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몬무스를 반대로 착정한다-5화 (5/55)

〈 5화 〉 EP1. 아드리옴 요새 (4)

* * *

마치 건들면 안되는 버튼을 누른 듯­

“아리에타?”

위험한 눈이다.

또렷하지만 풀려있는, 광기의 눈빛.

금방이라도 무언가 저지를 것만 같다.

“얌마, 정신차려!”

우용이 그녀의 어깨를 붙잡고 흔들었다.

이렇게 안전이 보장된 것 마냥 대담하게 행동할 수 있는덴 이유가 있었다.

겉으로 보이진 않아도, 수감자에게 걸린 무형의 족쇄는 분명히 작동한다.

즉, 고삐가 풀렸다고 우용에게 독침을 놓는 공격적인 행위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아리에타는 생각했다.

“읍?”

우용의 입속으로 귀여운 검지가들어왔다.

너무나도 갑작스런 행동이라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무슨 짓을…”

아리에타의 행동은 금방 이해할 수 있었다.

점차 근육이 마비되어가더니, 이내 몸을 가누지 못하게 되었다.

"어...?"

제기능을 상실한 다리 근육 덕에 우용이 엉거주춤 거리다 끝내 뒤로 나자빠졌다.

처음 담배를 피웠을 때처럼 머리가 핑­하고 돌았다.

“아...어...에...”

‘시발, 목소리가..'

혀와 안면 근육이 마비되어 언어 구사가 불가능하다.

우용의 볼에 연신 부자연스러운 경련이 일었다.

“오빠♡ 우용 오빠~ 나 똑똑하지? 칭찬해줘♡”

다소 딱딱했던 ‘우용 씨’가 아니다.

오빠라니.

나이에 비해 한참 어른스러웠던 아리에타가.

그 조숙했던 아리에타가.

‘이제야 좀 여동생스러운 모습을 보이네’

아니아니.

지금이 감탄할 때인가.

“꼭 독침을 놓을 필요는 없잖아?체내로 들어가기만 하면 되니까…헤헷”

제 손으로 독침을 짜 우용에게 먹였다고 볼 수 있겠다.

‘돌겠네’

아리에타와는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 강압적인 행위.

대체 무엇이 그녀의 고삐를 풀었는가.

밀랍을 생산하는 야릇한 과정 때문에?

그렇다고 보기엔 지금까지 멀쩡히 마무리해 온 세월이 길다.

어째서 일이 이렇게 되었나­

무언가 놓친 게 있었나­

계속해서 질문한 끝에 실수를 하나 찾을 수 있었다.

‘내가 미쳤지. 발정기를 확인 안했어’

통상 대부분의 마물이 발정기를 가진다.

주기는 대략 두달에 한 번. 5일 정도.

가끔 놓친 적이 있어도 그때마다 게브가 일러 주었기에 크게 고려할 필요가 없었다.

‘담배 선물에 눈이 멀어 녀석도 까먹은 건가’

실수는 언제나 안일함으로부터 나오는 법.

늘상 게브에게 기댄 결과가 이거다.

“자아~오빠의 맛있는 정액 좀 먹어볼까♡ 마음 같아선 보지에 넣고 싶은데.. 정말이지 멍청한 인간들. 잔꾀를 부리고 있어!”

자지에 걸린 주술을 탓하며 진심으로 씩씩대는 아리에타.

웃다 화내다, 오락가락한 정신이 심히 불안정해 보인다.

정신 줄 놓은 만큼 평소의 속내가 가식없이 드러났다.

흑역사 되겠는데 이거.

“그래도 괜찮아. 정액을 먹을 수 있는게 어디야. 음음!”

붉게 상기되어 있는 소녀의 얼굴로 야릇한 말들을 늘어놓는다. 미스매치­그 자체.

성체가 아닌데도 저런 외설적인 단어를 남발해대는데, 대체성체가 되면 어느 경지에 이른다는 말인가.

작고 가녀린 몸의 열기는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츄릅...헤에..."

이윽고 아리에타가 침을 질질 흘리며 고양이 자세로 요염하게 다가왔다.

가증스럽게도 마비되지 않은 부위는 오직 한 군데.

온몸의 신경이 제기능을 못하는 와중 오로지 성기만 감각이 멀쩡했으니, 안그래도 예민한 부위가 더욱 민감해졌다.

실로 마물다운 능력이다.

단언컨대 번식과 착정에 있어 그녀들 이상으로 진화한 고등생물은 없으리라.

‘진짜 위험한데’

감각은 상대적이라는 말이 있다.

그 외 있지 않는가.

모서리에 발가락을 찌었을 때, 뺨을 때리면 고통이 분산되며 덜 아프다는 속설.

여튼, 온 신경이 자지로 집중된 지금은 최고로 예민한 상태라 볼 수 있겠다.

하물며 꿀나방의 맹독은 성감을 더욱 이끌어내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으니...

“하아…이게…이게 꼬추♡"

어느새 우용의 바지를 내린 아리에타가골똘히 남근을 관찰하고 있었다.

무언가를 맹렬히 염원하는 듯한 시선으로, 그의 자지를 향해 손을 뻗는다.

우용의 두뇌는 연신 허리를 내빼도록 명령을 내렸으나 몸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저지는 불가능하다.

“어엌..!!”

아리에타가 그 작은 손으로 우용의 자지를 움켜 쥐었고, 동시에 엄청난 고통이 밀려왔다.

잔뜩 예민해진 성기 덕에 단순한 자극도 버거우나,

현재 그녀의 체온은 무려 60도다!

“끄헉..으윽..!!”

성대가 마비되어 비명조차 시원하게 지를 수 없다.

어디까지나 단련이 된 건 오른손일 뿐. 당연히 자지에 내성이 있을리 전무하다.

고열방지 특수 콘돔이라도 껴주면 얼마나 좋아.

매정한 아리에타.

"우...우와아...갱장해♡ 괴물처럼. 움찔움찔. 오빠가 움직이는 거야? 아님 제멋대로 그러는 거야?"

쾌락과 고통으로 껄떡거리는 단단한 고깃덩어리.

“너무 안달하지마 꼬추씨♡ 내가 금방 편하게 해줄테니까. 응?”

아리에타는 끙끙대는 우용을 아랑곳하지 않고 제 할 일에 집중했다.

적은 체지방으로 인해 핏줄이 잔뜩 튀어나와 있는, 상당히 그로테스크한 그의 육봉을 어루만지며 뚫어져라 관찰한다.

“마치 살아있는 작은 생명체 같아♡ 여기에 두뇌가 들어있나 봐.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꼬추씨! 반가워요♡"

이내 귀두를 쿡쿡 찌르며 자지와 대화(?)한다.

얼핏보면 그냥 광기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지만.

그렇다고 마냥 여유로워 보이는 건 또 아니다.

당돌한 행동거지에 비해 가녀린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고 있었다.

말은 무슨 남성 여럿 잡아먹은 것 마냥 천박하게해도 실제로는 처음 보는 남성기였으니까.

그야 절멸에 가까운 남성 인구에 더해, 어린 나이에 붙잡혀수용소로 끌려왔으니 남자와연이 없던 것도 무리가 아니다.

뭐가 어쨋건.

잔뜩 신이 난 건 매한가지.

본능이 이렇게나 무섭다. 꿈틀대는 기괴하게 생긴 막대를 뚫어져라 응시하며, 소녀가 황금빛 털이 무성한 골반을 씰룩거렸다.

반투명한 날개가 신난 듯 간헐적으로 파르르­ 떨린다.

양 손 가득 쥐어잡은 육붕, 그 강렬한 맥동이 손끝을 타고 머리까지 전달되었다.

“오빠아... 나 이상해애~ 머리가 막 두근두근거려...”

“아억…끄억…컥…”

아리에타가 두 손으로 우용의 골반을 붙잡고 살짝 입을 벌렸다.

곧바로 입에 품지않고, 입을 얼마나 벌려야 할지 크기를 가늠해 본다.

체온이 얼마나 뜨거운지 구강으로부터 새어 나오는 김이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였다.

“흐억…”

고간에 뜨거운 입바람이 닿자 우용의 신체는 반사적으로 아드레날린을 분비하며 위험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몸이 움직이지 않는데.

“아앙~♡ 하압!”

끝내 구강 속으로 그의 분신을 힘겹게 물어넣는 아리에타.

“으가갸갹..! 뜨..뜻뜨..!! 뜨흑!”

우용의 입에서 고통에 절은 괴랄한 소리가 튀어나왔다.

“흐읍..춥..우웁..♡”

자신의 뜨거운 체온이 우용을 고통스럽게 한다는 것쯤, 당연히 알고 있었다.

허나 이성의 끈을 놓은 지 오래다.

몰아치는 욕정 앞에선 배려 따위 한낱 위선에 불가하다.

­추릅 쯔락 쯔락

힘겨운 신음을 토하는 우용은 안중에도 없이 아리에타가 앞뒤로 머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우람한 자지를물고 있는 것만으로도 버거워 따로 입술에 힘을 줄 필요는 없었다.

좁은 구강 자체가 분신에 강한 압박감을 주었으니까.

­쭙쭙 쯔락 추웁 쯔락

얼마 가지않아 입가의 근육이 얼얼해졌지만 아리에타는 멈출 수 없었다.

입속에서 두근거리는 강한 생명력을 좀 더 느끼고 싶었다.

그 광경을 손쓸 도리 없이 지켜보던 우용.

‘으응..?’

위화감이 느껴졌다.

‘아픔이 사라졌다’

정말 신기하게도, 분초의 시간이 흐름에 따라 고통이 옅어져갔다.

그렇다고 자지가 마비가 된 것은 아니다.

꿀나방의 맹독은 어디까지나 성감을 부추기는 것.

따라서 맹독물질은 남근의 해면체를 인식하고 알아서 피해가도록 설계되어 있다.

꿀나방의 메커니즘엔 빠삭한 편이기에, 그래서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다.

­쭙쭙 쯔락 추웁 쯔락

“우움..쩝..추릅…♡”

답은 감각을 인지하는 두뇌에 있었다.

고통과 쾌락이 동반한 이 알 수 없는 자극을 두뇌가 미처 헤아리지 못한 것이다.

어떻게 받아들일지 몰라 판단을 못하고 혼란에 빠졌다고 볼 수 있겠다.

이 알 수 없는 경지에 이르고 나니, 조금은 마조히스트 성향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추릅 쯔락 쯔락

‘나..나온다..!'

아무튼, 확실한 건 이 괴상한 자극으로 인한 사정감이그여느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

‘달래꽃’을 거절하는 편이었으나 그렇다고 아예 경험이 없는 건 아니었으니.

과연 착정 전용으로 진화한 고등생물의 애무답게 인간의 펠라치오와는 딴판이었다.한참 어설픔에도 불구하고.

아니, 오히려 서투르기에 자극이 신선했다.

­쯔락 쯔락 쯔락 쯔락 쯔락

“춥...추웁..우움..춥쭙춥춥♡”

점차 격해지는 맥동을 인식한 듯 아리에타의 움직임도 덩달아 격해졌다.

“흐억…어억…꺼헉!!”

­울컥 ­울컥

“흐웁!!?”

끝내 울컥거리며 인정사정없이 탁액을 쏟아내는 우용.

다량의 끈적한 액체가 해면체의 박동에 맞춰 쉴 틈 없이 쏟아져 나온다.

“우웁…우우웁!!”

“꺼헉…! 끄흑!!”

­울컥 울컥 울컥 울컥

무려 약 이 주일 만의 사정이다.

최근 들어 무척이나 바빴으니까.

안 그래도 누적되어 있는데, 거기에 마물의 최음 효과까지 더해지니.

회음부가 뻐근하다 못해 아프다.

“우욱..!! 웁!!”

맹렬하게 쏟아져나오는 짙은 정액이 강제로 그녀의 목구녕을 파고 들어갔다.

얼마나 거친 기세였으면 자그마한 목젖의 움직임이 살갗 너머로 보일 정도였다.

­꿀럭 꿀렁 꿀럭

삼킨다는 개념이 아니었다.

파도 처럼, 목구멍 너머로 급격하게 기관을 타고 흘러 들어갔다.

동시에 정액이 익으며 반숙처럼 덩어리가 졌다.

식도의 교통체증은 뒤이어 밀려 내려오는 꾸덕한 덩어리에 의해 강제적으로밀려 내려갔다.

“파하~~~!!”

곧이어 우용의 육봉이 소녀의 입으로부터 힘차게 튀어 오르며 빠졌고, 그녀는 상당히 괴로웠는지 바닥에 손을 짚고 연신 기침을 해댔다.

“콜록!! 콜록!! 하앗…! 콜록!!”

신음 섞인 가녀린 기침 소리가 좁은 방을 가득 매웠다.

괴로운 듯 기침해대는 주제에, 여전히 광기 가득한 두 눈은 또 다시 우용의 자지를 향하고 있었다.

"콜록...하...한 그릇 더♡"

*

방금까지 후덥지근했던 자그마한 독방은, 거짓말처럼 열기가 식어 오히려 싸늘하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닷. 죄송합니다. 흐흑…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야야..그만해”

사정 직후 기적적으로 몸의 감각이 돌아오며 가까스로 그녈 저지할 수 있었다.

간접적으로 몇 방울 마신 게 다행이다.

직접 독침을 맞았다면 아마 그대로 기가 빨릴 때까지 착정당했으리라.

“후우…말을 했었어야지. 발정기라고”

“그치만…부, 부끄러워서…그리고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그냥, 좀 이상한 기분이 들고 넘어갈 줄 알았는데..”

기어가는 목소리로 변명을 늘어놓는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연둣빛 눈동자는 갈 곳을 잃은 듯 방황하다 결국 바닥을 향해 고갤 떨구었다.

“고맙다 아리에타. 덕분에 고자가 된 거 같아. 감각이 없네”

소녀의 머리를 심술궂게 쓰다듬으며 감사를 표한다.

가벼운 화상을 입어 붉게 부어오른 자지는 쓰라린 느낌도 없다.

“죄. 죄송…흐윽…”

이에 아리에타가 어찌할 줄 몰라 연신 고개를 조아리다 울먹거렸다.

그나저나 방의 꼴이 세상 난잡하다.

한바탕 촛농 플레이가 끝난 광경처럼. 열기가 가시자 제멋대로 흩뿌려진 밀랍이 그새 굳어 있었다.

작은 몸에서 저렇게나 나올 수 있는 건가.

비현실적으로 많은 양에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

“하하.. 성감대는 건들지도 않았는데…요란하게 싸질러 놨네”

“진짜…흐윽…흐에엥~”

우용의 저질스러운놀림에 얼굴을 잔뜩 붉히더니 결국 울음을 쏟아냈다.

“알았어 알았어 이제 진짜 그만할게”

놀리는 건 이쯤할까.

우용은 구석 한켠에 두었던종이 뭉텅이를 품 속에 넣으며, 보답으로 그녀의 손에 호박색의 보석을 쥐여 주었다.

갈피 나무의 진액을 굳힌 것으로 꿀나방이 좋아하는 간식이다.

현대의 초콜릿이라 볼 수 있겠다.

쉽게 구할 수 있어 그리 가치가 높은 물건은 아니지만, 교도소라면 얘기가 다르다.

“에에..”

*

분명 여동생이 있었음 이런 느낌이겠지.

고열의 펠라치오만 빼면.

금방의 실책을 잊고 마냥 신나하는 아리에타의 모습을 확인한 뒤 흐뭇하게 미소짓고 나왔다.

당연하게도, 여전히 고간의 감각은 없다.

보수 현장을 방문해 여인들에게 밀랍이 담긴 양동이를 전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우용은 잡무를 끝마칠 수 있었다.

여인들의 과분한 인사를 건네받고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선다.

오늘 성실하게 의무를 수행한 사실은 머지않아 레이코의 귀에 들어갈 것이다.

아무리 사소한 행동거지라도 금방 소문으로 돌기 마련이다.

남정네들을 반찬으로 떠들썩거리는 게 이세계 여편네들의 유일한 낙이었으니까.

“후우…”

방에 돌아온 우용은 서둘러 방문을 걸어 잠갔다.

“어림잡아 오륙십장 정도인가”

품속에서 꺼낸 종이뭉텅이는 두께가 꽤 있었다.

한 달만에 받았으니 이만큼 쌓일만하다.

파르륵­종이를 넘긴다.

구불구불한 마족의 언어와 복잡한 기하학적 무늬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는 내용들을 훑어본다.

삽시간 끄덕이더니 잠시 후침대 아래 숨겨 두었던 커다란 궤짝을 꺼내 열었다.

그곳엔 몇 년간 모아온 종잇장들이 수북이쌓여있다.

“슬슬 시작해볼까”

다른 세계에 온 지도 어느덧 5년 차.

허구한 날 섹스리스 하렘 생활에 안주하며 무지성으로 세월을 보낸 건 아니었다.

이 부자연스럽고 자유롭지 않은 생활에 꽤나 불만이 있었으니까.

우용은 섹스가 하고 싶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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