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화 〉 훈련 (2)
* * *
"아비스크의 새로운 공략법입니다!"
통했나..?
나의 당당함이 통했기를 바라며 카리스와 눈을 게속해서 마주치니 칼리스는 한숨을 쉬었다.
"하.. 이걸 잘했다해야 하나 못했다해야 하나.."
"당연히 잘했다 아닌가요?"
나의 당당한 말에 칼리스는 나를 째려보고서는 노트를 펼쳐 무언가를 작성하였다.
저기에 뭘 적고 있으려나..
궁금해진 나는 칼리스에게 물어보았다.
"쌤, 그 노트에 뭘 적고 계신거예요?"
칼리스는 게속해서 작성을 하며 대답해주었다.
"인성평가."
"..? 네?"
인성평가..? 그걸 왜?
나는 갑작스러운 인성평가에 순간 벙쪘다.
"갑자기 인성평가라뇨?"
"학생이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 파악을 해야 나중에 편하기 때문이다."
"......"
칼리스는 노트에 다 적었는지 노트를 내리고 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
"아닙니다..."
내 답을 들은 칼리스는 순간 아주 미묘하게 웃었고 나는 칼리스를 게속해서 바라보고 있었기에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웃었어..? 나 지금 놀림받은 거야? 쌤한테..?'
그 미소를 보고 나는 온갖 생각이 다들었으나 칼리스가 허수아비를 소환하자 생각을 그만두었다.
"우선 아까 전 아비스크를 상대하는 모습을 보며 어떠한 능력인지 이해를 마쳤다."
"보아하니 부적에 능력을 부여하여 사용하는 듯하니 이번에는 어떤 능력을 부여할 수 있을지 확인을 해 보지."
이것은 나 또한 궁금한 점이었다.
내가 부여할 수 있는 능력들을 한번 정리할 필요가 있었기에 나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로 했다.
"알겠습니다."
내가 허수아비앞에 서서 내가 알고 있는 한자들을 생각해내고 있을 때 칼리스가 한쪽 벽에 기대어 나에게 허수아비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이 허수아비는 참고로 10단계이니 아무 짓이나 해도 괜찮으니 한번 마음대로 해 봐라."
그 말을 끝으로 칼리스는 가만히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내 머릿속에 떠오른 한자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사용하기 시작했다.
[칼 도], [나무 목], [쇠 철] 등 부적을 무엇인가로 바꾸는 것은 전부 가능했다.
그리고 [빠를 속], [힘 력]처럼 자신에게 버프를 걸 수 있으며 [느릴 완], [진압할 진]처럼 상대에게 디버를 걸 수 있었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자신에게 버프를 걸때는 몸에 부착해야 되지만 디버프를 걸때는 상대의 몸에 안닿아도 된다는 점이다.
또한 [불 화], [얼음 빙], [물 수], [번개 전], [흙 토], [빛 광], [어두울 암] 등 각 속성으로 변환시킬 수도 있었다.
하지만 [주먹 권], [총 총]처럼 두 개의 한자를 합쳐서 사용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칼 도]에 [불 화]를 부여하는 것처럼 속성을 부여하는 방법은 통했다.
일단은 내가 떠올릴 수 있는 방법들은 전부 해 보았다.
'나중에 더 떠오르면 해 봐야지.'
그렇게 내 능력들을 알아보는 시간이 끝났고 칼리스가 나에게 다가왔다.
"대충 어떤 방식들이 있는지 알아냈나?"
"넵."
"그럼 나와 한번 대련을 하자구나."
"네? 대련이요? 평가가 아니라?"
"그래, 대련이다. 너와 내가 싸우는 것 말이다."
대련이라.. 나는 대련이란 소리에 약간 당황했지만 진정하고 칼리스에게 물었다.
"페널티는 어느 정도입니까?"
그렇다. 페널티.
칼리스는 전 성화길드의 부길드장이였다.
그렇기에 여기서 주어지는 페널티에 따라 대련이 성립이 될 수 있다.
칼리스는 미리 생각을 했던 것인지 바로 페널티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5급 초반 정도로 힘을 맞추마."
5급 초반이라... 5급 초반이면 딱 현재 반즈와 아이들과 나의 실력보다 한 단계 높은 급이었다.
솔직히 나는 4급으로 나올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어휴.. 딱 쉽게 이기지는 못해도 지지 않을 정도로 정했네'
"뭐.. 알겠습니다."
참고로 훈련장에서 대련을 할 수 있으면 왜 대련장이 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대련장은 훈련장보다 넓으며 진짜로 내가 다른 곳에서 싸우는 느낌이 들지만 훈련장은 그저 좀 넓은 공간이라는 것뿐이다.
나는 칼리스를 한번 노려보고는 칼리스와의 거리를 버렸다.
"자, 그럼... 먼저오거라."
나는 오라는 소리와 함께 곧장 마나를 흐르게 하였다.
'칼리스가 어떤 방식으로 나올까나."
소설 속 칼리스의 싸움 방식은 꽤 다양했다.
무기를 들고 싸우거나 체술로 싸우거나 주 능력인 [발화]로 싸웠다.
그렇기에 어떤 방식으로 싸울지 알아볼 겸 우선은 원거리로 간을 좀 볼 생각이다.
"[쏠 사] & [번개 전]"
부적은 번개를 두른 채 빠르게 칼리스에게 날아갔으니 어떠한 방식으로 나올지 기다렸다.
칼리스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발화]"
그러자 날아가던 내 부적들은 전부 불에 타 허공에서 없어졌다.
나는 [발화]를 보고 나서 칼리스에게 최대한 미소를 지으며 물어보았다.
"선생님.. 주 능력을 사용하실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네요. 하하"
그러자 칼리스또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래도 대충은 예상하지 않았나?"
"하하.."
나는 저 답을 듣고 나서 이번 대련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칼리스를 이기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칼리스는 성화길드의 부길드장이라는 명칭을 [발화]로 얻었다.
그 말은 무슨 말이냐? 이길 생각은 꿈도 꾸지 말라는 말이다.
자기 주능력이니만큼 싸우는 것 또한 제일 능숙하기 때문이다.
'내가 어떻게든 이기고 만다.'
나는 그 다짐과 함께 앞으로 뛰어나갔다.
"[빠를 속], [힘 력], [느릴 완], [진압할 진]"
나에게는 버프를 칼리스에게는 디버프를 주었다.
버프를 받은 나는 빠르게 칼리스에게 붙었으나 다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연쇄 발화]"
내가 붙자 칼리스는 내가 붙은 자리에에 불을 만들어내 나를 떨어트렸고 내가 피한 자리에 게속해서 불을 만들어 냈다.
'으 진짜 짜증 나게 하네!'
"[막을 방] & [물 수]"
나에 주변에 칼리스가 보여주었던 배리어처럼 막이 생겼고 그 막을 물로 다시 한번 감쌌다.
그러자 칼리스가 만들어낸 불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고 그 사실을 확인하고서 곧바로 [칼 도]로 손에 칼을 만들어내서 칼리스에게 근접하였다.
칼리스는 내가 만들어낸 물로 된 방어막을 보고서 흥미로운 표정을 짓다가 내가 칼을 만들어내자 받아칠 준비를 하였다.
"이번에는 칼인가."
"& [물 수]"
내가 들고 있는 검에 물을 둘러서 휘둘렀다.
하지만 칼리스는 내 검이 휘둘러지는 곳에 정확히 [점화]를 사용하여 검의 방향을 꺽었다.
게속해서 휘둘러보지만 게속해서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꺽이자 나는 발을 들어 올려 칼리스의 복부를 찼다.
칼리스는 내 발을 한 손으로 잡고서 옆으로 나를 던졌다.
던져진 나는 바닥을 3바퀴정도 굴렀다.
바닥에 엎어진 나를 향해 칼리스가 뒷짐을 진 채 말했다.
"너는 칼과는 않맞는 모양이다. 검이 어디로 휘둘러질지 어떤 힘을 담아서 휘두르는지 전부다 티가 난다."
나는 바닥에 놓여져 있는 검을 없앴다.
'그래.. 나는 검이랑은 좀 안 맞는 거 같네..'
애초에 지구에서 검이라고는 한 번도 잡아본적 없기에 방금 처음으로 검을 써 보았다.
대충 능력평가때 반즈가 휘둘렀던 것처럼 따라 하면 될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많이 어려웠다.
그러니 검을 사용하는 것은 포기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기로 했다.
"[쏠 사] & {물 수] x10"
나는 10개의 부적에 물을 둘러서 칼리스에게 쏘았지만 칼리스는 그 부적들을 [발화]로 증발 시켰다.
그리고 칼리스는 고개를 한번 돌리며 말했다.
"이번에는 내가 먼저 가지."
바닥에 물을 한번 둘러보고선 칼리스는 나에게 달려들었다.
나는 4급이고 칼리스는 현재 5급이기에 다가오는 속도를 정확히 잡을 순 없었지만 어림잡을 수는 있었다.
칼리스는 나에게 달려들고 나의 머리를 노리면서 발을 휘둘렀다.
나는 급하게 몸을 아래로 숙였지만 그것은 내 실책이었다.
"[발화]"
내가 몸을 숙인곳에 칼리스가 불을 만들어내어 나는 불에 직격으로 맞았다.
"아악!"
나는 고통을 못 버티고 바닥에 굴렀다.
뜨거웠다. 진짜 미치도록 뜨거웠다.
불에 맞은 곳은 마치 누군가가 게속해서 뾰족한 무엇인가로 나를 찌르는 기분이었다.
이 불쾌한 감각에 내가 바닥을 구르며 정신을 못 차리고 있자 칼리스가 나를 내려다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에르문, 너는 역시 고통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구나."
나는 그 말에 바닥에 엎어진 상태로 이를 악물었다.
'당연하지! 예전에는 싸울 일도 없이 오로지 공부만 했는데 고통에 어떻게 익숙하겠어!!'
나는 바닥에서 칼리스를 올려다보며 눈을 찌뿌렸다.
마치 억울하다는 듯이, 화가 났다는 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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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스는 자기 앞에서 쓰러져 있는 학생의 눈을 바라보았다.
이 학생, 에르문은 특이했다.
어제는 마나를 처음 써 보는 것 같았으나 능력을 수준급으로 쓰질 않나, 또 평가가 끝나자 갑자기 쓰러지지 않나, 또 오늘은 각종 다양한 능력사용 방법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지금 대련을 해 보며 느끼는 결과 에르문은 무엇인가 부족했다.
그러나 아비크스를 상대하는 것에서 예상을 할 수 있었고 방금 불에 맞아서 고통스러워하는 에르문을 본 순간 무엇이 부족한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위험성이다.
칼리스는 에르문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알아차리고 그것을 에르문에게 알려주었다.
"에르문, 브레이온 아카데미에 들어온 순간부터 너는 항상 위험에 처있다는 것을 알아라."
"대련에서 다치는 것은 다반사이며 시험에서 다른 학생과 싸우는 것은 당연하며 외부활동을 하였을 때 언제 괴수와 마주칠지 모른다."
"이렇게 자기 위험을 무시하며 싸울 거면 내가 권한 동아리에 들어오는 것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듯하구나."
자기 말을 들은 에르문은 분한 듯 주먹을 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자신도 이런 식으로 행동하기는 싫었다.
하지만 이러지 않으면 눈앞에 학생은 쉽게 죽을 수 있다.
마치 그 아이처럼 말이다...
칼리스는 지금 상황에서의 에르문에 행동에 따라 진심으로 동아리에서 제외시킬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에르문은 처음에는 분한 듯 몸을 부들대며 떨더니 지금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칼리스는 에르문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자 포기를 하였다고 생각하여 대련을 마칠 생각을 하고 에르문에게 서서히 걸어갔다.
어느새 칼리스는 에르문에 바로 앞에 서 있었고 에르문을 일으켜세우기 위해 몸을 숙인 순간 살기가 느껴졌기에 서둘러 에르문에게서 떨여졌다.
자신이 있던 자리를 바라보니 그곳에는 얼음으로 만들어진 수많은 두꺼운 가시들이 허공에서 바닥에 꽂혀져 있었다.
"무슨..."
칼리스는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이 일을 만들어낸 장본인인 에르문을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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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억울하고 화가 났지만 금세 진정할 수 있었다.
칼리스가 나에게 해준 말들이 전부 이해가 됬기 때문이다.
'그래.. 마족이나 마인들을 싸우면 이것보다 더욱 심한 고통을 느낄거야. 벌써 이러면 안 되지.'
마족과 마인들을 상대하면 서로 죽여야되기에 크게 다치는 것은 당연하였다.
'벌써 지는 소리하면 안 되지!'
내가 포기한줄 알은 칼리스가 점차 내개로 다가오는 것을 확인한 나는 아까 전에 설계한 것들을 준비했다.
그렇게 칼리스가 몸을 숙이는 순간 아주 작은 목소리로 능력을 방동시켰다.
"[얼음 빙] & [모습 태] & [바늘 침]"
능력이 발동되고 허공에서 만들어진 얼음가시들이 칼리스에게 쏘아졌다.
하지만 칼리스는 순간 살기를 느끼고 피한 것 같았다.
나는 혀를 차며 자리에서 일어나 당황한 모습에 칼리스를 바라보았고 칼리스는 나에게 설명을 요구하였다.
"어떻게 저 두꺼운 얼음가시를 만들었지? 내가 본 너의 능력으로는 아직은 저렇게 만들 수 없을 텐데."
"아까 제가 10개의 부적에 물을 감싸서 던진 그 순간부터 설계된 겁니다."
"선생님의 사용능력은 [발화] 그렇기에 제가 맨 처음처럼 부적을 쏘면 불로 태울 것으로 생각하여 불로 증발되기 바로 직전에 물을 공기 중으로 스며들게 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공기는 습해지지만 선생님은 [발화]를 사용중이기에 습해진 것을 못 느낄것으로 생각하여 일부러 공격을 당하고 타이밍을 노린 것입니다."
칼리스는 나의 설계를 듣고 한 손으로 얼굴을 집으며 웃었다.
"하하하! 설마 이게 다 설계된 거였다니, 놀랍구나."
"감사합니다."
"에르문, 이제 슬슬 시간도 없으니 일격으로 승부를 보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지?"
나는 우리가 훈련장으로 들어오고 꽤 시간이 지났다는 것을 알아챘고 순순히 응했다.
"좋은 생각이네요."
"[응축발화]"
칼리스의 머리 위에 불이 점점 응축되어지고 있었다.
나는 점점 커지는 불을 바라보며 부적에 딱 하나의 한자를 부여했다.
"[푸를 청]"
내 손에 들려 있는 부적은 푸른색의 불이 타올랐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본능적으로 [불 화]를 부여하지도 않고 전혀 상관없는 [푸를 청]을 사용하였는데 차갑게 타오르는 푸른색의 불꽃이 타오르는 것에 의문을 가졌고 이 푸른 불꽃이 다른 어떤 효과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하고는 있었다.
그렇기에 반쯤 도박으로 이 푸른색의 불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나는 푸른 불꽃으로 타오르고 있는 부적을 칼리스를 향해 날렸고 칼리스는 모아지고 있던 불의 구를 내 부적을 향해 날렸다.
그렇게 두 개가 충돌하자 이변이 일어났다.
내 푸른색의 불꽃이 화염의 구를 갈랐고 칼리스를 향해 날아갔다.
칼리스는 왠지 모르지만 5급 정도의 마나가 아닌 본연의 등급인 7급의 마나를 사용하여 [배리어]를 펼쳤고 그 부적과 [배리어]가 서로 충돌을 하다가 부적이 힘을 잃고 바닥에 떨어졌다.
"......."
"......."
그 상황에 서로 침묵을 하였고 나는 땀을 흘리고 있는 칼리스를 바라보며 어버버하며 입을 열었다.
"음.. 이거 제가 이긴 거 맞죠..?"
"그런 것 같군."
뭔지는 몰라도.... 이겼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