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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많은 아카데미의 부적술사-42화 (42/62)

〈 42화 〉 수련회 ­ 낮 (3)

* * *

벚꽃이 살랑살랑 떨어지는 나무 아래에서 나는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제발.. 당첨이길.."

그렇게 종이를 펼쳤고, 종이에 적힌 글씨를 본 나는 절망했다.

"꽝.. 또 꽝이네."

그런 내 마음을 알아챘는지 시울이 내게 한쪽 다리를 올리며 말했다.

­"아직 5개밖에 안까봤지 않았나? 희망을 가져라."

나는 그 말을 듣고선 종이를 앞으로 내밀면서 시울을 째려보았다.

­"야, 이렇게 넓은 공원에서 이 자그마한 종이를 찾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아?"

내가 들고 있는 종이는 벚꽃잎보다 살짝 큰 크기였다.

­"하.. 너한테 이런다고 뭐가 달라지냐."

'탓할 사람은 따로 있는데 말이야.'

나는 이 사태를 만든 원흉을 떠올렸다.

칼리스와 레일라와 A반 학생들은 공항 밖에 있는 텔레포트 게이트를 이용하여 어느 한 공원으로 이동했다.

그 공원의 첫 풍경은 매우 아름다웠다.

분홍색 벚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며 만들어내는 광경.

카페와 넓은 공간에서 보이는 여유로움.

살짝만 봤는데 이 정도 풍경이면, 더 멀리 보았을 때 어떠한 풍경이 나올지 굉장히 기대가 됐다.

다른 학생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이였는지 감탄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잠시 구경을 하던 도중 칼리스가 우리를 집중시켰다.

"다들 구경은 했나?"

"네!!"

"예뻐요!"

칼리스는 학생들에 감상을 몇 개 듣고선 공원에 대해서 설명을 시작했다.

"지금 우리가 있는 공원은 도쿄에 우에노 공원이라고 한다."

"보면 알겠지만 여기는 도쿄의 벚꽃 명소 중 첫 번째로 손꼽히는 그런 곳이다."

확실히 지금 보고 있는 풍경만 봐도 첫 번째로 뽑힐만하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이 풍경을 구경하면서 이런 종이를 찾을 것이다."

칼리스가 손에 든 것은 반으로 접힌 조그마한 종이었다.

칼리스는 종이를 펴며 말했다.

"이 종이를 펴보면 이 안에는 당첨, 꽝. 이 두 글자 중 하나가 적혀있을 것이다."

"당첨이 뜨면 휴식, 꽝이 뜨면 당첨이 뽑힐 때까지 찾아야 한다."

..?

나는 의문점이 하나 생겨 손을 들고 질문했다.

"그러면 당첨이 안 뜨면 어떻게 되나요?"

그 말에 칼리스는 얕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첨이 뜰 때까지 카페나 이런 휴식공간에 들어가지 못하며, 공원을 벗어날 때까지 못 찾는다면.. 알아서 생각해라."

나는 벗어날 때까지 못 찾았을 때, 칼리스가 할 행동을 생각해보았다.

'운동장 50바퀴 뛰기. 가르침을 빙자한 일방적인 폭력, 수련회에서 제대로 놀지 못하는 것.. 음, 찾아야겠네.'

짧게 생각해 본 결과, 못 찾으면 답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럼, 지금부터 종이 찾기를 시작하겠다."

그렇게 학생들은 서로 흩어져서 각자 종이를 찾기 시작했고 나 또한 마찬가지로 열심히 찾기 시작하였다.

하나 둘씩 찾아가며 종이를 확인해보았지만 모두 꽝, 그렇게 현재의 내가 된 것이다.

나는 꽝이 적힌 종이를 주머니에 집어넣으면서 핸드폰을 켜서 시간을 확인했다.

"40분 뒤에 끝나네..?"

나는 남아있는 시간을 보며 후회를 했다.

"놀지 말걸."

12시까지 찾을 수 있는 시간을 주었기에 나는 충분히 찾을 줄 알고 초반에 그냥 시울과 함께 공원을 돌아다니며 벚꽃구경을 즐겼다.

그 결과가 40분이 남을 때까지 5개에 꽝을 찾는 거였으면 나는 즐기는 것을 포기했을 것이다.

그렇게 후회를 하던 도중 메신저에 알람이 많이 온 것을 확인하였고 메신저를 열어보니 헛웃음이 나왔다.

알람이 온 것은 A반 단체방이였는데 그곳에서 당첨종이를 얻은 학생들이 사진을 올려 인증을 하고 있었다.

"다 있네?"

한번 확인을 해보니 리아가 제일 먼저 찾았고 반즈, 네이트, 이르벨 또한 늦지 않게 찾아내었다.

나는 그나마 아직 찾지 못한 친구들이 있다는 점에 희망을 품었고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찾아보기로 했다.

칼리스가 종이를 찾을 때 주의사항으로 능력을 쓰면 안 된다는 제약을 걸어놓았기에 찾으려면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다.

내가 한 번도 안 가본 곳을 살펴보다가 연못을 한 번도 안 가본것 같아 연못으로 향했다.

연못주변에 도착하자 보이는 것은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사람, 연인과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들이 보였다.

­"시울, 눈 뜨고 잘 찾아내."

­"노력해보지."

그렇게 시울과 내가 종이가 어디 걸려있거나 바닥에 떨어져 있는지 확인하며 걷고 있을 때.

"앗!"

"윽!"

앞에있던 누군가와 부딪히면서 내 옷에 뜨거운 액체가 쏟아졌다.

"어? 미안해!!"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 것 같아 앞을 바라보니 검은 머리에 핑크색 브리지를 한 여성이 어찌할 줄 몰라하고 있었다.

내가 옷을 마르게 하기 위해 마이을 벗고 능력을 쓰기 전.

"잠시 실례."

여성이 먼저 마이를 가져갔다.

"..?"

내가 가만히 바라보자 여성이 품에서 종이를 한 장 꺼내 들더니 그 종이를 건네주었다.

"이거 받아."

여성이 내게 그 종이를 주었고 그 종이를 확인해보니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았다.

내가 그 종이를 보며 과연 이게 뭘까.. 라고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여성이 말했다.

"전화번호 좀 적어줄래?"

"음.. 여기다가요?"

"그럼."

"왜요?"

갑자기 전화번호를 적어달라니.. 뭐지?

내가 의심에 눈초리로 쳐다보자 여성이 당황하며 말했다.

"..나 이상한 사람 아니다?"

"......."

"진짠데!"

"... 그래서 왜 적어달라는 건데요?"

마지못해 내가 묻자 여성이 대답해주었다.

"내가 세탁해서 돌려줄게."

나는 그 말에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능력을 써도 자국은 남겠지..?'

생각을 해보니 내가 사용할 능력은 [마를 재].

그렇기에 아마 축축한 것은 사라져도 자국은 남아있을 거 같긴 했다.

"그러면 적긴 적을 건데 한가지 조건을 걸어도 되죠?"

세탁을 해준다는데 거절하긴 그렇고 그냥 주기에도 좀 그래서 조건을 하나 걸기로 했다.

"보증품하나 주세요."

"으응?"

"그냥 주기에는 혹시 모르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그쪽 물건 하나 맡겨주세요."

고민을 할 거라는 내 생각과 다르게 여성은 한치에 고민도 없이 내 제안에 응했다.

"그래!"

여성은 곧바로 자신의 목에서 로켓 펜던트를 푸른 뒤 내 목에 걸어주었다.

"그게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거야."

나는 로켓 펜던트를 손으로 살짝 들어 올려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기다려주세요."

나는 여성이 들고 있는 마이 주머니에서 펜을 하나 꺼내어 종이에다가 내 번호를 적었다.

"여기요. 그리고 제가 묵는 숙소는 프레인호텔이고 오늘까지 연락해주세요."

"알겠어."

그렇게 내 마이와 로켓 펜던트를 교환하고 다른 곳을 살펴보러 발을 옮기기 전에 여성이 말했다.

"참! 너 혹시 이거 필요한 거 아니니?"

여성이 코트에 손을 집어넣고 꺼내든 것은 내가 찾고 있는 종이 7개였다.

"쓰레기인 거 같아서 모으고 있었는데 마이에 이거랑 같은 종이가 있어서 물어봤어."

"혹시 그 종이 전부 저한테 주실 수 있나요?"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어 나는 바로 물어보았고 여성은 흔쾌히 종이를 건네주었다.

"감사합니다!"

"우연히 주운 건데 뭘, 세탁하면 연락해줄게."

"네!"

그렇게 여성은 갈 길을 갔다.

"떳냐? 뜨겠지?"

여성이 사라지고 나는 곧바로 여성이 건네준 종이를 전부 펼쳤다.

****

"흠.. 이 마이는 역시 브레이온꺼지?"

여성은 자신이 바로 전에 세탁하기 위해 건네받은 마이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지금 시기면.. 수련회겠구나."

"그럼 그 녀석도 있으려나? 나중에 한번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

여성은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며 시내로 발을 옮겼다.

혹시 아는가? 우연히 그 학생에 마이를 건네주면서 그 녀석을 볼 수 있을지.

"아, 커피도 사야겠네."

그전에 카페인 한입을 해야겠다.

****

"하.."

­"운명이군, 포기해라."

나는 모든 것을 포기한 채로 터덜터덜 집합지점을 향해 걸어갔다.

"어떻게 7개 중 하나도 안 뜨지..?"

여성에게 받은 7개를 다 까보았지만 보이는 글자는 꽝.

그 순간 나는 깔끔하게 포기를 하기로 마음먹었었다.

그리고 집합지점으로 가는 도중에 메신저를 보니까 나를 제외한 모두가 당첨을 얻었다는 사진을 올렸기에 해탈한 웃음도 자동으로 나왔다.

집합지점은 맨 처음 이동했던 곳에 있던 카페였기에 쉽게 도착할 수 있었다.

내가 카페에 도착하자 보이는 것은 자리에 앉아서 음료와 커피를 마시는 우리 반 애들이었다.

나는 빠르게 눈만 굴려 반즈랑 애들이 어디 있는지 확인하고 그 자리로 발을 옮겼다.

아, 물론 가기 전에 레모네이드를 시키는 건 잊지 않았다.

알람벨을 가지고 자리로 가자 애들이 반겨주었다.

"이제 왔냐?"

네이드의 말에 나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음.. 당첨은?"

반즈의 물음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리에 앉은 채 반즈를 쳐다보기만 했다.

"아."

반즈는 내 눈을 보더니 이해했다는 듯 안쓰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힘내."

"응. 고맙다.."

그렇게 분위기가 싸해질 때 내가 가져온 알람벨이 울렸다.

"마침 계산대에 갈 일 있으니까, 내가 가져올게."

네이드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내 알람벨을 가져갔다.

"음? 목에 그건 뭐야?"

이르벨이 내 목에 걸려있는 로켓 펜던트를 가리키며 말했다.

"아.. 이건 그냥 잠깐 맡아둔 거야."

"응? 맡아뒀다니?"

"많은 일이 있었거든."

"흐음.."

더는 안 묻겠다는 듯 이르벨은 더는 질문하지 않았다.

"앗 차가!"

갑작스레 내 볼에 차가움이 느껴져 놀라며 바라보니 그곳에는 레모네이드와 허니브레드를 손에 든 네이드가 서 있었다.

"여기 있어."

"고마워."

고마운 마음으로 네이드가 가져온 레모네이드를 한입 마셨다.

"왤캐 맛있어?"

레모네이드를 한입 먹었는데 상쾌함과 신맛이 확 올라왔다.

그 맛이 아주 좋아서 레모네이드를 쭉 빨아먹고 있을때, 한곳에서 칼리스에 목소리가 들려왔다.

"종이 찾기는 잘했나?"

"네!"

학생들이 모두 말했을 때 나 혼자만 대답하지 못했다.

"그런데 말이다.. 오직 한 사람이 인증 사진을 보내지 않았더군."

그 말에 애들에 시선이 나에게 쏠렸고 나는 한숨을 쉬며 칼리스를 바라보았다.

"그래 에르문. 당첨종이는 구했나?"

"..."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칼리스는 먹잇감을 포착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지금까지 모은 종이들을 한번 올려봐라, 검사시간이다."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꽝이 적힌 종이들을 식탁 위에 올려두었다.

"하나씩 열어보마."

칼리스는 하나씩 종이를 개봉하기 시작했고 꽝이 연달아 나오고 있었다.

그렇게 마지막 하나가 남아있을 때 칼리스가 말했다.

"만약, 이 종이가 꽝이면.. 알고 있겠지?"

"......"

나는 미래를 알고 있기에 해탈한 마음으로 가만히 있었다.

그렇게 칼리스가 마지막 종이를 열었고 칼리스는 얕게 웃으며 내게 말했다.

"당첨이 있었군."

그리 말하며 칼리스는 내게 종이를 건네주며 발을 옮겼다.

"점심은 조금 있다 먹을 테니 편히 즐기고 있도록."

나는 칼리스가 떠나고 종이를 확인해보았다.

"음?"

그 종이에는 당첨!이라는 글자가 적혀있었다.

여담으로 수련회가 끝나고 시울이 말하길, 칼리스가 확인하기 전에 [체인지]라는 말이 들렸다고 전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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