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화 〉 경매장 습격사건 (1)
* * *
우선 빠르게 말하자면.
나는 반으로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은근슬쩍 들어가려 하였지만 눈치 빠른 애송이인 강우진때문에 들켰다.
"어? 에르문이다!!"
그 말의 반 아이들에 시선이 나에게 집중되었다.
물론 그 시선 중에는 칼리스또한 있었다.
나는 그 시선들을 애써 무시하며 비어 있는 뒤쪽자리로 이동하였다.
그리고 그곳은 반즈와 아이들에게서 좀 떨어진 자리였다.
'근처로 가면 뭐 했냐고 물어볼게 뻔하니까.'
나는 어제부터 한숨도 못잤기에 곧바로 책상에 엎드린 상태로 잠을 청했다.
그러고 잠시 후 잠에서 깨어나 밍기적 거리며 상체를 일으켜세우니 반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 아무도 없지는 안았다.
교탁옆에 있는 의자에서 다리를 꼰 채로 나를 쳐다보고 있는 칼리스가 있었다.
나는 그런 칼리스를 한번.
주위를 한번.
그리고 다시 칼리스를 한번.
그리고서는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상체를 90도 접으며 말했다.
"오늘 수업 수고하셨습니다!"
나는 그대로 뒷문을 열고 나가려 했지만..
"어딜가나?"
'아, 내가 이럴 줄 알았지.'
내가 시선을 안 마주치자 칼리스는 목소리에 힘을 주어 말했다.
"당장 내 앞으로 안 오면 특별히 레어로 구워주지."
나는 그게 뭔 소리인지 이해가 안 되었다가 2초 후 말뜻을 이해하고선 그대로 칼리스앞으로 뛰어갔다,
비록 도망간다는 선택지도 있었으나 칼리스와는 앞으로도 게속해서 볼거였기에 나는 칼리스의 말을 들었다.
내가 앞으로 오자 칼리스는 나를 한번 위에서 아래로 훑더니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오늘 뭐 했나?"
'아.. 역시 이 질문이구나.'
'하지만.'
나는 참 선생님인 칼리스가 무조껀적으로 이 질문을 해 올 것을 알고 있었기에 미리 준비한 답변을 꺼냈다.
"기숙사에서 자고 있었습니다."
"제가 어제 열심히 능력을 키우느라 피곤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잘 됬나..?'
칼리스는 내가 전에 있던 싸움으로 인해 능력을 키우고 싶다는 마음을 알 것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이런 답변을 꺼낼 수 있었다.
"흠.. 정말인가?"
칼리스가 미심쩍은 듯 다시 물었지만 나는 당당하게 대답했다.
"네."
내 대답을 들은 칼리스는 콧웃음을 한번 치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내 뒤를 잡았다.
마나를 쓴것인지 내 뒤로 움직이는 과정을 보지 못했다.
칼리스가 내 뒤에 있었기에 나 또한 몸을 돌리려하였지만 칼리스의 말에 몸을 굳혔다.
"아까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아무도 없었던 것은 어떤 식으로 해명할 거지?"
"........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이 아카데미는 학생 기숙사에 함부로 침입하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들어왔었다고?
"오늘 아침수업이 시작하였을 때 너가 없었지."
"그래서 나는 너가 능력훈련을 하느라 지친줄 알고 늦잠을 자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였다."
지금까지 칼리스가 말했던 것은 내가 생각한 시나리오대로였다.
'그런데 생각하였다라고..?'
"그러더니 반즈가 손을 들며 말하더군."
"선생님! 오늘 저와 네이드가 에르문과 같이 등교하기 위해 기숙사문을 두들겨 보았지만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무 기척도 안 들렸고요!!."
아.. 반즈야.. 반즈 이새끼..
나는 반즈와 네이드가 미워졌다.
같이 등교하자는 것은 기뻣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는 기뻐할 수 없었다.
나중에 같이 가는 것으로 하고 지금은 이것부터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어디 있었지?"
칼리스는 내 눈을 지긋이 바라보며 물었다.
나는 다른 변명을 가져오지 않았기 때문에 즉석에서 두뇌 회전을 빨리하여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 그게."
"하.."
아, 안 되겠다.
"한 번만 모른척해주시면 안 되요?"
나는 도저히 생각나는 변명이 없어서 그냥 당당하게 나가기로 했다.
"제가 말할 수 없어서 그런데 한 번만 봐주세요."
나는 고개를 숙이면서까지 간절히 부탁했다.
상대는 칼리스, 전 성화길드의 부길드장이다.
여기서 내가 게속해서 발뺌해봤자 칼리스는 알아낼 것이다.
그렇기에 여기서 그냥 아예 모른 척을 해 달라고 하는 것이 맞는 답이다.
나는 칼리스에게서 아무 대답도 들려오지 않자 고개를 약간 들어 올려 칼리스를 살펴보았다.
슬쩍 살펴본 칼리스는 살며시 웃고 있었다.
'엥?'
"그렇게까지 부탁하면 어쩔 수 없지."
칼리스는 매우 쉽게 받아주었다.
"감사합니다."
나는 칼리스의 긍정적인 대답에 감사를 표했고 숙였던 몸을 폈다.
내가 똑바로 서자 칼리스는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며 물었다.
"다친곳이 없으니 이번만 봐주마."
"......!"
"그럼 내일은 늦지 않게 와라."
그 말을 끝으로 칼리스는 교실을 나갔다.
나는 칼리스가 나갈 때까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뭐야.. 소름 돋아."
칼리스는 마치 내가 다칠 것을 예상이라도 한 것 같았다.
만약 다쳤던 곳이 아지까지 남아 있었다면...
"어우, 끔찍해."
나는 소름 돋은 몸을 손으로 문지르면서 교실에서 빠져나갔다.
그리고 나는 기숙사로 향했다.
기숙사 문을 열고 쓰러졌던 시울을 살펴보았다.
"다친 곳은 없네."
아마 아르테미스가 나를 회복시켜 줄 때 시울까지 회복시켜준 모양이다.
나는 시울의 건강 상태를 살펴보기 위해 식당에 들리지 않고 편의점에서 간식거리를 사 왔다.
"뭐 부터 먹어볼까나~"
나는 비닐봉지를 뒤적거리면서 한 가지를 꺼냈다.
"치킨!"
편의점에서 산 닭 튀김을 꺼냈다.
나는 닭튀김을 데우기 위해 거실에서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그렇게 데워지기까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 발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시울이 사뿐히 걸어왔다.
"안녕?"
나는 시울을 향해 손을 흔들며 말했다.
시울은 내 앞에 앉았다.
"나도 그 맛있는 냄새가 나는 음식을 줄 수 있나?"
마침 돌리는 시간이 다되었기에 치킨을 꺼내며 시울에게 보여주었다.
"이거?"
시울은 눈으로 치킨을 고정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런 시울을 보고선 치킨을 좌, 우, 아래, 위로 움직였다.
그러더니 시울의 얼굴도 치킨에 따라서 움직였다.
그러던 중 시울은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었는지 깨닫고 얼굴을 숙였다.
"으으으으.."
나는 그런 시울이 재미있어서 치킨의 반을 시울에게 주었다.
"이거 먹어."
내가 준 치킨을 시울은 빠르게 먹었다.
나는 시울이 먹는 것을 지켜본 뒤 내 몫의 치킨을 먹으며 시울에게물었다.
"그런데 말이야."
"너가 여기에 있는 거 별로 안놀라네?"
시울은 기절해 있다가 방금 막 일어나 있었는데 아무런 저항이나 놀래는 것 없이 나한테 치킨 좀 달라하길래 당황스러웠었다.
시울은 꼬리를 흔들며 말했다.
"내가 정신을 차린 후 바로 알아차렸기 때문이지."
시울을 내게로 다가왔고 자기 얼굴을 나에게 가져다 댔다.
"이거 보이나?"
시울에 말에 한번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니 이마쪽에 [잇닿을 연]이 쓰여 있었다.
"이거 때문에 무슨 일이 벌어졌었고 무슨 상황인지 바로 알 수 있었지."
"아마 아르테미스님이 포이베의 눈을 이식할 때 같이 넣은 능력인 것 같다."
"흐음.. 그래?"
시울의 말을 들어 보니 시울과 나는 서로 이어져 있어 생각이나 이런 것들을 공유할 수 있나 보다.
"그러면 하나만 물어볼게."
나는 치킨을 먹다 말고 시울에게 집중을 하며 물었다.
"너가 원한다면 나에게 있을 필요가 없어."
"굳이 내 곁에 있지 않아도 돼."
"어떡할래?"
나는 시울을 굳이 잡을 생각이 없다.
있으면 굉장히 좋겠지만.
시울은 전까지 아르테미스의 석상을 지키기 위해 살아왔다.
그런데 이번에도 나와 함께 있는 것은 자유를 뺏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시울에게 선택권을 주었다.
시울은 나를 빤히 보더니 내 무릎에 얼굴을 기대었다.
"이번에는 친구란 걸 만들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나는 시울의 말에 진심이 담겨 있는 것을 느꼈다.
"그래? 그러면.."
"앞으로도 잘 부탁할게."
나는 그렇게 시울과 친구가 되었다.
잠깐 시울의 털들 쓰담다 앞으로의 계획을 위해서 시울에 능력을 알아봐야 하기에 시울에게 물었다.
"시울, 너 지금, 이렇게 큰데 크기를 줄이거나 몸을 숨길 수 있어?"
"내 몸 말이냐?"
"어."
앞으로밖에 돌아다닐 때 시울의 몸이 좀 크다 보니 문제가 생길 수 있기에 물었다.
"음.. 몸을 숨길 수는 없고 크기를 줄이는 것은 가능하다."
"정말?"
"봐라."
시울의 몸에서 마나가 끌어올려지더니 바로 눈앞에 있던 큰 크기의 시울이 조그마한 인형사이즈로 변해 있었다.
"최대가 이 정도다."
"........"
"음? 왜 그러지?"
시울은 내가 아무런 대답이 없자 나를 쳐다보았다.
"귀.. 귀여워."
"뭐?"
"아기자기 하다고!"
시울이 있는 곳은 내 무릎 위 크기는 인형만하므로 나를 쳐다볼려면 나를 올려다보는 구도가 된다.
그런 시울을 보니 너무나도 아기자기하고 귀여워서 참을 수가 없었다.
내 음흉한? 시선에 버티지 못한 시울은 바닥으로 점프하며 본래크기로 돌아갔다.
"아.."
내가 아쉬워하자 시울은 그런 나를 째려보았다.
나는 그런 시울의 시선을 받아넘기며 두 번째 질문을 하였다.
"그러면 내가 싸울 때 같이 싸울 수도 있나?"
"우리가 막 서로 생각이나 이런 걸 공유할 수 있으니까 그걸 이용한 싸움방식 말이야."
시울은 잠시 고민하더니 답을 해주었다.
"할 수는 있을 테지만 연습을 해야 더욱 유연하고 깔끔하게 할 수 있겠지."
"..그래?"
그렇단 말이지..
"그러면 내일부터 연습하자."
"내일부터 말인가?"
"어."
나는 내일부터 곧바로 아카데미 훈련장에서 시울과 싸움을 연습할 것이다.
"왜냐하면.."
"조만간 싸울 일이 있을 예정이거든."
그것도, 사람들을 지키면서 말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