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화 〉 EP.4 지느러미 선생님 (5)
* * *
우용은 이 상황을 최선을 다해 맞닥뜨리자고 마음먹었다.
‘시팔..나 자신을 믿는 수밖에’
강우용이 누구인가.
우월한 유전자를 지닌 이계인이 아닌가.
최고의 외모.
최고의 정력.
최고의 운동신경.
비록 자신이 이렇게 선택받을 정도로 대단한 작자인진 잘 모르겠으나.
아무튼 그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하여 이세계에 끌려온 건 사실이다.
‘언제 또 이런 일이 닥칠지 모른다’
그때도 마법을 통제당한다고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이냐.
마법을 못 쓴다면 테크닉으로 승부하라.
찰박 찰박 찰박 찰박
“크으윽…”
“하아읏…하아으응♡”
현재 상황을 되짚어보았다.
손과 발은 묶여 있고 마법은 통제되었다.
주도권을 빼앗는덴 체위를 바꾸는 것이 가장 유리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불가능하다.
주술을 거는 것도, 파장을 일으키는 것도 불가능하니까.
이 기구한 체위를 유지한 채 최대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먼저 약점부터 찾아야 한다’
라크스와의 경험에서 느낀 것이 있었다.
그녀의 약점을 찾을 때, 무지성으로 라크스의 반응만을 관찰하여 판단한 것은 아니었다.
얇은 부분이 있었다.
그러니까.
특히나 골반뼈와 맞닿아 있는, 살가죽이 얇은 부분이.
정확히 마물의 질내가 어떠한 구조인지는 몰랐으나 우악스럽게 라크스의 보지를 찔러대는 동안 확실하게 느꼈었다.
분명 그곳은 인간 여성의 G스팟과 같은 역할을 하는 부분일 것이다.
참방 참방 참방 참방
“아흑♡ 꿈틀꿈틀♡ 또 나오는 건가요?”
금방 여섯 번째 사정감이 다가왔다.
“크으흑...!!”
민감한 부분을 찾으려면 어쨌든 자지의 감각에 집중해야 할 테고.
그만큼 사정감이 빨라진다.
게다가 자지의 감각만으로 약점을 찾기엔 사막에서 바늘찾는 것과 다를 바 없었으니.
우용은 교미에 집중하기에 앞서 먼저 머메이드의 움직임을 유심히 관찰했다.
그녀의 삽입 보폭은 크지 않았다.
뿌리까지 깊게 박은 채 물장구를 치며 깔짝거리는 꼴이다.
한 마디로 자궁구와 가까운 부분만을 집중적으로 마찰하고 있었다.
‘여유롭게 오르가즘을 즐기려면 약점 부분은 자연스레 피해가기 마련이다’
이는 즉, 깊숙한 자궁구가 아닌 질입구와 가까운 부분에 약점이 있다고 유추해낼 수 있겠다.
“크으흑..!!”
조금씩 허리를 휘어 자지를 내빼며 질벽으로 밀어붙여보았다.
귀두로 끈적한 질벽을 짓누르며 비교적 단단한 부분을 찾는다.
“후후훗..허리를 뒤틀어도 놓아주지 않아요? 하응♡”
연기는 어렵지 않았다.
쾌락을 감당하지 못하는 척 허리를 빼면 된다.
뭐, 실제로 감당하기 버겁긴 하지만.
인상을 팍쓰고 허리를 이리저리 비틀며 계속해서 찾는다.
머메이드는 물장구치며 부드럽게 허리를 움직였고, 자지가 다방면으로 휘며 질벽 곳곳을 긁었다.
참방 참방 참방 참방
“으흐윽..”
“흐응..그렇게 휘저으면 더 빨리 쌀뿐이랍니다. 하읏♡ 오래오래 하셔야죠? 오래오래♡”
찰박거리는 물소리와 유독 미끌거리는 인어의 질내.
일전의 동굴에서보다 주의는 더욱 산만하다.
그렇게 요란하게 헤집은 결과.
울컥 울컥 울컥 뷰르르릇
“크허억...!!”
“꺄항♡ 마..말했잖아요? 더 빨리 싼다고오♡”
여섯 번째 사정을 내어주고 약점을 찾을 수 있었다.
정확히 하단에 위치했다.
질입구와 가까운 하단.
그 야릇한 입구로부터 대략 6cm 되리라.
참방 참방 참방 참방
자지가 터질 것 같으나 역시 머메이드의 물장구는 멈추지 않는다.
“우후후...♡”
이 변태 인어는 한창 교성을 내지르다가도 곧잘 태도가 돌변하여 중간중간 라크스의 반응을 즐겼다.
‘시팔...’
약점은 알겠다.
허나 우용은 곧바로 약점을 공략하지 않았다.
아직 때가 아니었으니까.
술 한 병을 몇 잔에 걸쳐 나눠 마시는 것과, 병나발 째 들이키는 것은 천지 차이다.
같은 양일지라도 전자의 경우 적응과 해독의 시간을 준다.
성감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최대한의 충격으로 스타트를 끊는 것이다.
그럼 이제 어떡할 것인가.
마법은 통제되었다.
다만, 시도는 무한정으로 가능하다.
두뇌가 한계에 다다를 때까지는.
‘이제 손이 아닌 다른 신체 부위로도 거뜬하게 마법을 전개할 수 있으니까’
어쩌면 자지로도 가능하지 않을까.
금세방전한다 하더라도,
그 찰나의 스파크로 자극을 더욱 증진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실패를 반대로 이용하는 것이다.
참방 참방 참방 참방
“...”
“어맛...♡ 그렇게 인상을 팍 쓰고. 그렇게 견디기 힘드신가요? 우후훗♡ 그런 얼굴도 어쩜 이리 멋질 수 있을까아... 이러면 더욱 흥분되잖아♡하으응~”
머메이드의 천박한 말장난은 가볍게 무시한다.
우용이 눈을 감고 자지에 집중했다.
티가 나지 않을 정도로아주 약하게, 자지로 에르마 마찰을 시도해 본다.
지직…
미세한 전류가 육봉 전체에서 일었다.
다행히도 머메이드는 쾌락에 젖어 헐떡대느라 바쁜 나머지 깨닫지 못한 모양이다.
‘충분히 가능하다’
우용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감각의 상대성을 떠올렸다.
육봉의 전체에서 전류를 일으키는 것보다, 앞으로 그녀의 약점과 맞닿을 귀두에만 발생시키기로 한다.
‘선택과 집중’은 극한의 효율을 가져다줄 것이 분명하다.
참방 참방 참방 참방
“자아~ 잘하고 있어요! 그렇게 더, 더, 더 참으세요! 아무리 견디기 힘들어도 열심히 참는 거예요? 하으으응♡”
“크으허억..!!”
울컥 울컥 울컥 울컥
“에잉...♡ 참으라니까아...학생? 선생님 말은 잘 들어야죠?”
일곱 번째 사정.
이제는 진짜 시간이 없다.
약점은 찾았고, 방전도 언제든지 준비되어있다.
‘아직 마지막 과제가 남아있다’
우용이 양 팔목과 발목에 힘을 주고 살살 허리를 튕구기 시작했다.
엉덩이를 바닥에 붙였다 때며, 조금씩 힘을 더해간다.
참방 참방 참방 참방
“급기야 몸부림치는 건가요? 그런 귀여운 움직임으로 사슬은 끊어지지 않는답니다♡”
이 머메이드는 한 가지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그것은 바로 편한 교미를 위해 투명한 막을 친 것.
그렇다.
이 투명한 바닥은 마치 탄성 있는 침대와도 같다.
트램펄린만큼의 탄력은 아니지만.
조금씩 힘을 더해 몸을 튕구기엔 충분하다.
이에 더해 부력으로 인해 몸이 떠오르는 움직임도 이용한다.
우물 둑에 두 팔을 걸치고 대(大)자로 다리를 뻗은 채 허리를 펄떡대는, 심히 흉한 꼴이지만 어쩌겠는가.
중요한 것은 리듬이다.
참방 참방 참방 참방
“하..학생? 그렇게 들썩이면 안돼요오♡ 가만히 있어도 선생님이 차근차근 알려줄 테니까아..”
계속해서 간을 본다.
머릿속으로 순서를 되뇌었다.
‘허리를 내빼는 순간 귀두를 질 입구에 걸친다. 탄성과 부력으로 약점을 밀어 올리며. 동시에 마력 방전을 일으킨다. 이후는 바닥의 막을 이용한 반동으로 무한반복!’
즉, 질입구 근처에서 이루어지는 짧은 피스톤 운동 되겠다.
참방 참방 참방 참방
“크흐윽..!!”
“하아앙♡ 하으으읏!!”
그렇게 얼마나 간을 보았을까.
여덟 번째 사정에 이를 즈음.
얇은 막 위에서 가볍게 엉덩이를 튕구며 각을 재던 우용이 일순간 허리를 내뺐으니.
여인의 질과 평행하게 직선으로 꼽혀 있던 자지가단숨에직각으로 꺾이며 질 입구에 탁하고 걸렸다.
자지를 꼽은 각도에 변화를 줌으로써 인어의 피스톤 운동을 막은 것이었다.
찰박...
“어엇...?”
갑작스레 피스톤이 저지되자 머메이드가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깊은 삽입을 위해 허리를 내려 보지만, 아래를 향하여 직각으로 꺾인 자지에 움직임이 막혀버렸다.
“하읏...하..학생..? 그렇게 하기 싫나요?”
“크윽..!!”
돌덩이처럼 단단한 우용의 남근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애당초 우용의 남근이 워낙 거대했던 점도 있고,
무엇보다 터질 듯 빵빵해진 귀두 덕에 빠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걸릴 수 있었다.
“선생님.. 저는 반항아입니다”
“네에..?”
체중을 실어 바닥을 힘껏 누르고 있던 엉덩이 근육에 힘을 뺀다.
동시에 투명한 막의 반동으로 튀어오른 자지가 정확히 질입구로부터 6cm 되는 부근을 밀어올렸다.
“오얏?!”
‘지금이다!’
그렇게 귀두와 그녀의 스팟이 맞물리는 순간.
있는 힘껏 마법을 시도한다.
아무 마법이나 상관없다.
거창하게 방전되기만 하면 되니까!
“으라라랏!!”
빠지지직!
“흐에에엑!!?”
갑작스런 고자극에 인어의 두 눈이 사시가 되어 돌아갔다.
우용이 준비한 강력한 한 방이 먹혀들어간 것이다!
이것이 최악의 상황에서의 최선이었다.
스타트는 강렬한 인상을 주었으니 이제는 무한 반복이다.
그녀가 쓰러질 때까지.
찰박 파직!
“호에잇!!”
찰박 빠지직!
“잠...!!”
찰박 파지직!
“잠까안!!”
찰박 빠지지직!
“학새앵!?”
그냥 평범한 남성의 자지만으로도 환장하는 여편네들이다.
허나 그 남성이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면?
아니, 굳이 마법을 사용할 수 없어도.
이렇게 실패를 통해 저릿한 방전만 일으켜도.
찰박 빠지직!
“흐에에에읏♡”
여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자극을 느끼고야 마는 것이었다.
“으라랏!!”
찰박 파지직!
“흐에에에읏♡”
제아무리 남자 경험이 많더라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충격이 컸다.
머메이드는 일반 남성과의 섹스가 어떠한지 익히 잘 알고 있었고, 그만큼 우용과의 짜릿한 전기 섹스가 얼마나 말이 안되는 행위인지도 잘 알 수 있었다.
찰박 파지직!
“하, 학생..!!”
찰박 뻐지직!
“흐에에으응!!”
“네, 선생님! 크흐윽..!!”
찰박 파직!
“허어윽!!♡”
“부르셨으면 말씀을..”
찰박 빠지직!
“하으으으읏!!”
“말씀을 하셔야죠 선생님!”
울컥 울컥 울컥 울컥
이어지는 여덟 번째 사정.
찰박 빠직!찰박 빠직!찰박 빠직!
보이지 않는 트램펄린은 멈추지 않는다.
우용은 아라크네에게 붙잡혔던 때를 연상했다.
거미줄 위에서 위아래로 너울거렸던 그 감각을 떠올리며.
마치 놀이기구를 타듯이 유연하게, 그리고 강력하게 여인의 약점을 밀어올렸다.
찰박 빠직!
“나, 나…!!”
찰박 빠직!
“나 미쳐엇!!”
찰박 파직!
“학새앵!!”
찰박 파직!
“서, 선생님 이러다!!
찰박 파직!
“이러다 주거요옷!!”
잉어 보지에 꼽힌 자지는 45도 사선과 90도 직각을 오갔다.
소녀의주먹만한 귀두로 여인의 스팟이 위치한 4cm에서 8cm 부근을 짓누르듯 마찰한다.
찰박 빠직!찰박 파직!찰박 파지직!
찰박 파직!찰박 빠지직!찰박 파직!
찰박 빠지직!찰박 빠직!찰박 빠직!
아주 집요하게.
죽어라 고집한다.
울컥 울컥 뷰르르릇 뷰릇
“크흐어억…!!”
“끄허으으으…나 죽어♡”
미처 자궁에 들어가지 못하고 넘쳐흐른 정액이 물 위로 둥둥 떠오른다.
그렇게 우용에게 속수무책으로 따먹히며, 머메이드가 몽롱한 정신으로 생각했다.
‘에르마 농축액이 아니었다면...’
마법의 사용을 방해하는 우물 안이라 망정이지.
만약 이 남자의힘이통제되지 않았다면자신은 정말 복상사로 죽겠구나 하며.
찰박 빠지직!
“끄흐으흑…하앗!!”
허나 그 찰나의 스쳐 지나가는 생각마저 두뇌를 지배하는 저릿한 쾌락에 곧바로 잊혀진다.
찰박 빠지직!
“선생님은 무슨..!!”
“그흐엑!!”
찰박 빠지직!
“바보가 돼라!!”
“자, 잠깐만 학새앵!!
찰박 빠지직!
“바보가 돼라!!”
“끄으헤엑♡!!”
찰박 빠지직!
“바보가 돼라!!”
“하으으엣♡!!”
찰박 빠직!찰박 파직!찰박 파지직!
찰박 파직!찰박 빠지직!찰박 파직!
찰박 빠지직!찰박 빠직!찰박 빠직!
“…헤엣♡ …헤헷♡ …우헤헤♡ …우히힛♡”
우용의 외침에 최면이라도 당한 걸까.
끝내 눈깔을 뒤집고 바보처럼 웃으며 실성하는 머메이드.
마치 멍청이가 된 듯이 입을 헤벌쭉 벌리며 침을 질질 흘린다.
찰박 빠직!찰박 파직!찰박 파지직!
찰박 파직!찰박 빠지직!찰박 파직!
찰박 빠지직!찰박 빠직!찰박 빠직!
“…헤헷♡ 우헤헤… 헤…”
그 바보 같은 웃음도 머지않아 들려오지 않는다.
찰박 빠직!찰박 파직!찰박 파지직!
찰박 파직!찰박 빠지직!찰박 파직!
찰박 빠지직!찰박 빠직!찰박 빠직!
“…”
“…”
우용 역시 입을 다물었다.
그도 그럴게 마지막 사정이다.
여인은 영주권을 지켜야 할 테고.
때문에 설령 여기서 끝내지 못하더라도 목숨을 잃진 않겠지만.
그래서야 의미가 없다.
착정한다고 임한 이상 최선을 다해 여인을 무너뜨릴 뿐이다.
찰박 빠직!찰박 파직!찰박 파지직!
찰박 파직!찰박 빠지직!찰박 파직!
찰박 빠지직!찰박 빠직!찰박 빠직!
“…”
“…”
엄청난 사정감이 몰려왔다.
“크흐으윽…!! 나온다..!!”
“…”
찰박…
우용이 피스톤을 멈추고 모든 감각을 귀두에 집중했다.
파지직 파지직 빠직 파지직!!
“…”
“…”
마찰 대신 집요하게 여인의 스팟을 꾸역꾸역 짓누르며 연달아 방전을 일으켰다.
여인이 의식을 잃은진 오래다.
인어 하반신이 간헐적으로 팔딱거리며 생존을 알리긴 했으나, 두뇌 명령이 아닌 자율 신경에 의한 무조건 반사와 같다.
그마저도 불가능하게 만들어 주겠다는 듯이.
우용이 이를 악물고 최선을 다해 마법을 시도했다.
빠직! 파지직! 빠직! 파지직!!
이어지는 열 번째 사정.
“크허억..!!”
울컥 울컥 울컥 울컥 부르릇 뷰릇…
눈앞이 새하얘진다.
이 묘하게 어지럽고 나른한 기분.
그래.
이전에도 한 번 발을 디뎠었지.
이 죽음의 문턱에.
*
길었던 사정이 끝나고 갑작스레 무거워진 눈꺼풀에 절로 눈이 감긴다.
그렇게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잠시간 헤매다가,
“…허억!!”
혀를 깨물어 가까스로 정신을 되찾는다.
스르르릉
몸을 떠받치던 투명한 바닥이 사라지고 팔과 다리의 사슬이 풀렸다.
자연스레 자지가 빠지며 머메이드 여인이 깊숙한 우물 속으로 가라앉았다.
안간힘을 써 우물 둑을 붙잡는다.
깊은 우물 속으로 빠지지 않으려 열심히 발장구를 쳐보지만.
몸이 너무 무겁다.
“주…주인니임!!”
서둘러 달려온 라크스가 아니었다면 아마 그대로 질식해 죽었을 것이리라.
“라..라크스..마법이 풀린 거야?”
“네에! 말하지 마세요! 안색이 너무 안 좋아요”
머메이드가 혼절하며 라크스의 속박도 풀린 모양이었다.
“이..이긴건가…”
부르륵…
우용은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해버렸다.
그 외 있지 않는가.
‘해치웠나?’
‘성공했나?’
‘없앤건가?’
사망 플래그라고 하던가.
부활 주문이라고도 부르더라.
부르르륵 부르륵
인어가 빠진 자리에서 엄청난 기세로 거품이 일었다.
첨버엉!!
이내 에르마 표면을 뚫고 튀어나와 다시금 모습을 드러내는 머메이드.
“뭐…뭐야?”
“저 미친년이 아직도..!”
의식은 없어 보인다.
두 눈을 감은 그대로다.
혼절했을 때와 다름없는 황홀한 표정이었으니.
유일한 위화감의 정체는 그녀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짙은 마기였다.
“우욱…”
숨쉬기 버거울 정도로 역겹다.
아주 탁하고 지독한 색기.
우용은 살아생전 딱 한 번, 이런 마기를 느껴본 적이 있었다.
불과 얼마 전이다.
바로 999호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였다.
“…!!”
이윽고 여인으로부터 강렬한 검은빛이 방출되며 인어의 몸이 허물어져가기 시작했다.
먼지를 털어내듯 분홍색 비늘이 벗겨지고, 그 자리를 회백색의 매끈한 피부가 대신한다.
천박하게 늘어져 있던 거대한 가슴이 경직되어 단단한 갑주의 형태를 띤다.
핑크빛 머리카락은 짙은 잿빛으로 변색되었으며, 몸 곳곳에서 날카로운 지느러미가 솟아나왔다.
지느러미를 본 순간 우용은 단번에 그녀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호오... 대단해.세상 참 재밌어졌구나”
그래 저것은.
바다의 포식자.
상어.
파스스스슷!!
그녀의 아가미에서 일전과는 비교도 안될정도로 짙은 최음가스가 발사되었다.
아지랑이를 일으킬 뿐이었던불투명한 최음가스는 이제눈에 보일 정도로 짙은 보랏빛을 띄고 있었다.
“후후후… 깊은 의식의 바닥에서계속 바라보고 있었지.참 건방진 사내더군”
영문 모를 일이지만.
우용은 직감했다.
자신은 곧 죽는다고.
“크흐윽...여, 여긴 드루이드령이야. 당신은 영주권을..”
“그게 뭐 어쨌다는것이지?”
할 말을 잃었다.
짙은 최음 가스에 또다시 터질 듯 팽창한 자지는 감각이 없다.
최음 효과가 너무 강한 나머지 우용의 안구에도 핏발이 섰다.
“자아…계속 이어서 하는 것이다. 그 정신 나간 교미를!”
짙은 남색의 역안은 광기로 가득 찼다.
조악하게 올라간 눈꼬리로 여인이 미소 짓는다.
“날 만족시켜 주거라. 인간”
금방의 머메이드 여인과는 완전히 다른 별개의 자아였다.
어렵게 따낸영주권 따위 안중에도 없다.
눈앞의 머메이드,
아니 머샤크는 진심 착정 모드에 들어갔으니.
죽을 때까지 착정당하진 않을 거라던 우용의 확신은그렇게 허무하게 무너졌다.
[무슨 일이냐 라비앙. 너무나도 소란스럽군]
그러던 그때였다.
깊은 지저로부터 차갑고 딱딱한 여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군리 박사!?”
[흐음…어째서 봉인이 풀린 거지?]
“이런 귀신같은 여편네!! 또 날 방해하려 드는군!”
어디서 들리는지 모르겠다.
의식을 잃어가던 우용이 마지막으로 본 것은.
우물로부터 튀어나온 붉은색의 문어 다리였다.
그 거대한 다리는 폭주한 머샤크를 일순간에 휘감아 저지했다.
이윽고 깊은 우물 속으로 끌려 들어가는 머샤크.
“이거 놔라 군리!! 내 언젠가 힘을 되찾으면..!! 너부터…”
꾸르륵…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