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몬무스를 반대로 착정한다-16화 (16/55)

〈 16화 〉 EP.3 끊어진 사슬 (6)

* * *

­쏴아아아

­쿠구구궁

거센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야심한 밤.

깊은 숲속의 오래된 동굴에서는 살과 살이 맞대어 내는 야릇한 소리와 여인의 미쳐가는 교성이 뒤섞여 울려 퍼졌다.

­파아앙

­철썩

­파앙

­철써억!

“하읏..하으응♡ 자..잠시마안.. 우리 조금만 쉬..쉬자아♡ 흐에엑!!”

비명과 같은 각시의 신음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우용은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며 자지의 주술을 조금씩 다듬어나갔다.

‘삽입 보폭을 줄이기엔 파장의 힘을 약하게 하는 게 제일 편한 방법이다. 그만큼 피스톤 운동이 약해지니까…부족한 강도를 장력으로 대체하면 되겠다. 중력가속도가 붙으며 몸이 떨어질 때 한 번 더 가속도를 더하는 거야’

주술의 파장을 약하게 하는 대신 삽입 시 피스톤을 강화한다.

‘적당히 튕겨나간 후 강하게 내리찍는 느낌으로..’

­파아앙

­철썩

“흐에엑♡ 우우우우♡”

“크허억...!”

­울컥 울컥 부르르

사정을 하면서도 연상은 끝나지 않는다.

우용은 가까스로 정신을 붙들어매며 유심히 각시를 관찰했다.

장력을 미세하게 조정하여 삽입 방향을 상하좌우로 수정해본 결과, 각시의 질내는 좌측 상단이 약점이었다.

‘조금만 왼쪽으로…위로는 대폭 조정. 살짝 곡선을 띄는 대각선으로 찌른다!’

보정이 끝난 건 여덟 번째 사정째였다.

결과적으로 보폭이 줄어들고 속도가 빨라졌으며, 각시의 스팟을 정확히 겨냥할 수 있게 되었다.

­파앙 철써억! 파앙 철써억! 파앙 철써억!

“크흐억!! 으라라랏!”

“흐그에에엑!! 헤엑!! 나!! 나 죽어!! 머..멈춰어어♡”

­파앙 철써억! 파앙 철써억! 파앙 철써억!

우용의 자지는 정확하게 각시의 약점을 찔렀다.

­파앙 철써억! 파앙 철써억! 파앙 철써억!

“크흑..!! 미치고 싶다며!! 어디 끝까지 한 번 가봐!!”

“그, 그마안!! 그흑!! 그흐마안!! 우우우우욱♡ 우히이익♡”

멀쩡하게 대화가 불가능했다.

우용이 무자비하게 허리를 내리찍을 때마다 각시는 그 리듬에 맞춰 한 음절씩 내뱉는 게 최선이었다.

­파앙 철써억!

“정신!!”

­파앙 철써억!

“정시인!!”

­파앙 철써억!

“나가아!!”

­파앙 철써억!

“저엉신!!”

­파앙 철써억!

“나갈 거헉!!”

­파앙 철써억!

“같애해액~♡”

정신은 이미 나가있다.

눈은 초점을 잃고 뒤집힌 지 오래다.

기다란 혀는 제멋대로 튀어나와 볼따구 옆으로 천박하게 늘어져 있다.

향랑각시는 멀쩡한 사고가 불가능했다.

그래도 방정맞은 입은 멈출 줄 모르고 계속해서 나불댔다.

혀를 주욱 늘어뜨려 발음을 뭉개뜨린 채, 두뇌의 필터를 거치지 않고 의식의 흐름대로 생각을 나열했다.

­파앙 철써억! 파앙 철써억! 파앙 철써억!

“나 마물인데에!! 이러헣게!! 강간으흘♡!!”

“크흑..머리 끝까지 보지로 만들어줄게. 어디 한 번 쾌락에 절어 죽어봐라!”

­파앙 철써억! 파앙 철써억! 파앙 철써억!

“크흐어억..!! 또…또 나온다앗!!”

“흐으엑!! 그마하안!! 배…!! 배터져!!”

­울컥 울컥 부르르르 뷰릇

“으흐억!!”

“부히이이이잇♡”

각시의 자궁은 이미 정액으로 한가득이었으니.

더 이상 수용할 공간이 남아있지 않았다.

엄청난 기세로 솟구치는 정액은 결국 최대 용량에 다다른 자궁구를 뚫지 못하고 연결부의 틈으로 새어 나왔다.

“으흐윽…마물이면서 벌써 가득찼어? 별거 없구만!!”

“죄..죄애소옹♡ 흐으엑!! 죄송합니다앗♡ 아..아깝게 정액을..정액을 흘려서어♡ 죄송합니다아앗♡”

한편, 사정을 거듭할수록 최음 효과가 서서히 떨어졌으니.

팔다리에 힘이 조금씩 되돌아오고 자지로부터 피가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바..발기가 서서히 죽는다’

이제는 진짜로 마무리할 때가 다가왔다.

우용은 힘겹게 팔을 들어올려 각시의 가녀린 어깨를 움켜잡았다.

최선을 다해 허리를 찍기 위해서 자세를 조금씩 가다듬는다.

역시 와중에도 주술로 인한 피스톤은 계속되고 있었다.

­파앙 철써억! 파앙 철써억! 파앙 철써억!

“그헤엑!! 흐엑!! 흐우우♡”

“크으으..건방진..아주 그냥 입을 못 열게 해줄게”

우용은 각시의 어깨를 붙잡은 채 자신의 상체를 조금 떨어뜨렸다.

자연스레 허리 근육이 수축하며 아치형을 만들었고, 무게 중심이 허리로 쏠리자 하반신이 더욱 밀착한 상태가 되었다.

­파앙 철써억! 파앙 철써억! 파앙 철써억!

리듬을 느끼고 피스톤의 공백기를 노렸다.

어느 정도 감각이 돌아온 허리의 근육을 이용하여 공백을 채우려 들었다.

‘지금이다!’

­파앙 철써억! 찌걱!

“흐게겍!! 흐앙♡”

철썩­하고 살갗을 맞대며 강하게 부대끼는 순간 한번 더 허리를 튕군다.

작용 반작용 원리를 이용한 반동 덕에 그리 많은 체력이 소모되지 않는다.

이윽고 우용의 추가적인 허리 놀림은 자연스레 피스톤 박자에 녹아들었다.

한 번의 파동에 두 번을 피스톤하는 격이다.

주술 사이사이의 능동적인 삽입은 일부러 약점이 아닌 다른 곳을 노렸다.

­파앙 철써억! 찌걱!

­파앙 철써억! 찌걱!

­파앙 철써억! 찌걱!

“허억..!! 흐허억..!! 흐에엑♡”

주술로 인한 강제 삽입은 각시의 약점을 찔렀고,

우용 스스로의 삽입은 약점을 제외한 나머지 질벽을 자유로이긁어댔다.

­파앙 철써억! 찌걱!

­파앙 철써억! 찌걱!

­파앙 철써억! 찌걱!

“…”

다행히도 잘 먹혀들어갔다.

약한 부분을 공략함과 동시에 질벽 전체를 난장판으로 휘젓는 꼴이다.

마법이 동반한 비인간적인 테크닉에 각시는 더이상 소리를 내지 못했다.

­파앙 철써억! 찌걱!

­파앙 철써억! 찌걱!

­파앙 철써억! 찌걱!

“…”

“…”

우용 역시 소리를 내지 않았다.

­빠드득

­빠드드득

대신 이를 갈았다.

‘여기서 마무리 짓지 못하면 죽는다’

종지부를 찍지 못하면 자신이 위험해진다.

각시를 함락시키려는 의도가 도리어 자신의 착정을 촉진한 결과가 되어버린다.

어설픈 마무리는 목숨과 관련되어 있었으니, 이를 악물고 죽일 기세로 덤벼드는 우용이었다.

­파앙 철써억! 찌걱!

­파앙 철써억! 찌걱!

­파앙 철써억! 찌걱!

“…”

“…”

대화가 오가지 않는 적막 속에서.

오로지 살이 부딪히는 야릇한 소리만이 동굴에 울려퍼졌다.

­까득

­까득

각시의 지네 몸체에 경련이 일었다.

망가진 기계와 같은 소리가 났다.

­파앙 철써억! 찌걱!

­파앙 철써억! 찌걱!

­파앙 철써억! 찌걱!

“…”

“…”

정녕 숨은 쉬고 있는 것인가.

살아는 있는 것인가.

색색거리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각시의 얼굴은 눈물과 땀으로 범벅이되어 엉망진창이다.

멍청하게 벌린 입에선 실시간으로 침이 질질 새고, 기다란 검은 머리칼은 갖가지 애액으로 인해 피부에 눅진하게 들러붙어 있다.

­파앙 철써억! 찌걱!

­파앙 철써억! 찌걱!

­파앙 철써억! 찌걱!

갓 물가를 나온 생선처럼 펄떡이던 지네 몸체는 이제 조금의 움직임도 없다.

괴수와 같은 몸체는 아주 얌전하게 우용의 피스톤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크흐억!! 허억!!”

이내 자지가 잘려나갈 듯한 엄청난 사정감이 몰려왔다.

“이..이걸로..이걸로 끝을…!!”

“…”

­파아앙 철써억! 찌걱!

­파아앙 철썩! 찌거억!

­파아앙 철써억! 찌걱!

­파아앙 철써억! 찌걱!

­파아앙 철썩! 찌거억!

마지막이었다.

우용은 혼신의 힘을 다해 허리를 내리찍었다.

이윽고 사정에 이르기 직전.

조정했던 주술의 리미트를 풀고 처음의 강도로 되돌린다.

­파아아앙

­철써억

­파아아앙

­철써억

각시의 질을 허물어뜨릴 기세로 죽어라 박는다.

“우허억..!!”

“…”

­꿀럭! 꿀럭! 꿀럭!

열 번째 사정.

이 순간 우용은 죽음의 문턱을 잠깐이나마 넘보았다.

“으허억..뜨헉!!”

반쯤 광기에 찬 행복한 표정이 절로 지어진다.

동굴 한구석에서 썩어가는 남정네들의 표정과도 같다.

­부르르릇! 꿀럭! 뷰릇!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며 우용의 전신에 경련이 일었다.

스스로 착정 당했다고 해야할까.

비록 주체가 바뀌긴 했지만­

여하튼. 한걸음 더 나아갔다면확실히 죽음이었다.

‘크흑..과연..죽음에 이르는 착정이란 이런 것인가..’

­꾸르륵 꾸륵

­부르르륵 부륵 부르륵

마저 자궁으로 들어가지 못한 정액이 틈새를 비집고 나오며 거품이 일었다.

“허억…허억…후우…”

생체 리듬이 붕괴된 정신 나간 교미.

우용의 신체는 한계를 넘은지 오래다.

심장이 터질 거 같았으니, 의식을 잃은 향랑각시의 몸에 그대로 쓰러져 생사와 직결된 숨을 급하게 고른다.

*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끄..끄헤에…♡”

향랑각시가 앓는 소리를 내며 게슴츠레 눈을 떴다.

먼저 정신을 차린 우용은 옆에서 옷을 단정히 하고 있었다.

“일어났네”

“흐으으♡ 네에…”

한결 고분고분해진 목소리.

우용을 존대하는 말투.

가까스로 대답은 하지만 몸은 여전히 움직일 수 없다.

진이 다 빠졌다.

기다란 몸을 바닥에 축 늘어뜨린 채.

무언가에 홀린 듯 멍청하게 천장을 바라본다.

“…♡”

각시는 여태 느껴보지 못한 이질적인 감정에 기분이 묘해졌다.

무언가에 의해 이렇게 압도된 적은 처음이었다.

그것도 교미에 있어서 반대로 인간에게 기가 빨리다니.

이런 건 말도 안된다.

그야 ‘착정’은 마물의 정체성이었으니까.

사실 중간부터는 두려움마저 들었다.

진짜 이러다 자신이 먼저 복상사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

각시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기분이 좀, 많이 이상하다.

이런 감정은 처음이다.

언제나 우위를 점하던 마물의 특성상 그녀는 ‘연약함’과는 동떨어져 있는 삶을 살아왔다.

교미의 주체는 언제나 자신들이었고,수동적으로 남성에게 박음질 당하는 ‘정상위’라는 개념이존재하지 않았다.

허나 단단한 남성의 몸에 깔려무자비하게 절정에 오르는 동안 뇌리에 강하게 박혔다.

인간 ‘강우용’은 자신이 거역할 수 없는 존재라고.

“…♡♡♡”

마물로서의 긍지를 잃고 기분이 나쁘기는커녕 오히려 가슴이 두근거렸으니.

우용의 짙은 남성성 앞에서 비로소 그녀의 여성성이 부각되었고, 자신이 사실은 아름답고 연약한, 누군가 지켜줘야 할 한 명의 나약하고 가녀린 여성임을 무의식적으로 깨닫는다.

이러니 한꺼풀 고분고분 해질 수밖에.

그렇다.

지금 각시는 그 여느 때보다도 자신이 여성임을 실감하고 있었다.

적어도 지금만큼은, 대상에게 겁을 주는 괴수가 아니라 한 명의 가녀린 여인이었다.

그렇게 성정체성을 뒤늦게 확립하며 마침내 깨달을 수 있었다.

지배의 미학을.

보다 우월한 존재에게 지배당하는 기쁨을.

한 명의 가녀린 여성으로서 속수무책으로 따먹히는 환희를!

“주..주인님..♥”

“…?”

*

“조금 늦네...”

우용이 동굴에 들어간 지 두 시간이 지날 즈음이었다.

레이코의 팔목에서 빛이 다섯 번 깜빡였다.

우용으로부터의 신호였다.

그녀는 혹여나 누가 보았을까 날카롭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행히도 병사들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들키지 않기 위해 그녀들을 모종의 이유로 보초 세워 놓은 덕이었다.

“다들 모이도록”

아무도 보지 못했음을 확신한 레이코가그제야 병사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갑작스레 주술이 끊겼다”

“예?”

“네?”

레이코가 증명하듯 팔목을 내보이며 말했다.

확실히 주술이 풀려 있었다.

병사들이 고개를 기울였다.

미끼의 주술이 끊기는 경우는 두 가지다.

누군가가 풀었거나, 미끼가 사망했거나.

“방어 기제는 발동했습니까?”

“아니, 발동하지 않았다. 아무런 전조 없이 픽­ 꺼져버렸어”

일반적으로 삽입 또는 위험이 감지되면 방어 기제가 발동하여 미끼의 몸을 보호한다.

동정을 지키기 위한 파장 또한 기제의 일종이었다.

이와 동시에 사냥꾼들에게 정보가 전달되고, 구출하는 방식으로 작전이 진행되어 왔다.

이러한 방어 기제가 발동하지 않았다는 것은 즉, 상대가 엄청난 실력자라는 것을 의미했으니.

병사들은 이어지는 레이코의 명령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예기치 못한 적이 있을 수도 있다. 위험하니 내가 먼저 들어가겠다. 신호를 줄 때까지 대기하고 있어라”

“알겠습니다!”

“옙!!”

레이코는 병사들을 두고 동굴을 향해 도약을 준비했다.

“단독 행동은 금물이다. 저번은 눈 감고 넘어갔지만.. 다음은 없다”

병사들에겐 일전의 작전에서 제멋대로 마법 화살을 쏘아 올렸던 이력이 있다. 그 덕에 레이코에게 된통 혼났었다.

그래도 설원의 마녀를 잡았으니 된 거 아닌가.. 하며 조금 투덜거렸으나 별 수 있겠는가.

군대는 철저한 상명하복 아래 돌아간다.

­파아앙

이후로 몇 번을 더 당부하고 레이코는 홀로 도약했다.

동굴 입구는 멀지 않았다.

“묘하다.. 마기가 좀 달라..”

기분 탓일까.

동굴의 내부로 들어서며 기묘한 위화감에 고갤 갸우뚱거리는 레이코.

그러나 잡념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내 참혹한 현장을 목격한 레이코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크윽...”

자신이 가져온 작전인 만큼예상은 했었다.

알고는 있었는데, 저 썩어가는 시체들의 얼굴을 보면 문득 떠오르고 마는 것이다.

남동생의 얼굴이.

그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행복한 죽음의 순간을 그대로 간직한표정은 만인장이 되어도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는다.

다행히도, 그리 깊게 들어갈 필요는 없었다.

“왔구나 레이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떠날 채비를 마친 우용이 처참한 광경 한가운데서 있었다.

우용의 발치에는 토막이 난 지네 몸체가 난잡하게 흐트러져 있었다.

마물의 진득한 검은색 피가 뒤섞여 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난도질 되어 있다.

“…네가 한 거야?”

“그냥. 내 선에서 할 수 있길래”

“…”

원래 마물을 처리하는 건 레이코의 역할이었다.

그렇다고 그걸 우용이 했다고 문제되는 건 아니었다.

누가 하든 중요하지 않았으니까.

목격자만 없으면 된다.

“아무튼 조건은 충족했어.레이코. 내가 말한 건 준비했겠지?”

레이코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품속에서 우용이 부탁했던 물건을 꺼냈다.

펑퍼짐한 검은색로브와 무늬가 없는 가면.

그리고 이계의 신분증.

우용은 별다른 말없이 덤덤하게 물건을 건네받았다.

그 자리에서 바로 로브를걸치고 가면을 쓴다.

외양이 완벽하게 감추어졌으니.

이래서야 척 보아선 누군지 알 수가 없다.

“레이코. 뒤는 부탁할게”

“…알고 있어. 오늘부터 넌 사망자야“

이것이 우용의 두 번째 부탁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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