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7화 〉 미친자들의 전쟁
* * *
유레크로스 정규군은 나름의 참호를 파고 적에 대비했다.
그들은 어느 정도라면 마도병이 아니더라도 공격에 대비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포화소리와 함께 날아드는 존재를 보고 그들의 기세는 꺾일 수밖에 없었다.
언뜻 보기에도 생물체인 것이 날아든다. 단순히 포탄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반나체의 남성들이
도심 한가운데로 굴러떨어지기 시작했다.
"막아!"
"씨발 저게 뭐야!"
군대는 너무 오랜 기간 평화를 지키고 있었기에 전쟁을 잊고 있었다.
날마다 전쟁으로 벼려진 콜로세움의 검투사와는 계가 다른 병사들이었고
각종 약품으로 억지로 강화된 병사들은 기괴하게 뻗은 근육을 휘둘러대며
유레크로스의 병사들을 종잇장처럼 날리기 시작했다.
제일 약품을 과하게 맞아 온 몸이 비대하게 부푼 괴물들이었다.
팔이 여러개인 자부터 시작해서 눈이 녹아내린 자, 피부가 썩어가는 자 등
그 모습부터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멈추지 않고 앞으로 진격하기만을 반복했는데,
본능적으로 남은 파괴욕구가 그들을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멈춰! 그쯤에서 멈춰라!!"
"기사들은 어디있나! 증원요청해!"
"아무래도 저것들 이미 정상적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포화와 함께 날아든 개조 병사는 고작 100명이었다.
그러나 고작 3시간의 수명밖에 지니지 못한 그들을 막아내는데도 유레크로스는 버거워보였다.
전쟁을 제대로 대비하지도 못했던 유레크로스의 안일한 대처에 도심 한복판에서
심장이 멈춘 개조병이 폭발하고 나서야 분위기가 싸늘하게 얼어붙어가기 시작했다.
터져버린 병사의 육편이 피와 함께 흩날리고 거리에 반정도 곤죽이된 살점이 걸쭉하게 늘어붙으면
병사들은 그제서야 충격을 받은건지 머뭇거리기 시작했다.
미리 대피하지 못한 시민들이 휘말려 함께 폭사하는 일도 있었다.
도심 곳곳에서 펑펑 터져나가는 폭발을 보면서 플로라는 눈을 흘겼다.
"으, 역시 징그러워. 다음, 청소조 투입해."
청소조. 말 그대로 도시를 깨끗하게 정리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개조병사였다.
다만 직전에 투입된 병사와는 다르게 지성이 존재하고, 길거리의 노예를 주 재료로 기용한
말 그대로 전투용 병사들이었다.
팔이나 다리가 멀쩡한 이들은 거의 없었고, 팔끝이나 손에서 대개 기관총 따위의 무기를 달고
죽지 않기 위해 발악하며 앞으로 전진하는 존재들이었다.
그럼에도 이들이 청소조라고 불리는 이유는 물량이 너무나도 많있기 때문이었다.
"막아라! 죽여!"
아직 머리위에 뜬 태양 때문인지 반짝이는 검을 휘두르는 병사들이 어떻게든 청소조를 막아내고는 있었으나
분명히 수적으로 열세였다.
반쯤 강제로 투입된 마도훈련병이 각자의 무기를 들고 전장에 나타나자
병사들은 환호했다. 단순히 그들의 존재 만으로도 어떻게든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그들은 강한 억제력이 있었다.
제멋대로 날뛰며 들어오는 제국군을 상대로 공격을 회피하고 일방적으로 피해를 쏟아부을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면 이들은 숙련되지 않았다는 점이고
그 적은 마력으로는 얼마 상대하지 못해 헉헉댈 뿐이라는 것이다.
유레크로스의 저항이 생각보다 강성하다는 것을 바라보는 플로라는
여유롭게 공성병기들 사이의 차에서 그 모습을 유심히 살펴봤다.
분명 마력을 다루는 것 같기는 한데 이상하게 어딘가 애매한 사용.
마력량은 고려하지 않는 것인지, 혹은 여기서 함께 죽을 생각인지
감당하지도 못할 마력을 억지로 쏟아내다 못해 회로를 꼬아대고 있었다.
그러다 결국 마력탈진으로 피를 토하며 쓰러지거나 깨진 마력을 억지로 운용하다
제국의 병사와 함께 폭사했다.
비록 제국의 자폭병보다야 위력이 낮았다지만 비참하게 말라 혈관이 푸르게 변색하며
마력고갈로 인해 바르르 떨다 픽 꺼지는 생명은 어떻게 보면 처량한 정도였다.
"뭐야 저것들은... 저게 마도병이 맞다고...?"
유레크로스의 병사들은 너무나 정정당당하게 싸웠다.
자신들의 이점을 파악하지 못하고 명예에 따라 전사하는 모습이
플로라의 눈에는 너무나 한심하게 느껴졌다.
전쟁은 승리가 전부라고 배웠고 효율을 추구해야 한다고 알고 있었던 그녀에게는
이들의 모습이 그저 발악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먼저 에리아님을 수감해 모욕을 줘놓고 이런데서 정의로운 척, 깨끗한 척.
더러운 쓰레기들... 내가 하나도 남지 않게 정리해야해..."
플로라는 그렇게 말하며 상황을 주시했다.
유레크로스는 분열되어 있었다.
주로 전쟁을 담당하고 죽어나가는 것은 백성들과 병사들이었다.
귀족이라는 것들은 대부분 이미 도망쳤거나 그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일부 귀족들만이 소지하던 병기나 사병으로 개인의 앞길을 뚫는데 급급했고
대다수는 그렇게 도망쳐 국외로 떠나려는 것 같았다.
너무나도 약했고, 단합조차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
마치 전쟁이라는 것은 상정조차 하지 않은 자들 같았다.
플로라는 가만히 상황을 바라보다 시시한 듯 말했다.
"애들 다 밀어넣고 잡히는 놈들 죽이든 살리든 알아서 하라고 해.
고작 이정도인줄은 몰랐네."
아직 왕성까지는 진격조차 하지 않았다.
적의 실력을 가늠해볼 아량이었다.
하지만 적은 방패를 높이 치켜들고 그저 미리타엔의 병사를 막아내는 것만도 급급해보였다.
어차피 테르도어 대성당과 정부청사 탑으로 날아가는 총알 하나도 없으리라 약속한 만큼
그 부근으로는 병사를 주의해서 투입할 생각이었다.
여차하면 에리아가 막으리라고 이야기하기도 했기에 아예 길목을 틀어막고
일직선으로 왕성을 쳐도 될 거라고 판단했다.
어찌 보면 아주 단순하고 어리석은 전법이지만 미리타엔의 군대는 그걸 가능하게 하고도 남을 전력차가 있다.
물밀듯 쓸고 간 군대의 뒤로는 처참하게 정리당한 도로만이 보였다.
쓰러지는 제국병은 곧장 생체 폭탄이 되어 여기저기서 펑펑 터져댔고
기어이 폭발로 인해 무너진 건물에 누가 깔리든 말든 진격한 제국은
왕성을 앞에 두고 대치하기 시작했다.
성 위에는 흔히 기사라고 말하는 이들이 주둔해있었다.
그러나 그들 역시 전쟁에 대한 감이 없어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병사들을 대동하고 그저 성 아래의 제국군을 향해 활을 쏘아대는 것이 전부였다.
종종 달군 철구나 유황을 부어가며 성을 기어오르는 병사들을 막아내긴 했지만
결국 거기까지였다. 그 이상의 방어는 그들에게 불가능해 보였다.
수성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제가 정리하고 오지요."
게비디였다.
"그렇게 해."
게비디는 점잖게 고개를 끄덕이고 천천히 왕성을 향해 걸었다.
그는 절대 뛰지 않았다. 그저 평화로운 거리를 산책하듯 걷고 있었다.
그의 검은 옷은 매끄럽게 반짝였고 햇빛에 반사되어 빛나는 것 같았다.
그는 왕성으로 걸어가면서 딱 한마디를 내뱉었다.
"킬레리, 진행해."
그렇게 말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짧은 대답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A구역 1726라인 정리 끝났습니다."
"E구역 6881라인 정리 끝났습니다."
"D구역 4249라인 통제 완료했고, 현재 작업중입니다."
"B구역 3041라인 정리 끝났습니다."
"G구역 5457라인, 늙은 개 출현했습니다."
늙은 개라는 보고를 듣고 나서 게비디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난히 정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도시에 아직 벽이 남아있는 것이었다.
"C구역 전역 통제 완료했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보고가 이어지고, 왕성 위에서 수성중이던 기사가 조용해지며
그대로 스르륵 앞으로 고꾸라져 떨어졌다.
바닥에 철퍼덕 떨어져 머리부터 추락한 그의 뒷목이 실과 같은 것으로 아주 얇게 절단되어있었다.
게비디는 기어이 성벽에 도달했고 성벽의 튀어나온 돌조각을 손으로 붙잡고
기어이 벽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저거 뭐야? 야 씨발 막아!"
"피부가 질깁니다. 칼이 듣지 않습니다!"
"화살이 튕겨나갑니다!"
"야이 씨, 빨리 유황이라도 부으라고!"
"아직 달구는 중입니...흐아악!!"
기어이 성벽을 올라온 게비디가 입꼬리를 올리고 묻는다.
"지금 항복하면 덜 죽을 거다."
"항복할것 같으냐!"
치기에 찬 병사가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뿐이었다.
그대로 머리를 잡혀 둔기의 대용품으로 사용당한 병사는 목이 돌아가 꺾여 죽었고
두어번 휘둘러진 후에 가차없이 성벽 아래로 던져졌다.
"저 괴물같은 새끼..."
"기사님! 이미 아래에 아군은 없습니다!"
"이상황에 뭘 따지고 앉았어! 대포건 나발이건 다 써야지!"
그리고 그 말이 끝나자마자 거대한 폭발음이 들리며 성벽이 흔들린다.
그리고 콰르릉 소리를 내며 벽돌로 쌓은 성벽이 무너져내리기 시작한다.
유레크로스에서 대포와 대군무기를 꺼내오고 나서 제국군이 조금씩 뒤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게비디가 올라선 북동부 성벽은 함락된 상태였다.
기어이 성벽을 기어오르던 제국 병사가 연달아 죽으면서
자폭으로 인해 피해를 지속적으로 받은 성벽이 무너지고
성의 유사물이 경사지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성벽으로서의 가치가 사라진 곳으로 끊임없이 병사들은 기어올랐고
게비디는 만족한 듯 웃으며 주변에 잡히는 병사를 피아 식별 없이 닥치는대로 성벽에 내던졌다.
유레크로스의 병사들은 대부분 성벽에 쳐박혀 갑옷째로 찌그러져 구겨지듯 죽었고
미리타엔의 병사는 쾅 소리가 나도록 벽에 부딫히자마자 충격으로 인해 멈춘 심장이
폭발하여 폭탄처럼 사용되고 있었다.
"뭐 이런 싸움이 있단 말이냐..."
성 내부에 숨어있던 총리들은 무력하게 떠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이미 성 밖은 아비규환이었다. 한평생 그렇게 살아온 미리타엔의 사람들이
타국이라고 규칙을 따라주는 일은 없었다.
노예였던 병사들은 길거리에서 어떻게든 붙어먹으며 유레크로스의 여성들을 유린했고
징집된 병사들은 길거리 마을 하나하나까지 비집어 들어가 금품을 약탈했다.
다만 그들을 어떻게든 막아세우는 것이 빈포드였다.
빈포드는 왕성 중심부에서 길목을 막아세우고
자신의 병사들과 함께 제국의 대군을 막아서고 있었다.
"빈포드...?"
게비디는 말을 아꼈다.
분명 다른 구역에서 나타났다고 들었던 남자가 왕성 한가운데에 있었다.
꾸준히 자신에게 창칼을 들고 나타나서 거슬리게 하는 병사나 기사 따위는
적당히 마주보지도 않고 머리를 집어 꺾어던지는 정도면 충분했고
섣불리 그의 곁으로 다가올 정도로 용기있는 자도 없었다.
다만 원거리에서 쏘는 화살따위가 상당히 거슬렸다.
그걸 제외하고는 그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는 눈앞의 노인 하나 뿐이었다.
"아직도 살아있다니. 인간치고는 꽤 오래 사시는 것 같군요."
게비디의 말에 빈포드는 차분히 고개를 끄덕인다.
"아무리 늙은 개라도, 집 지킬 개가 없다면 가끔은 대신 짖기도 하는 법이지."
"편히 쉬며 땅이나 파헤치고 뼈다귀를 묻으실 기회는 충분히 있으셨을텐데요."
"땅이나 파려니 앞발이 영 아파서 말이지."
"어째 짖으실 힘은 남아있으신가보군요?"
"짖다 죽으려네."
그렇게 말하고 빈포드는 허탈하게 웃어보였다.
"이 빈집에 지킬 가치가 있다고 보십니까?"
"훔쳐갈 건 없더라도 무너지는건 막아야지 않겠나.
자네도 못 본 새에 말이 많이 늘었군."
"나이를 먹었나보군요."
게비디는 그렇게 대답하고 옷에 붙은 소형 마이크에 대고 말했다.
"킬레리, G구역에 나타난 빈포드의 정보가 필요하다."
"현재 G구역에 늙은개, 빈포드로 보이는 자가 있습니다.
빈포드의 갑옷과 검을 소지중이며 상당히 검술이 수려합니다."
"빈포드가 아니군. 알겠다. 보고는 신중하게 하도록."
게비디는 보고를 듣고 나서 손의 관절을 하나하나 풀었다.
뚜둑 소리를 내며 걸어오는 게비디를 보고 빈포드는 침을 삼키고 지시했다.
"다들 물러나라. 다른 구역이라도 가. 저 자는 너희가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내가 버텨볼테니 그동안 국왕폐하를 모시고 빠져나가라."
그렇게 말하고 빈포드는 검을 빼들었다.
청명하게 빛나는 검을 바라보면서 작게 중얼거리는 목소리는 바람에 날려 부서졌다.
빈포드는 검을 치켜들고 게비디를 향해 휘둘렀다.
그 동작은 간결하고 군더더기가 없는 명쾌한 공격이었다.
분명 베였다면 큰 피해를 입혔을 것이다.
그러나 게비디는 그런 공격에 맞지 않았다.
늙어버린 빈포드의 공격은 이제 게비디에게는 너무 느렸던 것이다.
게비디의 주먹을 가까스로 피하지만 어깨에 스쳐가는 충격만으로도
빈포드는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팔을 떨어야 했다.
그가 그럼에도 검을 놓지 않은 것은 노익장으로서 긍지, 혹은 무언가의 집념이었을 것이다.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빈포드는 다시 검을 휘둘렀다.
게비디는 그 공격을 어렵지 않게 피해냈다.
분명히 게비디의 눈에도 보였다.
이 남자가 기병대장에서 물러난 이유.
더는 현역으로 싸울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던 변명같던 이유가
사실은 그의 몸을 야금야금 좀먹고 있었다는 것을.
여전히 그의 검은 날카로웠다. 어지간한 병사들보다 빠르고 날렵했고
정적이며 깊었다. 그럼에도 그 검은 게비디의 피부조차 스치지 못하고 있었다.
겨우 몇 합을 겨뤘을 뿐인데도 얼굴에 떠오른 근심의 빛을 게비디는 놓치지 않았다.
"참... 그렇게나 쏘아붙이려고 하는데도 땀 한방울 없구만."
빈포드는 검을 두 손으로 부여잡고 기합과 함께 게비디의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시야의 사각이라고 느낄 수 있을 장소였다.
실제로 공격은 유효했고, 게비디의 옆구리에 날렵하게 꽃힌 검신에서는
붉은 피가 한줄기 흘러내렸다.
"이건... 피하지 않은 거구만..."
그 말이 끝나면 게비디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그를 붙들었다.
신장차이는 압도적이었다.
게비디는 그를 붙들어 잡고 단 한번. 그의 복부를 강타했다.
그의 늙은 몸은 게비디의 주먹을 버텨내기에 너무 약했다.
그가 늘 입었던 갑옷이라면 달랐을 것이다.
피해를 상쇄해주는 능력이 있었으니까.
그게 아니라면 그의 검의 부재가 패배를 만든 걸까?
무엇이든 갈라버린다고 했던 보검이었다면 게비디를 쓰러뜨렸을까?
이미 정답은 알 수 없었고 옅은 한숨이 그의 입술을 적시며 새어나왔다.
"해백아..."
게비디는 그를 놓았다. 빈포드는 바닥에 초라하게 떨어졌다.
철퍼덕 소리를 내며 떨어진 그에게서는 피 한방울도 흐르지 않았다.
그는 어쩌면 편안한 것처럼 눈을 감았다.
"고생하셨습니다."
게비디는 그를 아무도 해치지 못하게 부서진 성벽의 잔해로 덮었다.
상당히 무거운 무게였지만 갑옷이 찌그러질 지언정 사체는 훼손되지 않을것이다.
늙은 개는 장성해버린 늑대를 이기기에 역부족이었고
마지막 명예를 이유로 고고하게 눈을 감게 되었다.
게비디는 가만히 그를 내려다보다가 말했다.
"킬레리들, 빈포드는 죽었다. 퇴각해라."
그리고 그 말은 유레크로스 군의 사기를 크게 저하시켰다.
어느새 그 뒤로 걸어온 플로라가 조소를 남기고 물었다.
"참 재미있는 사람이야 당신도. 늘 결국 싸움을 마다하지 않아.
누구보다 많이 죽이고 그걸 즐기면서 왜 늘 그렇게 답답할 정도로
상대를 존중하려고 하는거야? 모순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냥, 어디서 본건 있어서 그렇습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