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몬무스를 반대로 착정한다-42화 (42/55)

〈 42화 〉 EP.9 거짓된 세계 (5)

* * *

상대를 짓누르는 방식의 섹스를 하며 뼈저리게 느낀 사실이 있다.

승부에 있어서 안일함은 금물이다.

지금껏 만났던 마물들은 전부 오만했고, 우용은 그녀들의 그러한 성향을 이용해 빈틈을 파고들었다.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승리를 쟁취해왔다.

­타악! 탁! 타악! 타아악! 타아악!

“흐엣♡ 하읏!! 하으응♡”

“푸하하하!! 최고의 표정이야 아리아!! 이제 좀 느껴지나 봐?”

허나 이번은 좀 다르다.

상대는 경험이 전무했다.

처음부터 승기는 우용이 잡고 있었고,

그가 오만함을 가져도 충분히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렇다.

우용은 지금 오만하다.

자신의 박음질에 정신을 못 차리는 아리아가 만만했다.

그토록 상대의 방심을 이용해왔으면서,

막상 자신이 우위를 점하니 상대를 갖고 노는 재미에 빠져 안일을 경계하지 못했다.

인간은 실수의 동물이다.

처음부터 전력을 다해 임신 교배를 했어야 했다.

그녀의 진을 전부 빼놔야 했었다.

판이 뒤집힐 수 있는 위치를 점했다면, 처음부터 최선을 다해 상대를 압도했어야 했다.

달콤한 것에는 대가가 있는 법.

즐겼으면 즐긴 만큼. 모종의 형태로 도로 되돌아오게 되어 있다.

“하으으♡ 흐으응…♡”

혼절 직전까지 갔던 아리아의 숨소리가 점차 간드러지기 시작했다.

주체할 수없이 부풀어 오르던 가슴이 진정되고, 전신의 장기가 간질거리기 시작한다.

머릿속도. 뱃속도. 온몸의 관절들이 묘하게 간지럽다.

­타아악! 타악! 타악! 타아악! 타아악!

“뭐..뭐야 이거어♡”

몸이 점차 가벼워진다.

­타아악! 타아악! 타악! 타아악! 타아악!

“나..나 미쳐♡ 이게…♡ 이게 교미..♡”

유전적으로 설계되어 있는 마물의 본능이 점차 깨어나기 시작한다.

뱃속이 왜 이렇게 차게 느껴질까.

자지의 열기로는 부족하다.

무언가. 무언가가 부족하다.

교미로 우용을 죽이겠다는 처음의 목적은 이미 머릿속에 남아있지 않다.

그녀는 순수하게 부족한 무언가를 추구했다.

­타아악! 타아악! 타아악! 타아악! 타아악!

“흐극!!♡ 저...정액이…왜, 왜 정액이이…♡”

“이제 그만. 이제 그만 자라. 편해져라 아리아. 쾌락을 받아들이고 편해지는 거야”

사정하지 않는 우용이 이상하다.

뒤늦게 위화감이 몰려온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의 이유는 뻔하다.

마법.

­타아악! 타아악! 타아악! 타아악! 타아악!

“하으읏!! 하응!! 흐읏..! 흐에에..♡”

아리아는 질의 어색한 감각이 신경 쓰였다.

“하응♡ 하으으…♡ 흐우우…”

거대한 남근으로 사정없이 절구질당하며, 우용의 자지를 최선을 다해 느껴 본다.

이내 정답을 도출해낼 수 있었다.

이물질이 끼어있다.

우용의 자지와 자신의 질벽 사이에, 무언가 불쾌한 이물질이 끼어있었다.

­타아악! 타아악! 타아악! 타아악! 타아악!

“하으읏♡ 흐으… 불쾌해.. 불쾌해.. 불쾌해앳..♡”

­빠직…

그녀의 보지에서 미세한 전류가 일었다.

“어엇..?”

그것이 디스펠 시도인 것은 단숨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타아악! 타아악! 타아악! 타아악! 타아악!

“흐앗♡ 흐엣♡ 우우우…”

“뭐, 뭐야? 아직 그럴 정신이 남아 있었던…”

너무나도 간단한 마법.

의미 없는 자물쇠들이 거추장스럽게 걸려있긴 하지만, 푸는데 큰 방해가 되진 않는다.

­스파앗

우용의 주술이 디스펠 당하는덴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자지를 감싸던 무형의 장막이 일순간 사라지며, 갓 처녀를 잃은 마물의 질벽이 쫀득하게 달라붙었다.

“크허억…!!”

­울컥 울컥 울컥 울컥

질벽이 눌어붙자마자 사정할 수밖에 없다.

첫 삽입의 법칙은 여전히 유효하니까.

“아흐읏?! 뜨..뜨거워엇­ 하우우♡”

­울컥 울컥 울컥 뷰르르르…

“커허윽…!!”

갑작스런 자극에 중심을 못 잡고 앞으로 고꾸라진 우용.

그대로 아리아의 작은 품에 안겼다.

­쭈거억…

“하아…하아…”

“끄허어어…”

사정 지연 콘돔의 올바른 사용은 이런 무지성 무한 피스톤이 아니라, 스스로 마법을 풀어가며 마물의 보지에 적응할 시간을 버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갑작스런 자극을 차단하고, 첫 삽입의 법칙을 부수는 것이 이 주술을 만든 취지였다.

그러나 우용은 그렇게 운용하지 않았다.

첫 삽입의 법칙을 부술 필요도 없이, 그전에 교미가 끝날 줄 알았으니까.

실제로 아리아는 우용의 무한 피스톤에 의해 혼절 직전까지 갔었다.

한 끗 차이였다.

그대로 오십 번만 더 연속으로 박혔다면 무조건 기절했으리라.

­쯔르르륵..

“아우우으..더…더 필요해…”

“시..시팔..대단하네 아리아. 처음인데 용케도 알아차렸구나”

더 이상 지체할 순 없다.

이미 삼백 번가량 박은 상태.

각성했다 하더라도 아리아의 신체는 이미 정상 범주를 벗어났을 것이다.

‘지금부터 온 힘을 다해도 늦지 않다’

총알도 여유롭다.

­빠지지직…

굳이 수단을 아낄 필요는 없다.

곧바로 귀두 끝에 진공파를 일으킨다.

“으라랏!!”

­파아앙!!

“크헥?!”

아리아의 몸이 크게 펄떡였다.

이윽고 공중으로 떠오른 우용의 하체가 다시금 떨어진다.

­철써억!!

“읏흐응!!”

이번엔 우용의 귀두가 아리아의 자궁구를 직접 강타한다.

파동이 일어날 때 한 번, 거대한 자지가 떨어지면 한 번.

한 번의 마법에 두 번 자궁구를 타격하는 꼴이다.

­파아앙!! 철써억!! 파아앙!! 철써억!! 파아앙!! 철써억!!

“응!! 앗!! 핫!! 핫!! 헷!! 응!!”

자궁구 펀치와 동시에 아리아의 입에서 앓는 소리가 튀어나왔다.

가슴 깊숙한 곳으로부터 밀리듯 끓어오르는 답답한 숨소리다.

­파아앙!! 철써억!! 파아앙!! 철써억!! 파아앙!! 철써억!!

“핫!! 핫!! 응!! 헥!! 앗!! 핫!!”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목구멍을 뚫고 단박에 튀어나오는 거친 숨결.

억지스럽게 튀어나가는 부자연스러운 호흡에 갈비뼈가 고통스러울 정도다.

­파아앙!! 철써억!! 파아앙!! 철써억!! 파아앙!! 철써억!!

“응!! 핫!! 흐응!! 헤엣!! 엣!! 으엑!!”

“그대로 편하게 갔으면 좋았을 텐데. 역시 어리석구나 아리아! 크흐어억…!!”

­울컥 울컥 울컥 울컥 뷰르르릇

이어지는 두 번째 사정.

허나 우용의 허리는 멈추지 않는다.

“크흐윽…!!”

사정하자마자 피스톤 하려니 전신이 움츠러든다.

보통이면 허리를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마법의 도움이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간단한 풍속성 마법으로 허리 움직임에 강제성을 부여한다!’

­파아앙!! 철써억!! 파아앙!! 철써억!! 파아앙!! 철써억!!

“응!! 앗!! 응!! 핫!! 헷!! 으익!!”

­파아앙!! 철써억!! 파아앙!! 철써억!! 파아앙!! 철써억!!

계속되는 자궁구 강타.

잠시나마 간드러졌던 아리아의 숨소리는 다시금 생존형 숨소리로 돌아갔다.

어느 정도 반자동 피스톤이 안정되었다 싶으면,

이제는 약점을 찾을 차례다.

자지로 질내를 이리저리 휘젓는 방법이 제일 쉽지만, 그랬다간 자궁구 타격이 약해질 것이다.

우용은 다른 방법을 선택했다.

잠들기 전 머릿속으로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다 문득 떠오른 방법이었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피스톤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약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빠직!

­파지직!

그의 자지 곳곳에 전류가 일어났다.

라크스의 보지를 관찰하며 약점의 생김새와 크기는 어느정도 파악해 둔 상태.

그때의 기억을 바탕으로 전류 마법의 면적을 엄지손가락 정도로 잡는다.

­빠직!

­파직!

­빠지직!

뿌리 부분에 한 번. 우측에 한 번. 하단에 한 번.

귀두 좌측에 한 번. 좌측에 한 번. 우상단에 한 번.

장대 상단에 한 번. 우하단에 한 번…

간격을 두고 사방팔방으로 전류를 일으킨다.

그렇게 자지의 사방으로 전류를 일으키다보면.

유난히 반응이 격한 부분을 찾게 된다.

­파직!

“케흑..?!”

그곳이 곧 약점이다.

“우상단 중앙이구나 아리아!”

­파아앙!! 빠지직­ 철써억!!

“헛…!!”

우용이 반자동 피스톤 사이에 전류 마법을 끼워 넣었고,

그에 따라 자궁구의 자극점과 질벽의 약점이 동시에 공략당했으니.

­파아앙!! 빠지직­ 철써억!!

“으그옥?!”

아리아의 입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괴상한 음절들이 마구잡이로 튀어나왔다.

­파아앙!! 빠지직­ 철써억!!

­파아앙!! 철써억!! 빠지직­

­파아앙!! 빠지직­ 철써억!!

“옥…헛…브엣…벳…”

훅­ 들어오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쾌락.

물 밖에 나온 생선처럼 아리아의 몸이 펄떡였다.

파충류의 사지가 맥없이 공중을 휘저었다.

­파아앙!! 빠지직­ 철써억!!

­파아앙!! 빠지직­ 철써억!!

­파아앙!! 빠지직­ 철퍼억!!

“옷…홋…그윽…겍…켁…”

“그만하자 아리아. 이제 그만 쉬는 거야. 이러다 진짜 죽겠어!”

­파아앙!! 빠지직­ 철써억!!

­파아앙!! 빠지직­ 철써억!!

­파아앙!! 빠지직­ 철퍼억!!

“옥…헛…케엑…그엑…”

아리아의 입에서 거품기가 흘러나왔다.

시야가 새하얘진다.

이러다가 죽는다.

진짜로 죽는다.

조금만 더 버텼다간, 폐와 심장이 극단적인 쾌락을 감당하지 못하고 제 기능을 상실해버릴 것이다.

살려면 마음을 내려놓고 눈을 감으면 된다.

이대로 쾌락에 잠식된 채, 편안히 잠에 들면 된다.

그런데 어째서 아리아는,

왜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것일까.

“끄허어어윽!!”

­울컥 울컥 울컥 울컥 울컥

세 번째 사정.

역시 우용의 허리는 멈추지 않는다.

정력도, 체력도, 집중력도, 정신력도.

아직 한참은 여유롭다.

­파아앙!! 빠지직­ 철써억!!

­파아앙!! 빠지직­ 철써억!!

­파아앙!! 빠지직­ 철퍼억!!

“헥…핫…핫…핫…캇…”

“끄흐윽…오기 부리지 마 아리아. 왜 그렇게 고집부려?!”

가파르게 떨리는 아리아의 속눈썹.

흰자에 선 검은색 핏대는 결코 잠들지 않겠다는 그녀의 의지를 포함하고 있었다.

그러나 신체는 솔직하다.

한계를 맞이한지는 오래다.

“으겍…”

주마등이 스쳐 지나갔다.

언니와의 행복했던 나날들이.

진실을 알고 오열했던 그날 밤이.

이 쓰레기 같은 세상 때문에, 억울하게 몰아 세워져 추방되었던 기억이.

그래서 선택했다.

이름을 버리고 새로운 신분으로서 살아가기를 선택했다.

다시 한번 쟁취해낸 자유를, 이 잘못된 세계를 바로잡기 위해 사용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아직은 죽을 수 없다.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는 남자도 살려 보낼 수 없다.

혹여나 눈앞의 인간 남성이 이를 떠벌리기라도 한다면.

‘아리아 로엔그린’의 여정은 여기서 끝날 테니까.

­파아앙!! 빠지직­ 철써억!!

­파아앙!! 빠지직­ 철써억!!

­파아앙!! 빠지직­ 철퍼억!!

“허윽…허윽…허윽…허윽…”

“그만해 아리아! 난 멈추지 않을 거야. 죽기 싫으면 어서 눈을 감아. 정신 차리면 천천히 대화하자..응?”

죽음에 가까워진 소리를 내면서도,

끝내 아리아의 눈은 닫히지 않았다.

파르르 떨리는 눈동자엔 우용의 상이 고집스럽게 맺혀있었다.

이 무능한 도마뱀의 몸이 방해된다.

일반적인 마물의 질 구조.

선천적으로 최음제를 분비할 수 없는 신체.

그러나.

최음제를 분비하지 못하는 마물들에겐 그만한 대체제가 있기 마련이다.

웨어울프의 경우 물리적인 착정이 가능하도록 비약적으로 발달한 근신경을 가지고 있다.

카멜레온 역시 그 단점을 보완할 정도의 능력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그녀들의 고유 마법. ‘흉내’였다.

그녀들의 변신은 단순히 외형뿐이 아니라, 종족 고유의 착정 능력과 질의 구조까지 흉내 낼 수 있다.

당연히 100%는 아니다.

만약 완전한 카피가 가능했다면 현 마왕의 자리는 거울 도마뱀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외형이라면 몰라도, 능력의 카피는 아무리 잘해봐야 50%가 한계.

그마저도 해당 종족에 대해 완벽한 지식을 지니고 있다는 가정 하에 가능하다.

그러나.

이 모든 디메리트를 무시하고 완벽한 카피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 딱 하나 있었다.

우용이 카멜레온을 연상했던 아리아의 정식 종족명은 ‘거울 도마뱀’.

그 거울 도마뱀들에겐 일생일대 단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는 금기가 있었다.

자할, 또는 자절이라 불리는 최후의 보루.

아리아는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했다.

앞으로의 여정이 걸린 대위기였으니까.

­파아앙!! 빠지직­ 철써억!!

­파아앙!! 빠지직­ 철써억!!

­파아앙!! 빠지직­ 철퍼억!!

“…허윽…커흑…우우…”

“…뭐, 뭐야?”

­투욱…

아리아의 도마뱀 꼬리가 잘려나갔다.

우용은 아무것도 건들지 않았다.

스스로 끊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이윽고 그녀의 전신에서 섬뜩한 검은 광채가 번득였다.

“크허억…무…무슨 일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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