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문제많은 아카데미의 부적술사-32화 (32/62)

〈 32화 〉 교류전 (2)

* * *

주변에 들려오던 소리가 사라지고 정적만이 주변을 감쌌다.

그리고 2학년들 대부분, 리아를 바라보던 시선이 흥미로움에서 싸늘하게 바뀐 것은 덤이었다.

리아가 어깨를 으쓱이며 안 나올 거냐는 무언에 표시를 계속해서하자 리아의 앞에서 빛이 생기더니 빛이사라지자 그곳에는 한 2학년 여학생이 서 있었다.

붉은 머리를 가진 여학생이었는데 나는 이 여학생을 알고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케니 밀리아나.

2학년이자 꾸준히 노력하여 성장하는 학생이었다.

물론,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리아와 케니에 구도도 소설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니 아마, 결과또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케니는 리아에게 말했다.

"우리 후배, 싸가지가 많이 없네?"

리아는 그 말에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싸가지가 없다뇨?"

"하?"

"전 맞는 말밖에 안한 거 같은데.."

리아에 말에 케니가 부들부들대자 리아는 마지막 쇄기를 박았다.

"불만 있으시면 아까 제가 말했을 때 바로 나오시지 그랬어요."

"시발."

케니는 리아의 말을 듣자마자 허공에 주먹만 한 불로 이루어진 구체 10개를 만들어낸 뒤 리아에게 날렸다.

물론, 대련은 이미 시작되었기에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구체들은 리아에게 닿았고 그 순간 구체들이 일제히 폭발하였다.

그 모습을 본 케니는 건들거리며 말했다.

"뭐야, 허접은 우리가 아니라 우리 후배인 거 같은데?"

아마도 방금 전 공격으로 인해 끝이 났거나 큰 피해를 입혔을 거라 생각하는 것이겠지.

실제로 케니는 끝이 난 것이라 판단하여 원래자리로 돌아가려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음. 화염을 제대로 뭉치지 않아서 공격이 너무 부실하네요."

폭발로 인해 생긴 연기 속에서 아까와 같이 무심한 듯한 리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케니는 발걸음을 멈추고 연기쪽으로 시선을 다시 옮겼다.

그리고 그 연기들이 흩어지면서 반짝이는 막안에 들어 있는 리아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 모습에 케니가 얼굴을 찌뿌렸고, 리아는 그런 케니를 보지도 않고 금도 안간 자신주변에 생긴 막을 살피며 실망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요새 새로 만들고 있는 방어막인데 테스트가 안 되네요.. 더 강한 건 없나요?"

케니는 일부러 대충해서 만든 공격이었지만 1학년짜리가 실망스럽다는 듯이 시비를 걸자 진심으로 화가 났다.

"더 강한 거? 많지.. 한번 막아보던가."

"[불의 심판]"

케니는 자기 머리 바로 위에 불로 이루어진 거대한 창을 만들어냈다.

내 옆에 앉아 있던 애들은 케니가 만들어낸 [불의 심판]을 보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막히겠지?"

"당연하지."

"솔직히 금도 안 갈 거 같은데?"

반즈가 묻고 이르벨이 답하며 네이드가 추가타를 때렸다.

나는 그 말들을 듣고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아니, 그도 그럴게..

'저번에 던전에서 리아가 만들어낸 [불의 심판]이 더 강해 보이는데.'

리아또한 이 점을 알아차린 것인지 고개를 절레절레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아무도 안 들리게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2학년들은 1학년보다 훨씬 강하다메.."

나는 경기 시작전 [들을 청]을 사용하였기에 그 소리를 듣고선 한마디 해주고 싶었다.

'그건 너희가 비정상인 거야.'

그와 동시에 케니는 리아의 목소리가 들린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만들어낸 기술을 보고 고개를 젖는 리아가 마음에 안 드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화가 난 듯이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오늘 그 싸가지를 단단히 고쳐줄게."

"[불의 회전]"

추가로 능력을 발동시키자 허공에 있는 [불의 심판]주변으로 추가로 불꽃이 생기며 [불의 심판]주위를 감싸며 빠르게 회전한다.

그러자 평범하게 생겼던 [불의 심판]은 회전으로 인해 늘어난 관통력과 불꽃이 막 사방으로 퍼지는 거대한 화력이 담긴 불의 창으로 변하였다.

케니는 손가락으로 리아를 가르켰고 변한 [불의 심판]은 리아에게로 빠르게 날아갔다.

그렇게 케니의 [불의 심판]과 리아에 방어막이 충돌하였다.

그리고 마치 드릴로 벽을 뚫는 듯이 [불의 심판]이 방어막을 뚫을려고 하고 있었는데 불의 회전이 점차 빨라지면서 [불의 심판]에 관통력또한 올라가 어느새 방어막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 장면에 케니는 미소를 지은 채 리아를 바라보았지만 리아또한 케니와 같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리아또한 케니를 바라보았고 리아는 소리 없이 입을 벌렸다.

더. 해. 봐. 요.

뜻을 이해한 케니는 자신에 마나를 더욱 방출하면서 [불의 심판]에 강도를 더 높였다.

그렇게 계속해서 금이 가기 시작하던 방어막은 깨져 버렸고 케니는 방어막도 깨졌겠다 그대로 [불의 심판]이 리아를 뚫을 거로 생각하였지만.

깡!

리아에게 닿기 전, 그러니까 방금 깨부신 방어막 바로 뒤에 있는 빛이 나는 방어막에 막혔다.

케니는 그 방어막을 느끼자 표정이 굳었고 리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는 한 겹이라고 말 안 했습니다만?"

"남은 것도 전부 부수면 되겠네."

그렇게 케니는 다시 한번 방어막을 향해 [불의 심판]을 내리찍었다.

"..!"

그 순간 케니가 인상을 썼으며 리아는 웃었다.

"강도가 똑같다고도 말 안 했고요."

케니의 [불의 심판]은 아까와 달리 방어막에 금조차 내지 못한 채 마나만 사용해가며 유지하고 있었다.

나는 [불의 심판]을 막아 내는 방어막을 본 뒤 속으로 생각했다.

'뭐야, 저걸 배운 거야?'

다른 애들은 여름방학에 배울 것을 미리 배우고 있었기에 리아또한 여름방학에 배울 것을 배웠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생각한 것과 달랐다.

현재 리아가 사용하는 방어막에 이름은 [빛의 가호].

본래라면 리아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적어서 본격적으로 강한 사람들이 등장하는 2학년 때에나 만들어내는 기술이지만 어째서인지 벌써 만들어냈다.

심지어 거의 완벽하게 말이다.

참고로, [빛의 가호]는 빛이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만들어 낼 수 있는 방어막이다.

그리고 안쪽에 있는 방어막일수록 단단해진다.

물론 이 능력을 발동하기 위해선 상당한 구성술식을 알고 있어야 한다.

어째서 리아가 2학년 때에나 배울 [빛의 가호]를 배웠는지 생각하고 있을 때 케니의 [불의 심판]으로 인해 발생하는 열기가 옅어지자 나는 대련장쪽을 집중하였다.

그리고 나는 볼 수 있었다.

케니의 [불의 심판]이 점점 사라져가는 것을 말이다.

"허억..허억.."

케니는 방어막을 뚫기 위해 자기 마나를 최대한 써 보았지만 리아의 두 번째 방어막에 약간의 금만 만들었지 부수지는 못했다.

결국 케니의 마나가 점점 떨어져 [불의 심판]이 사라졌고 리아는 지친 케니에게 말했다.

"열심히 하셨네요. 적어도, 허접까지는 아닌 거 같네요."

그렇게 말하며 리아는 자기 머리 위에 조금 전 케니가 만들어낸 것과 똑같은 [불의 심판]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리아가 만들어낸것은 케니가 [불의 회전]까지 추가한 [불의 심판]보다 훨씬 강력해 보였다.

"수고하셨습니다."

리아는 [불의 심판]을 케니에게 날렸고, 케니는 마나가 부족하였기에 그대로 눈을 감았으며 곧 다가올 고통을 느낄 준비를 하였다.

하지만 케니가 고통을 느끼는 일은 없었다.

리아가 케니에게 닿기 직전 [불의 심판]을 멈췄기 때문이다.

그렇게 경기가 끝이 났고 리아가 우리에게 돌아오는 길에 케니가 리아를 불러세웠다.

"거기 후배."

"..?"

"다음번에는 안져."

그렇게 말하는 케니의 표정은 깊게 다짐한 것 같았다.

그 표정을 본 리아는 얕게 웃으며 대답해주었다.

"다음번에도 제가 이겨드릴게요."

"아, 그리고 궁금한 게 있는데."

"네?"

"너 정도의 실력이라면 원래 사용하는 방어막으로 충분할 텐데 왜 새로운 방어막을 만들어낸거야?"

나 또한 방어막을 만들어낸 이유가 궁금해졌다.

'굳이 지금 방어막을 만들어내야하는 이유가 있던가..?'

이 질문을 들은 리아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케니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조그맣게 대답해주었다.

그리고 나는 귓속말을 해야 할 정도로 비밀스러운 이야기인 것 같아서 듣는 것을 그만두었다.

또한, 리아가 귓속말하면서 내 쪽을 살짝 본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무튼, 리아는 귀속말을 한 뒤 우리에게 돌아왔다.

우리는 모두 수고했다고 리아에게 말해주었다.

그리고 곧바로 다음차례가 되었다.

"반즈 에스파치아. 나오세요."

심판이 반즈를 불렀고 반즈는 자리에서 일어나 곧바로 심판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나는 반즈가 자리에서 일어날 때부터 살짝식 몸을 풀기 시작했다.

애들에게는 곧 내 차례가 올 거 같다고 말하면서 말이다.

뭐, 틀린 말은 안 했다.

'진짜로 내 차례가 바로 올 거거든.'

나는 그리 생각하며 심판앞에 있는 반즈를 쳐다보았다.

누굴 호명할 거냐는 물음에 반즈는 구려대를 쳐다보며 말했다.

"현 학생회장인 루나 블러디아를 호명합니다."

"네?"

심판은 자신이 맞게 들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시 한번 물었지만 들려오는 반즈의 대답은 같았다.

아까 전 리아와 같은 정적이 흘렀다.

하지만 리아와는 이유가 달랐다.

그도 그럴게. 루나 블러디아는 2학년 최강이라 불리며 6급을 눈앞에 두고 있기에 싸워 봤자 질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때 그런 정적을 깨는 목소리가 있었다.

"좋은 배짱이구나!"

어느새인가 루나와 크리스가 반즈와 심판주변에 나타났다.

루나는 팔짱을 낀 상태로 반즈를 칭찬하였다.

그리고 그 뒤에 있는 크리스는 진심이냐는 듯 반즈에게 무언의 표시를 하였지만 반즈는 고개를 끄덕였다.

크리스는 그런 반즈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이 룰이 진짜로 발동될 줄이야.."

"이 몸이 발동될 거 같다 하지 않았는가!"

루나는 그런 크리스를 보며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반즈가 이런 두 사람을 보며 고개를 갸웃하고 있을 때 루나가 운동장 전체가 들리게 말하였다.

"이 몸이 처음에 말해주었던 베일에 싸인 룰이 지금, 이 자리에서 발동되었다!"

"그 룰이란, 학생회장인 나를 지목하였을 때 발동되는 룰로써, 영혼의 2대2대련하는 것이다!"

"즉! 나를 선택한 이 학생과 이 학생이 추가로 부른 학생이 팀이 되며 나와 추가로 불린 학생이 호명한 사람이 팀을 이루어 2대2대련을 펼치는 것이다!"

"단, 그렇게 되면 힘의 균형이 안 맞기에 이 몸의 넘쳐흐르는 기운을 일부 봉인하여 싸우도록 하겠다."

"자, 나를 지목한 후배여, 너가 신뢰하는 팀원 한 명을 이 자리에 소환하여라!"

루나의 말에 반즈가 상황을 파악하고 있을 때 크리스가 앞으로 나오며 말하였다.

"간략하게 말하면 너랑 같이 싸울 사람 한 명을 데리고 오면 된다는 소리야."

"그렇구나. 감사합니다."

반즈는 상황을 정리해준 크리스에게 감사 인사를 건네었고 우리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마 우리 중 누굴 부를지 생각하는 중이겠지.

나는 이 상황만을 기다려왔기에 곧바로 반즈와 시선을 맞추었다.

반즈또한 나를 마주 봤기에 반즈는 바로 나를 불렀다.

나는 애들에게 다녀오겠다고 말하며 반즈에 옆에 섰다.

그리고 루나와 크리스에게 인사를 한 번씩 한 뒤, 심판에게 내가 호명할 사람을 말해주었다.

"저는, 2학년에 유진 마르피아를 호명하겠습니다."

나는 그렇게 말하며 유진을 바라보았고 유진은 어이없어하고 있었다.

'아마도 나와의 1대1을 기대하고 있던 모양인데..'

어림없지.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