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몬무스를 반대로 착정한다-48화 (48/55)

〈 48화 〉 EP.10 졸업 시험 (上) (3)

* * *

“아아, 이 사랑스러운 것. 이 몸을 또 꺼내주었구나”

톱날 같은 이를 드러내며 조악하게 씨익­웃는 머샤크.

과연 지독한 마기다.

군리의 것과 오필리아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마기를 느끼며 적어도 ‘질이 나쁘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다.

‘이것이 강경파 군당장의 마기…’

강경파 군단장.

무작위로 남성을 약탈해 죽일 때까지 착정하는, 교미에 살고 교미에 죽는 마물들.

개체수 걱정 따위 하지 않는다.

지금 당장의 욕구를 해결하는 게 최우선 사항.

미래를 생각하는 것은 멍청한 일이다.

하고 싶으면 한다. 그녀들에게 ‘인내’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본능에 몸을 맡긴 채 자유로이 정액을 탐하는 악질의 마물들이다.

이런 막장스러운 성격과 강한 힘이 모였을 때.

진정으로 마물다운 마물이 탄생한다.

모두가 익히 떠올리는 마물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그녀들이 구축했다 봐도 무방했다.

“추릅…인간. 무언가 많이 달라진 거 같군. 지금처럼 남성미가 넘치진 않았던 거 같은데…”

눈앞에 떡하니 놓여있는 매력적인 인간 남성을 보며 입맛을 다시다가, 이내 좋지 않은 기억이라도 떠오른 듯 머샤크가 눈살을 찌푸렸다.

“잠깐. 그때로부터 시간이 얼마나 지났지?”

“2년하고 조금 넘게”

“2년!! 2년이나!! 네놈. 지금 2년이라고 말했겠다!!”

기나긴 기억의 공백.

마지막으로 눈을 떴을 때 이후로 2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으니.

그 허탈함에 머샤크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통곡했다.

“이 어찌 허무하게 시간이 흐른단 말인가!! 전부! 전부 다 그 문어 박사 때문이야!!”

기다란 쟂빛 머리칼이 그녀의 성질머리에 의해 무식하게 뜯겨져 나갔다.

분한 심정을 드러내듯 사시가 되어 이리저리 굴러가는 역안.

그 미치광이스러운 모습이 사뭇 공포심을 자아낸다.

“그래. 구, 군리 박사는 어딨지?!”

한참을 허공에 분풀이하던 여인이 뒤늦게 군리를 찾기 시작했다.

본래였다면 진작 의식의 깊은 심연으로 끌려들어 갔어야 했을 터.

어째설까.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귀신처럼 들려오던 목소리가 오늘은 잠잠하다.

“그녀는 오늘 개입하지 않아”

“무슨 소리지?”

“널 재우는 건 나다”

"..."

대체 이 남자가 무슨 소릴 지껄이는 걸까­ 고개를 기울이는 머샤크.

“이 몸을 재운다..? 네놈이?”

어렴풋이 떠오른 라비앙의 기억들과 의욕 넘치게 껄떡거리는 자지가 아니었다면 아마 끝까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세상 무너질 것 같은 표정을 짓던 머샤크의 표정이 차츰 풀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천박하게 턱을 늘어뜨리며 폭소를 터뜨렸다.

“캬하하핫­ 재밌다 재밌어!!”

진심 폭소에 잔뜩 일그러진 머샤크의 얼굴.

여성스러움은 눈곱만큼도 결여되어 있다.

“죄다 물러 터졌어!! 이 몸을 한낱 남정네에게 맡긴다니!!”

"..."

“우리 마물들도 꽤나 얕보였나 보군. 전부 이 긍지를 잃은 모질이들 때문인가?”

여인이 나뭇잎처럼 공중에 흩날리는 분홍색 비늘 하나를 집어 들며 말했다.

모질이들.

그 발언이 거슬렸는지 우용의 미간에 약간의 주름이 잡혔다.

생각할 겨를은 없다.

­파스스스슷!!

아가미에서 짙은 보랏빛 가스를 뿜어내며 순식간에 우용의 뒤로 이동하는 머샤크.

­쯔르르륵…

전신에 윤활제를 바른 듯 매끄러운 상어 신체가 단단한 우용의 육체와 부대끼며, 야릇한 마찰음이 방안에 울려 퍼졌다.

전형적인 인어의 신체를 가진 라비앙과는 또 다르다.

상체는 여전히 인간의 형상을 띠고 있긴 하지만 그 피부의 감촉에 있어서 차이가 컸다.

이 여인은 상체도, 하체도.

전신이 매끄러운 상어 피부로 덮여 있었다.

“네놈은 최고로 매력적인 남자다. 이 먹음직스러운 외모. 탄탄한 몸. 무엇보다 이 큼지막한 장난감..."

건강한 젊은 남성의 몸을 이리저리 훑다 머샤크가 잔뜩 핏발이 선 대물을 움켜잡았다.

끈적한 물갈퀴 손은 온데간데없다.

인간처럼 손가락이 분리되어 있는 구조 덕에 좀 더 섬세한 움직임을 선보이면서도, 팔꿈치에 툭 튀어나온 날카로운 지느러미가 여전히 그녀의 공격성을 대변한다.

“후후후…그래. 아무튼 이 몸을 건들지 않는다는 말이지. 무슨 변덕이 들었는진 모르겠지만. 응? 군리 박사!!”

뒤에서 우용의 등을 끌어안은 채, 머샤크가 군리에게 들으라는 듯 허공에 대고 언성을 높였다.

“좋다 군리. 네년의 자비를 헛되이 하지 않겠다”

결국은 봉인당한 신세.

무슨 짓을 하든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필경 군리에게 제압당해 다시 깊숙한 의식의 심연으로 빠져들어가겠지.

어차피 다시 끌려 들어갈 거라면.

깨어있는 지금을 최선을 다해 즐길 뿐이다.

“행복하게 죽여주마..♡”

계속된 수감 생활에 단비 같은 자유.

보다 간드러지는 혀놀림으로 우용의 귀를 핥으며 머샤크가 속삭였다.

상어의 골격은 대부분이 연골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던가.

그 특유의 유연한 몸짓으로 우용의 나신을 요염하게 휘감다가 정확히 성기가 맞물리는 지점에 멈춰 섰다.

­파스스스슷!! 파스슷!!

아가미에서 간헐적으로 뿜어져 나오는 최음 가스에 방안은 이미 짙은 보랏빛 연기로 자욱하다.

“후후후…”

여인이 우용의 거대한 자지를 부여잡아 자신의 보지에 겨냥했다.

­쯔르륵…쯔르륵…

한 손에 전부 들어오지 않는 우용의 자지.

그 거대한 크기에 연신 감탄하며 자신의 보짓골에 귀두를 열심히 문댄다.

“잠깐…”

너무 오랫동안 잠들어 있었던 탓일까.

삽입 직전,

뒤늦게 알아차린 위화감에 갑작스레 머샤크가 우뚝 멈춰 섰다.

“어째서지?!”

그러고 보니 이렇게 오랫동안 남자와 대화했던 적이 있었던가.

그러니까.

어째서 이 남자는 멀쩡히 서있을 수 있는 걸까.

“왜 그래? 하던 거 마저 해”

태연자약하게 입을 여는 우용.

안구에 핏발이 잔뜩 서긴 했지만 부릅 뜬 우용의 눈은 똑바로 머샤크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러한 우용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

보통이면 그대로 고꾸라지기 마련이다.

자신의 최음 가스를 한숨이라도 들이킨 남자들은 자지에 경련을 일으키며 픽­하고 쓰러졌고, 언제나 손쉽게 남자들을 따먹어 왔었다.

수천 번의 착정으로 이미 여인의 몸과 머리에 깊숙이 자리 잡은 진리였다.

“네놈…”

그 변하지 않는 진리가 방금 전 깨졌다.

“이게 다야?”

도리어 도발이 날아온다.

“뭐시라…? 이런 건방진…!!”

확실히 머샤크의 최음 가스는 아주 강했다.

여타 마물들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하지만 충분히 버틸 수 있다’

매일같이 마셔온 라비앙 특제 강장제.

막연한 목표를 가지고 무지성으로 마셔온 건 아니었다.

체계적인 훈련에 있어 확고한 목적지는 아주 중요하다.

군단장의 최음 능력과 최대한 유사하게 농도를 재현하는 것.

이것이 강장제 복용의 최종 목표였고, 최근 들어 가까스로 이를 달성해낸 우용이었다.

처음엔 한 방울도 입에 대기 힘들었다.

구역질해가며 계속해서 양과 농도를 늘려갔다.

기체보다 농축된 액체를 하루에 세 잔씩이나 마시던 우용에게 이 정도 최음가스 정도야, 충분히 버틸만했다.

“...그래. 네놈은 좀 달랐지. 허나 이 정도일 줄이야. 세상 참 재밌게 돌아가는군”

자지를 붙잡은 머샤크의 손에서 약간의 떨림이 느껴진다.

말은 태연하게 내뱉어도 내심 당황하지 않을 수 없겠지.

이런 경우는 처음일 테니까.

제 역할을 잃은 최음제는 이제 각성제로 작용한다.

라비앙을 상대하며 소진했던 체력이 다시금 회복되는 느낌.

우용이 괴물처럼 껄떡거리는 자지를 붙잡아 그녀의 수중에서 도로 빼앗았다.

“전부 너 덕분이야"

"무슨 소리지?"

“라비앙. 네가 만들어준 강장제 덕분이라고”

자신을 ‘라비앙’이라고 부르는 우용의 언행에 머샤크가 불쾌하다는 듯 미간을 확 찌푸렸다.

“그 거짓된 년의 이름으로 이 몸을 부르지 마라. 모처럼의 교미건만 기분을 더럽게 하는군”

“틀렸어. 너에게 걸린 주술은 평범한 봉인술이아니야. 자아를 분열 시키는 방식이지. 네 이면에는 라비앙의 모습이 있던 거라고”

“헛소리하지 말거라”

“서로의 기억이 혼동되는 게 증거야. 과거 자유로이 바다를 드나들었던 너희의 기억은 동시에 존재한다고”

우용이 머샤크의 턱을 붙잡아 강제로 눈을 마주하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너도 결국 여자라는 거지”

“뭐, 뭐시라..”

남색의 역안이 당황스러운 듯 파르르 떨렸다.

자신의 얼굴에 손대는 남자는 처음이다.

이 감정은 불쾌함인가?

아니면…

“케흑­!!”

헷갈려 하고 있을 틈은 없었다.

우용이 양손으로 머샤크의 목을 부여잡아 강제로 넘어뜨렸다.

­참방!!

그대로 뒤로 고꾸라지며 우용의 몸에 깔리는 머샤크.

“모질이들이라고 했지? 그 말 취소해라”

군단장을 상대로 낮은 톤의 명령투를 구사하며 무자비하게 자지를 쑤셔 박는다.

­찌그르륵…철썩!

“케헥­♡”

봉인당한 이후 떨어질 일 없었던 살덩어리들이 거대한 남근에 의해 강제적으로 벌어지자, 목이 조여지는 와중에도 신음이 반사적으로 튀어나왔다.

이내 머샤크는 한 번 더 위화감을 느낄 수 있었다.

“크헥­ 싸, 싸지 않는 게냐?!”

“그러니까 그 말 취소하라고”

첫 삽입의 법칙은 더 이상 우용의 발목을 잡을 수 없다.

­처억 척 처벅 처벅

곧바로 시작되는 정상위 박음질.

"켁­ 케헥­♡"

“웨어울프가 있어 이렇게 단련된 몸을 가질 수 있었지. 혹독한 유산소 운동은 발기력을 더욱 강화시켜 주었다."

­철썩 철썩 철썩 철썩

"크헥­ 켁­ 케흑­♡"

"향랑각시는 마물의 신체에 대해 이것저것 알려주었지. 덕분에 진득하게 관찰도 할 수 있었고. 그녀에겐 여러모로 신세를 많이 졌어"

­철썩 철썩 철썩 철썩

"크핫­ 핫­ 카핫­♡"

"거울 도마뱀이 오필리아로 변하지 않았더라면. 서큐버스의 보지로 경각심을 일깨워주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첫 삽입을 공략하는 주술은 완성될 수 없었을 거야"

­철퍽 철썩 참방 참방

"흐케헥­­♡"

"무엇보다. 모든 건 최고의 선생이 있어 가능했지. 그리고 군리가 내게 전달했던 군단장들의 정보는. 지금부터 네년을 강간하는 데 사용될 것이다!"

머샤크의 목을 더욱 강하게 조르며.

우용이 피스톤 강도와 속도를 더욱 높였다.

"어디 한 번 모질이들에게 실컷 당해봐라!!"

"케헥­­♡"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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