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문제많은 아카데미의 부적술사-24화 (24/62)

〈 24화 〉 미던동 (2)

* * *

미던동이 정식으로 만들어지고 난 후.

나와 아이들은 칼리스에게 이번에 갈 던전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듣고 있었다.

"이번에 우리가 갈 던전은 천안고속터미널 근처에 생긴 D급 던전이다."

칼리스는 이 말을 하곤 우리를 잠시 살펴보다가 이르벨에게 물었다.

"D급 던전은 어느 정도 수준이지?"

"3급에서 4급 정도에 능력자들이 갈 수 있는 수준입니다."

이르벨에 대답에 칼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정답이다. 던전은 총 S, A, B, C, D, E 이렇게 총 6가지의 난이도로 나누어져 있다."

"3급 이하는 E급 던전, 3~4급 정도는 D급 던전, 4~5급 정도는 C급 던전, 5~6급 정도는 B급 던전, 6~7급 정도는 A급 던전, 그리고 8~9급은 S급 던전을 돌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너희는 C급 던전을 다녀도 될 테지만 경험도 없고 첫 던전탐사이니 D급 던전부터 시작하는 거다."

칼리스는 말을 마치고 어느새인가 들고 있는 종이를 우리에게 한 장씩 나누어 주었다.

"그 종이에 보면 던전에 들어갈시 주의사항이 적혀 있다. 설명은 귀찮으니 그 종이로 대체한다."

"그럼 오늘 동아리는 여기서 마치겠다."

"아직 동아리시간이니 여기서 있든 훈련장을 가서 훈련을 하든 쉼터에 가서 쉬든 마음대로 해라, 단 종례시간에는 맞춰서 돌아오도록."

칼리스는 그 말을 끝내고 미련 없이 교실을 나갔다.

칼리스가 나가고 우리는 주의사항이 적힌 종이를 살표보았다.

주의사항에는 몇 가지의 정보가 적혀 있었다.

__________________

1. 던전은 언제 어디서 사건이 터질지 모르니 자기 맞는 던전을 들어갈 때는 항상 파티를 맺어서 들어갈 것.

2. 던전안에 있는 마정석들은 던전을 온전히 클리어할 때까지 캐지말 것.

3. 던전속 보스 방을 들어갈 때에는 주변에 있는 괴수들을 전부 처리해놀 것.

4. 포션과 같은 생존품을 소지하는 것이 좋다.

5. 제일 중요한 것이다. 파티는 믿을 만한 사람과 들어가는 것을 권장한다.

__________________

"음.. 대부분 알고 있던 것들이네?"

반즈가 말을 꺼내었고 나와 나머지도 동의하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주의사항도 전부 숙지했겠다. 나는 훈련장 좀 가야겠다."

반즈 훈련장을 가기 위해서 일어나자 다른 아이들도 훈련장을 가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그때 아직 일어나지 않은 나를 보며 네이드가 물었다.

"에르문, 넌 안 가?"

"나는 어디 좀 들렸다가 갈게, 먼저들 가서 훈련이나 하고 있어."

나는 곧바로 반에서 빠져나왔다.

그러고는 아공간에서 '달이 추락한 숲'에 갈 때 받았던 두루마리를 꺼내어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에 들어가고 두루마리를 반납하려 데스크에 갔는데 그곳에는 전에 나를 마주했던 푸른색머리칼을 가진 소녀와 그와 같은 머리색을 가진 소년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내 존재를 눈치챘는지 소녀가 나를 맞이했다.

"어서 오세요."

"여기 전에 빌려갔던 지도 반납하려고요."

내가 두루마리를 소녀에게 건넸지만 그 두루마리는 소녀가 아닌 소년이 가져갔다.

"어? 이 지도, '달이 추락한 숲'지도네?"

"그걸 왜 니가 가져가?"

소녀가 소년에게 짜증을 냈지만 소년은 소녀를 무시하고 내게 질문하였다.

"이거 왜 빌려 간 거야?"

"그냥 아경보려고 빌려갔습니다."

"아경을 보러 이런 위험한 숲에 간다라.."

"재밌네."

"야, 후배한테 적당히 하는 게 어때?"

소녀는 더 이상 못 들어 주겠는지 소년을 노려보면서 소년에게 날카롭게 말했다.

"예예, 알겠습니다~"

소년은 소녀에게 대충 대답한 뒤 나에게 손을 뻗으며 말했다.

"내 이름은 유진 마르피아야. 너보다 한학년 위인 2학년이고."

나는 손을 잡으며 대답했다.

"아, 네 저는 에르문 에파치아라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1학년인건 어떻게 아신거죠?"

1학년이랑 2학년을 구분할 수 있는 게 있나? 딱히 없던 거 같던데..

내 의문에 소녀가 대답해주었다.

"조끼에 있는 문양이 각 학년마다 다르기 때문이에요."

"조끼요?"

나는 그 말에 내가 입고 있는 조끼를 살펴보았다.

"아.."

평소에 아카데미복을 자세히 보지 않아서 몰랐지만 가슴 쪽에 특이한 문양이 있었다.

내 문양을 보고 나서 앞을 보니 소년이 벗고 있던 조끼를 들어 올려서 나에게 보여주었다.

살펴보니 내가 입고 있는 조끼와는 다른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그런데.. 문양이 무슨 문양인지 모르겠다.

"저기. 각학년마다 문양이 다른 건 알겠는데 이건 무슨 문양인 거예요?"

"아 그거? 나도 예전에 궁금해서 물어봤는데 아무의미 없다던데?"

"정말요?"

"진짜라니까? 나도 맨 처음에 듣고 나서는 어이가 없어가지고 이 교복 만든 제작자한테까지 갈뻔했다니까?"

내가 조끼에 문양을 다시 한번 보고 있을 때 유진 마르피아가 소녀를 가리키며 말했다.

"얘 이름은 하연 마르피아야."

"만나서 반가워. 하연선배라고 불러."

하연 마르피아가 자신을 소개하였고 나는 자연스레 말을 이었다.

"아까 말했지만 저는 에르문 에파치아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유진 마르피아가 내 인사를 듣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말했다.

"아, 참고로 얘도 2학년이고 나랑 쌍둥이야."

"쌍둥이라고요?"

"응, 머리색만 봐도 얼추 감이 잡히지 않아?"

"그렇긴 하죠."

하연 마르피아와 유진 마르피아 둘 다 바다와 같은 푸른색이였기에 쌍둥이란 것은 도서관 처음 오자마자 얼추 짐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심지어 눈색도 가까이서 보니 두 명다 검푸른색이었다.

그리고.. 마르피아란 이름때문이기도 하다.

"아, 그러면 두 분 중 누가 먼저 태어나셨어요?"

내 말에는 하연이 대답하였다.

"유진이 13분 늦게 태어났어."

하연에 말에 유진이 발끈하며 말을 이었다.

"그 기록 내가 봤을 때 거짓기록이라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늦게 태어났을리 없어!"

유진이 내게 얼굴을 가까이 대며 말을 하였지만 하연이 손으로 유진에 얼굴을 치워주었다.

"유진에 말은 무시하는 게 대부분 좋아."

"좋은 조언 감사합니다."

"야! 너희들!"

유진에 한탄이 들려왔지만 나와 하연은 안 들리는 척 무시하였다.

"그리고 여기 온 이유는 두루마리 반납이 끝이야?"

참. 내 정신 좀 봐라.

여기에 온 이유를 까먹고 이 사람들이랑 대화하고 있었다.

"던전에 들어가기 전에 읽어두면 좋은 책 있나요?"

"던전관련책 말이니?"

"네, 실은.. 동아리에서 이번에 던전을 가기로 해서말이죠. 그래서 가기 전에 필요한 게 있나 체크할 겸 책을 보려고요."

하연은 내 말을 듣고 컴퓨터를 두드리며 말했다.

"음.. 던전관련책이 좀 많으니까 내가 직접 가서 필요해 보이는 책을 가져올게."

"네? 제가 직접갈게요. 저번에도 찾아주셨는데, 이번엔 제가 가져올게요."

"괜찮아,괜찮아. 너는 여기서 유진이 말 상대 좀 하고 있어 줘. 난 책 찾아오는 게 유진이랑 대화하는 것보다 더 좋다고 생각해서 말이지."

하연은 그 말을 끝으로 내가 반박할 시간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책이 꽂아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제 곧 던전에 들어간다고 했지?"

하연이 사라진 곳을 응시하다 유진이 내게 말을 걸었다.

"네."

"그러면 말이야, 내가 좀 지원해 줄까?"

"네? 지원이라니 무슨.."

"뭐 그냥, 포션이나 이런 부가적인 것들 말이야."

"그래도 괜찮으시겠어요?"

"걱정 하지마, 이래 보여도 나랑 청하연은 집안 자체가 던전공략을 주로 해서 소모품이 많거든."

"그리고 그냥 편하게 선배가 후배에게 선물해준다고 생각해."

그렇게까지 말해 준다면야..

"감사합니다!"

받는 게 예의지. 그렇고말고.

"지원 받으러 언제쯤 가면 좋을까요?"

"너 책만 받으면 바로 가자. 혹시 시간 안 되니?"

"괜찮아요. 바로 가는 게 저도 좋다고 생각해요."

훈련장으로 바로 간다고했지만..

훈련장에 있는 친구들아, 미안해!

그렇게 내가 짧게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 때 하연이 책 한 권을 들고 왔다.

"자, 아마 이 책이 제일 읽기도 편하고 괜찮은 정보들이 많을 거야."

"감사합니다."

"자 그럼. 우린 이제 가 볼까?"

"네."

"음? 어디 가기로 했어?"

하연이 나와 유진이 어딘가로 간다니까 궁금증을 표하며 물었다.

"아. 유진선배님이 던전소지품을 빌려주신다고 하셔가지고 받으러 가기로 했어요."

"뭐?"

하연은 내 말을 듣고선 유진을 노려보았다.

"유진, 미리 말하지만 빌려주기만 하는 거다. 다른 짓거리는 하지 마."

"에이~ 하연, 나 못믿어?"

"후배야, 빨리 가자. 종례까지 별로 안 남았다."

유진은 나를 데리고 도서관을 나왔다.

그러고는 곧장 유진 마르피아에 기숙사로 향했다.

"자, 어서 들어와."

나는 유진에 기숙사에 들어갔다.

기숙사를 한번 쭉 훑어보니 내가 꾸며놓지 않은 기숙사 방과 거의 비슷했다.

"여기서 잠시 기다리고 있어, 내 방에서 물건 좀 꺼내올게."

유진은 그대로 방으로 들어갔고 나는 거실에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그때 내 머릿속은 이랬다.

'어떡하지? 기숙사 안까지 올 생각은 아니었는데??'

'나 이러다 잘못하면 죽는 거 아니야?'

내가 이렇게 머릿속으로 호들갑을 떠는데는 이유가 있었다.

유진 마르피아.

미래에 붙은 별명은 히트맨.

이 남자는 조금이라도 강해 보이거나 흥미가 생긴 사람한테는 곧장 싸움을건다.

그리고 진다면 가차 없이 흥미를 떨구고 이기거나 버틴다면 계속해서 친하게 지낸다.

아까 전 하연이 다른 짓 하지 말라는 것도 이 싸움을 말한 것이었다.

솔직히 내가 지금 유진과 싸운다면 10판중에 9판은 가볍게 질 것이다.

1판은 뭐.. 운이 엄청 잘 따라준다면 희박하게 이길 수 있겠지.

유진 마르피아의 무기는 권총 2자루이며 능력은 무한적인 탄환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탄창을 갈지도 않고선 마나로 탄알로 만들어 계속해서 난사하는 [무한난사]이다.

심지어 근접술도 잘해가지고 답이 없다.

지금으로서 이 개 같은 상황을 막을 방법은 딱 하나.

그것은..

"후배!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고 있어?"

"..!"

내가 생각하면서 집중하는 동안 유진이 내 바로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유진은 한쪽 손에 들고 있는 가방을 내게 넘겨주었다.

"그 가방 안에 든 건 전부 던전에서 필요할 만한 것들이야."

"감사합니다!"

나는 그 가방을 들고선 매우 빠르게 현관 쪽으로 향했다.

내가 현관에 거의 근접했을 때 소름 돋게 웃는 목소리로 청유진이 말했다.

"후배? 그걸 가져가는 건 상관없는데 말이야.. 나랑 싸움한 번만 하자. 지금 바로 여기서."

아.. 망했다.

"싸움이요..?"

"응, 싸움. 간단하게 대련이라고 생각해."

"갑자기 그게 무슨."

"아니.. 뭐 그냥 '달이 추락한 숲'에 야경을 보러 간 우리 후배의 실력이 궁금해서 말이야."

'아. 역시 '달이 추락한 숲'에 지도를 본 것이 문제였나.'

철컥!

유진 마르피아에게서 총을 꺼낸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봤을 때는 아무리 생각해도 '달이 추락한 숲'에 야경을 보러 갈 실력이 안 돼 보이거든."

"그러니까 한 번만 나랑 어울려주라."

나는 그 순간 온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왜냐하면 유진에 말대로 어제 아공간을 받는 것을 조건으로 쓸 수 있는 힘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싸운다고 해도 아무런 반항도 못 하고 처참하게 발릴 것이다.

그렇게 내가 식은땀을 흘리고 있을 무렵.

"따르릉~ 따르릉~♪"

유진에게서 핸드폰 기본 전화음이 들려왔다.

"쯧."

유진은 혀를 한번 차고 전화를 받았다.

"유진, 뒤통수의 총알 박히기 싫으면 손에 든 총 내려놔라."

전화를 건 사람은 유진과 쌍둥이인 하연이었다.

하연 마르피아는 미래에 청유진과 함께 히트맨이라고 불린다.

하연의 무기는 스나이퍼, 능력은 쏘면 거의 확정적으로 맞추는 [일격일살]이다.

통화음에서 바람 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보니 하연은 기숙사 주변 건물에서유진을 스나이퍼로 째고 있는 것 같았다.

"한 번만 싸우는 것도 안 되는 거야?"

유진은 억울하다는 듯이 말했지만 하연은 단호하게 말했다.

"내가 아까 그냥 보내라고 했잖아, 그리고 걔는 곧 있으면 던전도 공략하러 간다고 했는데 다쳐서 가면 되겠냐?"

"내 방에 포션많아. 그걸로 치료해주면 되지."

유진이 끝까지 말을 안듣자 하연은 한숨을 쉬더니 나조차 당황할 만한 이야기를 꺼내었다.

"걔 지금 왜인지는 모르지만 힘이 1/4로 줄어 있어."

"뭐?"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나와 유진이 당황한 사이 하연은 말을 이어나갔다.

"내가 저번에 도서관에서 봤을 때는 지금보다는 훨씬 강했어. '달이 추락한 숲'에 야경을 보러 갈 실력은 충분했다고."

"...."

"정말로 싸워야겠다면 5월에 열리는 '교류전'에서 붙든가."

"본실력일 때 싸워야 더 재미있지 않겠어?"

"........"

하연에 말을 들은 유진은 잠시 생각하다가 총을 내리며 내게 말했다.

"후배, 교류전을 할 때는 나를 선택해줬으면 하는데.. 괜찮을까? 아니면 지금 여기서 싸우고."

"선택은 후배한테 맡길게."

내 선택은 고민할 것도 없이 빨랐다.

"교류전이 뭐 하는 건지는 몰라도 그때 뵙겠습니다."

"그래! 그럼 그때봐~"

유진은 내게 미소를 지으며 내가 가도록 허락해주었다.

"하연 선배님도 나중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통화 중인 청하연에게도 인사를 박고 재빠르게 가방을 든 채로 기숙사를 빠져나갔다.

***************

에르문이 방에서 빠져나간뒤 유진은 소파에 앉으며 하연과 통화를 이어나갔다.

"도서관까지 빠져나오면서까지 후배를 커버쳐준 이유가 뭐야?"

자신이 알고 있는 하연은 이렇게까지 직접 커버를 쳐준적이 없었다.

"그냥 모든 힘이 있을 때 너랑 싸우는걸 보고 싶어서 그런 건데?"

"우리 후배가 그렇게까지 강했어?"

"강한 건 맞는데 아마, 힘으로만 따지면 너가 그냥 이길걸?"

"하?"

"그런데 힘으로만 따지지 않고 실제로 싸우면 꽤 재미있을 거 같아서 말이야."

"그러냐?"

"응, 그러니까 너도 교류전에서는 진심으로 해줬으면 좋겠는데."

"안 그러면 재미가 없을 거 같아서 말이야."

뚝!

그 말로 하연은 전화를 끊었다.

유진은 끊어진 전화를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역시, 얘도 미친년이야."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