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화 〉 EP.7 뜻밖의 재회
* * *
“어라라.. 학생. 어디 아프신가요?”
퀭한 표정으로 아침 식사를 드는 우용.
그 멍청한 몰골에 라비앙이 고개를 기울인다.
“하하.. 그냥, 잠 좀 설쳤네요”
수저에 비친 자신의 다크서클을 보며, 피식하고 우용이 허탈하게 웃었다.
그렇게 불알을 혹사시켜놓고 세 시간밖에 못잤다.
피곤해 죽을 맛이다.
반면 라크스의 몰골은 그 여느때보다도 뽀송뽀송하다.
그녀도 분명 제대로 숙면하지 못했을 터인데.
“후후훗..너무 좋았어요 주인님♡ 전 그렇게 좋더라구요. 남자들이 무언가에 집중하는 모습이”
“닥쳐라..”
돌이켜보면 참 우습기 그지없다.
그게 뭐라고 그렇게 긴장하고 열심히 임했던 건지.
일도로 승부를 가리는 진검승부에서 발도를 대기하는 사무라이가 그런 심정이었을까.
총알 단 한방에 모든 것을 건 서부 영화의 카우보이들도 그런 기분이었을까.
야심한 새벽.
우용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시작부터 빠른 피스톤으로 두 번 찍을 것이냐.
단 한번을 찍되 혼신의 힘을 다해 참아낼 것인가.
결과적으로 우용은 선택을 잘못했고, 라크스에게 패배했다.
아니, 어느 선택지를 골랐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시팔…마법이라도 사용할 수 있었다면”
“그건 너무 치사하잖아요. 그건 인간 남성과 마물의 정면 승부였답니다. 저도 최음제를 사용하지 않았잖아요”
통상 사정까지의 짧은 텀을 이용하는 첫 번째 선택지가 유력해보인다.
즉, 곧바로 사정하는 것은 변함없지만, 빠르게 두 번 피스톤하여 두 번째 박음질에 사정하는 것을 노리는 것이다.
허나 우용은 두 번째 선택지를 골랐다.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마물의 보지가 마음먹고 자지를 한 번 꽉 물면, 인간의 허리힘으로는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것을.
그래서 연속 피스톤 계획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바로 사정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혹여나 보지에 꼽은 자지가 빠지지 않는다면 그대로 게임 오버가 되어버리니까.
그래서 안간힘으로 참아내는 선택지를 골랐다.
어떠한 꼼수도 없는 정면 승부를 선택했다.
발가락을 세운 채 괄약근과 하복부에 쥐가 날 정도로 힘을 줬었다.
몸을 배배 꼬며 거북이처럼 방어적인 자세를 취했다.
그렇게 눈에 핏발을 세우고 애쓰니 일촉즉발의 사정감도 아슬아슬하게 가라앉긴 하더라.
허나 넣는다고 끝이 아니다.
피스톤이 왕복운동임을 고려하면.
넣는 순간부터 시작해서 빼는 것으로 끝이었으니.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었다.
예상대로 우용의 자지를 꽉물고 있는 라크스의 보지를 단번에 벗어나긴 무리가 있었고.
아슬아슬한 감각을 유지한 채 조금씩, 아주 조금씩 빼내다가 참고 있던 숨에 한계가 와버렸으니.
‘시발…’
숨을 들이마시는 순간 대차게 사정해버리고 말았다.
여튼, 참담하게 패배했고 우용의 뇌리엔 불변의 법칙이 정립되었다.
‘그 이전에 얼마나 사정했건 얼마나 체력을 소모했건 상관없다.무조건 첫 삽입과 첫 사정은 동시에 일어난다’
자지가 조금만 짧았더라면 결과가 달랐을까.
조금만 얇았더라면 오늘밤은 푹 쉴 수 있지 않았을까.
환영하듯 두팔을 활짝 벌린 라크스에게 안겨 허무하게 정액을 토해낼 때는 정말이지, 자신의 거대한 성기가 처음으로 원망스러운 순간이었다.
“걱정마십쇼 선생님. 몰골은 이래도 의욕 만땅입니다”
“하여간…곧 있으면 학생들이 방문할 예정이에요. 수업은 그때부터 시작하도록 하죠”
“네엡”
여하튼, 어제의 경험으로마법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
앞으로 합숙하며 함께 수업을 들을 작자들은 두 명이다.
2층 숙소의 수로 예상컨대 적어도 네다섯명은 예상했었기에, 생각보다 적은 학생 수에 조금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제자를 선별하는 과정이 심히 까다로운 것이 문제였다.
우용이야 오필리아의 소개로 인한 낙하산 코스라 가능했지.
일반인이 ‘드루이드령 최고의 마법사’의 개인 지도를 받기란 하늘의 별따기와도 같았다.
세 번에 걸친 잠재력 평가를 통과하고나서 비로소 지원이 가능하다 하더라.
그 난이도는 당연히 장난 없다.
“아무나 제자로 받아들였다가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만큼 명성이 무너지니까요. 신중히 하는 것이죠”
과연.
저명한 마법 선생님스러운 라비앙의 모습에 우용이 감탄하는 건다름 아닌군리의 능력이었다.
어떻게 봉인하고 어떻게 세뇌하면 이렇게 입체적인 인물이 완성된다는 말인가.
아무튼, 신입생이 두 명이라는 사실은 굳이 따지자면 좋은 소식에 속했다.
정체를 숨겨야 하는 우용의 입장 상, 사람은적으면 적을 수록 좋다.
그만큼 부담이 덜어지기 마련이다.
“아무튼, 수업 일정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릴게요. 우용…아니, 클레어 학생은 별도로 추가적인 교육과정이 있어요. 이 역시 군리 교수님의 지침입니다”
“선생님. 앞으로 이름 실수하시면 큰일나요”
“크흠…걱정 마세요”
그녀에게 전해듣기로매일 오전은 기초 마법 수련이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이는 우용을 포함한 합숙생 전원이 공동으로 수업을 듣는다.
오후에는 오전에 배운 것을 토대로 응용 마법 수련이진행된다.
개개인의 특성을 개발하는 시간이므로, 제각기 개인 훈련의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완벽한 개인 시간은 아니고 라비앙이 돌아다니며 지도와 감독을 맡을 예정이라고 한다.
“여기까진 타학생들과 동일하구요.클레어 학생은 남들보다 두시간 빨리 일어나고, 두시간 늦게 자야 합니다”
“네..?”
“아침엔 체력 훈련이, 밤에는 교미 훈련이 있을 예정이에요”
아니, 체력 훈련은 그렇다치고 교미 훈련은 뭘까.
당연히 내용이 예상가는 노골적인 명칭의 수업이지만.
“하하..교미 훈련이라뇨?”
“내용은 다양하죠. 저와 옆에 있는 이 벌레년이 도와줄 예정이에요. 학생은 저희가 이끄는 대로 따라오시기만 하면 됩니다”
머메이드가 라크스를 바라보며 말한다.
동시에 각시의 이마에 핏줄이 섰다.
“하하하.. 뭐, 날마다 질내 사정당하는 건 좋긴 하지만. 말좀 이쁘게 하자 우리?”
“흥”
“아니아니, 싸우지말고. 그래서 그 교미 훈련에 대해서 얘기좀 해봐요”
우용의 물음에 라비앙이 두꺼운 종이뭉텅이를 꺼내 들었다.
군리로부터 건네받은 수업 매뉴얼이었다.
“내용은 많지만. 으음…제일 먼저 훈련해야할 건 역시 사정 지연이네요”
“사정 지연?”
“마법 사용은 금지입니다. 오로지 인간 남성의 역량으로 피스톤 횟수를 늘려가세요. 그러니까 기초 체력을 기르는 느낌으로”
라비앙은 세 번째 사정에 이르기까지의 피스톤 횟수를 매일같이 기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 횟수를 차차 늘려가는 것.
이것이 교미 훈련의 첫 번째 수업 내용이었다.
“학생은 마법 사용이 금물이지만, 저희는 최음효과를 사용할 거예요”
“하하하..장난 없네요”
“극한의 상황이 아니면 훈련하는 의미가 없죠”
대충 감은 온다.
교미 훈련이 어떠한 훈련인지.
“그럼 체력 훈련은…”
“말 그대로에요. 교미에 있어 남성의 체력이 얼마나 중요한데요. ‘마법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하는 것은 필히 위험한 생각이다’ 라고, 여기 적혀있군요”
라비앙이 종이 뭉텅이를 돌려 군리의 메모를 보여준다.
갖가지 조언들과 함께 마찬가지로 체력 훈련의 매뉴얼이 적혀 있었다.
유산소를 베이스로 근력 훈련이 가미되어 있는 계획표였다.
“실로현명하신 조언이에요. 건강한 신체는 마법에서도, 교미에서도 빛을 발하기 마련이죠”
즉, 소프트웨어가 아무리 좋아도 하드웨어가 싸구려라면 구동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뭐, 알겠는데.
어째 근력 훈련의 운동 부위가 죄다 하체와 허리에 집중되어 있다.
“학생. 군리 교수님께서 이렇게 신경써주시는데, 각오좀 하셔야 될거예요”
“물론이죠. 감사해서 몸 둘 바를모르겠다고요”
우용이 씨익 웃어보였다.
한 명은 정신이 나가있긴 하지만,
여튼 두 군단장아래서 개인 지도를 받는 꼴이라니.
가히 최고의 환경이 아닐 수없다.
체력이든 마법이든 교미든.
죽어라 훈련해서 최강 자지로 거듭나리라.
그렇게 간략히 수업 내용을 미리 짚어보며 마음을 다잡고있을 때였다.
똑똑똑
갑작스레 들려오는 노크소리에 모두가 일제히 오두막 입구를 바라보았고,
“찾아왔다. 최고의 마법사는 누구냐!”
그 특이한 행색에 어렴풋이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며 우용은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건방지고 오만한 말투의 짧은 인사.
원시 부족과 같은 털털한 차림새와 검게 그을린 근육질의 몸매.
흡사 망토를 연상케하는, 제멋대로 헝클어진 잿빛 머리칼.
고혹적인 입술 사이로 튀어나온 날카로운 송곳니.
2m에 가까운 건장한 체격은 잊고 있던 우용의 기억을 표면으로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그 찰나의 순간, 우용은 머릿속으로 재빠르게 확률을 계산해보았다.
인간령 북부의 전장에서 스쳐 지나갔던 적을.
이곳 드루이드령의 한적한 시골에서.
그것도 같은 선생을 둔 동문으로 다시 만나게 될 가능성을.
그러니까.
일전에 한 번 만났었던 웨어울프 무리의 대장을 합숙생으로 다시 만날 확률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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