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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많은 아카데미의 부적술사-44화 (44/62)

〈 44화 〉 수련회 ­ 밤 (2)

* * *

슈욱! 탁!! 슈욱! 탁!!

반복적으로 들려오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여성의 신들린 맞추기에 감탄하고 있었다.

"와.. 어떻게 하나도 못 맞추지?"

내 혼잣말을 들은 것일까?

여성이 다트 던지는것를 멈추고선 나를 바라보았다.

"아직 도박에 참맛을 모르는구나?"

"네?"

"도박은 원래 기적적인 일이 일어날 때가 가장 재밌는 거야."

나는 여성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도박은 그냥 따는게 좋은게 아닌가?'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이런 생각은 여성의 생각대로 바뀌게 되었다.

여성이 맞추어야 하는 풍선은 1초에 두 바퀴씩 돌아가는 원형판 가장자리에 7개가 붙어있었다.

그리고 여성이 지금껏 쏜 다트 핀들은 전부 풍선과 떨어진, 아무것도 없는 곳에 박혔다.

계속해서 다트핀를 던지다 보니 어느새 남은 다트핀은 총 7개.

그때, 여성이 나를 보며 말했다.

"잘 봐둬, 도박에 참맛을 말이야."

여성은 그 말을 끝으로 다트핀을 하나든 채 아무렇게나 날렸다.

이번에는 제대로 던지지도 않았기에 그냥 답이 없구나.라고 생각한 순간.

슈욱! 팡!!

풍선이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 원형판을 보니 터진 풍선 정 가운데에 다트핀이 꽂혀있었다.

그리고 어느새인가 여성이 던진 두 번째 다트핀이 그 옆에 있던 풍선을 터트렸다.

"후훗."

기분이 좋아 보이는 여성의 웃음소리가 들려왔고 이어서 3개의 다트핀이 3개의 풍선을 연달아 터트렸다.

"이제 두 개 남았네요?"

여성의 말에 풍선 다트 주인이 인상을 썼다.

여성은 주인의 얼굴을 보며 미소를 지은 후 다트핀 하나를 들어 풍선을 향해 날렸다.

슈욱! 탁!!

하지만 풍선에 가장자리에 미세하게 꽂혀서 터지지 않았다.

그 결과를 보자마자 주인은 인상을 푼 후 이겼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이쿠, 이걸 어째? 남은 풍선은 두 개인데.. 다트핀은 하나네?"

남은 풍선 두 개는 서로 완전히 반대편에 있었기에 운으로 터트리지도 못한다.

그렇기에 나 또한 결과가 이미 나온 것 같아 여성을 바라보았지만, 여성은 아까 지었던 미소를 잃지 않았다.

"아까 말하지 않았나요? 기적적인 일이 일어날 때가 재밌는 법이라고."

여성은 하나 남은 다트핀을 꺼내 들고는 원형판 위로 던졌다.

나는 그 다트핀을 놓치지 않고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다트핀은, 정확히 수직으로 서로 반대편에 있던 풍선 두 개를 꿰뚫었다.

내가 그 장면에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벌리고 있을 때, 여성이 주인에게 풍선이 다 터진 원형판을 가리키며 말했다.

"남은 풍선이 없네요?"

"허, 진짜로 이겨버렸군."

주인은 그리 말하며 여성에게 서랍에서 꺼낸 작은 철가방을 건네주었다.

여성은 그 철가방을 열었고 나는 그 내용물을 보고는 감탄사밖에 나오지 않았다.

철가방 속 내용물은 어림잡아 칩 50개 정도가 들어있었다.

"감사합니다!"

여성은 그 칩들을 자신의 칩이 쌓여있는 테이블에 옮기고 주인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내가 이 풍선 다트를 하면서 칩 25개를 걸고 어려움 난이도로 도전하는 사람은 자네가 처음이었어."

"남는 게 칩이니까요!"

당당하게 말하는 여성을 본 주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원형판을 치우기 시작했고 나는 여성에게 다가갔다.

"그게 전부 그쪽 칩이에요?"

내 말을 들은 여성은 테이블에 앉아서 칩을 정리하다가 나를 보며 대답해주었다.

"응, 전부 내가 모은 칩들이야."

"대단하네요."

테이블에 있는 칩들만 해도 어림잡아 150개는 넘어 보인다.

이 도박장은 하루마다 칩이 초기화되기 때문에 오늘만 모은 칩에 개수가 150개 정도가 된다는 뜻이기에 대단하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칩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하고있을 때, 살짝 여성을 바라보니 여성은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여성은 칩을 하나 들어 올리며 내게 말했다.

"나랑 게임 한판 할래?"

게임이라...

"그럴까요?"

나는 게임을 받아들이며 여성의 반대편에 앉았다.

마침 옷도 받아야 되고 로켓 펜던트도 돌려줘야 하고 시간도 때워야 되기에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그런데 제가 칩이 20개밖에 없는데 괜찮을까요?"

내가 가진 칩 개수와 여성의 칩의 개수와 너무 비교되어서 일단 물어보았다.

"괜찮아, 20개로 불리면 상관없는 거잖아?"

"그렇긴 하네요."

상관없다는 말을 들은 나는 칩 20개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고 여성은 자신의 칩에서 21개만 골라 따로 빼놓았다.

왜 20개가 아닌 21개를 꺼냈는지 물어보기 전에 여성이 먼저 말을 꺼냈다.

"지금부터 우리가 할 게임은 아주 간단해."

여성은 따로 빼놓은 칩에서 한 개를 꺼내들고 말했다.

"이 칩을 내 두 손 중 하나의 손에 숨길 거야. 그리고 칩이 든 손을 네가 맞추는 간단한 게임이야."

과연, 이 게임을 위해서 칩을 하나 더 뺀 건가.

"칩은 얼마나 걸 수 있죠?"

"한 개부터 올인까지."

여성의 대답을 들은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20개, 올인."

어차피 시간도 별로 없었기에 한 번에 크게 걸기로 정했다.

여성은 내 올인에 잠시 당황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웃으며 말했다.

"대단한 자신감인데?"

"혹시 모르죠, 제게도 기적적인 일이 일어날지."

아까전 여성의 말을 똑같이 따라 하자 여성은 칩 20개를 내 쪽으로 밀은 후 말했다.

"그럼 바로 시작할 테니 잘 찾아봐."

여성은 칩을 위로 던진 후, 칩이 자신의 눈높이쯤에 왔을 때 두 손을 빠르게 교차했다.

그리고는 내게 주먹을 꽉 쥔 두 손을 보여주며 말했다.

"자, 찾아봐."

"흠.."

나는 양손을 바라보며 생각에 빠졌다.

'어쩌지..?'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내 속은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아주 조금이라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하였지만, 칩에 흐릇한 모습조차 보지 못했다.

시간도 별로 없기에 그냥 져도 상관은 없었지만, 막상 게임을 시작하니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커져서 함부로 선택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나에게도 양심이란 게 있기에 시울에게 물어보지도 않았다.

물론, 시울도 모를 거 같지만 말이다.

그렇기에 나는 여성의 두 손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와.. 진짜 하나도 모르겠네.'

여성이 주먹 쥔 두 손은 진짜로 두 손다 무엇인가를 쥔 거 같았기에 함부로 정하기 어려웠다.

"어머, 설마 포기니?"

"절대 아닙니다."

중간에 들어온 여성에 도발에 나는 나의 운을 믿기로 했다.

"정답은.. ㅇ"

"양쪽이군."

갑작스레 뒤에서 들려온 말에 나는 고개를 돌려보았고 그곳에는 칼리스가 불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서 있었다.

"쌤?"

당황한 내가 칼리스를 불렀고 칼리스는 턱으로 여성의 양손을 가리키며 말했다.

"양쪽이 답이다."

내가 그 말에 여성의 양손을 바라보자 여성은 어이없어하며 손을 펼쳤다.

그리고 그곳에는 진짜로 칩이 각 손에 들려있었다.

"아, 오랜만에 봐놓고선 이러기야?"

여성이 칼리스에게 따졌지만 칼리스는 내게 가까이 다가온 다음 여성에게 말했다.

"내 눈앞에서 내 학생이 도박의 길로 빠지는 것을 참아 볼 수 없었거든."

"도박의 길이라니! 그냥 칩을 주고 싶어서 이런 거거든?"

"이 녀석은 그 칩을 얻고선 좋다고 그 칩을 걸고 도박을 할 놈이기에 믿을 수 없다."

아니 잠깐, 내 욕이 들린 거 같은데?

"쌤?"

"그보다, 너."

"응?"

"이탈리아에 있던 거 아닌가?"

"아~ 파견이 끝나서 한국으로 돌아가도 좋다길래 한국으로 들어가기 전에 놀러 왔어."

"...한국으로 들어오기도 전에 일본에 놀러 왔다?"

"쌤..?"

"당연하지!"

여성은 하소연하듯 말했다.

내 말은 무시한 채 말이다.

"한국으로 들어가면 또 일이 생길 거 아니야! 나도 좀 쉬자!"

"쉬러 온 곳이 도박장인가?"

칼리스가 노려보며 말했지만, 여성은 손가락을 저으며 말했다.

"아니지, 나는 쉬기 위해 명소들을 돌아다녔고 여기는 심심해서 온 거야."

그 말을 들은 칼리스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 사실 비행기 표를 잘못 끊은 게 아니고?"

정곡인듯 여성은 방금까지만 해도 잘만 쳐다보던 눈을 옆으로 돌렸다.

"우와.. 진짜에요?"

내가 한 번 더 묻자 여성은 당당한 목소리가 아닌 조그만 목소리로 대답했다.

"표를 구매하고.. 보니까.. 일본이더라고..."

"예전이나 지금이나 너는 변함없군."

기분탓이었을까?

칼리스의 목소리가 어딘가 들떠 보였다.

그것에 의문을 가지고있을 때, 칼리스가 내 정수리를 내리쳤다.

"아악!"

억울한 표정으로 칼리스를 바라보자 칼리스는 태연하게 내게 말했다.

"가능하면 10시까지 들어오라고 했는데 왜 안 들어온 거지?"

"가능하면 이니까 상관없잖아요!"

내 반박을 들은 칼리스는 여성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서 저 녀석이랑 도박하고 있었나?"

"...."

은근히 맞는 말이라 아무 말도 못할 때 여성이 나에게 말했다.

"너가 이해해줘."

"네?"

"칼리스, 쟤는 맨날 나한테 게임에서 져서 도박 같은걸 싫어하거든."

그에 칼리스가 발끈했다.

"나는 학생이 불건전한 게임을 하는 것을 막는 것 뿐이다."

"네네~ 어련하시겠어요."

내가 둘에 신경전에 어떤 식으로 반응해야 될지 고민하고 있을 때 칼리스가 나에게 말했다.

"에르문, 잠시 비켜봐라."

"네?"

나는 일단 칼리스에게 자리를 넘겨주었다.

칼리스는 자리에 앉고 기초지급으로 받은 칩 20개를 테이블에 올려두었다.

"그럼 지금 한판 하면 되겠군."

아니.. 쌤.

방금까지 저한테 불건전한 게임은 하면 안 된다면서요.

"헤에, 그럼 아까 이 녀석 대신 맞춘 칩 20개도 줄까?"

여성이 나를 가리키며 칼리스에게 말했다.

'생각해보니 손 맞추기 게임에서 정답을 칼리스가 맞췄었구나.'

"20개면 충분하다."

"그래그래."

여성은 그럴줄 알았다는 반응을하며 칼리스와 똑같이 20개를 올려두었다.

"게임종목은 네가 정해."

여성이 칼리스에게 종목선택권을 맡겼다.

"흠.."

칼리스가 종목을 고민하고있을 때.

콰쾅콰가가강!!!

프리즈니라 타워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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