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화 〉 입학 테스트(1)
* * *
아침에 일어난 나는 찌뿌드드한 몸을 일으켜 기지개를 쭉 펴고는 부스스한 머리를 대충 정리하고는 여관 밖으로 나섰다.
이미 나의 목표는 정해져있기에 나의 걸음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마왕인 시절에 필수적으로 교육 받는게 제국의 지도를 모두 외워두는 것이였으므로, 이곳이 어디인지만 안다면 아카데미로 가는 길을 찾는 것은 쉬웠기에 나는 지도를 한장 사서 마을을 나섰다.
아카데미로 가는 길은 상당히 멀었지만, 어차피 나는 지치지 않았기에 천천히 걸어 갔다. 아카데미로 가는 길에는 숲이 있었는데, 숲은 관리가 오래 된지 주변에 풀이 듬성듬성 자라고 있었고, 기다란 풀이 내 시야를 방해 했지만 모두 베어 가르며 길을 나섰다.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평화롭고 자유로운 세상에 눈을 감고 미소 지은채 아카데미를 향해 걸어갔다. 그렇게 숲을 느끼며 차분히 걷고있는데 어딘가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이런 곳에서 인기척이 감지 된다면 필시 그건 사람이 아닐 것 이기에, 나는 인기척에 감지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경계하며 인기척이 나는 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숨막히는 긴장감 속에서 얼마나 대치가 이루어졌을까? 마침내 수풀 속에서 오우거가 나타났다.
나타난 오우거는 5미터에 달하는 덩치를 가지고 있었는데 어떻게 여기에 있으면서 들키지 않았는지 의아해 지는 거대한 덩치를 가지고 있었다.오우거는 괴물같은 얼굴을 잔뜩 일그러트리고 입에서는 침이 뚝뚝 떨어뜨린채 눈은 시뻘개진게 너무 굶주려서 그런지 광폭화 상태에 빠져있는거 같았다. 또 하반신은 어디에서 잡은지 모를 가죽을 대충 둘러서 가렸고 손에는 나무를 통째로 뽑은거 같은 거대한 몽둥이를 들고 있었다.
오우거의 추악한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며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니, 오우거는 나약해보이는 내 겉모습을 보고 먹이라 생각했는지 흥분하며 그 거대한 덩치를 쿵쿵거리며 내게 다가왔다.
크어어어!
괴성을 지르며 순식간에 소녀의 앞으로 달려온 오우거가 거대한 몽둥이를 휘두르니, 그 앞에 있는 소녀는 한없이 나약해보여 순식간에 찌부러질거 같았지만, 오우거가 몽둥이를 내리친 자리에 소녀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오우거가 내려친 몽둥이는 허무하게 땅바닥을 내리 쳤을 뿐이였다.
콰앙
"하…, 이제는 이런 돼지까지 상대해줘야 하는거야? 참 마왕으로써의 체면이 말이 아니네."
순식간에 오우거의 뒤로 이동한 나는 손을 앞으로 쭉 뻗어 몸에 있는 마력을 끌어올려 매우 기초적인 마법 매직 미사일 하나만을 시전했다.
일반적이라면 이런 나약한 매직 미사일이 오우거에게 생채기 하나 낼리없으나, 그것을 시전한 것은 한때 최강이라 불렸던 마왕, 아무리 힘이 절반으로 줄어 들었다고는해도 그 힘의 격은 줄어들지 않았다.
순식간에 만들어진 매직 미사일은 매직 미사일이라는 이름이 걸맞지 않게 엄청난 힘의 파동을 자랑했다. 칠흑같이 검은 구는 공중에 둥둥 떠다녀 그 파장만으로도 공기를 덜덜 떨리게 하였다. 음산한 빛의 검은색 마력구에서 바람이 휘몰아치며 점점 더 커져 갔다.
오우거는 본능적으로 그 매직 미사일이 위험하다고 느꼈는지 괴성을 지르며 허겁지겁 뒤로 도망쳤으나 이미 늦었다.
"잘가라 돼지야. "
어느새 내 몸만 해진 매직 미사일은 공기저항을 뚫고 엄청난 속도로 오우거에게 날아갔다. 오우거는 힘의 파동을 느꼈는지 겁에 질려 뒤를 돌아 보았으나, 자신에게 다가오는 검은 색 구를 바라 본 것이 오우거가 마지막으로 기억한 생의 기억이였다.
콰아아아아앙—!
이윽고 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나 시야를 가렸으나, 바람을 일으켜 모든 먼지를 날려 버렸다. 한때 오우거가 살아 숨쉬던 그곳에 더 이상 오우거의 흔적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었다.
남들이 보면 믿지 못할 상황에 현실인지 아닌지 의심할정도의 엄청난 일을 태연하게 일으켰으나, 나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역시 마력이 5할이나 줄어든 것은 큰가 매직 미사일 까지 써야 하다니."
원래 마왕의 힘이라면 매직 미사일 같이 거추장스러운 마법을 시전할 필요도 없이 마왕이 마기를 일으킨 것 만으로도 오우거는 격을 받아 들이지 못해 터져나갔어야 했으나, 힘이 5할이나 줄어들고 몸이 여인으로 변한것의 영향인지 몸에 적응을 하지 못해 심각하게 약해졌다.
"이정도면..본신이 가지고 있던 힘의 3할 정도려나.."
나도 참 약해졌다고 생각하며 서둘러 강해져야 겠다고 다짐했다.
음? 신세한탄을 한것도 잠시 오우거가 사라진 곳에 미약한 검은 색 기운이 느껴지더니 내 몸으로 훅 들어왔다.
"이것은..마기? 뭐지? 마력이 늘어났잖아?"
"마물을 잡으면 마력이 늘어나는 건가? 비록 강해진 힘은 미약하지만..이건 좋은걸?"
무슨 원리로 마물을 잡으면 내 힘이 강해지는 이유는 모르겠으나, 아무렴 좋은게 좋은 거라고 생각했다. 뜻밖의 수확에 나름 만족하며 다시 길을 나섰다. 아카데미로 가는 길은 알고있으니 그냥 텔레포트 마법을 쓰면 순식간에 아카데미가 있는 제국의 수도 아르엔으로 도착할 수 있으나, 한적한 숲의 운치를 느끼며 걸어가는 것도 만족스럽기에, 나는 천천히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끼며 걸어갔다.
평화로운 분위기를 즐기며 천천히 걷고 있자니 차츰차츰 해가 지더니 순식간에 날이 어둑해졌다. 나는 여기서 야영을 하기 위해 대충 자리를 정하고는 마력을 일으켰다.
"아공간."
아공간은 9써클 마법인데 마력을 일으켜서 공간을 비튼다음 그 공간에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마법을 말한다. 이곳에는 시간도 멈춰 있으니 물건을 보관하기에 최적화 된 장소라고 할 수 있겠다. 나는 태연히 검은색 균열에 손을 집어 넣어 뒤적뒤적 거렸다.
"아! 여기 있네."
아공간에 들어있는 육포를 꺼내 질겅질겅 씹고는, 마력으로 불을 일으켰다. 다음으로 마력을 방출해서 의자 형태로 만든 다음 앉았다.
숲은 어둑해져 따스한 낮과 다르게 어두워서 마치 어두컴컴한 그림자가 모닥불을 침범해 내 구역을 침범하려는 같다.
서늘한 밤공기와 고요한 분위기를 즐기며 육포를 질겅질겅 씹어먹고는 마력을 일으켜 침대와 이불, 베개를 조형했다.
다른 사람이 보았다면 경악할 일이였다. 애초에 인간사회의 보통 상식은 마력은 몸의 신체를 강화하거나 마법의 현상을 일으키는 현상이지 저렇게 자유자재로 뽑아내어 형태를 조작할 수 없기 떄문이다.
이는 마왕이 태생부터 엄청난 마나 감응을 타고 났기 때문인데 그 감응은 드래곤조차 하룻강아지로 만들 정도의 엄청난 능력이였기에 이정도는 마왕에게 있어 당연한 일이였다. 또한 아무리 운용이 뛰어나더라도 나처럼 할 수는 없다. 허나 나는 기운을 운용하는 것에 엄청난 이득을 주는 고유능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나에게는 매우 손쉬운 일이였다.
고유능력이 무엇인가 하면, 나중에 설명해 주겠다.
참고로 마나는 모든 힘의 원천을 말한다. 그러니까 마나를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채내에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가공하여 마력, 오러, 마기로 성질에 따라 바뀌어 사용되는 것이다. 엄밀히 따지면 마기는 다르긴한데…, 그냥 그러려니 하기로 했다.
나는 클린마법을 사용해서 몸의 노폐물을 제거한 다음에 마력을 단단히 꼬아서 결계를 만들고는 마력으로 만든 침대에 몸을 누웠다.
마력으로 조형한 침대는 내 마력의 색을 따라 검은 색 이였는데, 이게 모닥불의 빛이 일렁거리며 더욱 멋있는 느낌이 들어 매우 만족스러웠다. 나는 음음, 하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침대에 누웠다.
내가 눕자마자 어찌나 푹신한지 내 몸을 따라 침대가 쑤욱 들어갔다가 나오며, 내게 편안한 안정감을 주었다. 따스한 이불 속과 대비되는 서늘한 밤공기를 기분 좋게 맞으며, 나는 천천히 잠에 빠져 들었다.
***
세상 모르게 자고 일어난 나는 몸을 쭉펴고 아으으으…!하며 기지개를 펴고는 옷에 주름 잡은 것을 쫙 펴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마력으로 조형한 침대는 마력의 구조를 해체하여 치우고는 다시 길을 나섰다. 침대에서 벗어나기가 매우 힘들었지만, 눈물을 머금고는 일어나 아르엔으로 향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마침내 제국의 수도 아르엔에 도착했다.
아르엔은 과연 제국의 수도라는 것이 거짓말이 아닌지 매우 컸는데, 어찌나 큰지 성벽의 양 끝으로, 끝이 보이지 않았다. 또한 성문으로 들어가기 위한 줄이 매우 길었는데, 그 줄이 너무나도 길어서, 저기 서서 기다리는게 매우 귀찮았으나, 어쩔 수 없이 줄을 섰다.
다행히도 줄을 서는 동안, 로브를 푹 써서 그런지는 몰라도, 어이 아가씨 라고 내게 작업을 걸어보려는 느끼한 녀석이 없어서 매우 다행이였다.
얼마나 줄을 기다렸을까? 이윽고 내 앞의 줄이 모두 줄어든 것을 확인 하고는 병사가 있는 성문으로 향했다.
내가 성문앞에 도착하자 한 병사가 나와 내게 말을 걸었다.
병사는 과연 수도라 그런지는 몰라도 튼튼한 갑옷과 창을 들고 있었다. 보통 갑옷을 입으면 검이 국룰이 아닌가 싶었지만, 그러려니 했다.
"신분증을 제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어..나 그런거 없는데.
"혹시 신분증 없이 보내 주시면 안되나요? 꼭 들어가야 하는데…."
"신분증이 없으면 안됩니다. 줄이 밀리니 신분증을 발급 받고 오십시오."
실패했다.
아니 신분증이 없으면 들어가질 못하는데, 신분증을 만들려면 성문을 통과해 수도로 들어가야 한다. 이 과연 무슨 부조리인가 싶어 절로 한탄이 나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게 경력있는 신입인가?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러면 뭐 별일 있겠는가, 몰래 들어 가야지. 음음, 나는 분명 정당하게 들어가려 했다. 막은 건 저들이니 나는 아무 잘못 없는 것이다. 나는 합리화를 하고는, 줄에서 벗어나 사람이 안보이는 숲속에 도착했다. 아무도 보지 않는 숲속에서, 나는 마력을 끌어 올리며 조용히 읊조렸다.
"텔레포트."
마력이 쑥 빠져나가는 감각을 느끼며 주변을 둘러보니 이미 제국의 수도 아르엔에 들어와있었다.
뭐 이정도는 간단하지. 나는 가볍게 자화자찬을 하고는 반짝이는 눈으로 아르엔을 두리번 거렸다. 과연 수도라는 말은 거짓말이 아닌지, 도로는 반짝반짝 거려 매우 넓었고, 사람이 가득해 활기가 넘쳤다. 아이들은 모두 밝은 표정 이였고, 옷에는 윤기가 좌르르 흘렀다.
삭막한 풍경이였던 마경과는 너무나도 비교가 되는 모습에, 나는 살짝 미소가 흘러 나왔다. 따뜻한 분위기가 내 마음에 동화된걸까? 나도 내가 왜 웃음을 흘렸는지 갸웃하며, 도시를 거닐었다.
우선 여관을 잡아야 했기에, 나는 여러 행인에게 가장 좋은 여관을 물어 봤다. 모두가 한 여관을 가르키기에 나는 살짝 기대하며 여관으로 향했다. 내가 도착한 여관은 사람이 매우 많았는데, 그 사람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크기가 컸다.
반짝거리고 튼튼한 탁자와 윤기가 좌르르흐르는 음식들, 넓고 편안한 숙소를 보니 왜 추천을 했는지 알 정도 였다. 가격은 2실버였는데, 상당히 비쌌으나, 어차피 아공간에 썩어도는게 금화이기에 별로 걱정은 안됐다.
여관을 잡은 나는 아카데미에 들어가기 위해 아카데미로 향했다.
카리안 아카데미가 제국 최고의 아카데미라는 명성은 헛된게 아니였는지 어마어마하게 거대했다. 그 크기는 한눈으로는 가늠이 되지 않을정도로 넓었으며 오죽하면 황성에 비견될 정도로 컸다. 도대체 왜 이렇게 아카데미를 넓게 지었는지, 웅장한 건축물을 보고 있으니, 절로 감탄이 나왔다.
저 정도 건물을 지으려면 얼마를 써야 하는지…, 나는 차마 상상할 수 없었다.
나는 아카데미에 입학을 하기 위해 신청서를 어디서 써야 하나 두리번 거리니, 저기서 생도들이 줄지어 서있는게 보였다. 저기가 신청서인가 보다 라고 생각한 나는 그 줄에 따라 섰다.
"와 진짜 크다. 여기가 우리가 들어갈 곳이라니."
"그러니까 가슴이 웅장해진다."
생도들은 자신들이 입학 시험을 치를 아카데미의 웅장한 모습을 보고는 절로 감탄하며 서로 중얼 거렸다.
카리안 아카데미는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그저 실력을 볼 뿐이다. 그러니 평민도 이렇게 시험을 보고 실력이 있으면 들어 갈 수 있다. 그러므로 나도 이렇게 신분이 없어도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도대체 왜 보안이 이렇게 허술한가 싶었는데, 아카데미에 들어 올 때 악한 마음을 품은 자는 신청서에 글자가 써지지 않는 다는 소리를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줄이 모두 줄어 내 차례가 됐기에, 카운터에 가자 상담원으로 보이는 여성이 힐끗 나를 보고는 서류를 내밀며 입을 열었다.
"아카데미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이 서류를 작성해주시고요, 앞으로 3일 뒤에 아카데미 입학 테스트를 할 예정입니다. 아카데미의 입학테스트 결과에 따라 반이 배정되며 기준이 미달되면 아카데미 입학을 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3일뒤에 입학테스트인가, 상담원이 해준 말을 속으로 곱씹으며 서류를 적기위해 서류를 살펴보니 이름, 신분, 성별 등등 개인정보를 적는 칸이 있었다.
이름.. 이름이라 내가 마왕인 시절 쓰는 이름은 쓰면 안되겠지 내가 여자인 상태에서 별로 안 어울리는 이름이기도 하고 이미 마왕 칼리엘의 이름은 널리 퍼져있기에 쓸데없는 의심을 받을 수도있다. 뭐 마왕이 여자라고 생각하기야 하겠냐마는 그래도 혹시 귀찮은 일에 휘말릴 수 있으니까.
어떤 이름으로 할까.. 고민 하고는 문득 떠오른 이름을 적었다.
마침내 서류를 작성하고는 내가 작성한 서류를 살펴보았다.
이름: 피아나
나이: 17
신분: 평민
성별: 여
음음, 만족스럽군. 내가 작성한 서류를 상담원에게 건네주고는 여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입학테스트라.. 굳이 힘을 숨길 필요는 없겠지? 내가 여기서 힘을 모두 이끌어낸다 해도 딱히 문제될 이유도 없고 설마 누가 내가 마왕이라고 생각하겠어. 또 내 목적은 용사파티에 들어가는 것이 목적이니 힘을 모두 끌어내 인지도를 이끌어 내는게 좋겠어.
사실은 엑스트라마냥 구석에 쳐박혀 찌질하게 있는 것은 내 성격에 안 맞았을 뿐이지만 좋은게 좋은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입학테스트부터 화려하게 질러야 겠지?
3일뒤에 일어날 입학테스트에서 즐거운 일이 일어날거 같다는 생각에 미소를 지으며 여관으로 들뜬 발걸음을 옮겼다.
여관에 도착하고 3일동안은 바뀐 나의 몸에 완벽히 적응하기 위해 열심히 운동하거나 마력을 미세하게 조작하는 연습을 했다.
마침내 입학테스트 당일 나는 내 몸을 관조하고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내 몸에 다 적응했네, 으음, 본신에 비하면 힘은 5할 정도인가? 아직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뭐 이정도면 충분하지."
나는 앞으로 일어날 일이 기대되어 해맑게 웃으며 여관을 나서 입학 테스트를 치루기 위해 아카데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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