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몬무스를 반대로 착정한다-15화 (15/55)

〈 15화 〉 EP.3 끊어진 사슬 (5)

* * *

“미안해♡ 정리를 안 해서 많이 더럽지?”

기다랗게 늘어진 검은 생머리 때문에 눈이 반쯤 가려져 있다.

문득 지구의 유명한 공포 영화가 떠올랐다.

우물을 올라와 티비로 기어 나오는 그 귀신 말이다.

여튼 몰골이 썩 좋아 보이진 않는다.

방구석 게임 폐인을 연상케한다고 해야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답다’

그 초췌한 몰골도 또 다른 매력점으로 승화시킬 뿐.

역시 마물은 마물이다.

­까드드득

­까드득

수십 개의 다리가 두뇌의 통제를 벗어난 듯 제각기 독립적으로 삐걱댔다.

썩 경쾌한 소리는 아니었다.

이내 그녀가 허리를 낮춰 우용과 눈높이를 맞췄다.

게걸스럽게 입맛을 다시며 검지로 우용의 가슴을 쿡쿡 찌른다.

“강한 심장이네? 어떻게 된 일일까.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있어”

“죽인 이유가 뭐야..?”

“나 지금 산란기 거든. 인간 남성은 최고의 영양이니까”

“굳이 먹지 않아도 되잖아”

우용이 두려워하기는커녕 엉뚱한 부분을 물고 늘어지자 향랑각시가 잠시 의아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줄곧 꿈꿔왔어. 내 아이들이 훌륭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고 싶단 말이야. 별 수 없는걸. 내키지 않아도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지네는 특히나 모성애가 강하다.

허나 무엇이든 병적으로 집착하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는 법이다.

각시의 아름다운 마음은 결국 이런 비극을 낳아버렸다.

“히잉..너무 나한테 뭐라 하지 마..그래도 다들 행복하게 죽었는걸”

각시의 검지에서 푸르른 불씨가 일었고,

그녀가 자신을 노려보는 우용에게 보란 듯 주변을 비추어 줬다.

“자 제대로 봐봐. 내 남편들..아니, 남편이었던 자들♡”

말라비틀어져 광대가 툭 튀어나온 몰골이지만.

“다들 웃고 있잖아..”

정확히는 눈깔이 뒤집힌 채 입꼬리가 올라가 있다.

절정의 표정을 그대로 간직한 채 죽어 있었다.

“복상사..”

“거봐. 다들 행복하게 떠났다구”

자신의 살인을 열심히 변호한다.

진심으로 그게 변명이라도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런데 자기.. 좀 이상하네?”

각시가 일순간 눈살을 찌푸렸다.

“…뭐가?”

“동정이 아니야. 분명 미끼라고 생각했는데 동정 냄새가 않나..”

­까드드드

여인이 우용의 몸에 코를 박고 이곳저곳을 훑었다.

킁킁거리며 아무리 냄새를 맡아봐도 미끼라고 확신한 남자의 몸에서 달콤한 동정 냄새는 나지 않았다.

“미끼가 아닐 수도 있지”

“아니아니, 그 태연함은 미끼가 아니고서야 불가능해. 얼굴도 조금 이국적인 게.. 무척이나 잘생겼구♡ 근데 왜 동정이 아닐까아..흐음..요즘은 동정이 아니어도 미끼를 시키는 거야?”

동굴에 떡하니 등장한 이 훈훈한 남자는 여러모로 이해가 안 갔다.

단순히 비를 피한 남정네라고 보기엔 겁이 없어도 너무 없다.

그렇다고 미끼라고 보기엔 동정이 아니다.

“이상한 점이 너무 많아. 딱히 연기도 안 하고..”

“그야 이 잔인한 광경을 보면 연기하고픈 마음이 싹 사라지지 않겠냐”

“후후후.. 재밌네 자기♡ 어쩌면 그냥 맛이 가버린 걸 수도”

질문 공세와 함께 그녀가 우용을 중심으로 천천히 몸을 회전했다.

자연스레 지네의 몸체가 그를 휘감으며 움직임을 봉쇄한다.

­까드드득

­까드득

단단해 보이던 등갑 때문에 아플 거라 예상했으나 그녀의 지네 하반신은 생각보다 말랑말랑했다.

그리고 좀 차가웠다. 외계의 온도에 민감한 변온동물인 만큼, 아마 서늘한 폭풍우의 영향을 받은 모양이었다.

“크흣…”

“그리고 무엇보다…”

어느새 등 뒤에 위치한 그녀가 우용의 목덜미에 코를 박았다.

“왜 이렇게 친근한 냄새가 날까.. 으음.. 그래! 아주 역겨운 마물의 냄새가 나! 왜지? 왜일까?”

아무래도 오필리아에게 하사받은 힘이 원인인 것 같다.

향랑각시는 우용의 냄새를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 한 나머지 그의 몸에 코를 박은 채 한참 동안 떨어지지 않았다.

“푸하…뭐, 미끼냐 아니냐는 넣어보면 알겠지?”

“크흣…주술이 발동되면 사냥꾼들이 달려들 텐데?”

"후훗..자기야. 난 그렇게 멍청한 마물이 아니야"

무언가 술수가 있는 건가.

하긴,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많은 남성을 착정하고도 지금까지 살아 있을 리 없을 것이다.

"지네는 발이 빠르다구♡"

몸의 조임이 점차 강해졌다.

옴짝달싹 못하는 우용을 보며 향랑각시가 다시 한번 입맛을 다셨다.

그와 동시에 첫 번째 체절에 나 있는 발톱으로 우용의 살갗을 아주 살짝 찔렀다.

“커헉…뭐..뭐야?”

“뭐긴 뭐야♡ 우린 마물이야”

시야가 묘하게 붉어지는 듯한 느낌.

생체 균형이 무너지는 느낌이랄까.

독이 주입되자마자 피잉­하며 곧바로 풀발기가 되는 것이 심히 부자연스러웠다.

“커헉..”

실로 엄청난 최음 효과였다.

아리에타의 맹독과는 차원이 다르다.

물론 그땐 양이 조금이긴 했지만.

“난 이때가 제일 즐거워. 두근두근 기대가 되거든! 또 어떤 모양의, 어떤 크기의 자지가 있을지”

향랑각시가 신난 듯 흥얼거리며 우용을 감싸고 있는 지네 하반신의 틈으로 손을 넣었다.

마치 선물의 포장을 뜯기 직전의 들뜬 아이처럼.

허겁지겁 바지춤을 내리려 든다.

­투욱

이윽고 강렬한 기세로 우용의 풀발기 자지가 튀어 오르며 우람한 자태를 뽐냈다.

“어머머…”

기어들어가는 감탄사와 함께 살짝 놀란 표정을 짓는다.

“미쳤어♡ 최근 들어 다들 귀여웠는데..음음! 역시 이 크기는 미끼가 분명합니다!”

그대로 우용의 육봉을 자신의 얼굴에 가져다 댄다.

여인의 턱부터 이마까지 가로지른 거대한 자지가 연신 펄떡거렸다.

최음 효과로 인해 그 기세가 평소와 다르다.

“크흑…터질 거 같아”

고통을 호소하는 우용을 무시한 채, 향랑각시가 자신의 얼굴 이곳저곳을 이용해서 자지의 크기를 가늠했다.

눈에 귀두를 대보고, 기다란 혀를 내밀어 둘레도 재보고.

중간중간 장난스러운 뽀뽀는 덤이다.

“이렇게나 멋있는 자지. 이 동굴에서…아니, 인생에서 처음이야♡“

마지막으로 자지의 맥동을 얼굴로 느껴본다,

안 그래도 건강한 남성기에 마물의 최음 효과까지 더해져 더 이상 인간의 혈류가 아니었다.

“크흑…”

마음껏 우용의 자지를 만끽했는지,

그제야 우용을 보며 흐뭇하게 웃는 향랑각시.

“후훗..많이 괴롭지? 내가 빨리 구해줄게?”

“무…무슨 병 주고 약주냐? 크헉..”

속박이 느슨해졌고 자신의 지네 다리를 침대 삼아 우용을 그 위에 눕힌다.

유연하게 하반신을 꼬아 인간의 상체를 우용의 상체와 맞추었다.

그녀의 기다란 머리칼이 우용의 몸 위에 흐드러져 간지럼을 유발했다.

팔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도망가는 건 불가능하다.

신체의 모든 에너지가 성기에 집중된 느낌이다.

“자아~ 미끼 테스트 해봅니다아~♡”

기다란 머리칼과 뱀과 같은 체형 때문에 여성기가 자세히 보이지 않았다.

각시는 자신의 인간 상반신과 지네 하반신의 경계에 우용의 자지를 문댔고, 이내 탁­하며 어느 함몰된 부분에 자지가 걸리자 그대로 몸체를 내렸다.

그렇게 여성 상위 자세로.

일말의 고민 없이 무자비하게 집어넣는다.

­찌그르르륵

“하으으으으으♡ 뭐야앗? 왜 들어가? 흐그..미끼가 아니었어?”

그야 동굴에 들어오기 전부터 미리 주술을 풀어 두었으니까.

“커허억..!”

­울컥 울컥 울컥 울컥

“앗흥♡ 어..엄청난 기세..”

조금의 피스톤 운동도 없었다.

뿌리까지 집어삼켜짐과 동시에.

우용은 그녀의 질내에 한가득 정액을 싸지르고 말았다.

“이..이 무슨…”

예기치 못한 사정에 얼떨떨해하는 건 정작 정액을 싸지른 우용뿐이었다.

눈앞의 여인은 아무런 언급도 없었다.

마치 자신의 질내에 들어온 남자는 사정부터 하는 게 당연하다는 듯이.

그녀는 그저 자신의 자궁구를 비집고 들어오는 정액의 온도를 즐기고 있었다.

­울컥 울컥 뷰르릇 뷰르르르

“아직도 싸? 미쳤어♡ 미쳤어♡ 미쳤어♡”

실제로 각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당연히 교미는 사정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지금껏 늘 그래왔으니까.

그게 일상이었으니까.

“기대된다♡ 난 이 첫발로 상대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거든. 자기는 최고 중 최고야♡”

뿌리까지 우용의 자지를 박은 채, 괴수 같은 하반신과 대비되는 가녀린 상체를 배배 꼰다.

“자아, 신고식도 마쳤고♡ 이제 슬슬 움직일게?”

“크허억…”

­까드드득

­찌그르륵

­까드득

­철썩

남성기와 여성기가 맞물리며 내는 야릇한 소리, 그리고 지네 발톱과 체절이 움직이는 소리가 번갈아 들려왔다.

“흐거억!! 커허억!! 자..잠깐..!!”

“하으응♡ 히..힘들어..너무 크잖아♡ 허리..허리가 뻐근해애~”

­까드득

­찌걱

­까드득

­찌그극

비록 경험은 레이코뿐이었으나 우용은 이것이 일반적인 성관계가 아님을 확신했다.

적어도 레이코 때는 안간힘을 쓰면 사정을 참는 게 어느 정도 가능했다.

허나 향랑각시와의 강제 교미에선 불가능했다.

‘참는다’라는 개념이 없었다.

무어라 표현해야 할까.

그래.

‘뽑힌다’

이 한 마디로 그녀와의 섹스를 정의할 수 있으리라.

­까드득

­철썩

­까드드드

­철썩

단순히 최음 효과 때문인가?

아니면 그녀의 질내 구조가 다른 건가?

그냥 자신이 조루인 것인가?

자세한 이유는 모르겠다.

“흐어어억..!!”

“하으응~헤엑..!”

­울컥 울컥 뷰르르릇

첫 번째 사정 이후 약 서른 번의 피스톤만에 우용은 두 번째 사정에 이르렀다.

“허억…허억…”

“하아읏…좋아♡ 좋아♡ 좋아♡ 너무 좋아♡ 다시 갈게?”

­까드득

­찌그극

­까드드드

­철썩

“어억…”

“하아읏..하아으응♡”

각시는 멈추지 않았다.

이것은 더 이상 섹스가 아니다.

“이..이것이..차, 착정…”

처음이었다.

‘미끼’ 보직을 부여받고 몇 년간 동정으로 살아왔으니 당연하다.

흔히들 남발하는, ‘기가 빨린다’는 비유적 표현을 몸소 느낄 수 있다니.

이 어찌 기구한 경험인가.

“크허어어억!!”

“우웃! 우우우♡”

­뷰르르르릇

­뷰릇

세 번째 사정도.

네 번째 사정도.

일종의 연쇄반응과도 같다.

사정은 곧 다음의 사정을 불러왔다.

맹독에 의해 아무리 정액을 싸질러도 자지는 풀발기를 유지했다.

신체 리듬은 붕괴되고 강제로 해면체에 피가 쏠렸다.

“으흐으억..”

“흐으응.. 내 안에 잔뜩잔뜩잔뜩 잔뜨윽~ 싸줘♡”

각시는 괴로워하는 우용을 아랑곳하지 않고, 상체를 요염하게 꼬며 정액을 만끽하다가 다시 허리를 내리찍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상스럽기 그지없는 천박한 허리 놀림이었다.

“다..다섯 번째 추..출바알♡ 하으응..!”

“어헉…크윽…!”

“더 싸줘♡ 또 싸줘♡ 내가 미칠 때까지..흐읏!!”

우용이 이를 악물었다.

‘이러다 죽겠어. 이제 슬슬…’

감당할 수 없는 쾌락에 사경을 헤매던 우용이 가까스로 정신을 붙들어맸다.

그가 자지의 족쇄를 미리 풀어둔 덴 이유가 있었다.

이번을 기회로 자신의 힘을 시험해볼 생각이었다.

­까드득

­철썩

­까드득

­철썩

열심히 허리를 움직이며 우용을 내리찍는 향랑각시의 아래서.

그는 조용히 두 눈을 감았다.

마물이 이렇게 남성과의 교미에 집착하는 덴 이유가 있다.

애정과 사랑에 대한 욕구, 그리고 번식욕도 한몫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있었다.

‘마물들은 민감하다’

성감에 있어 그녀들은 가히 축복받은 종족이었다.

단단한 남성기가 체내의 질벽을 긁을 때, 그 어느 종족보다 기쁨을 느끼고야 마는 것이다.

그녀들이 느끼는 여성으로서의 행복은 타종족과는 비교 불허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착정이 가능한 것은 어째서일까.

어째서 예민한 성감을 가지고 자지러지기는커녕, 도리어 저렇게 교미를 리드할 수 있을까.

‘주도권’

침대에서의 주도권은 중요하다.

어느 정도 여유를 지키며 입맛대로 성감을 즐길 수 있으니까.

이에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엄청난 쾌락만이 섹스의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냐고.

허나 틀렸다.

자위행위를 떠올리면 이해할 수 있다.

사정감이 다가왔다고 곧바로 내지르면 재미없다.

그래서 인간은 자위행위를 할 때 철저히 두뇌의 통제 아래서 천천히, 그리고 감미롭게 쾌락을 즐긴다.

절정에 아주 근접하게, 오르락 내리락거리며 오랜 시간 즐긴다.

그것이 바로 오르가즘이다.

이러한 주도권 쟁취에 있어 마물들은 언제나 우위였다.

제각기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했다.

최음 효과를 동반한 마취제가 일반적인 경우였고, 눈앞의 향랑각시 또한 마찬가지였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남자는 속수무책으로 그녀에게 따먹혀야 했다.

오로지 그녀의 움직임에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까드득

­철썩

­까드득

­철썩

“후우웃!! 좋아♡ 좋아♡ 하응!! 좋아♡ ”

그래서 가능했다.

예민한 성감을 지니고도 자신의 입맛대로, 자신이 원하는 템포로 성행위를 즐기는 것이.

마물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였고 상대 남성은 그녀들의 다음 행동을 예상할 수 없었다.

그만큼 사정 또한 빨라졌다.

그녀들이 언제 어떤 속도로, 어느 강도로 허리를 내리찍을지 몰랐으니까.

성행위 도중 다음 행위를 예측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절정을 조절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였다.

­까드득

­철썩

­까드득

­철썩

“크흑…”

허나 우용은 일반적인 남성이 아니다.

마법을 사용할 수 있으며, 이에 더해 부분적으로 마왕의 힘을 하사받은 남자다.

그는 집중했다.

요컨대 향랑각시로부터 주도권을 빼앗으면 되는 것이었다.

‘맹독은…무리인가’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체내에 돌고 있는 맹독을 푸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정도로 섬세한 조작은 아직 버겁다.

그러나 풍속성 마법을 일으키는 것 정도야 언제든지 가능하다.

‘줄곧 손으로 밖에 안 써봤지만.. 한 번 해보자고’

관자놀이에 핏대가 섰다.

에르마와 감응하자 이내 그의 등에서 미세하게 전류가 일었다.

­파지지직

“흐으응♡ 뭐..뭐야? 지릿지릿..”

저릿하며 각시의 몸체에 위화감이 들었다.

자신의 기다란 지네 하반신을 침대로 사용하고 있는 만큼 전류가 직방으로 느껴졌다.

“뭐…뭐…뭐지?”

때는 이미 늦었다.

­파아앙

“꺄악~!!”

“크헉..!!”

우용의 등에서 강한 진공파가 일며 몸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자지가 꼽혀 있는 그대로, 일순간 여성상위에서 정상위로 체위가 바뀌었으니.

우용이 도리어 향랑각시를 덮친 모양새가 되었다.

“하으읏..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강제로 바닥에 눕혀진 각시는 아직 이해하지 못했다.

전류는 똑똑히 느꼈지만 얼떨떨했다.

남성이 마법을 쓸 거란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고, 본 적도 없었다.

세간에 통용하는 상식을 아득히 벗어났으니 결론에 미처 다다르지 못했다.

“아…아직이야..”

아직 남은 난관이 있었다.

정상위로 체위를 바꿔봤자 정작 스스로 허리를 움직여 피스톤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몸은 아직 마비 상태였으니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

그가 떠올린 건 주술의 변형이었다.

근육으로 허리를 움직일 수 없다면 강제로 움직이게 하면 된다.

‘튕겨나가는 순간,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다’

그토록 자신을 옭마맸던 자지 족쇄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뇌파..뇌파를..'

‘인식’계열의 마법에 손을 대다니.

불과 얼마 전이었다면 상상조차 불가능했다.

허나 지금의 우용이라면 가능했다.

유리아가 가르쳐주었고, 오필리아가 힘을 빌려주었다.

유연하게 에르마와 감응한다.

과연 마왕의 힘은 대단했다.

연상이 막히지 않는다.

“간다..!”

“무..무슨 짓을? 지금 마법을 쓰는 거야?”

찰나의 순간.

파직­하고 자지에 주술이 걸리며 향랑각시와 우용의 연결부에서 빛이 새어 나왔다.

곧이어 주술이 발동하며 육봉으로부터 무형의 파장이 일었다.

­파아앙

“흐끄윽!!”

“크헉..!!”

엄청난 반동에 서로의 허리가 떨어지다가, 자지가 보지를 빠져나가기 직전 탁­하고 걸린다.

질 입구 끝에 귀두를 걸치고 있는 꼴이다.

질내를 벗어나려 하는 순간 보이지 않는 장력이 발동하여 그의 자지를 붙잡은 것이었다.

이내 중력을 거스르지 못하고 우용의 허리가 각시의 몸체로 떨어지며 다시 삽입되었다.

­철썩!!

“하으응!!”

“크허억..!!”

체중이 실린 강력한 피스톤에 엄청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와 동시에 다시 한번 파장이 일었다.

­파아앙

또 한 번 둘의 허리가 멀어지고, 반동으로 인해 삽입 상태를 벗어날 때쯤.

잔뜩 빵빵해진 귀두가 질 입구에 탁­하고 걸린다.

중력에 의하여 몸은 또 떨어진다.

­철썩

“크흐윽..자, 어..어때…지금까지 네 맘대로였지?”

“하아…하아…자, 자기..정체..정체가 뭐야? 흐읏♡”

­파아앙

“꺄아악!! 하읏♡”

­철썩

­파아앙

­철썩

­파아앙

­철썩

각시의 허리로부터 멀어졌다,

체중을 싣고 떨어지고.

멀어졌다 떨어지고.

그렇게 행위의 반복이 시작되었다.

­파아앙

­철썩

­파아앙

­철썩

“히끄흑!! 자..자궁이♡ 내 자궁이히~♡”

“크으으..”

확실히.

주도권은 이제 넘어왔다.

우용을 제 입맛대로 간드러지게 가지고 놀았던 향랑각시의 여유로운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파아앙

­철썩

­파아앙

­철썩

마물 특유의 예민한 성감 때문인가.

주도권을 빼앗긴 각시는 마음대로 제 몸을 가눌 수 없게 되었다.

지네 몸체에 도통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녀는 우용의 아래서 속수무책으로 강제 피스톤을 당하며 정신을 조금씩 잃어갔다.

­파아앙

­철썩

­파아앙

­철썩

“허억..헉♡ 나...나 죽어♡ 이러다 죽어 죽어 죽어!!”

“어흑..!! 시팔...!!”

그러나 이는 우용도 마찬가지였다.

주술의 설정에 있어 실수가 좀 있었다.

‘삽입 보폭이 너무 크다..이래서야..!!’

거대한 자지 크기만큼 그 보폭이 너무 컸다.

허리가 나자빠질 것 같은 건 둘째치고.

­울컥 울컥 울컥 울컥

“어억..!!

“우..우우..우웃♡”

자신도 감당하기 버거웠다.

돌아버리겠는 건 그녀뿐만이 아니었다.

덩달아 우용 자신도 미칠 지경에 이르렀다.

­파아앙

­철썩

­파아앙

­철썩

와중에도 그의 허리는 멈출 줄 모르고 계속해서 움직였다.

사정 이후에도 체중을 실은 피스톤은 계속되고, 정액이 넘쳐흐르며 성기의 연결부 가양을 따라 게거품이 일었다.

쉴 틈 없이 밀려오는 사정감에 이러다 진짜 죽는 게 아닌가 싶었다.

‘조..조정이 필요하다..!’

그래도 주술에 브레이크를 걸진 않는다.

이 흐름을 따라 향랑각시의 진을 빼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이런 일반 마물조차 착정하지 못한다면 이 되먹지 못한 세상을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

오늘의 교미는 자신의 역량에 대한 시험과도 같았다.

그는 강제 자동 피스톤을 멈추지 않으며 머리를 쥐어 쌌다.

속도와 강도, 삽입 보폭 등의 섬세한 조절을 위해 다시 한번 눈을 감고 집중에 들어갔다.

“크으윽.. 각시야. 누가 먼저 지치는지 해보자고!! 허억..!!”

“하아으응!! 나 죽어허♡ 이러다 진짜 주거어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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