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화 〉 EP.6 이상야릇 연구일지 (3)
* * *
‘어째서…기분이 이렇게 이상하지…’
라크스는 이상한 감정에 휩싸였다.
성행위에 있어 언제나 우위를 점하던 그 마물이.
마치 복종한 강아지처럼 아무런 경계 없이 배를 까고 누워있는 꼴이라니.
일반적으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다.
마물 특유의 체질 때문에 별다른 전희가 없어도 끈적한 섹스는 가능했고, 그래서 더욱 이렇게 훤히 보지를 내보이는 경험은 색다르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물론 남에게 부끄러운 곳을 보여주며 흥분하는 마물들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러한 작자들은 마물들 사이에서도 꽤나 특이한 성벽으로 간주되었다.
수많은 마물들의 좋지 않은 시선은 덤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착정’이란 그녀들의 정체성과도 같았으니까.
잠자리에서의 주도권을 언제나 쟁취해오던 오만한 작자들에게 마조히즘 같은 수동적인 성격의 성벽은 달갑게 다가올 수 없었다.
이는 라크스도 다를 바 없었다.
동굴에서 우용의 몸에 깔려 정상위로 팡팡 박히기 전까진 말이다.
수치스러운 자세로 숨김없이 보지를 내보이면서 가슴 한구석이 묘하게 두근거리기 시작했으니.
어째선지 우용과 만나고서 계속 새로운 걸 경험하게 되는 라크스였다.
까드득
“라크스. 다리 좀 움직이지 말아 봐”
“하읏…네에..♡”
우용은 향랑각시의 보지를 인정사정 없이 헤집었다.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바로 ‘약점’의 생김새를 파악하는 것.
라크스의 약점이 질내 좌측 상단에 위치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집중적으로 뒤적거린다.
찌그륵
찌걱
“하아…하아…주인니임..”
비교적 단단한 부분을 찾으면 되는 쉬운 일이지만 생각보다 고전하게 된다.
벌어진 살덩이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벌린 상태를 고정시키는 무언가라도 있으면 편할 텐데.
그래. 성인용품처럼.
그러던 중 우용의 눈에 라크스의 기다란 앞발톱이 눈에 들어왔다.
다른 체절의 발톱들과는 달리 독을 주입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
따라서 유독 기다랗게 발달되어 있는 모양새를 하고 있었으니.
“라크스. 좀 불편해서 그런데 이 앞발톱 좀 사용해도 될까?”
우용이 우악스럽게 라크스의 앞발톱을 거머쥐고 허락을 구한다.
까드득
움직임이 봉쇄된 앞발톱이 까딱거리며 움직인다.
“어엇..?”
여기서 또 이상한 감정이 증폭된다.
남성을 함락시키라고 존재하는, 지네만의 특수한 기관이 반대로 인간 남성의 손에 붙잡혀 움직임이 봉쇄되다니.
“하읏♡ 주인님 맘대루♡”
까드득
라크스의 마음은 또 한번 함락된다.
“이렇게 걸치기만 할 테니까. 혹시 다치진 않을까?”
“상냥하셔라...괜찮아요. 찔려도 저한테는 내성이 있어서…”
“그럼 사양 않고..”
우용이 라크스의 양 앞발톱을 끌고 와 그녀의 보지에 쑤셔 박았다.
“하읏…!”
“자아, 이렇게 적당히 벌리고 있어봐.
까드득
이윽고 손아귀에서 풀려난 앞발톱이 제자리로 돌아가려는 듯 까딱거렸고,
동시에 라크스의 보지가 쫘악 벌어졌다.
“하읏..!!”
자신의 발톱으로 인해 동굴처럼 벌어진 각시의 보지.
서늘한 공기와 우용의 숨결이 자궁구까지 닿는다.
“하읏…”
그 간드러지는 자극에 앙증맞게 주먹을 쥔 라크스의 손이 입가로 이동했다.
“이야…장난 없네”
벌어진 살점들 사이로 무수히 많은 실타래들이 엉키고 설켜 늘어져 있었다.
관찰에 앞서 검지를 집어넣어 솜사탕을 만들 듯 빙빙 돌리며 실을 걷어낸다.
“쩝…”
“헤윽…그, 그걸…”
살짝 맛을 보는 우용을 보며 볼을 붉히는 라크스.
눈을 흘기며 우용의 반응을 숨죽혀 기다리다, 결국 못 참고 먼저 물어본다.
“이…이상하지 않아요?”
“아니 그냥. 궁금해서. 조금 비릿하네. 이 점액질도 무슨 특별한 작용이라던가, 그런 거 없어?”
“없어요. 그냥 흥분하면 샘에서 나와요. 원활한 교미를 위해서”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우용이 손가락으로 질벽을 훑었다.
부드럽게 짓누르며 비교적 단단한 부분을 찾는다.
확실히 활짝 벌려 놓으니 배는 수월하다.
“하읏..!!”
“옳지. 찾았다”
손가락의 촉감으로 약점의 위치를 찾아낸 우용이 그 생김새를 보기 위해 라크스의 첫 번째 채절에 볼을 밀착했다.
변온동물답게 차가운 배딱지의 온도가 그대로 볼에 전해져온다.
꾸르륵…
알 수 없는 생체 활동의 소리마저 귀에 들려온다.
중요한 건 그것이 아니다.
“과연. 약점은 이런 식으로 생겼구나”
크고 작은 살덩이가 이리저리 꼬여 어느 특정 스팟을 중심으로 함몰되어 빨려 들어가 있는 모습.
함몰된 스팟의 크기는 엄지만 하다.
비교적 탄탄한 것이 부글부글 끓는 듯한 주변부의 살점 덩어리들과는 확연히 다른 감촉이다.
깔짝
“라크스. 여기가 약점 맞지?”
“하으윽!! 네! 네! 네! 맞아요오!”
“쉿”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큰 목소리를 내는 라크스.
“왜 이렇게 예민한 거야 여긴?”
“신경다발이 빠져나가는 곳이에요”
“호오…자세히 설명해 봐.”
“개체들마다 차이가 커서… 제각기 위치와 모양은 다르지만..흐윽..♡”
라크스는 가까스로 신음을 참아내며 설명을 이어갔다.
“마물의 보지는 질벽 전반에 걸쳐 거미줄처럼 신경이 분포되어 있어요. 특히 성감에 특화되어 있는 예민한 신경이죠. 흐읏…그 신경들이 일제히 모여 척수를 향해 빠져나가는 곳이 약점의 정체에요”
“아무튼 굉장히 예민하다는 거네”
“네에♡”
자세한 구조는 해부라도 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겠지.
통상 대부분의 마물들이 이러한 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특징은 없어? 약점 말고 또 예민한 부위라던가”
“흐윽..기..기본적으로 자궁구도 예민해요”
“호오…”
라크스의 앞발톱으로 적나라하게 벌려져있는 보지의 속내를 다시 한번 들여다본다.
한밤중이기도 했고, 깊숙한 곳에 위치해 제대로 보이지 않았으니, 손가락으로 불을 살짝 지펴본다.
화륵…
그에 따라 라크스의 질내가 훤히 밝혀진다.
“아잇…그렇게 밝히며언♡”
너무나도 수치스러운 자세.
노골적으로 드러난 치부.
그런데 어째서 이렇게 흥분이 되는 걸까.
라크스는 숨소리를 죽인 채 가쁜 숨을 내쉬었다.
그런 라크스의 반응은 아랑곳하지 않고 우용은 제 할 일에 몰두했다.
“흐음…”
도넛 모양을 하고 있는 마물의 자궁구.
외양은 인간의 것과 별 차이가 없다.
“정확히 어디가 예민하다는 거야. 자궁구 전체가?”
“아뇨. 그..자궁으로 이어지는 입구 있죠? 그 입구로 조금만 들어가면…아, 아주 예민한 부분이 있답니다”
“아주 예민한? 그건 약점 이상인가?”
“네, 아마도♡”
야릇한 도넛을 다시 한번 관찰한다.
원을 그리며 튀어나와있는 불룩한 살덩어리. 그 중심에는 당연히 자궁과 이어져 있는 구멍이 있다.
역시 인간과 마찬가지로 바늘구멍만큼 자그마한 구멍이다.
그러니까 라크스의 말은, 이 너머 자궁경부에 성적 자극점이 있다는 말인데.
적어도 우용이 알고 있는 한 자궁경부 섹스는 성인 애니메이션에서나 나올 법한 판타지에 불과했다.
“여기에..귀두가 들어간다고?”
“출산할 때나, 혹은 극도로 흥분하면 여성의 자궁이 내려앉는 건 아시죠? 그때 단단한 자궁구가 부들부들 해지면서 열린데요”
“경험해 본 적은?”
“없죠 당연히. 아마 그 누구도 경험해 본 적 없을걸요?”
세간에 떠도는 속설이었다.
그렇다고 터무니없는 속설은 아니다.
그녀들의 자궁경부에 자극점이 존재하는 건 명백한 사실이었으니까.
“경험해 본 마물이 없다라…”
이유는 간단했다.
자궁이 내려앉을 정도로 흥분하기까지 인간 남자들이 버티질 못했다.
“라크스. 그… 동굴에서 넌 어땠어?”
우용이 동굴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며 물었다.
“그건 착정이지 교미가 아니었잖아요. 저 진짜 죽을뻔했어요…물론 좋은 의미로♡”
서로가 여유를 가지고 오랜 시간 교미를 지속했을 때 비로소 여성의 자궁은 내려앉는다.
우용의 경우 상대 여성을 극도의 쾌락으로 혼절시키긴 했으나, 일방적인 착정이었지 서로가 사랑을 나누며 동시에 오르가즘을 즐기진 않았다.
“그야 여유 부릴 때가 아니었다니까. 그러지 않았음 내가 골로 갔을걸”
“아무튼. 굳이 직접 건드리지 않아도 돼요. 귀두가 닿을 때의 진동만으로도 마물들은 미쳐버리거든요. 우리가 큰 자지를 선호하는 이유가 그거예요”
“자궁구를 더 강하게 타격할 수 있으니까?”
라크스가 끄덕였다.
한 마디로 자궁구에 타격만 주어도 그때 유발하는 충격이 자궁경부까지 전해진다는 말이었다.
“동굴에서 주인님이 사용하셨던 마법 있죠?”
“아아, 자지 주술”
“그거 진짜 위험하답니다♡ 우리 마물들한테는”
과연. 강한 진공파로 자궁구를 타격하니까. 그만큼 자궁경부의 자극점에 울림이 전해졌던 것이다.
“아, 그리고 직접적으로 느낄 때가 있네요”
“어떻게?”
“질내 사정이 있잖아요. 그 정액 줄기가 자궁구 너머로 지나가면서, 우리는 그 여느 때보다도 큰 쾌락을 느낀답니다. 그래서 정력 좋은 남자들도 좋아하는 거죠. 뿜는 기세가 강할수록 쾌락이 그만큼 증진되니까”
지나가는 정액 줄기에 미친다라.
사정 시마다 고개를 부르르 떨며 가버리는 그녀들의 모습도 이제야 이해가 갔다.
“만약, 귀두로 억지스럽게 밀고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그..글쎄요? 흐음…진짜로 죽지 않을까요♡”
귀두로 큥큥 내리찍기만 해도 그 진동에 쾌락을 느낀단다.
지나가는 정액 줄기만으로도 최고의 쾌락을 느낀단다.
그 예민한 부분을 만약 억지스럽게 쑤셔 박는다면.
제아무리 군단장이어도 맥을 못 추리지 않을까.
여전히 라크스의 보지를 관찰하며 우용이 머릿속으로 갖가지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았다.
*
결과적으로 얻을 수 있었던 유용한 정보는 세 가지.
성감에 있어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마물의 음핵.
인간의 G스팟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마물의 약점.
마지막으로, 약점 이상의 자극점을 갖고 있는 자궁경부.
오늘의 정보는 분명 앞으로의 여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고마워 라크스. 덕분에 많은 공부가 되었어”
“히잉…좀 더 놀아주시면 안 될까요? 교미라던가♡”
“나 진짜 죽겠어 라크스. 오늘 몇 발을 짜냈는데..”
“에잉..이렇게 달아오르게 해놓고 그냥 가시려구요?”
물론 발기는 되어 있다.
그야 눈앞에서 보지를 뒤적거리는데 발기를 안 할 수는 없다.
“흐음…”
문득 실험정신이 스쳐 지나간다.
“라크스. 내가 지금 넣어도 한 번에 쌀 거 같아?”
“후훗…주인님. 절 만만히 보시는 건가요?”
“호오…”
진짜 죽기 살기로 마음먹으면 참아 낼 수 있지 않을까.
동굴에서의 첫 착정에서도 그렇고,
오늘 라비앙과의 수중 섹스도 그렇고.
좀 급작스러운 면이 있었으니까.
지금이라면 적어도 첫 발까지는 피스톤 세 번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애당초 오늘은 10번이나 사정을 했었다’
당연히 남성기는 사정을 거듭할수록 사정 시간이 지연되기 마련이다.
그렇게 고민하던 중 라크스에게서 도리어 도발이 날아왔다.
“내기해요 주인님”
“얘기나 들어볼게”
“만약 한 번 이상 피스톤 하시면 얌전히 보내드릴게요”
“푸핫!! 고작 한 번? 너 철회하기 없기다?”
“물론이죠. 허나 만약 실패하면…”
그녀가 오른손을 내밀어 손가락을 쫘악 펼쳤다.
“다섯 번. 이해하셨죠?”
“야야, 나 죽어”
“이미 회복하셨을 거 아녜요. 뭐, 못하실 거 같으면 말고요”
신경을 긁는다.
그 의도가 뻔히 보이지만.
남자로서 질 수는 없다.
“이 영악한 계집이…”
“후후후♡”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