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몬무스를 반대로 착정한다-47화 (47/55)

〈 47화 〉 EP.10 졸업 시험 (上) (2)

* * *

졸업 시험의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군단장인 군리를 상대로 임신 교배에 성공하면 된다.

탐욕의 군단장인 그녀로부터의 인정은, 마계의 강경파 군단장들로부터 오필리아의 신체를 되찾아야하는 앞으로의 여정에 대한 허락과도 같다.

그 가능성을 증명하는 것이 곧 졸업 시험의 취지였다.

“몸상태는 괜찮나요?”

“아무렴 불끈불끈합니다. 선생님의 강장제 덕분일까요”

“우후훗…입발린소리는 그만두세요”

한창 4P 플레이를 하고 있어야할 늦은 밤.

교미 훈련에 참여하는 대신 우용은 에르마 우물 앞에 섰다.

“…”

고조되는 알 수 없는 감정.

섣불리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역시 내일로 미루겠습니다”

“네…? 어째서죠? 그렇게 자신만만해 하더만…”

결코 자신이 없는 게 아니었다.

“선생님”

“…?”

약간의 변덕이었다.

우용은 생각을 달리했다.

따지고보면 군단장은 두 명이다.

그러니까.

곁에 서있는 라비앙의 심연 속에 잠들어 있는 질투의 군단장까지 고려한다면 말이다.

군리와의 교미는 어차피 넘어야만 하는 산.

이 산을 넘는 방법엔 두 가지가 있다.

정해진 길을 따라갈 것이냐.

루트에서 벗어나 좀 더 혹독하게 넘을 것이냐.

사서 고생할 필요는 없지만,

우용은 자신에 대해 시험을 하고 싶었다.

한 마디로 스스로를 좀 더 혹독하게 굴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오늘 밤은 선생님과 자려고요”

“…무슨 소리일까요 그건?”

“저와 섹스하자고요 선생님”

“학생. 제 입장을 알면서도 그런 말이 튀어나오나요? 놀리는 것도 아니고”

심술부리려는 의도는 아니다.

오히려 라비앙에 대한 감사이기도 했다.

그녀 덕분에 여기까지 도달할 수 있었으니까.

이런 우용의 마음을 라비앙이 알 리가 없었으니.

영주권 유지를 위해 교미를 금지당한 라비앙의 입장에선 우용이 자신을 놀려먹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저 박사님께 혼나요 학생”

“그동안 고생많으셨잖아요. 이건 선생님께 드리는 감사 선물이에요. 박사님이 저지하시면 거기서 그만두는 걸로. 어때요? 이러면 되잖아요?”

“…”

“선생님 욕구 불만이면서. 매일 밤 손가락만 빠는 주제에”

당연히 마음은 굴뚝같다.

“하아…그치만…”

내숭떠는 건 절대 아니다.

우용을 보자마자 눈이 돌아가 덮쳤던 여자 아니었던가.

어디 하루 이틀 붙어있는 관계인가.

파르르 떨리는 지느러미만 봐도 알 수 있다.

말은 저렇게 해도 이미 우용의 유혹에 넘어왔다.

겉으로는 군리를 두려워하며 극구 거부하지만,

기대 가득히 실룩거리는 잉어 꼬리와 천천히 젖어드는 마물 보지는 솔직하다.

“내심 기대하고 있는 거 다 알아요 선생님”

“하아…기어오르지 마세요. ”

하긴,

안그래도 오래된 금욕생활에 자지가 고파 미칠 지경인데.

도리어 남성 쪽에서 계속 밀고 들어오는걸 어찌 거절할 수 있으랴.

거기에 우용은 그 맛 좋다던 이계인이다.

사실 라비앙은 이런 상황을 몇 번 상상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니까 우용 쪽에서 먼저 덮쳐오는 상황을 말이다.

만약 그런 날이 온다면, 불가항력을 가장하여 따먹히겠다고. 이미 답을 정해놓은 바가 있었다.

“…박사님이 개입하면 똑바로 말하세요. 학생이 겁탈하려 들었다고”

참으로 요망한 여인이다.

그 속셈이 뻔히 보이는 게 귀여우면서도 한편으론 이런 식으로밖에 어필하지 못하는 그녀의 처지가 안쓰럽다.

“바로 그거예요. 그거면 되는 겁니다”

“흥…먼저 사무실에 가도록 하겠어요”

라비앙이 고개를 휙 돌려 방으로 도망치듯 들어갔다.

올라가는 입꼬리를 주체할 수 없다.

우용에게 들킨다면 분명 괘씸한 여자라고 생각하겠지.

“…박사님. 오늘 하루는 눈감아 주세요”

우용이 허공을 향해 중얼거리자 깊은 지저로부터 고고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소년. 독단적인 행동엔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질투가 깨어나도, 다시 재우면 문제 없잖아요”

[으음…아무쪼록 문제되는 일 없도록 하거라]

*

수생형 마물답게 라비앙의 사무실에는 작은 우물이 하나 구비되어 있다.

야심한 밤.

우용과 아리아는 그곳에서 몸을 부대끼고 키스를 나누었다.

“추웁..춥..쭙..”

라비앙과의 입맞춤은 상당히 힘든 편이다.

오두막 최고의 맘마통이 자꾸만 몸을 밀쳐내기 때문이다.

“푸하…”

“추릅…”

키스만 했을 뿐인데 벌써부터 붉게 달아오른 라비앙의 얼굴.

착정의 화신이라는 명색이 부끄러울 정도다.

언제부터인가.

이 오두막의 여인들은 하나같이 마물로서의 정체성을 잃었다.

남성을 대상으로 부끄러워하거나.

잘 보이고 싶어 이것저것 복잡하게 생각하거나.

이렇게 인간 남성에게 반대로 유혹당해 휘둘리는 것부터가 정체성에 심히 어긋나는 양상이었다.

마물들은 언제나 남성과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잡고,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아왔으니까.

그러나 우용을 상대로는 모든 게 소용없어진다.

최강 자지 앞에서, 그녀들은 이제 그냥 한 명의 가녀린 여성에 불과하다.

“헤읍…우음…”

당연히 라비앙도 예외는 아니었다.

간접적인 경험은 무시못한다.

2년 전, 처음 만났을 때를 제외하고 직접 우용에게 따먹힌 적은 없지만.

곁에서 마물들이 하나 둘 무너져가는 것을 지켜보며 이미 뇌리 깊숙한 곳까지 뿌리박혀 있었다.

이계인 강우용은 자신보다 우월한 존재라고.

맘대로 다룰 수 있는 남자가 아니라고.

“그나저나 몸이…”

끈적한 물갈퀴 손으로 우용의 복근 다마를 요염하게 쓸어내리는 라비앙.

얼마나 체지방이 적으면 복근을 훑는 손길에 드르륵­거리는 소리가 날 정도다.

“어머머…몸에서 무슨 이런 소리가…여러모로 위험한 몸이네요 학생. 우리 마물들에겐 특히나…”

반쯤 멍때린 표정으로 우용의 몸 이곳저곳을 훑는다.

욕지거리를 달고 살아도 학생을 생각하는 마음은 진심이다.

우용의 멋진 몸은 그만큼 노력했다는 증거와도 같았으니.

가슴 어딘가가 뭉클해진다.

“학생…”

고생길을 담담히 견뎌낸 우용이 대견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하다.

“하아…하아…”

가빠지는 숨소리.

남자 경험이 많아서 잘 알고 있다.

바다를 자유로이 드나들며 뱃사람들을 수없이 따먹었었으니까.

그래서 잘 알고 있다.

눈앞의 남자가 사막에서 바늘 찾기보다 어려울 정도로, 귀한 외모의 소유자라는 것을.

이계인 강우용은 단언컨대 최고의 남성이다.

­스스스스…

“선생님..?”

옅은 비린내와 흙내음이 뒤섞인 야시꾸리한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감당되겠어요? 최음제를 그렇게 뿌리시고..”

“아이쿠..저도 모르게…♡”

매일같이 마셔온 특제 강장제의 성분은 최음제와 같다.

즉, 내성이 생긴 우용의 앞에서 마물의 최음 능력은 이제 각성제에 불과하다.

곁에서 지도하고 지켜봤던 만큼 라비앙이 이를 모를 리는 없고.

“하아…하아…”

“흐음…”

도발이다.

자신을 혼절시켜달라는 무언의 매혹이다.

그래. 오늘은 보답하는 날이니까.

최선을 다해 응해주겠다고. 우용이 생각했다.

“꺄앗­”

고간 위에 올라타있는 라비앙의 어깨를 붙잡고 우용이 몸을 뒤틀었다.

그렇게 라비앙을 우물 바닥에 뭉개며 최음 효과로 더욱 단단해진 자지를 들이밀었다.

“얼마나 참았어요?”

“하아…말도 마세요. 알고 있잖아요? 매일 자위하는거”

“오늘은 그런 선생님께 상이에요.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선생님이 있어서 가능했으니까”

“우후훗..기특해라♡ 학생. 선생님 더는 못참아요. 어서…”

“선생님이 원하는대로 전부 맞출게요”

“제가 원하는거요? 별거 없어요. 그냥…교미 훈련 때 하던대로 하세요.”

“마구잡이로 따먹어 달라고요?”

라비앙이 조용히 끄덕였다.

아무래도 교미 훈련을 돕는 오두막의 여인들이 꽤나 부러웠던 모양.

실제로, 행복하게 겁탈당하는 오두막의 모두를 보며 라비앙은 언제나 생각했었다.

저 자리에 자신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

“솔직해서 합격입니다 선생님. 제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편히 계세요”

“네에 학새앵♡ 부디 열심히­♡”

­찌그르륵…

“허윽…!!♡”

끈적한 잉어 보지를 비집고 들어가는 거대한 남근.

­참방…참방…참방…

“하으으…♡ 흐우…”

“어때요. 그렇게 염원하던 자지인데…”

“최..최고예요 학새앵­”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다가, 점차 속도를 올린다.

자물쇠를 1200까지 늘린 무형의 콘돔 덕에 허무하게 싸는 일은 없다.

적당히 박다가 라비앙이 절정이 오를 때쯤 스스로 주술을 풀고 정액을 갈길 생각이었다.

오늘은 대결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라비앙을 만족시켜주는 날이니까.

­철벅 철벅 철벅 철벅

“하으읏…좋아♡ 이거예요. 역시 자위랑은 비교가 안돼애♡”

“그런가요? 뭐가 그렇게 다른데요?”

“오..온기가♡ 그리고 이..이 살이 부딪히는 야한 느낌이♡ 고, 곧 정액을..!! 정액을 받는다는 기대가♡”

점차 피스톤 간격과 속도를 늘리기 시작하는 우용.

­찰박 찰박 찰박 찰박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라비앙의 약점을 떠올린다.

질입구와 가까운 부분.

그 야릇한 입구로부터 대략 6cm 되는 지점의 정확한 하단.

그곳을 집중적으로 밀어 올리다가, 그대로 자궁구까지 자지를 쳐박는다.

­찰박!!

“하으우?!”

ㄴ자로 꺽어 들어가며 피스톤하는 격이다.

­철퍽! 철퍽! 철퍽! 철퍽!

“하읏!! 핳­!! 잘해!! 잘해요 학생! 학생 잘해요오­♡”

자신의 피스톤 아래 표정을 망가뜨리는 라비앙을 보며,

우용이 묘한 고양감에 젖어들었다.

시간 참 빠르다.

마물들에게 쩔쩔매던게 엊그제 같은데이제는 선생조차 주술 하나와 기본 피지컬만으로 이렇게 망가진다.

­철퍽! 철퍽! 철퍽! 철퍽!

“이..이거야. 이거어♡ 얼마만의 교미! 얼마만의…허으윽♡”

우용이 리듬을 타기 시작하면 게임은 끝난 셈이다.

“어때요?”

“최..최고예요♡ 계속 염원했어요. 계속, 계소옥­♡”

남성에게 일방적으로 당하는 신선한 섹스.

­철퍽! 철퍽! 철퍽! 철퍽!

“나 마물인데..마물인데엣!!”

마물임에도 수동적인 포지션이 강요된다.

­찰박! 찰박! 찰박! 찰박!

“허억…헛!! 흣!!”

천박한 입놀림이 줄어들었다.

절정에 다다르고 있다는 증거다.

“가는 건가요 선생님?”

“핫!! 핫!! 하웃…!!♡”

그 절묘한 타이밍에 주술을 풀면.

­스파앗!

“커흐윽..!!”

­울컥 울컥 울컥 울컥 뷰르르릇 뷰르릇

첫 삽입의 법칙에 따라 곧바로 정액을 때려박을 수 있다.

“하으으우~♡ 정액 최고오♡”

매서운 기세로 자궁구의 자극점을 긁고 지나가는 정액 줄기를 느끼며, 라비앙이 고개를 부르르 떨었다.

“허억…허윽…하으으…♡”

“마물인데 그게 뭐예요 선생님. 자존심도 없나요?”

“거..건방져요 학새앵…♡”

이런 식으로 끝까지 몰고가도 된다.

충분하고도 남을 것이다.

그래도 오늘은 좀 더 노력해야 한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우용은 그녀에게 신선함을 선물해주기로 했다.

꺼슬꺼슬한 잉어 엉덩이를 부여잡고 우용이 라비앙의 몸을 반대로 뒤집었다.

“꺄앗­ 하, 학생..?”

잉어 꼬리를 펄떡이며 반사적으로 저항하지만 이내 우용의 강압적인 손길에 제압되었다.

“뭐, 뭐죠 이 자세는?”

바닥에 짓눌린 거대한 가슴이 겨드랑이 사이로 펑퍼짐하게 튀어나왔다.

그 야릇한 뒤태를 잠깐 감상하다, 이내 라비앙의 머리칼을 휘어감아 자신 쪽으로 당기는 우용.

“하으읏, 싸우자는 건가요오? 헤으읍…♡”

그대로 키스를 갈긴다.

“푸하…”

“하아…♡”

사랑을 나누는덴 정상위가 최고지만.

피지배의 기쁨을 안겨주는 덴 후배위가 최고다.

속수무책으로 정복당한 여성은 묘한 안락함에 잠긴 채, 상대 남성에게 모든 것을 맡기게 된다.

우용은 이 여성의 기쁨을 라비앙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문제는 인어 특유의 신체 구조다.

평범한 뒤치기는 불가능.

그렇다고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어흣…?!”

우용이 라비앙의 잉어 하체를 우악스럽게 붙잡아 어깨에 걸터메었다.

라비앙의 허리가 등쪽으로 꺾이며, 그녀의 가슴이 우물 바닥에 더욱 강하게 짓눌렸다.

“흐윽…뭐, 뭐하는 건가요 대체?!”

“뭐하긴요…! 끄응…!! 원하는대로 엉망진창 따먹어 주겠다니까”

그렇게 라비앙의 잉어 하반신을 끌어안은 자세 그대로.

­찌거억…

피스톤 운동을 재개한다.

­철썩! 철썩! 철썩! 철썩!

라비앙의 하체가 들리며 삽입 부위가 물 표면 위로 올라온 만큼, 살갗이 부딪히는 소리가 더욱 노골적으로 울려퍼졌다.

“하윽..뭐, 뭐야 이거언..?! 이..이런거..”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분명 교미하고 있는데 우용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하으읏…하앙…♡”

“기분이 어때요?”

“모..몰라♡ 이상해 이런거­ 얼굴이 안 보이잖아♡”

“그래서 별로인가요?”

“그..그건 아닌데엣­!! 하읏!! ♡”

신체 구조상 상상조차 하기 힘든 체위.

이런 자세 난생처음이다.

오랜 시간 상대 위에 올라타는 것이 전부인 줄 알았었다.

그 포지션이 반대로 뒤바뀐, 우용의 정상위를 보았을 땐 충격이었다.

그런데 이 자세는 무엇인가.

여상위도, 정상위도 아니다.

진정으로 겁탈당하는 느낌.

바닥에 짓눌려 붕어처럼 짓눌린 얼굴.

굴욕도 이런 굴욕이 없다.

그런데 왜일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허으윽…허윽…하브븟…♡”

우물바닥에 잔뜩 찌그러진 얼굴로 라비앙이 뭉개진 발음으로 신음을 토해냈다.

상체의 절반과 얼굴이물에 잠겨 있는 꼴이지만 수생형 마물답게 물속에서 입을 열어도 소리가 뚜렷하다.

­철써억! 철써억! 철써억! 철써억!

“어때요. 선생님. 제자에게 겁탈당하는 기분이..!!”

“흐..흥분되요오 흥부운♡ 하읏..이..이렇게 수치스런 자세로 당하다니♡ 나, 나, 나 선생인데에­”

팔딱거리는 물고기 하반신을 더욱 강하게 끌어안아 꼼짝도 못하게 제압한다.

­철써억! 철써억! 철써억! 철써억!

꺼슬한 비늘에 살갗이 쓸려 피부가 붉게 올라와도 우용의 허리는 멈추지 않는다.

“하아..하아..우용..!! 라, 라비앙이라고 불러줘… 하읏..!! 부디♡”

“…서…선생님..?”

언제나 학생이라고 불렀던 그녀가우용을 처음으로 이름으로불렀다.

먼저 저렇게 용기를 내줬는데.

보답하지 않으면 남자가 아니다.

“알았어 라비앙”

“어머머♡ 하읏…!! 조..좋아..미쳐..!! 나 머리가..머리가 이상해져어..!!♡”

­터어억!! 터어억!! 철써억!! 철써억!!

“하으읏­♡ 사,사실 계속 보고 있었어. 여..열심히 하는 모습.. 모, 모두에게 따뜻하게 대하는 모습…밥을 잘 먹는 모습…하읏…♡ 다, 담배를 피우는 모습도…!! 하으읏…!!”

“라..라비앙…”

군리에 의해 만들어진 여자라고 생각했다.

그저 조금 입체적일 뿐이지.거짓된 자아라고 생각했다.

“그래. 고생 많았어. 수고 많았어 라비앙! 이렇게 성장한 건 전부 네가 있었기 때문에…”

“하으윽..그, 그런 말 하지마..허읏..!! 이제, 이제 다 끝난 거 같잖아…”

“무슨 소리야. 함께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보일 테니까. 잠깐만 떠나는 거 뿐이니까.그 세계는 분명 영주권 같은 거 필요 없을 거야. 너도 자유가 되는 거야 라비앙!!”

2년간 함께 생활하며 이제는 안다.

라비앙은 라비앙이다.

“하읏…!! 그..그래도..이럴 줄 알았으면 가르쳐 주지 않을 걸 그랬어!! 흐우우..!!나 선생님 때려칠래!!”

“푸하하하하!!”

­철써억!! 터어억!! 철써억!! 철써억!!

“핫!! 흣!!…나 미쳤나 봐. 이 이상한 말들이 자꾸만 허윽…♡”

“괜찮아. 줄곧 참아 왔잖아. 오늘만큼은 전부 내려놓아도 괜찮아. 내가 받아줄 테니까­”

“하아…하으…으우우…♡ 아라써. 알았어요. 그렇게 할게요. 내, 내사랑..♡ 하읏…사랑해. 사랑해 . 사랑해 우용. 허윽…♡”

고삐가 풀린 라비앙은 독설가였던 원래의 이미지와 거리가 아주 멀었다.

남심을 울리는 달콤한 말들이 그녀의 입에서 자꾸만 쏟아져 나왔다.

“크흐윽…라비앙…”

그 갭과 사랑스러운 언행들이 자꾸만 가슴을 간질인다.

“하아­♡ 우, 우요옹­! 펴..평화를 찾으면…꼭 오, 오두막에 돌아올 거지? 하아…하아…”

“왜 그런 걸 물어 라비앙..!! 당연한 것을!”

“그, 그래애♡ 꼭, 꼬옥, 무조건…하읏♡ 반드시 돌아와야 해♡ 나, 나 보러 와야지? 하읏…♡”

체위는 짐승 같아도 오가는 말은 연인과 같다.

철써억!! 철써억!! 터어억!! 철써억!!

거친 섹스.

애틋한 대화.

후배위로 거칠게 박다가 정상위로 자세를 돌린다.

그렇게 얼굴을 마주 보며 몇 번이고, 몇 번이고 키스를 나누다가.

한 번은 라비앙이 위로 올라가 물장구를 쳤다.

오두막의 작은 사무실.

좁고 옅은 우물에서 우용과 라비앙은 몸을 뒤엉켰다.

그렇게 사랑을 나누기를 한 시간.

“흐억…누..눈이…안돼 잠들며언­♡”

“버텨 라비앙. 오래 하고 싶으면 버티는 거야”

우용을 상대로 착정은 생각도 못한다.

우용의 앞에서 마물 고유의 능력은 더 이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허윽…안 돼애♡ 잠이…잠이…흐우…”

착정은 무슨, 이제는 좀 더 오래 교미를 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조금이라도 우용의 자지로부터 버티기 위해서.

“내쪽에서 먼저 자지로 봉사해주는데, 허무하게 가버릴 거야?”

“하아…하아…”

“크흑…!!”

­울컥 울컥 울컥 울컥 뷰르르릇 뷰르릇

*

“끄허어…”

“……우용…”

배가 따뜻해지자 더욱 잠이 쏟아진다.

쾌락과 만족감에 몸이 두둥실 떠오르는 기분.

“라비앙…?”

“……”

우용의 기세 좋은 사정을 마지막으로,

라비앙은 그렇게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한 얼굴로 잠에 들었다.

“…고생했어요 선생님”

그래.

감사 인사는 이걸로 된 거다.

자신의 발밑에 혼절해 뻗어있는 라비앙을 보며 복잡한 표정을 짓는다.

“후우…”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우용이 뻐근해진 몸을 스트레칭했다.

­참방…

동시에 라비앙의 몸이 공중으로 부웅­ 떠올랐다.

[시작된다 소년]

허공에서 들려오는 군리의 목소리.

“알고 있어요”

[뭐, 지켜보기야 하겠다만…과연 체면을 세울 수 있을런지]

“그냥…제 자신에 대한 시험입니다 박사님. 최선을 다해야죠”

­스스스스

가슴을 시작으로 검은빛이 방출되며 인어의 몸이 허물어져가기 시작한다.

먼지를 털어내듯, 분홍색 비늘들이 우수수 떨어지고 그 자리를 회백색의 매끈한 피부가 대신한다.

늘어져 있던 거대한 가슴이 경직되며 단단한 갑주의 형태를 띠고, 몸 곳곳에서 날카로운 지느러미가 솟아오른다.

짙은 잿빛으로 변색된 머리칼을 마지막으로.

여인이 눈을 부릅 뜨자 짙은 남색의 역안이 기괴한 자태를 드러냈다.

바다의 포식자.

상어.

“나왔구나. 질투”

2페이즈의 시작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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