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문제많은 아카데미의 부적술사-46화 (46/62)

〈 46화 〉 수련회 ­ 밤 (4)

* * *

체이 스타리아가 나츠라 미치하리와 만날 때 쯤.

리아 가브리엘은 에르문에 말에 따라 보건 선생인 레일라 히리아스를 찾으러 돌아다니고 있었다.

"어디 있는 거야.."

도박장이 7층에 있었기에 7층부터 한 층씩 살피며 아래로 내려가고 있지만 레일라 히리아스를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3층에서 2층으로 내려오자마자 마법서를 소환한 뒤 자신이 원하는 능력이 부여된 페이지를 펼쳤다.

"[영역탐지]"

능력을 발동시키자 펼쳐진 마법서 위로 2층도면이 생겨났고, 드디어 찾을 수 있었다.

빨간점이 한군데에 모여있는 곳을 말이다.

자신은 그 위치를 확인하고선 곧바로 그쪽으로 움직였고, 목적지로 가보니 그곳은 아까 애들과 같이 갔던 카페였다.

그렇게 카페 문을 열고 발을 내딛는 그 순간.

양쪽에서 살기가 느껴지는 공격이 들어오기에 반사적으로 맞대응을 하려 할 때, 그토록 찾아다닌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만두세요. 저희 편이니까."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바라보니 그곳에는 레일라 히리아스가 부상자를 치료하고 있었고, 양옆을 바라보니 나를 공격하려던 사람들은 레일리에 말을 들은 탓인지 무기를 거두고 사과의 의미로 고개를 약간 숙였다.

"괜찮아요, 대충 어떤 상황인지 알 거 같으니까."

아마도 괴수가 들어온 줄 알고 공격을 했던 것일 거다.

'흠.. 상태는 꽤 괜찮은 편이네.'

슬쩍 카페 내부를 싹 훑어보았고 딱히 피해가 입은 흔적은 없었다.

카페를 훑어보고 있을 때, 치료를 마친 레일리가 자신에게로 다가왔다.

"리아, 다른 애들은 어디 가고 너 혼자 있는 거야?"

레일라의 물음에 바로 지금까지 있었던 상황들을 간략하게 설명했고, 자신의 말을 다 듣고 난 레일라는 잠시 혼자서 고민을 하다가 정리가 끝났는지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 말 확실한 거지?"

"네. 확실해요."

"그렇다면 위험할 수도.."

"왜요?"

"엔티아노 대장급 개체가 5급 초반 정도인 건 사실이지만, 내가 본 대장급 개체들은 그 이상인 거 같았어."

그 말을 듣고 자세히 설명해보라는 듯이 쳐다보니 레일라는 순순히 말해주었다.

"이 카페로 오기 전에 대장급 개체를 멀리서 본 적이 있어."

"위급한 사람이 근처에 있기에 잡으러 갈 수는 없었지만, 한가지는 확실시할 수 있다고 생각해."

"그 대장급 개체는 최소 5급 후반이란 걸 말이야."

그 말을 듣자마자 연락을 돌려보았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문득 생긴 불안함에 카페를 뛰쳐나가려는데 레일라가 자신을 막았다.

"어디를 가려고."

"애들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2명이서는 어려울 거에요."

"그래서?"

"저도 도우려고요."

"하지만, 에르문이 나랑 같이 사람들을 피신시켜달라고 하지 않았어?"

그 말을 듣고서는 아까 자신을 공격하려던 두 명의 능력자를 쳐다보며 말했다.

"두 분이서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피신시켜주실 수 있죠?"

아무말도 없길래 째려보자 두 사람은 말을 더듬으며 긍정을 표했다.

"됐나요?"

"...여기서 기다려."

레일라는 두 사람에게로 다가간 뒤 무언가를 이야기하더니 다시 돌아왔다.

"가자."

"예?"

"다른 애들 도와주러 간다면서, 안 갈 거야?"

같이 가줄 거라는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지만 이렇게 쉽게 간다고 할 줄은 몰랐기에 잠시 황당해 있을 때, 레일라는 카페 문을 열면서 말했다.

"안나오면 나 혼자 간다?"

"..! 갈게요!"

그렇게 레일라와 함께 다른 애들을 돕기위해 이동을 시작했다.

****

"음..루크, 분명 그 사람이 대장급 개체는 5급 초반이라고 하지 않았냐?"

"분명히 그렇게 말하긴 했지."

"그럼 저 앞에 있는 놈은 뭐냐?"

"글쎄다.."

지하 1층, 청소년 클럽에서 네이드와 루크는 미러볼 아래에 있는 대장급 개체인 엔티아노를 보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건 그렇고 솔직히 저길 어떻게 들어가야 하냐."

루크의 물음에 네이드가 간단한 답을 알려주었다.

"아니면 그냥 전부 쓸어버리는 것도 방법이긴 하지."

"저걸 다 쓸어버리면.. 우리도 쓸릴 거 같은데?"

카운터에 숨은 네이드와 루크가 보는 광경은 이렇다.

대장급 개체인 엔티아노를 중심으로 다른 엔티아노들이 모여있는 상태다.

하지만 다른 엔티아노들의 수가 대충 봐도 50마리는 넘어 보이기에 함부로 뭔갈 할 수 없기도 하다.

그렇게 틈이 생길 때까지 잠시 대기하고 있을 때, 네이드가 루크를 건드리더니 어느 한 곳을 가리켰다.

"저거, 사람들 아니냐?"

네이드의 말을 듣고 가리킨 방향을 자세히 보니 그곳에는 엔티아노들이 사람들을 끌며 대장급 개체 쪽으로 다가가고 있었고, 사람들인 것을 확인한 두 사람은 틈을 노리는 것을 포기한 상태로 곧바로 엔티아노 무리로 뛰어들었다.

두 사람의 기척을 읽은 대장급 개체가 곧바로 엔티아노들을 두 사람 쪽으로 보냈고 두 사람은 피하지 않고 맞대결을 시작했다.

참고로, 루크는 창을 사용하지만 타워 안까지 창을 가져오지는 않았기에 클럽 안으로 들어오기 전에 주워온 옷걸이 봉에 마나를 실어 임시무기로 삼았다.

루크는 자신에게 턱을 벌린 상태로 다가오는 엔티아노의 입에 봉을 찌른 후 바로 빼서 다가오지 못하게 한 뒤 곧바로 옆에서 달려드는 개미의 머리를 봉으로 후려쳤다.

대장급 개체가 아닌 일반 엔티아노들은 4급 초반 정도의 강함을 지니고 있기에 막을 수는 있었지만 본 무기인 창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쉽게 죽이지는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신을 차린 개미들이 계속해서 달려와 쉽게 전진을 못하고 있을 때, 옆에서 엔티아노 한 마리가 날라와 앞에 있던 엔티아노에게 부딪혔다.

"고맙다!"

루크는 엔티아노를 날려준 사람, 네이드를 향해 감사인사를 외쳤다.

왜 감사인사를 했느냐면 그 이유는 간단하다.

도와준것도 당연히 고마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한 가지를 깨닫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

'루크가 깨달았겠지?'

네이드는 엔티아노 한 마리를 루크에게 날려준 후, 다른 엔티아노들을 최대한 무시하며 사람들이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만약 루크가 깨달았다면 다른 엔티아노들은 루크가 다 처리해줄 거라고 생각하기에 곧장 달려갈 수 있었다.

사람들을 끌고 가던 엔티아노들이 네이드가 가까이 다가오자 사람들을 한구석에다 던져둔 후 네이드를 향해 턱을 벌리고 달려들었다.

"[오토쉴드]"

여기서 이 엔티아노들을 바로 처리할 생각이었기에 능력을 발동시킨 채 달려드는 엔티아노들을 향해 뛰어올랐다.

뛰어오른상태에서 몸을 돌려 발생한 회전력으로 엔티아노의 관자놀이에 마나를 담아 힘껏 차주었고, 그로 인해 발로 차여진 엔티아노는 머리 표피가 뚫려 쓰러졌고 옆에서 턱을 박으려고 하는 엔티아노는 [오토쉴드]로 막아내었다.

공격을 막아내자 당황한 엔티아노는 잠시 멈칫하였고 그로 인해 여유시간이 생겼다.

바닥에 착지하자마자 [오토쉴드]가 풀렸고 엔티아노는 턱으로 자신의 목을 노렸다.

"어딜..!"

몸집이 큰 엔티아노였기에 한쪽 발을 앞으로 내밀어 몸을 낮추어 턱을 피하며 손으로 바닥을 짚고선 마나를 실은 상태로 있는 힘껏 엔티아노의 배를 찼다.

그로 인해 엔티아노는 배가 뚫린 채 하늘로 올라갔고 뚫린 곳에서 나오는 피를 막기 위해 [오토쉴드]로 막아낸 후 곧바로 자신에게 거의 붙은 마지막 엔티아노의 머리를 향해 손을 올렸다.

"끝."

엔티아노가 턱으로 자신을 물기 전에 표피에 닿은 손에 마나를 진동시켜 그로 인해 발생한 충격을 엔티아노에게 박아넣어 마무리를 지었다.

그렇게 마무리를 짓고 슬쩍 대장급 개체를 확인해보니 대장급 개체는 루크쪽에 신경을 쓰느라 정신없어 보였다.

'역시, 깨달았구나.'

속으로 루트를 칭찬하며 끌려온 사람들에게로 바로 발을 옮겼다.

****

루크는 내이드가 사람들 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고선 곧바로 자신이 깨달은 것을 행동으로 옮기기로 했다.

"창이 아니라 옷걸이 봉이라는 게 아깝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나?"

심호흡을 한번 한 뒤, 옷걸이 봉을 한 바퀴 돌리며 잡는 느낌을 확인하고 나자마자 엔티아노 무리 사이로 그냥 뛰어들었다.

그리고는 엔티아노들을 죽이려고 하는 것이 아닌 엔티아노의 다리 관절을 치면서 돌아다녔다.

그렇게하니 엔티아노들은 중심을 잃고 자세가 무너지기 시작했고 그리 인해 엔티아노 무리에 진형이 어지럽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엔티아노들에게서 특정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자신은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역시, 이렇게 될 줄 알았다."

아까전 깨달은 것은 그렇게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네이드가 이쪽으로 보낸 엔티아노가 다른 엔티아노와 충돌하였을 때, 곧바로 일어나지 않고 두 엔티아노가 쓰러진 채 서로 공격하고 있던 것이다.

그것을 보자마자 이런 계획을 세울 수 있었고 실행한 결과 예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자신이 생각한 대로 쓰러진 엔티아노 무리는 쓰러진 채 서로 공격하기 바빴고 대장급 개체는 그런 엔티아노들을 말리느라 당황한 티가 가득했다.

그렇기에 빨리 제이드와 같이 사람들을 먼저 피신시킬 생각으로 네이드가 있는 쪽으로 발을 옮겼다.

"네이드?"

그런데 네이드에 상태가 조금 이상했다.

사람을 보고선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궁금한 마음에 네이드의 옆으로 다가갔고 네이드가 왜 가만히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엔티아노들이 끌고 온 사람들은 이미 신체 몇 군데가 잘려 죽어있는 상태였고 그로 인해 발생한 엔티아노들에 대한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또한 충격에 몸이 굳어있을 때 옆에서 네이드가 작게 중얼거렸다.

"또.. 구하지 못했네. 병신같이."

들려오는 네이드의 목소리는 어딘가 매우 차갑게 느껴졌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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