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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 경찰-66화 (66/75)

〈 66화 〉 66화. 강환의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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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화. 강환의 고수

유일하게 자신과 대결하던 홍련의 임원을 때려눕힌 사람은 우레이였다. 우레이가 상대의 주먹을 머리 위로 흘려보내며 늑골에 주먹을 깊숙이 쑤셔 박았던 것이다.

빠지지직!

“커흑!”

늑골이 부러지는 소리가 울려 퍼지며 홍련의 임원이 입을 떡 벌렸다. 우레이가 그 입안에 다시 주먹을 처박자, 핏물과 부러진 이가 함께 튀어 올랐다.

“내가 우레이다! 싹 다 덤벼, 이것들아!”

투지를 끌어올리며 버럭 고함치는 우레를 향해 차잉원이 직접 달려들었다.

“우레이라고 했나? 네놈이 그래도 흑룡회의 떨거지들 중 제일 낫구나!”

“홍련 총회장 차잉원이냐? 네놈의 사지를 꺾어 벌레처럼 기어다니게 만들어주마!”

쐐애애애액!

두 사람이 서로의 얼굴을 노리고 기가 팽팽하게 실린 주먹을 날렸다.

투화아악!

두 사람이 주먹이 허공에서 격돌하며 기의 파편이 시퍼렇게 흩날렸다.

‘크흐흑! 이건 강해도 너무 강하다!’

우레이는 내장이 진탕할 정도로 충격을 받았지만 이를 악물고 견뎠다. 자신마저 밀리면 이미 지리멸렬하고 있는 조직원들이 더 이상은 버틸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으아아아! 이 우레이를 우습게 보지 마라!”

우레이가 체내에서 돌리던 기를 한꺼번에 분출시키며 주먹을 연달아 내질렀다.

팡! 팡! 팡! 팡 팡!

우레이와 치잉원의 주먹이 격돌할 때마다 기의 파편이 흩날렸다. 차잉원의 입가에는 여유로운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우레이의 입언저리에는 어느새 핏물이 비치고 있었다. 진즉 끝낼 수 있는 싸움이었지만 차잉원은 우레이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고 있었다. 차잉원의 의도를 알아차린 우레이가 괴성을 지르며 주먹을 폭풍처럼 휘둘렀다.

“으아아아! 이 새끼가 지금 나랑 장난해?!”

후우우웅!

차잉원이 고개를 살짝 젖혀 우레이의 주먹을 피했다. 동시에 강렬한 기가 서린 오른손 장을 어깨 너머로 화악 젖혔다.

“이제 그만 쓰려져랏!”

뻐어어억!

“우웨엑!”

차잉원의 일장이 가슴에 쑤셔박히는 순간, 우레이가 핏물을 왈칵 토했다. 참기 힘든 고통이 밀려들었지만, 우레이는 어금니를 질끈 깨물고 버텨냈다.

‘보스께서 돌아오실 때까지만이라도 어떻게 버텨야 한다……!’

우레이가 자꾸만 쓰러지려는 몸을 뒷발로 가까스로 버티며 다시 주먹을 내질렀다.

“우와악! 차잉원 이 새끼야!”

우레이가 미처 주먹을 내뻗기도 전에 차잉원의 강력한 로우킥이 그의 정강이에 처박혔다.

빠가악!

“커헉!”

휘청거리는 우레이의 얼굴을 향해 차잉원이 번개처럼 주먹을 날렸다.

뻐억!

“큭!”

차잉원의 주먹이 꽂히며 우레이의 코에서 코피가 터져 나왔다.

그때부터 차잉원의 일방적인 폭행이 시작되었다.

뻑! 뻑! 뻑! 뻑! 뻑!

그의 주먹이 가벼운 잽처럼 얼굴을 두드렸지만, 우레이는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은 듯 그때마다 고개가 휙휙 젖혀졌다.

얼굴이 이미 피투성이로 변한 상태에서도 쓰러지지 않고 한사코 버티는 우레이를 끝장내려고 차잉원이 회심의 일격을 날렸다.

“깜도 안 되는 주제에 자존심만 살았구나! 이제 그만 쓰러져!”

쉬이이이이익!

“응?”

바로 그때 차잉원이 자신의 등 뒤에서 날아드는 예리한 기세를 느끼고 주먹을 날리려다 말고 멈칫했다. 그 기세의 정체가 순도 높은 강기라는 사실을 직감한 차잉원이 황망히 돌아서서 한 줄기 선명한 빛선을 손등으로 튕겨냈다.

까아앙!

“누구냐?!”

처어억!

허공을 밟듯이 달려와 차잉원 앞에 사뿐히 내려서는 사람은 바로 동하였다.

차잉원은 동하의 전신을 감도는 강렬한 기세로 미루어 그의 정체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네가 강동하구나?”

“그러는 너는 차잉원이겠군.”

“그래, 내가 차잉원이다. 그러잖아도 네 얼굴이 보이지 않아 섭섭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다.”

“미안하지만 나는 쥐뿔도 반갑지가 않은걸.”

동하가 입과 코로 피를 뚝뚝 흘리며 힘겹게 서 있는 우레이에게 시선을 옮기며 눈살을 찌푸렸다. 우레이가 동하를 향해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입술을 달싹였다.

“보, 보스……!”

“고생했다, 우레이. 여기서부턴 내가 맡을 테니, 안심하고 쉬어라.”

“조, 조심……, 놈은 정말 강합니다…….”

“그래, 고맙다.”

풀썩!

동하가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우레이는 자신의 할 일을 다 했다는 듯 힘없이 무릎을 꿇었다. 우레이를 비롯하여 하나같이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져 있는 최룡, 탕시린, 쑨웬, 창첸 등을 둘러보는 동하의 얼굴이 비통함이 가득했다.

다시 차잉원을 바라보는 동하의 눈가에 분노가 서려 있었다.

“우리 식구들을 험악하게도 다루셨군.”

“우리 왕젠린 전무를 때려죽인 네놈만이야 하려고?”

“그래, 어차피 우리 사이에 더 이상의 대화는 필요가 없겠지.”

“당연한 말을 하고 있구나.”

우우우우우웅!

동하와 차잉원이 서로를 노려보며 기운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몸 윤곽을 따라 선명한 기광이 번지면서 옷자락이 깃발처럼 펄럭였다.

휘이이이이잉­­!

두 사람의 뿜어낸 강력한 기세가 공중에서 충돌하며 흙가루와 자갈이 소용돌이치듯 흩날렸다. 그 강력한 기세에 밀려 주변에 서 있던 홍련의 임원들과 흑룡회 조직원들이 주르륵 밀려났다.

젠장, 이건 정말 장난이 아닌걸!

차잉원 저 자식 최소 나와 동급이거나 나보다 더 강할 것 같아!

탐색전 없이 단숨에 승부를 결정짓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동하는 자신이 가진 최대치의 기를 끌어올렸다.

동하가 오른 주먹에 기를 집중시키자, 그의 주먹을 뚫고 선명하게 권강이 피어올랐다.

끼우우우웅!

차잉원도 동하 못지않게 선명한 권강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그의 권강의 동하의 그것보다 훨씬 크고 선명했다.

‘염병! 확실히 나보다 강해 보이는군.’

동하는 불안감을 떨쳐내려는 듯 차잉원을 향해 달려가며 주먹을 강하게 내질렀다. 선제공격으로 상대의 기세를 꺾어놓기로 마음먹었던 것이다.

“이야압!”

콰아아아아앗!

동하와 차잉원이 서로를 향해 돌진하며 거이 동시에 주먹을 내질렀다. 동시에 커다란 주먹 모양의 권강이 서로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꽈아앙!

두 개의 권강이 부딪치며 공기를 찢어발기는 엄청난 굉음이 울려 퍼졌다. 마치 거대한 폭발이 일어난 듯 땅바닥에 깊은 구덩이가 파이고, 시장 좌판들이 사방으로 튕겨 날아갔다.

“으흑!”

“크흐흐흑!”

주변에 서 있던 홍련 임원들과 흑룡회 조직원들도 균형을 잡지 못하고 몇몇이 땅바닥으로 나뒹굴었다.

오직 동하와 차잉원만 더욱 강렬해진 권강을 뽑아 든 채 서로를 향해 달려들 뿐이었다.

꽝! 꽝! 꽝! 꽝! 꽝!

두 사람이 권강과 권강을 맞부딪치며 사납게 격돌했다. 그때마다 땅이 울리고 대기가 뒤틀렸다. 서로에게 엄청난 충격이 전해졌지만 둘 다 한 발자국도 물러서려고 하지 않았다.

“강동하1 제법이다만 여기까지다!”

“차잉원! 너야말로 이곳이 무덤이 될 것이다!”

쐐애애애애애액!

두 사람의 권강이 대기를 찢어발기며 다시 한번 서로를 향해 날아갔다. 권강이 막 충돌하려는 순간, 동하의 권강이 갑자기 방향을 틀어 옆으로 살짝 비껴갔다. 동시에 동하는 밀영환보를 밟으며 차잉원의 권강을 피해냈다.

쉬이이이익!

그리고 크게 호선을 그리며 날아간 동하의 권강은 차잉원의 옆구리를 노리고 파고들었다.

뻐어어억!

차잉원이 재빨리 팔을 내려 막았지만,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듯 옆쪽으로 주르륵 밀려났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동하가 쏜살같이 달려들어 연타를 퍼부었다.

퍽! 퍽! 퍽! 퍽!

‘기회다! 이대로 계속 밀어붙이면 승기를 잡을 수도 있겠어!’

동하는 한 가닥 희망을 품고 차잉원의 가드 위를 때리는 양손 주먹에 더욱 기를 집중시켰다. 하지만 너무 조급했던 것일까? 그는 미처 차잉원의 가드 사이로 비치는 두 눈이 기분 나쁘게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푸우욱!

“커헉!”

다시 주먹을 쳐들던 동하는 등 쪽에서 강력한 타격을 받고 덜컥 진동했다.

“우웁!”

목구멍을 타고 넘어오는 핏물을 삼키려고 볼을 부풀리는 그의 얼굴을 쳐다보며 차잉원이 비릿하게 웃었다.

“멍청아, 의강은 너만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차잉원이 수비에 집중하는 척하며 지강을 날려 동하의 배후를 노렸던 것이다.

“이, 이런……!”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으냐?”

그제야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황망히 물러서려는 동하의 가슴을 노리고 차잉원이 불길 같은 기세가 일렁이는 오른손 장을 내질렀다. 동하도 황급히 일장을 내뻗어 차잉원의 장에 맞서려고 했다. 하지만 엿가락처럼 길게 늘어난 차잉원의 장강이 뱀처럼 꾸물꾸물 동하의 팔을 휘감으며 가슴 쪽으로 계속 파고들었다.

쩌어어억!

“웨에엑!”

마침내 가슴 한복판에 차잉원이 손바닥이 깊숙이 쑤셔박히며 동하가 참았던 핏물을 왈칵 토했다. 핏방울을 뿌리며 뒤쪽으로 너울너울 날아가던 동하가 시장 바닥으로 정신없이 나뒹굴었다.

우당탕탕탕!

“끄어어어……!”

가슴이 쪼개질 듯한 통증이 엄습했지만 동하는 입가의 피를 닦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박차고 일어섰다. 차잉원이 쓰러진 자신을 노리고 곧장 공격해올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차잉원은 공격을 멈추고 그 자리에 우뚝 버티고 서 있었다. 그는 두 팔을 천천히 휘돌리며 새로운 기세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우우우우우웅!

두 눈으로 시퍼런 안광을 내뿜으며 옷자락을 풍선처럼 부풀리고 있는 그의 몸 주변으로 심상치 않은 기광들이 아지랑이처럼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었다.

치리리리리리릿!

수십 가닥의 기광들이 몇 개의 덩어리로 뭉쳐지는가 싶더니, 그의 머리 위에서 기로 만들어진 여섯 개의 커다란 고리가 만들어졌다.

“저 고리는 대체 뭐지……?!”

순간, 동하의 머릿속에서 이진산의 다급한 외침이 울려 퍼졌다.

[도망쳐! 저건 강기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강환이다!]

‘강환? 그게 대체 뭔데요?’

벙진 표정으로 묻는 동하를 향해 이진산이 계속 소리를 질렀다.

[강환의 경지는 강기의 고수가 이를 수 있는 최고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지금 너의 실력으론 저놈을 상대할 수가 없으니, 뒤도 돌아보지 말고 도망치란 말이다!]

‘죄송하지만 이미 늦은 것 같은데요.’

[그, 그게 무스……?!]

훙! 훙! 훙1 훙! 훙! 훙!

차잉원이 동하를 향해 두 팔을 강하게 내지르는 것과 동시에 그의 머리 위에 떠 있던 고리 여섯 개가 마치 둥근 담배 연기처럼 일렬로 죽 늘어서서 날아오기 시작했다. 동하가 두 주먹에 기를 잔뜩 불어넣으며 자신을 노리고 날아오는 고리들을 향해 짓쳐나갔다.

‘어차피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입니다!’

[안 된다, 이놈아! 이번엔 까무러치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 죽게 된단 말이다!]

이잔산이 악을 질러댔지만 동하는 무시하고 눈앞으로 닥쳐드는 첫 번째 고리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콰아아앙!

동시에 엄청난 폭발이 터지며 그 후폭풍을 고스란히 뒤집어쓴 동하가 내장이 진탕하는 충격을 느끼며 붕 날아갔다.

“크아악!”

쿠웅!

피투성이가 되어 땅바닥에 등을 처박는 그를 노리고 다섯 개의 고리가 줄줄이 쏟아져 내렸다.

콰콰콰콰쾅!

그리고 마치 융단폭격이라도 퍼붓듯 동하의 몸 위에서 점점 더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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