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문제많은 아카데미의 부적술사-60화 (60/62)

〈 60화 〉 Witch of affection (5)

* * *

사나의 말 한마디에 소환되어있는 모든 소환수들이 우리를 향해 이동해오기 시작했고, 나와 체이선배는 곧바로 맞받아칠 준비를 하였다.

"[스프레드]"

"[휘날릴 표]"

체이선배의 트럼프카드들이 사방으로 흩어짐과 동시에 내 부적들 또한 허공으로 휘날리기 시작했다.

소환수들이 사방으로 흩어진 카드와 부적들을 지나쳐 어느 정도 가까이 다가왔을 때 쯤, 나는 곧바로 연계공격을 펼쳤다.

"[쏠 사] & [얼음 빙]"

허공에 휘날리던 수많은 부적에 한기가 생겨났고, 그 부적들은 균등하게 소환수들에게로 쏘아졌지만, 소환수들은 각자에게 방법으로 막았다.

검사는 단순히 검을 휘둘러 부적들을 베었고, 수호 병은 방패를 들어 올리는 것으로 막아내었으며 궁수는 여러 화살을 쏘아 내 부적들을 명중시켰으며, 사제는 짧게 기도를 하여 보호막 같은걸 만들어 막아내었고, 암살자는 들고 있던 쇠사슬을 휘둘러 튕겨내었고, 마법사는 불을 만들어내어 격추했다.

쉽게 막혔지만 나는 실망하거나 하지 않았다.

'아주 약간의 시간은 7급에겐 충분하고 너른 시간이지.'

"[콜 오브 카드]"

내 공격을 막아내느라 잠시 생긴 빈틈에 시간.

체이는 흩어져있는 카드들을 사제 쪽으로 모이게 하였다.

소환수들이 반응조차 못 할 속도로 카드가 사제 쪽으로 모였고 확실하게 사제를 향해 카드가 꽂히기 직전, 사제의 몸에서 환한 빛이 급격하게 발생하였고, 눈부심 때문에 팔로 눈을 가릴 수밖에 없었다.

잠시 시간이 지난 뒤, 팔을 내리자 나는 헛웃음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허.. 날개가 생겼네..?"

사제는 아까와 같이 두 손을 꽉 쥔 채 기도를 하고 있었지만 찬란한 날개와 주변에 흩날리는 깃털 때문에 어딘가 신성함이 느껴졌다.

또한 방금까지 공격해오던 소환수들이 사제를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내가 당황하고 있을 때, 옆에서 체이선배가 사제를 보더니 어느샌가 회수한 트럼프카드 하나를 날렸다.

"[탑 샷]"

카드는 빠르게 쏘아졌고, 탕!하는 소리와 함께 카드가 바닥으로 떨어졌으며, 그에 반해서 사제는 작은 상처조차 나지 않았다.

"이거 좀 어렵네."

"네?"

"아무래도, 다른 소환 수를 처리할 때까진 사제를 죽일 수 없나 봐."

"? 그걸 어떻게 알아요?"

피해를 줄 수 없다는 것은 방금 보았기 때문에 알 수 있었지만, 조건은 어떻게 생각해도 몰랐기에 체이선배에게 물어보았고, 체이선배는 쉽게 대답해주었다.

"방금 사제가 빛을 낼 때 있지?"

"네."

"나는 그때 눈을 안 가려서 볼 수 있었거든, 사제와 다른 소환수들이 빛으로 이루어진 사슬로 이어지는걸."

"흠.. 그럼 좀 어렵긴 하겠네요. 다른 소환수들에게 버프를 걸어주는 사제가 무적이라면 말이죠."

"뭐.. 그래도."

체이선배는 대낫을 휘두르며 자세를 바로잡으며 말했다.

"'소환수'라 딱히 어렵지 않을 수도."

그 말과 동시에 체이선배는 대낫으로 나와 자신 사이를 갈랐고, 그로 인해 흙이 위로 튀어올라와 반대편에 있는 체이선배가 보이지 않았고, 그 대신 내 앞에 있는 궁수와 암살자를 볼 수 있었다.

나는 잠시 그 둘을 바라보다 곧장 옆에 있는 숲 속으로 뛰었다.

"[뛸 약] & [가벼울 경]"

나는 숲 속으로 들어오자마자 능력을 발동시켜 나뭇가지 위로 사뿐히 뛰어 올라갔고 계속해서 나뭇가지들을 밟으며 뛰어갔다.

그리고 이내 뒤에서 느껴지는 살기에 나뭇가지를 밟는 것이 아닌 밑으로 떨어지면서 손으로 나뭇가지를 잡았고, 그와 동시에 은화살 한발이 내가 원래 뛰려던 나뭇가지 위를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나는 몸을 앞뒤로 흔들다가 반동으로 다른 나뭇가지 위로 올라탔으며 올라가는 동안 땅에서 다시 한 번 활을 장전 중인 궁수를 볼 수 있었다.

'..잠만, 궁수 혼자?'

나는 의문이 들자마자 나뭇가지 위에서 몸을 숙이려 했지만, 이미 암살자의 쇠사슬이 내 몸 주위를 감고 있었다.

'밑에!'

나뭇가지 밑에 나무기둥에 매달린 채로 쇠사슬을 이용하는 암살자를 봤을 때는 이미 쇠사슬에 묶인 후였다.

암살자는 쇠사슬을 당겨 나를 나뭇가지 위에서 떨어지게 하였고 떨어지는 와중에 궁수가 날린 화살이 내 양어깨와 발목에 박혔다.

"끄윽!!"

나는 화살이 꽂힌 상태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고, 바닥에 엎어진 나는 괴로움을 참으며 이 상황을 어떤 식으로 헤쳐나가면 좋을지 생각해보았다.

힌트는 아까 체이선배가 말한 소환수이기 때문에 할만하다는 것.

나는 그 말만을 머릿속에서 반복하여 떠올렸고, 이내 해결책을 떠올릴 수 있었다.

"뭐야.. 생각해보니 별거 없는 거였잖아?"

힘겹게 바닥에서 일어나 내 몸에 박힌 화살들을 잡아서 빼냈고, 그 과정에서 고통이 느껴지고 피가 사방으로 튀긴 했지만 이길 수 있다는 생각에 충분히 버틸 수 있었다.

나는 곧바로 소지하고 있는 모든 부적에 몇 가지 한자를 부여해놓고선 불어오는 바람에 내 부적들을 날렸고, 소환수들이 다시 공격을 시도할 때 쯤, 내가 날린 부적들 또한 적절하게 흩어져있었고 나는 곧바로 능력을

발동시켰다.

"[쏠 사]"

흩날리고 있는 부적들이 궁수와 암살자에게로 쏘아졌고, 당연하게 궁수와 암살자는 쏘아지고 있는 부적들을 가뿐히 피해내었다.

"아직 안 끝났어."

나는 한 번 더 부적에 [쏠 사]를 발현하였다. 다만 이번에는 궁수와 암살자에게가 아닌 그냥 사방으로 쏘아지도록.

쉽게 피할 수 없게 사방으로 쏘았더니 궁수는 화살로 쏘아지고 있는 부적을 상쇄했으며 암살자는 자신에게 쏘아지고 있는 부적을 쇠사슬을 휘둘러 상쇄시킬려하였다.

그리고 나는 이것을 노렸다.

"[터질 폭]"

사방으로 쏘아지고 있던 부적들이 폭발하였고 그로 인해 바닥이 파이고 나무가 쓰러졌으며 흙 안개가 생기게 되었다.

나는 터짐과 동시에 날리지 않고 따로 빼놓았던 부적 세 개를 꺼냈고 그중 두 개를 [칼 도]와 [벨 할]에 사용하며, 암살자가 있던 곳으로 재빠르게 움직여 그곳을 향해 칼을 휘둘렀고, 무엇인가 베이는 느낌이 났다.

무엇인가 베이자마자 나는 한쪽 다리를 쭉 뻗어 몸을 낮추었고 내 위로 날카로운 바람 소리가 지나쳐서, 나는 몸을 낮춘 그 상태로 몸을 한 바퀴 돌려 또다시 칼을 휘둘러 이번에는 베이는 느낌이 두 번이 났고, 동시에

쿵! 하고 소리가 울리며 바닥에 무엇인가 떨어졌다.

나는 그 소리가 나자마자 아까부터 준비하고 있던 능력을 발동시켰다.

"[빛 광]"

그러자 사방으로 퍼진 흙 안갯속에서 환한 빛이 새어나왔고 나는 그곳을 향해 칼을 역수로 잡은 뒤, 하나 남은 부적으로 [꿰뚫을 관]을 부여해 강하게 던졌다.

칼을 강하게 던진 탓에 칼이 지나가는 궤도로는 잠시나마 흙 안개가 없어졌고, 그로 인해 나는 볼 수 있었다. 명치에 칼이 꽂힌 채 나무에 박혀있는 궁수를.

그것을 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람이 불었고, 그 바람 때문에 흙 안개가 걷히자 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내 앞바닥에는 한쪽 팔과 양발이 잘려 바닥에 엎어져 있는 암살자, 그리고 활과 화살을 바닥에 떨군 채 나무에 박혀 움직이지 못하는 궁수를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소환수라 그런지 아직 살아있는 두 소환수를 보며 나는 혀를 한번 찬 뒤, 들고 있던 칼로 두 소환 수를 모두 마무리하였고, 그러자 두 소환수 모두 재로 변하며 바람에 휘날려갔다.

나는 바람에 휘날려가는 재를 보며 생각했다.

'다행히 사나가 소환한 소환수들이 소리를 못 들어서 다행이었지'

일찌감치 소리를 못 듣는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면 아마 사라지는 것은 내가 됐을 것이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서둘러 사나가 있던 곳으로 뛰어갔다.

내 아공간에 있는 어떠한 것을 떠올리며 말이다.

내가 지친 몸으로 원래 장소로 가자 그곳에는 재가되어 사라지고 있는 사재형 소환수가 있었고, 그 앞에서 대낫을 돌리고 있는 체이선배가 나를 발견하고서는 웃으며 말했다.

"역시, 믿고 맡기길 잘한 거 같네."

내가 궁수와 암살자를 없애 먼저 다른 소환수들을 다 정리한 체이선배가 무적이 풀린 사제를 처리한 것 같았다.

역시 7급..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나와는 달리 몸에 상처 하나 없는 모습을 보니 다시 한 번 체이선배가 얼마나 대단하지 느끼게 된다.

"그럼 소환수도 다 정리됐으니.. 남은 건 하나네?"

체이선배는 어느 한 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그곳에는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있는 사나가 서 있었다.

체이선배는 사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사나, 금방 끝내줄게."

체이선배가 대낫을 한 바퀴 돌리며 사나에게 튀어 나갈 준비를 하자 사나에 무표정한 얼굴에서 미소가 띠어졌다.

"....헷"

그러자 사나에 몸에서는 체이선배와 같은 급에 기운이 표출되었고, 그에 체이선배는 표정을 살짝 굳히며 말했다.

"설마.. 그사이에 이렇게까지 성장할 줄 몰랐는데."

체이선배가 사나에 대한 집중력을 더욱 올렸을 때, 나는 나를 압박하고 있는 기운을 견디며 앞으로 나갔고, 나는 사나와 체이선배 중간에 있게 되었다.

"에르문! 당장 돌아와!"

뒤에서 들리는 체이선배에 목소리는 가볍게 무시해주었다.

'내가 중간에 있는 이상 체이선배는 함부로 공격을 못하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사나에게 다가갔고, 사나는 나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오빠, 궁수와 암살자를 쓰러뜨리다니.. 대단했어요."

"어.. 고마워."

갑작스러운 칭찬에 내가 약간 당황했을 때, 사나가 정색하며 다시 말했다.

"그래도 지금은 비켜주시면 안 될까요? 잘못하면 오빠가 죽을 수도 있는데.. 곧 제 것이 될 오빠가 죽는 건 제가 싫거든요."

"사나, 왜 내가 죽는다고 생각해?"

내 질문에 사나가 당황했다.

"네? 그야.. 오빠는 약하니까요?"

나는 피식 웃어주며 개인아 공간에서 무엇인가를 꺼냈고, 그것을 본 사나는 소리쳤다.

"무슨!"

내가 꺼낸 것은 사나의 머리카락색과 같은 분홍색 책.

사나의 집에서 찾았던 'Witch of affection'란 책이었다.

"사나, 내가 네 것이 된다고? 아니, 네가 내게 되는 거야."

"내놔요!!"

사나는 텔레포트를 사용하며 바로 내 앞으로 와 책을 낚아챌려했지만, 이미 책을 펴고 있던 내가 더 빨랐다.

"늦었어."

책이 온전히 펴지고, 책에서부터 분홍색 빛이 환하게 터져 나왔다.

너무 강한 빛에 잠시 눈을 감았고, 천천히 눈을 뜨자 바로 앞에 책을 낚아채기 위해 손을 뻔은 채 멈춰져 있는 사나를 발견할 수 있었고, 주위를 둘러보니 바람에 살랑거리던 풀잎, 하늘에 지나다니는 새들을 포함한 모든 것이 멈춰져 있었고, 움직이는 것은 나와 체이선배뿐이었다.

체이선배가 나를 멍하니 쳐다보다 나에게 다가오며 물었다.

"에르문, 중심핵을 어떻게 네가 가지고 있는 거야?"

'중심핵'

중심핵이란 아주 가끔 매우 희박한 확률로 던전 속 어딘가에 생성되는데 이것을 사용하면 던전을 봉인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사용하기 위해선 최종 보스 앞에서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과 던전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어야 사용이 가능하기에 찾아도 웬만한 사람들은 사용할 수 없다.

단지 나는 이 이야기를 이미 알고 있기도 하고 사나를 직접 보기도 했기에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물건을 내가 가지고 있으니 놀랄 만도 하지.'

나는 그냥 웃으며 말했다.

"어쩌다 보니 발견해서요.

"그래, 잘 발견했다. 사나랑은 나도 싸우기 좀 그랬거든."

확실히 체이선배도 아무리 적이어도 사나랑은 싸우기 껄끄러웠을 것이다. 그게 7급이어서든, 정을 느껴서였든.

우선 나는 멈춰있는 사나를 한번 쳐다보다 시선을 돌려 체이선배를 바라보았다.

"그럼 슬슬 던전에서 나가죠."

나는 책에 마나를 담았고, 마나가 담기자 책이 하늘에 떠올랐고, 책이 하나의 포탈로 변하였다.

"먼저 나가 있을게."

체이선배가 먼저 포탈을 통해 밖으로 나갔고, 나 또한 포탈 쪽으로 발을 옮겼다.

그리고 내가 포탈을 통과하기 직전.

­"가지마, 오빠."­

약간 떨림이 느껴지는 간절한 목소리.

나는 그 목소리를 들으며 속으로 말했다.

'걱정 마, 내가 너를 먼저 찾아올 테니까.'

그렇게 사랑을 원하는 한 소녀의 이야기는 잠깐 연재 중지되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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