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화 〉 EP.4 지느러미 선생님 (4)
* * *
무형의 사슬로 인해 쭈욱 뻗은 두 다리가 대(大)자로 쫘악 당겨졌다.
그 다리 사이에 위치한 인어가 능숙한 손놀림으로 우용의 옷가지를 정리해 나갔다.
“크으윽…”
“학생? 몸에 힘 빼세요. 가라앉지 않는답니다”
투명한 막이라도 깔아둔 건가.
엉덩이와 다리가 바닥에 닿았으니.
우물 둑에 두 팔을 걸친 채 반쯤 상반신을 내놓고 있는 꼴이다.
이래서야 진짜 목욕탕에 온 것 같잖아.
“이제는 어떻게 생겼는지도 가물가물하네요. 자유로운 바다에서 뱃사람들 따먹을 때가 그렇게 좋았는데♡ 영주권을 따낸 이후로는 거의 섹스를 못했다고 봐야 할까요?”
“여..영주권?”
머메이드는 교미의 맛을 잘 아는 여인이었다.
그 쾌락을 알고 있으면서도 오랜 시간 금욕 생활을 유지해왔다.
섣불리 인간을 착정하다 실수로 죽이기라도 한다면 힘겹게 따낸 영주권을 단숨에 잃어버리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어떻게 영주권을 따냈으며, 어떠한 목적과 신념으로 그 좋아하는 교미를 참으면서까지 드루이드령을 고집하는 이유는 모르겠으나. 중요한 건 그것이 아니었다.
아무튼 그녀는 지금 상당히 굶주려있는 상태다.
“츄릅…♡”
‘굶주린 마물’이란 무엇인가.
한 번 고삐가 풀리면 발정기에 버금가는 집착을 보이는 작자들이다.
‘미끼’들에게 있어 금욕 중인 마물은 언제나 주요 경계 대상이었다.
“이계인의 자지가 그렇게 훌륭하다던데. 실망시키지 말아주세요? 자아, 그럼~”
군침을 주체 못 하며 우용의 속옷을 벗기는 여인.
투우웅
“어맛! 맙소사♡”
여유 부릴 땐 언제고 화들짝 놀래며 로또라도 당첨된 표정을 짓는다.
“여..역대그읍~♡”
우용의 물건을 본 마물들은 하나같이 반응이 비슷하다.
감탄사와 함께 잠시간 넋을 잃기 마련이다.
이내 머메이드가 촉촉한 물갈퀴 손으로 우용의 자지를 부드럽게 쓰다듬기 시작했다.
“엄청난 열기.. 이러다 점막이 증발해 버리는 건 아닐까요?”
의식의 흐름대로 남성기를 만지작거린다.
장대를 크게 쥐어잡아보기도 하고, 손가락으로 튕겨보기도 하고.
어느 쪽으로 튕구든 탄성 있게 제자리를 찾는 육봉에 재미라도 들린 걸까.
이번엔 있는 힘껏 아래로 내리눌렀다 손을 놓아 본다.
짜아악
“어마앗!”
매섭게 튀어 오른 자지가 우용의 아랫배와 부딪혀 짜악하고 소리를 내었고, 동시에 사방으로 물기를 털어냈다.
그 기세에 깜짝 놀란 그녀가 다시금 음흉한 손길로 자지를 움켜잡았다.
첨벙첨벙
그대로 물장구를 치며 우용에게 몸을 밀착한다.
잠시간 시선을 마주하다 그의 몸에 올라탔고, 거대한 맘마통이 천박하게 흔들리며 우용의 얼굴에 밀착되었다.
“우후훗♡”
“우웁..!”
그대로 가슴을 내밀어 우용의 머리를 통째로 집어삼킨다.
“귀여워♡”
“커헉…”
그렇게 얼굴을 파묻은 채, 두 손을 움직여 이리저리 가슴을 흔드는 여인.
찰박 찰박 찰박
수박만한 지방 덩어리가 우용의 머리를 사이에 두고 난잡하게 부딪히며 물기를 털어냈다.
살갗이 부딪히고 물방울이 튀어 오르며 내는 천박한 소리는 덤이다.
찰박 찰박 찰박
신난 듯 팔딱거리는 잉어 꼬리의 움직임이 두 다리와 풀발기 자지에 느껴졌다.
“우후후♡ 아까부터 뚫어져라 보던 가슴 아닌가요? 마음껏 즐기도록 하세요♡”
“우웁…웁”
자지에 닿는 꺼슬한 비늘의 마찰이 조금은 아프게 느껴졌다.
그러나 상처는 나지 않았다.
이러다 살갗이 까지는 게 아닐까 하며 걱정이 드는 순간, 여인이 기가 막히게 알아채고는 끈적한 물갈퀴 손으로 상냥하게 어루만져 점액을 묻히는 것이었다.
“우웁…”
경험이 녹아든 능숙한 손길에 천천히 긴장이 풀리기 시작한다.
‘…그냥 편하게 있을까…’
가슴의 포근한 감촉 때문일까.
풍만한 가슴이 주는 안정감은 무의식적으로 어렸을 적 어머니의 품을 연상케했으니.
마치 어린아이가 된 것 마냥, 몽롱해진 정신이 본능적으로 그녀에게 편히 몸을 맡기라고 명령한다.
“자아♡ 더는 못 참겠어요. 바로 본게임에 들어갈게요?”
여인이 삽입을 위해 우용의 옆구리를 붙잡고 허리를 들어 올렸다.
손을 뗀 가슴이 추욱 늘어지며 우용의 양 어깨로 내려앉았다.
육중한 고깃덩어리의 무게가 승모근에 전해진다.
그 묵직함에 뻐근함을 느낄 새도 없이 자지가 머메이드의 보지를 비집고 들어갔다.
찌그르륵…
거대한 가슴에 시야가 막혀 그 야릇한 광경은 보이지 않았다.
“하으으응♡ 꽈..꽉차…”
“우웁…웁..!!”
둘의 고간이 밀착하며 그제서야 서로의 상체가 떨어진다.
“푸핫!! 으허억..!!
가슴으로부터 해방된 우용이 부족한 공기를 급하게 들이 마셨다.
울컥 울컥 울컥 울컥
그와 동시에 매서운 기세로 진행되는 첫 번째 사정.
“크허억…허윽…”
“하으으으으….아아♡ 이…이 얼마 만의…♡”
울컥 울컥 뷰릇 뷰릇
라크스가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머메이드 역시 갑작스런 사정에 당황하기는커녕, 당연하다는 듯 따뜻한 정액의 온도를 즐기고 있었다.
부르르릇 뷰릇 뷰릇
“정력도 장난 없어♡ 이계인 최고오♡”
마물들에겐 이것이 상식이자 불변의 법칙과도 같았다.
눈앞의 여인도 으레 첫 삽입과 첫 사정은 언제나 동시에 일어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크흐윽…”
한 방울도 남기지 않겠다는 듯.
두 다리 사이로 무식하게 밀착하는 잉어 하반신.
꺼슬한 비늘이 거칠게 불알을 긁는다.
본격적으로 피스톤을 하려는 걸까.
고개를 부르르 떨며 사정을 즐기던 여인이 잉어 꼬리를 실룩대며 자세를 바로 고쳤다.
이윽고 우물 둑에 손을 짚고는, 요염하게 물장구치며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참방 참방 참방
“하으으응♡ 좋아요♡ 이거에요오♡”
그 기구한 체위는 처음 수영을 배울 때를 연상케한다.
안전 손잡이를 잡고 발장구를 연습하는 자세와 몹시 유사한 모양새다.
참방 참방 참방
“우우우우♡ 뱃속에서 힘차게 요동치고 있어요오♡ 싸는 건가요? 또 싸는 건가요?”
“크흐윽..나..나와요!!”
두 번째 사정 역시 곧바로 이어진다.
“하, 학생..!! 선생님 보지에 듬뿍…듬뿌욱♡”
“으흐어억!!”
울컥 울컥 울컥 울컥
찰박 찰박 찰박 찰박
사정 도중에도 머메이드의 물장구는 멈추지 않는다.
참방 참방 참방 참방
오히려 더욱 격해졌다.
“하으으응♡ 좋아요♡ 좋아요♡ 좋아요♡ 만점이에요 학새앵~!”
“어흐윽..자..잠깐만요!! 잠깐..!!”
울컥 울컥 뷰르릇
참방 참방 참방 참방
우용의 허벅지 위로 야트막하게 고여있는 에르마 농축액이 사방으로 튀었다.
참방 참방 참방 참방
세 번째 사정도.
네 번째 사정도.
일종의 연쇄반응처럼 유순하게 이어진다.
라크스에 의해 불과 얼마 전에 겪었던 착정이지만.
다시금 이 행위가 얼마나 위험한지 우용의 뇌리에 똑똑히 상기되었다.
그나저나 어째서일까.
딱히 최음이라 할만한 행위는 없었으나 발기가 도통 죽질 않는다.
참방 참방 참방 참방
“크흐윽.. 어..언제부터 최음을 한 겁니까?”
“하으응♡ 그..글쎄요? 학생이 맞춰 보아요 흐읏!! 학생은 모범생이니까아… 금방 알 수 있을 거예요♡”
그러고 보니 언제부터 였을까.
옅은 비린내와 흙내음이 뒤섞인.
어딘가 묘하게 야시꾸리한 자연의 냄새가 거실을 가득 메운 것이.
참방 참방 참방 참방
피스톤 박자에 맞춰 거대한 맘마통이 요란하게 흔들렸다.
움직임이 격해지며 가슴이 천박한 모양새로 방방 뛰었으니.
그제야 뒤늦게 최음의 정체를 깨닫는 우용이었다.
“아가미..!”
흔들리는 지방덩어리 사이로 갈비뼈의 아가미가 어렴풋이 눈에 들어왔다.
과연. 여태 눈치채지 못할 만했다.
여인의 거대한 가슴이 문제였다.
묵직하게 내려앉은 맘마통에 의해 그간 덮여 있었던 것이었다.
“디..딩동대앵♡ 잘했어요 학생! 선생님이 상을 줘야겠군요오♡”
여인의 움직임이 격해짐에 따라 그 존재를 가까스로 드러낸 것이다.
스스스스…
뻐끔거리는 아가미로부터 뜨거운 증기가 새어 나오며 아지랑이가 일었다.
이윽고 부자연스럽게 피가 쏠려 금방이라도 터질 듯 빵빵해지는 귀두.
“하으으으읏♡ 아..아직…아직은 부족하죠오♡ 좀 더, 좀 더 상을 줄게요?”
“으흐어억….”
참방 참방 참방 참방
움직임은 더욱 격해졌고 머지않아 다섯 번째 사정이 이루어졌다.
뷰르르릇 뷰릇 뷰릇
일전의 경험으로 우용은 이미 자신의 한계를 알고 있었다.
최음 효과가 있더라도 대략 열 번째 사정에 이르면 맥을 못 추리게 된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잉어와 교미를 한지 이제 막 4분이 지난 참이지만 우용은 벌써 한계의 절반에 이르렀다.
앞으로 다섯 번의 사정이면 우용의 실신으로 인해 교미는 끝난다.
“크윽…”
그렇다.
여기는 드루이드령 ‘로벨하임’이고, 이 여자는 우용을 죽이지 않는다.
우용이 혼절하면 아마 머메이드 여인은 더 이상 성관계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사소한 실수로 영주권을 잃을 수는 없을 테니까.
그러니까.
사실상 반쯤 포기하고 정액을 내줘도 되는 것이었다.
이 악물고 용쓸 필요 없이 편하게 누워만 있어도 된다는 말이다.
어차피 한 번 혼절하고 나면 상황은 저절로 해결되어 있을 것이고. 대화는 그 이후에 해도 늦지 않는다.
‘시팔…’
우용은 당연히 이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계속 내적으로 갈등하고 있었다.
그런 안일함으로 되는 것인가?
모험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인데.
벌써부터 위기에 복종하고 결과를 순응해도 되는 것일까?
어중간한 마음가짐으로는 안된다고. 계속해서 스스로를 다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목숨이 보장되어서 그런 걸까.
야속하게도 자꾸만 안일하게 생각하게 된다.
솔직히 마물과의 섹스는 최고로 기분이 좋았으니까.
신념과 사상 따위 아무렇지 않게 내버릴 수 있을 정도로.
목숨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그야 우용도 멀쩡한 성욕을 가진 한창때의 건장한 청년이다.
참방 참방 참방 참방
“하으으응♡ 헤으윽!!”
그렇게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지속되던 중.
우용은 여인으로부터 묘한 위화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하으응..! 우후후..♡”
교미의 중간중간 스리슬쩍 다른 곳을 보며 조악하게 웃는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여인의 심술궂은 미소는 라크스를 향하고 있었다.
“크흐윽…선..생님?””
우용이 고갤 돌려 그녀의 시선을 따라 라크스를 바라보았다.
꾸르륵
“우웁..웁..”
붉게 상기되어 잔뜩 화가 나 있는 그녀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하읏…우후후♡”
머메이드 여인은 줄곧 이를 의식하고 있었다.
굳이 라크스를 혼절시키지 않고 일부러 속박해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처음부터 그녀는 우용을 빼앗는 모습을 라크스에게 보여줄 속셈이었다.
여인은 알고 있었다.
남에게서 인연을 빼앗으며 느끼는 우월감을.
그것이 가져오는 기묘한 흥분과 시원한 통쾌함을.
즉, 배덕한 행위를 통해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못 말리는 변태였던 것이다.
갑작스레 들이닥친 우용 일행 덕에 그토록 원하던 교미도 할 수 있고, 동시에 본인의 페티쉬도 충족할 수 있었으니.
오늘은 필경 최고의 날이 아닐 수 없었다.
꾸르륵
“우웁..웁..”
라크스와 우용의 눈이 마주쳤다.
우용과 눈이 마주치자 라크스의 얼굴에서 분한 기색이 일순간 사그라들었다.
그 대신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울상이 된다.
저 향랑각시가 정녕, 병든 게임 폐인처럼 창백했던 라크스가 맞는 것인가.
꾸륵 꾸르륵
"우읍..."
하긴, 눈앞에서 실시간으로 NTR을 당해버린 셈이다.
보기 거북하면 그냥 눈을 감아 버리면 될 텐데.
"라크스..."
라크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몸을 움직이지 못해도, 말을 하지 못해도.
끝까지 눈을 감지 않고 우용을 응원하고 있었다.
갑작스레 가슴이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좀 많이 제멋대로이긴 했지만.
어찌 됐든 라크스는 자신을 ‘주인’이라 칭하며 곧잘 따르지 않았는가.
애당초 그녀가 없었다면 이토록 수월하게 여길 찾아올 수 없었을 것이다.
헐떡대는 인어 여인이 괘씸해서인가.
‘주인’이라는 위치가 주는 책임감 때문인가.
잘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우용은 멋진 주인으로 남고 싶었다.
라크스에게 실망을 주기 싫었다.
‘강우용 이 병신 같은 놈’
잠깐이나마 포기하고 쾌락을 즐기려 했던 자신을 자책한다.
우용이 마음을 다잡았다.
'반대로 착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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