든 반지니까."
"그럼 내 반지는?"
"나도 몰라. 네가 직접 만든거니까.
그 효과는 네가 저주를 이겨내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
무언가가 권능을 통해 담겨있는 반지야."
"내 반지..."
가만히 눈을 감고 생각했다.
마력의 순환과 운용은 빠르다.
하지만 마법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면... 혹시...?
맞잡은 손의 온기를 생각하면서 다시 반대쪽 손에 마력을 모은다.
붉은 마력이 아니다. 따스한 느낌. 엘타리스의 마력이 거기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