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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 경찰-74화 (74/75)

〈 74화 〉 74화. 최후의 대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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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화. 최후의 대결(2)

“으아아앗!”

“다들 피하시오!”

퍼퍼퍼퍼펑!

거대한 폭발과 함께 하늘에서 기의 파편이 우박처럼 쏟아지자, 밑에 있던 사람들이 황급히 물러섰다. 시린핑 주석과 공산당 간부들이 물러선 그 자리에 마치 작은 분화구처럼 깊은 구덩이가 파였다.

“대체 누가 이긴 것일까……?!”

시린핑 주석이 눈을 부릅뜨고 아직도 기광에 파묻혀 있는 동하와 장렌을 올려다보았다.

츠츠츠츳……!

기광이 서서히 잦아들며 마침내 동하와 장렌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기로 만들어낸 검을 맞댄 채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입가로 가는 핏줄기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타하압!”

기합과 함께 동하와 장렌이 뒤쪽으로 붕 튕겨 나갔다. 충분히 거리를 벌린 동하와 장렌이 서로를 노리고 검을 길게 내찔렀다.

피슈우우우웅!

동시에 두 가닥의 예리한 검광이 하늘을 가르며 쏘아갔다.

스파아앗!

검광끼리 격돌하며 마치 스파크가 일어나듯 불꽃이 튀었다.

파파파파팟!

그리고 하나의 검광이 다른 검광을 태우며 빠르게 전진했다. 상대의 무형검을 무력화시키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바로 동하의 검이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장렌이 분노의 외침을 지르며 자신의 가슴을 노리고 쏘아오는 동하의 검을 노리고 검을 휘둘렀다.

투카앙! 푸우우욱!

“커허헉!”

하지만 장렌의 무형검은 산산조각이 나 버렸고, 동하의 검은 기어이 그의 가슴을 관통했다.

“꺽……, 꺼어억……! 내, 내가 한국의 순경 따위에게 당하다니……?!”

핏발선 눈으로 동하를 노려보던 장렌이 핏물을 왈칵 토하며 빠르게 추락했다.

“우웨에엑!”

쿠우웅!

땅바닥에 세차게 등을 처박은 장렌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부릅떠진 눈과 반쯤 벌어진 입에서 쉴 새 없이 흘러나오는 검붉은 핏물은 그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었다.

“주석님, 강 보스가 해냈습니다.”

“음, 그렇군.”

곽치상 서기가 다가와 속삭이자, 시린핑 주석도 주먹을 슬며시 움켜쥐며 고개를 끄덕였다.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던 최룡과 탕시린 그리고 창첸과 우레이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크흐흐흐! 내레 우리 형님이 이길 줄 알고 있지 않았겠니?”

“어이구~ 어련하시겠어요?”

“우리 보스에겐 이미 불가능이란 없는 것 같아.”

오직 천룽과 왕차이만이 분노에 극에 달한 얼굴로 아직 허공에 떠 있는 동하를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강동하, 이 자식! 장렌의 목숨값을 받아내야겠다!”

피유우웃!

천룽과 왕차이가 땅을 차고 동하의 앞으로 나란히 날아올랐다. 동하가 자신 앞에 떠 있는 천룽과 왕차이를 향해 도발적으로 말했다.

“우리는 지금 비무를 하고 있는 게 아니었던가요? 기본적으로 비무란 일대일의 대결을 원칙으로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키우우우우우웅!

천룽과 왕차이가 머리 위로 장렌보다 훨씬 선명하고 예리한 기광을 뽑아 올리며 소리를 질렀다.

“닥쳐라, 이놈!”

“비무 중에 상대를 죽이는 건 말이 되는가?!”

동하가 땅바닥에 처박혀 있는 장렌을 힐끗 보며 변명조로 말했다.

“그건 어디까지나 실수였습니다.”

천룽과 왕차이가 나란히 무형검을 찌르며 동하에게 날아들었다.

“오냐! 우리가 네놈을 죽이는 것도 순전히 실수라는 걸 잊지 마라!”

동하도 검을 찌르며 두 사람을 향해 쇄도했다.

츄우우우우웅!

무형의 기로 만들어진 세 자루의 검이 서로를 노리고 가차 없이 쏘아졌다.

쩌어어엉!

그리고 동하의 검봉과 두 사람의 검봉이 맞붙었을 때, 공기가 울리는 소리와 함께 눈부신 기광이 폭발했다.

“끄으으으……!”

세 사람이 자신들의 검에 엄청난 기를 퍼부으며 내공 대결을 펼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동하 혼자 천룽, 왕차이 두 고수의 내공을 감당하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

“크흑!”

동하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뒤쪽으로 재빨리 물러섰다. 천룽과 왕차이가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

“네놈은 이제 죽은 목숨이야!”

“장렌의 원수를 갚아야겠다!”

츠캉! 츠캉! 츠캉! 츠캉!

천룽과 왕차이가 휘두르는 검을 가까스로 막아내며 동하가 정신없이 밀려났다. 천룽과 왕차이의 일방적인 공세가 계속되면서 동하의 몸에 크고 작은 상처가 생기기 시작했다. 동하는 두 사람의 빈틈을 노리고 불시에 검을 찌르기도 하며 반전을 시도했지만, 한번 밀리기 시작한 싸움의 양상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카카카카카카캉!

하늘을 누비며 싸우는 세 고소의 모습을 손 그늘을 만들어 올려다보던 시린핑 주석과 곽치상 서기의 안색도 어두워졌다.

“으음……! 강동하가 밀리기 시작하는군.”

“네! 아무래도 장렌 한 사람을 상대할 때와는 다른 것 같습니다.”

“이대로 강동하가 패한다면 천중천의 압박이 더욱 거세질 텐데, 큰일이로군.”

시린핑 주석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을 때, 동하는 마지막 반격을 시도하고 있었다.

“이야압!”

쉬이이이익!

모든 내공을 검 끝에 집중시키며 두 가닥의 검강을 섬전처럼 폭사했던 것이다. 무방비의 동하를 노리고 닥쳐들던 천룽과 왕차이가 자신들의 얼굴을 노리고 쏘아오는 검강을 발견하고 기겁했다.

“으윽!”

“조, 조심해!”

카캉­­!

훌륭한 기습이었지만 이미 화경의 경지에 다다른 천룽과 왕차이에게 치명상을 입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두 사람이 반사적으로 검을 휘둘러 검강을 튕겨냈고, 동하는 그들의 뺨에 미세한 생채기를 만든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리고 동하는 기습이 실패한 대가를 치렀다.

“강동하, 이 여우 같은 자식!”

“이번에야말로 각오해라!”

모든 힘을 쏟아 검강을 내쏘는 바람에 수비를 무시했고, 그 빈틈을 천룽과 왕차이가 파고들었던 것이다.

피핏!

“크흑!”

두 사람의 검이 각각 팔과 옆구리를 베고 지나가자, 동하가 피를 뿌리며 진동했다. 보통 사람이 무형검에 상처를 입었다면 당장 뼈까지 잘리며 목숨을 잃었겠지만, 동하는 순간적으로 호신강기를 일으켜 치명상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상을 피할 수는 없었던 그에게 천룽과 왕차이의 파상공격이 쏟아졌다.

카카카카카카캉!

천룽과 왕차이가 찌르고 휘두르는 기검을 가까스로 막아내며 동하는 정신없이 물러섰다. 동하가 두 사람의 검을 튕겨낼 때마다 기의 파편이 하얗게 흩날렸다. 그때마다 동하의 온몸으로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어떻게든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하면 이대로 당하는 수밖에 없다!’

마음을 독하게 먹은 동하가 두 사람이 동시에 찌른 검을 힘차게 튕겨내며 마지막 힘을 집중시킨 기검을 강하게 휘둘렀다.

“으하압!”

콰쾅!

하지만 이 회심의 일격마저 천룽과 왕차이는 맞받아쳐 버렸다.

“우웁!”

핏물을 울컥 토하며 뒤쪽으로 붕 튕겨 나간 사람은 동하였다. 미처 수비 동작을 취하지도 못하는 동하를 노리고 천룽과 왕차이가 검을 길게 내찔렀다.

“이제, 그만 버티고 뒤져라!”

“네놈은 어차피 우리 둘의 상대가 될 수 없다!”

슈우우우우우웅!

자신을 노리고 허공을 하얗게 가르며 쏘아오는 검강을 동하가 절망적으로 바라보았다. 이번 공격만은 막을 없다고 판단한 동하가 급히 이진산을 불렀다.

‘어르신! 어르신!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정신 똑바로 차리고 검을 휘둘러, 이놈아! 죽기 살기로 막아내란 말이다! 어서!]

‘아, 알겠습니다!’

동하는 이진산이 시키는 대로 자꾸만 흩어지려는 기의 끝자락을 잡아채 자신의 검에 불어넣었다. 그리고 눈앞으로 닥쳐드는 두 가닥 검강을 노리고 필사적으로 휘둘렀다.

“으아아아!”

카아아앙! 퍼퍽­­!

그러나 천룽과 왕차이이 내쏜 검강은 동하의 검을 가볍게 튕겨내며 그의 가슴을 꿰뚫고야 말았다.

“크허헉!”

동하의 입이 고통을 참지 못하고 떡 벌어졌다. 눈앞이 아득해지며 그의 체내에서 내공이 빠르게 흩어지는 게 느껴졌다. 입과 코로 검붉은 핏물을 뚝뚝 흘리며 공중에 위태롭게 떠 있는 동하를 바라보고 있던 시린핑 주석이 신음을 흘렸다.

“으음……! 아무래도 승부가 이대로 끝날 것 같군.”

“네, 강동하가 패할 것 같습니다.”

곁에 서 있던 곽치상 서기도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최룡과 쑨웬 그리고 탕시린과 창첸, 우레이는 발을 동동 구르며 동하를 응원했다.

“형님, 힘을 내시라요!”

“강 보스, 정신 똑바로 차려! 지기만 해봐! 내가 가만히 두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동하는 이미 허공에서 균형을 잡고 있기조차 힘든 상태였다. 그의 눈은 초점이 흐릿해진 상태였고, 입과 코 그리고 귀에서까지 쉴 새 없이 핏물이 흐르고 있었다.

아……! 나는 결국 이렇게 죽게 되는 것인가?

어머니, 죄송해요. 저란 놈은 여기까지 한계인가 봐요.

마지막을 직감한 동하는 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렸다. 어머니의 원수를 갚기 위해 시작한 여정이었지만 그는 자신이 과연 목표를 이루었는지조차 확신할 수가 없었다. 리길상의 행방은 묘연했고, 자신은 리길상을 사주했던 원흉들에게 또 이렇게 죽음 직전까지 내몰리고 있지 않은가.

“강동하! 이젠 정말 죽여줘야겠다!”

자꾸만 감기려는 눈을 가까스로 치켜뜨고 있는 동하를 노리고 장렌과 왕차이가 검광이 사오 미터나 뻗쳐나온 무형검을 길게 찌르며 날아들고 있었다.

“결국, 나는 정말 이렇게 죽게 되는구나……!”

힘없이 중얼거리는 그의 머릿속에서 이진산의 벼락같은 고함이 울려 퍼진 것은 그때였다.

[이 미련곰탱이 같은 새끼야! 죽긴 누가 죽어?! 단전을 활짝 열고 노부의 진정한 힘을 받아들이란 말이다!]

단전을 열고 진정한 힘을 받아들이라고?

이건 또 무슨 자다가 봉창을 뜯는 소리지?

동하는 이진산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 순간, 그의 상단전에서 지금껏 경험조차 해보지 못한 어마무시한 힘이 용솟음치는 게 느껴졌다.

“크흐흐흡!”

너무도 강력한 힘이 체내를 휘돌면서 동하는 그 거대한 선천진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온몸을 격렬하게 진동했다. 마치 댐이 무너진 듯 거대한 기운의 강물이 그의 혈맥이 터질 듯이 팽창시키며 노도처럼 치달리기 시작했다.

콰아아아아앗!

[어서 받아들여! 어서 가슴을 열고 노부의 진정한 힘을 받아들이란 말이다!]

동하도 이진산의 힘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이 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눈앞에서 자신을 끝장내려고 달려들고 있는 천룽과 왕차이를 쓰러뜨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동시에 동하는 섬뜩한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아……! 이진산 어른은 마지막 힘을 숨기고 있었구나. 그리고 내가 천중천의 고수들에게 당해 스스로를 지탱할 여력이 없어졌을 때, 이 힘을 불어넣어 나라는 존재를 완전히 집어삼킬 속셈이었구나!’

동하는 지금 자신의 몸 안에서 돌고 있는 이진산의 거대한 선천진기를 받아들이는 순간, 자신의 몸이 그에게 완전히 잠식당하리란 사실을 직감했다.

안 돼! 그렇게 사라질 수는 없어!

죽으면 죽었지 이 탐욕스러운 영감탱이에게 육신을 빼앗길 수는 없다!

동하는 피가 나도록 입술을 깨물며 이진산이 강요하고 있는 힘을 밀어냈다. 그 사이에 천룽과 왕차이의 검은 이미 그의 심장을 향해 다가들고 있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 그에게는 영혼을 빼앗기거나, 목숨을 빼앗기거나 둘 중 하나의 선택만이 남아 있었다.

예리한 두 가닥의 검광이 동하의 가슴에 닿으려는 순간, 이진산이 피를 토하듯 절규했다.

[이 병신 같은 새끼야! 이러다 우리 둘 다 뒤지게 된단 말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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