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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많은 아카데미의 부적술사-51화 (51/62)

〈 51화 〉 수련회 ­ 밤 (9)

* * *

체이 스타리아는 자신에 위를 지나치며 쏟아지는 불꽃 비를 보고 문득 이상한 점을 하나 느꼈다.

'칼리스가 이런 식으로 불꽃을 뿌리던가..?'

자신이 알고 있는 칼리스라면, 이런 화려한 공격은 안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약간의 궁금증이 생겼을 때,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행히 늦진 않았네요."

칼리스와 너무 다른 톤의 목소리, 그리고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

체이는 설마 하는 마음에 뒤를 돌아보았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곳에는 자신이 기다린 칼리스가 아닌 학생인 에르문이 있었으니 말이다.

"네가 왜 여기에..?"

****

일단 당황한 듯 보이는 체이 스타리아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내 인사에 체이 스타리아는 짜증을 내며 말했다.

"안녕이든 뭐든 네가 왜 여기있냐니까?"

"왜긴 왜겠어요. 그쪽 도와주려고 온 거지."

"네가?"

"네, 제가."

그리 말하며 나는 체이 스타리아가 피를 흘리고 있는 부위에 부적을 가져다 댔다.

"[회복할 복]"

능력을 발동시키자 부적은 서서히 빛이 되어 사라졌고 체이 스타리아의 상처가 아물기 시작했다.

아물기 시작한 상처를 본 체이 스타리아가 놀란 듯 나를 쳐다보았다.

"일단 상처는 대충 치료하긴 했으니까 혼자 움직이실 순 있으실 거에요."

"고마워."

"고마우시면 제 부탁 좀 들어주시면 안 되나요?"

"뭔데?"

나는 불꽃 비를 피한 채 하늘에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는 나츠라를 가리켰다.

"쟤, 이제 저한테 넘겨요."

내 말에 체이 스타리아가 단호하게 말했다.

"절대 안 돼."

"왜 안되는데요?"

"너도 보면 얼핏 알겠지만, 쟤는 마인이 되어서 현재 7급 수준이야."

"그래서 저는 상대도 안될 거라는 말인가요?"

"그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체이 스타리아의 이마를 눌러 일어나지 못하게 하였다.

이런 행동에 어이없어하는 체이 스타리아를 보며 내가 말했다.

"그런데 제가 봤을 때, 그쪽도 쟤한테는 안될거 같은데요?"

"그건 쟤 능력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거고."

"능력이라.. 그게 뭔데요?"

이미 알고 있는 나였지만 의심을 피하고자 물어보았다.

"지정된 상대 1명을 자신보다 무조건 약화시키는 거야."

"그리고 나츠라가 그 쪽에게 능력을 사용한 건가요?"

"맞아."

"뭐야, 그럼 그쪽도 상대도 안 되는 건 마찬가지잖아요."

내 팩트에 체이 스타리아는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나는 이 틈을 타서 하고 싶은 말을 하였다.

"그런데 말이죠? 지정된 사람 1명이 있으면 다른 사람한테는 능력을 못 거는 게 아닐까요?"

"그리고 그쪽한테 이미 걸었으니 그쪽이 죽거나 자신이 죽지 않는 이상 능력을 다른 사람한테 사용하지 못할 거 같은데요."

"그러네.."

"음? 왜 그러세요?"

해답까지 알려줬는데 씁쓸하고 기운 없어 보이는 대답에 내가 물었고 돌아오는 대답은 별거 없었다.

"공략법을 찾았지만 여기서 쟤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이 없으니까."

"없긴 왜 없어요. 여기 있잖아요."

"어..?"

나는 체이 스타리아를 향해 미소를 지은 뒤, 말하였다.

"제가 나츠라를 상대할 테니까 그쪽은 이 타워 안에 돌아다니는 애들 좀 처리하면서 타워를 지켜주세요."

"무스­"

"시울, 끌고 가."

체이 스타리아가 무슨 말을 하기 전에 커진 시울이 체이 스타리아를 자신의 등위로 올려 태운 후, 문을 통해 내려갔다.

아까 은근슬쩍 [회복할 복]을 사용하면서 [나약할 나]와 [무거울 중]을 끼워 넣었기에 다쳤던 체이 스타리아가 움직이지 못한 채 강제로 끌려간 것이다.

나는 시울과 그 위에 앉은 채 인상을 쓰고 있는 체이 스타리아가 사라지고 난 후, 위에 있는 나츠라를 올려다보자 나츠라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반갑다?"

"그래, 반갑네."

나츠라는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체이 스타리아 대신에 나를 상대하겠다는 거면.. 기대해도 되는 건가?"

"당연하지, 내가 이날을 위해 얼마나 고생했는데."

"그런데 괜찮겠어?"

"...?"

"느껴지는 기운을 보니까 네 친구들이 실패작들이랑 마주친 거 같은데. 참고로 그 실패작들은 꽤 강하다?"

"내 친구들은 걱정을 하나도 안 되는데 어떡하냐?"

"혹시나 체이 스타리아가 도와줄 거라는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지금 출발해봤자 늦을 게 뻔하거든."

나는 그 말에 미소를 지은 채 나츠라에게 말했다.

"야, 이 타워에 7급이 체이 스타리아 한 명뿐이냐?"

****

"[물방울 난사]"

이르벨은 자신과 반즈에게 다가오는 실패작에게 [물방울 난사]를 계속해서 사용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안광이 더욱 붉은색으로 빛나기 시작하고부터는 실패작에 쏘는 [물방울 난사]가 닿지도 못한 채 녹아 없어져 버리기 때문이었다.

그로인해 물과 관련된 공격은 더는 안 먹힌다 판단하여 철의 정령과 번개의 정령을 동시 소환하였다.

"솟아라, 그리고 회전하라."

이르벨은 실패작을 중심으로 사방에 철로 된 벽을 만들어 실패작을 가두었고 그 벽에 전기를 흐르게 하였다.

그러자 전기가 철의 벽을 매우 빠르게 돌기 시작했고 철의 벽 전체의 전기가 흐르게 되었다.

이르벨이 벽의 전기를 이용해 연이어 공격하려고 할 때,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전기가 사라지고 있다고..?'

철의 벽에 흐르고 있던 전기들이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당황한 이르벨은 얼마 지나지 않아 전기가 줄어들기 시작한 이유를 눈으로 볼 수 있었다.

'철을 녹였다고?'

실패작을 가둔 벽이 녹아내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르벨은 벽이 완전히 녹아내리기 전에 서둘러 불의 정령을 소환하여 능력을 발동시켰다.

"[타오르는 검]"

실패작 머리 위에 자신의 키만 한 불의 검을 만든 후, 그대로 [타오르는 검]을 실패작에 내리찍었다.

그리고 주변 독 때문에 [타오르는 검]은 실패작에 닿기 전에 터졌다.

다행히 벽이 다 녹아내리지 않았기에 연기만 밖으로 좀 나왔을 뿐, 폭발은 벽 안에서만 이루어졌다.

"어떻게 됐지?"

폭발이 꽤 강했기에 웬만한 사람이면 그 폭발 속에서 버틸 수 있다고는 생각을 안 했다.

침을 삼키며 연기가 사라지는 것을 기다렸고, 연기가 다 사라지고 나자 이르벨은 볼 수 있었다.

몸의 일부가 녹아내렸지만, 아까와 같은 무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실패작을 말이다.

그 괴기한 모습에 속이 역겨워지기 시작할 때, 실패작이 괴성을 내질렀다.

그 괴성에 자신과 반즈가 귀를 막고 있을 때, 입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어..?"

피가 한 번 흘러나오자 기침을 하며 피를 토해내기 시작했고, 간신히 옆을 보자 반즈 또한 자신과 같은 상황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독이 퍼진 건가?'

아마도 바로 전에 실패작이 괴성을 내지르며 독의 범위가 넓어졌기에 반즈와 자신이 독에 당했다고 생각하였다.

이르벨은 급한 마음에 최대한 마나를 끌어 올려 [풍요의 물방울]을 만들어내 보았지만 사방에 퍼진 독 때문에 만들자마자 녹아내렸다.

녹아 없어져 버린 [풍요의 물방울]을 보며 이르벨은 좌절했다.

반즈와 자신은 현재 독 때문에 피를 토하며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

심지어 독을 풀 수 있는 [풍요의 물방울]은 만들자마자 녹아 없어져 버린다.

이 두 가지만으로 저 실패작을 이길 수 없음이 확정되었다.

'거의 다했는데..!'

딱 한 번, 몸의 일부가 녹아내린 실패작을 한 번이라도 속박할 수 있었다면 몸을 회복한 반즈가 일격을 날릴 것이었다.

그리고 일격을 날리면서 당한 독을 [풍요의 물방울]로 풀어 깔끔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마지막에 퍼진 독 때문에 거의 근접한 승리가 사라지다니.. 이 감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결국, 독 때문에 자신과 반즈는 바닥에 쓰러졌고 실패작이 다가오는 것을 가만히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때,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다.

"[퍼져라, 정화의 흐름이여]"

그 목소리가 들려오자 상쾌한 느낌이 들었고,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아? 반즈, 이르벨!"

이르벨은 고개를 살짝 들었고 힘겹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반가워, 리아."

"반갑긴 뭐가 반가워."

리아는 자신의 이마를 한대 살짝 치고선 반즈에게 고개를 틀며 말했다.

"할 말은?"

"..반가워?"

반즈에 말에 리아가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짓고있자 리아의 뒤에서 한 여성이 걸어왔다.

"말하는걸 보니 상태는 괜찮아 보이네."

"레일라 선생님?"

리아의 뒤에서 레일라 선생님이 걸어왔다.

레일라 선생님은 주변을 한 번 보고 실패작을 한 번 본 뒤, 우리를 빤히 보고 나서 말했다.

"이제 독은 신경 안 써도 되니, 너희 둘이어서 직접 승리를 가져와."

레일라 선생님에 말을 듣고서 손을 움직여보았더니 자유롭게 움직여지기 시작했고, 반즈와 눈이 마주쳤다.

반즈의 또렷한 두 눈을 보자마자 몸을 일으켜 세웠다.

"많이 쉬었지? 그럼 쉰 값은 제대로 해."

"당연하지."

반즈는 순결을 꺼내 들고 자세를 취했다.

[순결 트리] ­ [섬전점척(????)]

반즈의 [순결]에서 번개가 튀길 때, 이르벨 또한 최대한 마나를 끌어 올리며 능력을 발동시켰다.

[정령 구현화] ­ [샤이크]

이르벨은 [샤이크]를 반즈에 옆에 두었고, 반즈가 달려나갈 준비를 할 때, 둘은 무의식적으로 서로의 능력을 하나로 합쳤다.

""[작형일뢰(?一雪)]""

상어모양을 한 천둥 한줄기가 실패작을 꿰뚫고 지나갔다.

실패작은 몸 한가운데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며 쓰러져 죽었고, 완전히 쓰러트림을 확인한 반즈와 이르벨은 마나 탈진으로 인해 쓰러졌지만 리아와 레일라가 쓰러지는 몸을 받아내었다.

이르벨은 자신을 받혀준 리아를 향해 손으로 브이를 만들며 미소 지었다.

"헤헤, 이겼어.."

"그래, 잘했어."

그 말을 끝으로 이르벨은 편안히 눈을 감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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