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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많은 아카데미의 부적술사-48화 (48/62)

〈 48화 〉 수련회 ­ 밤 (6)

* * *

"일단 뒤에서 간 좀 보고 있어."

상대가 독을 사용하기에 정령을 사용하는 자신이 상대하기 위해 반즈의 앞으로 이동했다.

"..미안, 내가 너무 쓸모없네."

"뭐라는 거야? 내가 말했지 간 좀 보고 있으라고."

이르벨은 바닥에 앉아있는 반즈에게 말했다.

"간 다 봤으면 알아서 끼어들어, 틈은 내가 만들어줄 테니까."

그리 말한 뒤,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실패작을 쳐다보았다.

'우선 그것부터 알아야겠지.'

이르벨은 [샤이크]를 역소환한 뒤, 땅의 정령을 소환하였다.

"[가시덩굴]"

곧바로 능력을 사용하였고, 자신이 있는 바닥에서 튀어나온 가시덩굴들이 빠르게 실패작을 향해 번식되기 시작했다.

실패작은 자신에게로 오는 덩굴들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그냥 이르벨에게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덩굴이 계속해서 나아가기 시작하더니 어느 시점부터 덩굴이 썩어들어갔고, 그것을 보자마자 이르벨은 [가시덩굴]을 해체하였다.

갑작스레 [가시덩굴]을 해체하자 실패작이 당황한 것 같았지만 상관 쓰지 않고선 계속해서 걸어왔고, 이르벨은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파악 끝났어, [불의 잔해]"

땅의 정령을 역소환한 뒤, 불의 정령을 소환하였고 능력을 사용하자 옷가게 바닥 군데군데에 작은 불씨들이 흩뿌려졌다.

그리고 이르벨이 손가락을 한번 튕기자 흩뿌려진 모든 불씨가 타오르기 시작했고, 곧이어서 실패작 주변에서 연쇄폭발이 일어났다.

콰가강!!

폭발이 일어나는 소리를 들으며 이르벨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역시, 사람은 머리를 써야 해.'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이르벨은 반즈가 실패작에 심장을 찌를 때, 실패작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지만 독에 걸린 것이 이상하다고 느꼈다.

그리하여 생각해낼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애초에 실패작 주위로 독이 퍼지고 있는 가능성.

그리고 또 하나 알 수 있었던 것이 하나 더 존재했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빠르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기에 이르벨은 [가시덩굴]에 특별한 특성 두 개를 추가로 넣었다.

바로, 독에 닿으면 바로 덩굴이 썩는 것과 기본 속도보다 더 빠르게 이동하게 하는 것을 말이다.

예상대로 실패작은 덩굴의 속도보다 느렸으며 덩굴이 실패작 근처로 가자 바로 썩어들어갔기에 확실하게 실패작 주변에 안 보이는 가스형태로 독이 퍼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바로 주변에 불씨들을 퍼트렸고 사방에서 불을 일으켜 가스폭발을 만들어낸 것이다.

물론, 순간적으로 물의 정령인 [샤이크]를 소환해 폭발의 영향을 받지 않게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 폭발로 인한 연기를 마나를 이용해 걷어내자 이르벨은 확인할 수 있었다.

다른 상처 없이 불에 그을린 흔적만 있으며 아까보다 훨씬 붉은 안광을 빛내면서 자신을 바라보는 실패작을 말이다.

****

엔티아노 대장급 개체가 죽으면서 나타난 한 인영을 본 두 사람은 바로 경계태세로 들어갔다.

"너 저게 뭔지 알아?"

"응, 부모님께 들은 적이 있어."

루크는 네이드의 물음에 대답을 해주었다.

"붉은 눈을 가지고 있고 넋이 나간 상태이며 강해 보이는 느낌이 들면 그것은 마인이 되지 못한 실패작이다.라고 했어."

"그래? 그럼 긴장 좀 해야겠네."

두 사람이 경계태세를 하고 있을 때 실패작이 제일 먼저 한 행동은 간단했다.

다리를 살짝 들어 그대로 내리찍는 것.

하지만 그 행동이 일으킨 결과는 간단하지 않았다.

다리를 내리찍자마자 바닥에 죽어있던 엔티아노들의 시체가 터져나갔기 때문이다.

그 광경을 보곤 네이드가 루크에게 물었다.

"봤지?"

"응, 한 대 제대로 맞으면 끝나겠네."

두 사람이 더욱 경계심을 올리고 있을 때, 실패작이 한 발짝 움직였고 그것을 기점으로 두 사람은 오른쪽, 왼쪽 두 방향으로 각각 뛰어갔다.

실패작은 두 사람을 한 번씩 바라보더니 루크쪽으로 몸을 틀어 달려들었다.

"쯧."

'왜 하필 나야?'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루크는 봉을 한 바퀴 돌리며 실패작을 받아낼 준비를 하였다.

다행히 실패작은 눈에 보이고 충분히 반응할 만한 속도로 다가왔기에 대응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실패작은 어느새 루크의 앞까지 다가와 루크의 머리를 향해 오른팔을 뻗었고 루크는 오른팔을 쳐내기 위해 봉을 휘둘렀다.

아작!

휘두른 봉은 오른팔을 제대로 쳐내지도 못한 채 반 토막이 났다.

"..젠장!"

루크는 자신 바로 앞까지 다가온 주먹을 인지하고선 그대로 몸을 뒤로 젖혔다.

그 결과, 실패작의 팔은 몸을 뒤로 젖힌 루크의 바로 눈앞에 뻗어있었다.

그 상태 그대로 루크는 실패작의 팔을 양손으로 잡은 뒤, 양발을 들어 실패작에 턱에 이연격을 꽂았다.

다행히 턱에 충격이 들어갔는지 실패작의 머리는 뒤로 젖혀졌고 그것을 확인한 루크는 곧바로 손을 놓아 빠져나올려 하였지만, 손을 놓는 그 순간 실패작이 왼손으로 루크의 멱살을 잡아챘다.

그로인해 루크는 실패작한테 잡힌 형태가 되었고 실패작은 곧바로 루크를 빠른 속도로 던졌다.

커헉..!

던져진 루크는 벽에 처박히기 전에 급하게 마나를 몸에 두르긴 했지만 너무 급하게 하느라 피해를 거의 감소시키지 못했다.

충격과 고통 때문에 루크가 잠시 아무것도 못 할 때, 네이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네이드는 벽에 박혀있는 루크 앞에 무엇인가를 던져놓은 뒤, 루크에게 달려오는 실패작을 향해 들어갔다.

실패작은 네이드가 달려들자 팔을 뻗었고 네이드는 고개를 틀어 피해냈지만, 실패작은 네이드가 피한 곳에 다리를 휘둘렀다.

"[오토쉴드]"

휘둘러져오는 다리를 [오토쉴드]로 막아낸 후 네이드는 실패작의 명치에 손을 올리고 능력을 발동시켰다.

"[파동]"

능력을 발동시키자 네이드의 마나가 진동되며 실패작에게 충격을 주기 직전.

네이드와 실패작 사이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콰강!

폭발로 인해 날아간 네이드는 고개를 들며 앞을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아까보다 근육이 팽창해져 있고 진한 붉은 안광을 띄고 있는 실패작이 있었다.

"하하.. 2페이즈냐? 시발."

****

체이 스타리아는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실패작 3명을 살펴보았다.

'우선 능력확인부터.'

왠만한 상대면 능력확인을 안 하더라도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지만 6급 이상부터는 혹시나를 대비하여 각각의 능력을 확인하고 싸워야 한다.

체이는 곧장 바닥을 차며 앞으로 튀어 나갔고, 바로 실패작 3명의 뒤를 잡아 대낫을 휘둘렀다.

대낫을 휘두르자 허공에서 갑작스레 철로 만들어진 방패가 생겨났으나 대낫의 절단력이 더 강해 손쉽게 베었지만, 실패작들은 이미 자신과 떨어진 후였다.

그래도 소득은 있었다.

'철병기 조형 능력자인가?'

한 사람에 능력을 어림잡았으니 남은 두 명의 능력을 알기만 하면 된다.

남은 두 사람의 능력을 어떤 방식으로 알아낼까 고민하던 중 뒤에서 느껴지는 살기에 뒤쪽으로 가볍게 낫을 휘둘렀다.

깡!

슬쩍 뒤를 보니 몸에서 전류가 흐르는 것을 이용해 단검에도 흐르게 한 사람이 공격하려다가 자신의 대낫으로 막힌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실패작은 막히고 나서 빠르게 뒤로 빠졌다.

'한 명은 전류를 사용하는 암살자고.. 다른 한 명은.'

체이는 왼손을 들어 올리더니 손을 꽉 쥐었다.

그리고 체이가 쥔 손에는 화살 한 발이 잡혀있었다.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자연스레 돌아보자 그곳에는 마지막 한 명이 정원용 나무 옆에 숨어서 활을 쏠려 하고 있었다.

'마지막 능력인 궁수까지.. 파악 끝이네.'

모든 능력에 대한 파악이 끝나자 체이는 바로 능력을 사용하였다.

"[스프레드]"

그러자 허공에 떠있던 트럼프카드들이 펼쳐졌고 손가락을 튕기자 카드들은 여러 곳으로 퍼져 나갔다.

그리고 조용히 다른 능력을 발동시켰다.

"[조커의 발놀림]"

능력을 사용하고 체이는 단 한 발짝을 걸었을 뿐인데 활을 쏘기 위해 조준하고 있던 궁수 옆에 나타났다.

당황한 궁수가 활조준을 서둘러 바꾸었지만 체이 스타리아가 더 빨랐다.

체이는 틈도 주지 않고 대낫을 휘둘러 궁수를 베어내었다.

궁수가 쓰러지자 다시 한 번 [조커의 발놀림]를 발동시켜 이번에는 조형능력을 사용하는 실패작의 위에 있는 나무로 이동했다.

체이는 나무에서 떨어지며 대낫으로 조형 능력자를 베어 내어내려 했지만 실패작은 철로 이루어진 검 한 자루를 만들어내어 막아내었다.

그렇게 체이가 위에서 내리찍고 조형능력자인 실패작이 아래에서 버티고 있을 때, 옆에서 전류능력자인 실패작이 뛰어들었다.

피하기에는 늦었다 판단한 체이는 다른 능력을 발동시켰다.

"[콜 오브 카드]"

능력을 발동시키자 [스프레드]로 인해 퍼져있던 카드들이 한곳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모였다.

그리고 그 카드들이 모이는 진로에는 실패작 두 명이 걸쳐있었고, 결국에는 자신의 밑에 있던 조형능력자와 허공에 있던 전류 능력자는 모여드는 카드에 의해 몸이 뚫렸고 곧바로 체이가 휘두른 대낫으로 손쉽게 쓰러졌다.

실패작을 전부 쓰러트린 체이는 저 멀리 벤치에 앉아있는 나츠라에게 물었다.

"야, 이제 너 차례인데.. 목 잘 닦았냐?"

"어이쿠, 너무 무섭네요."

나츠라는 벤치에 앉은 채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런데, 지금 제 차례인 게 확실한가요?"

그 말과 함께 쓰러져있는 실패작들에 눈이 더욱 붉은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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