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소녀가 된 마왕님-7화 (7/35)

〈 7화 〉 반배정(2)

* * *

나는 아카데미에 가기 위해 아카데미에서 입학 테스트를 하면 주는 생도 복으로 갈아입었다. 생도복은 검은색 와이셔츠에 하얀 배경으로 금테를 두른 자켓, 그리고 마찬가지로 하얀 바탕에 금테를 두른 치마를 입고는 목에 빨간색 리본까지 매었다.

난생 처음 입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치마를 입으니 되게 어색해지고 성 정체성에 혼란이 오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남자인가? 여자인가? 몸은 여자지만 정신은 남자이니 정신을 따라 남자인것이 맞는 것인가? 아니면 몸이 여자니 정신도 따라간다고 하여 여자인가? 새삼스럽게 여자가 된것이 체감되어 혼란스러웠지다.

마왕일때는 이런 쓰잘데기 없는 상상은 하지 않았는데 몸이 바뀌어 정신도 따라간 것일까?

정신은 몸을 따라간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머릿속에서 복잡하게 떠오르는 생각들을 고개를 휙휙 저어 털어내고는 문을 열고 아카데미로 향했다.

아카데미에 들어오니 생도들이 전광판에 모여 웅성거리고 있었다. 저기가 자신의 반배정을 보는 곳인가? 그리 생각하고는 생도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보니 과연, 반배정을 보는곳이 맞았다.

여러 이름들이 수없이 적혀있는 곳에서 고개를 휙휙 저어 나의 이름을 찾으니 저 맨 위에 내 이름이 있었다.

'G반 피아나'

역시 G반인가.

아카데미에서는 생도들의 성적에 따라 반이 나뉘어졌는데 그 등급은 이렇다. 가장 낮은 수준 부터 B반 소드 비기너에 B를 따서 B반이다. 그 다음은 E반 역시 소드 익스퍼트에서 따왔다. 그 다음은 소드 마스터에서 따와서 M반 마지막으로 최상위권 생도들이 모인다는 소드 그랜드 마스터에 따와서 G반. 따라서 나는 G반이다.

음음, 고개를 끄덕이고는 몸을 돌려 내가 앞으로 함께 할 반으로 향했다. 아카데미의 부지는 예전에 말했듯이 정말 넓었다. 어느정도냐면 끝에서 끝까지 걸어서만 도착하려면 5시간은 걸리니 말을 다한 셈이다. 넓디 넓은 아카데미 부지를 돌아다니며 마침내 G반에 도착했다.

G반은 특별 취급 받는지 한 건물안에 B, E, M 반이 모두 모여있는 반면에 G반은 한 건물을 통째로 사용하고 있었다. 하얀색 바탕에 푸른색으로 꾸며져 있는 조형미가 있는 건물이였다. 이 건물에는 양호실, 마도구 실험실, 대련장, 환상 훈련장 등등 별에 별 용도의 방이 가득 있었다.

바닥이 대리석으로 마감된 건물 내부로 들어가서 건물 밖과 마찬가지로 하얀색에 파란색으로 꾸며진 문을 여니 반에 30여명 정도가 이미 앉아 있었다.

교실을 스윽 둘러보고는 하나 남아있는 빈자리가 보였다.

그런데 그 옆 자리에 익숙한 빨간색 뒤통수가 보였다.

레이나 였다.

'흐응, 레이나라.. 나쁘지 않은걸.'

레이나의 옆자리에 가 앉으니 레이나가 내 쪽을 보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 모습이 귀여워 쿡쿡 웃고는 생긋 미소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안녕 또 만났네? 다시 소개할게 피아나라고 해."

"응,어,,응? 아! 나도 만나서 반가워 레이나야!"

레이나는 당황한듯 어버버 거리더니 활기차게 말했다.

"너 엄청 강하더라 어떻게 나랑 같은 나이인데 이렇게 강한거야?"

"후후, 재능이라고 할까?"

"우와. 재수없어, 다른 사람이 나를 보고 이렇게 느꼈을까."

쿠쿡, 나와 레이나가 서로 마주보며 동시에 웃었다. 또래와 얘기를 나누며 서로 감정을 공유하는 게 처음이다 보니 별 이야기 안하는데도 굉장히 설렜다. 이래서 다들 친구를 만드는 걸까? 인간들이 왜 그렇게 대화를 좋아하는지 알거 같기도 하다.

레이나랑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앞문이 열리고 날카로운 인상의 갈색 머리칼 사내가 당당한 걸음걸이로 들어왔다.

사내는 뚜벅뚜벅 교탁까지 걸어가더니 출석부를 탁 내려놓으며 말했다.

"모두 반갑다. 이미 다들 나를 많이 봐서 알고 있겠지만, 다시 한번 소개 하도록 하지 검술담당 교수 케인이다."

그는 그리말하고는 교실을 스윽 둘러보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고는 눈을 빛냈다.

왜 저러지 싶어 고개를 갸웃거리니 그가 말을 이었다.

"오늘은 첫 수업이니 아카데미에서 주의해야 될 상황을 말하겠다. 일단 아카데미에 들어오면 모두가 신분에 상관없이 평등하다. 평민, 귀족, 황실, 이 곳에서는 그런것은 모두 소용없다. 단지 모두 한명의 생도일 뿐이다. 기억하도록. 아카데미에 들어오면 모두 기숙사가 배정된다."

"기숙사의 크기나 가구, 시설등등은 아카데미의 순위에 따라 결정되며 너희들은 모두 상위 30등이니 어지간한 귀족의 방 정도는 뺨을 후려치고도 남을거다. 특히 상위 8명 피아나, 레이나, 아를레아, 루데나, 벨리엘, 아리샤, 스텔라, 라이온은 더 특별한 방을 줄거니 기대하도록."

"또 한가지 기숙사에서는 남자 기숙사 여자 기숙사가 따로 있다. 기숙사에서는 감시 선생님이 철저히 감시하고 있으니 혹여라도 서로 이성의 기숙사에 침입할 생각은 미리 접는 것을 추천하지. 또한 아카데미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돈은 오직 포인트다."

"포인트는 자신의 랭크에 따라 다르게 지급되며 포인트로 음식, 옷, 마도구 등등 여러가지 살 수 있으니 잘 생각해서 쓰도록. 랭크와 포인트는 대결에 따라 올릴 수 있다. 하지만 100위권 이상의 차이나는 생도에게는 싸움을 걸지 못하고 한학기에 3번만 싸울 수 있으니 신중하게 생각하길 바라지."

"그러면 필요한 말은 모두 전한거 같고. 오늘은 간단한 실전 테스트를 하도록 하지 모두 밖으로 나와라."

그는 그리 말하고는 발걸음을 돌려 교실을 나갔다.

"피아나 같이 가자."

"좋아."

나도 이미 나가는 생도들을 레이나와 함께 따라갔다.

교실을 나서서 우리가 향한 곳은 흰색의 단단해보이는 재질을 가진 훈련실이였다. 훈련실은 매우 넓었고 곳곳에 링 처럼 바닥이 네모 모양으로 솓아나 있었다.

왜 이곳에 와있는 것인지 의아해 하는 와중에 마치 그렇게 생각할줄 알았다는 듯이 케인이 말했다.

"이곳은 환상 마법진이 그러져 있는 훈련실이다. 대련장 위로 올라가면 각자의 실력에 맞는 괴물이 나오지, 그것을 상대로 해서 이기면 된다. 참 간단하겠지? 그러면 스텔라부터 나와라."

그는 말은 참 쉽게 하고 있지만 그가 말하는 것은 절대 쉬운것이 아니였다. 자신과 비슷한 실력의 괴물을 상대하는 것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자신의 전력을 다 해야하는 것인데 이제 막 생도가 된 애들이 긴장하지 않고 침착하게 자신의 실력을 모두 드러내는 것은 보통이 아니였다.

스텔라는 그의 말에 당당한 보폭으로 마법진 위에 올라갔다. 마법진에서 빛이 일어나고 스텔라는 살포시 눈을 감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마법진이 파란색으로 빛나며 스텔라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는 다시 돌아와 줄을 섰다.

"보시다시피 괴물을 상대로 승리하였다면 마법진이 파란색으로, 실패했다면 빨간색으로 빛난다. 다음 나와라."

그에 생도들이 그가 호명하는 말에 따라 환상 마법진위에 올라갔다. 대부분의 일반 생도들은 실패하여 화들짝 놀라 비명을 지르거나, 목을 잡고는 꺽꺽 대며 기절하거나, 숨을 크게 헛들이키는 등 여러가지 증상을 보여줬다. 아마도 환상 마법진에서 괴물과의 싸움에 실패하여 목숨을 잃은 것이겠지.

"다음은 피아나 나와라."

그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내게 향했다. 그들이 내게 향하는 시선은 다양했는데 경외, 질투, 분노, 성욕 등등 매우 다양했다. 그들의 감정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내며 나는 당당한 걸음으로 마법진위에 올라갔다.

잠시 눈을 감고있자니 마법진이 발동되지 않아 당황해서 잘 생각해보니 이 마법진은 나보다 수준이 낮아 내가 가진 정신력이 환상에 당하지 않도록 무의식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것 이였다.

깨달음을 얻은 나는 황급히 환상 마법진을 받아 들이겠다고 생각하자, 나의 무의식적 방어 기제가 풀리는 것이 느껴지며 환상 마법진으로 인해 어딘가로 이동되는 것 같은 감각을 느꼈다.

살포시 눈을 떠보니 광활한 평지에 하늘은 붉게 물들어 어둠침침한 분위기를 연상시켰으며 대지는 검게 물들어있었다. 생소한 느낌에 주변을 두리번 거리니 저 앞에 거대한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은 대략 20m 정도의 크기를 자랑했으며 땅에 닿아있는 네개의 발에는 거대한 발톱이 날카롭게 솟아있었으며 꼬리는 매우 시뻘건 색을 자랑했다. 등에는 거대한 한쌍의 적색의 날개가 활짝 펼쳐져 있었으며 몸 전체에는 적색 비늘로 둘러 쌓여 있었다. 두 눈은 파충류 처럼 쭉 찢어져 날 노려보고 있었으며, 입안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번쩍 거리고 있었다.

그래. 내 상대는 드래곤 이였다.

크롸롸롸

드래곤은 커다랗게 울부 짖으며 날개를 활짝 피고는 하늘로 날아 올랐다. 그리고 입을 쩍 벌리며 파괴적인 적색의 에너지를 모았다.

드래곤 브레스.

드래곤의 대표적인 기술이였다.

눈 앞에 나타난 드래곤에 나는 크게 흥분했음을 느꼈다. 어찌 흥분하지 않겠는가? 드래곤. 모든 종족의 최강의 생명체. 마나의 지배자. 드래곤은 그 어떠한 생물도 사용하지 못하는 마나를 그대로 사용했으며 드래곤이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영창도 필요없이 마법을 쓸 수 있었다. 그리고 엄청난 마법 저항력과 물리 저항력, 인간을 아득히 뛰어 넘는 수명 등등 그야 말로 최강의 생명체라고 불리는 것이 아깝지 않은 생물인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내 눈 앞에 드래곤이 있다.

그에 매우 큰 기쁨을 느끼며 나는 오랜만에 모든 힘을 끌어올렸다. 몸에서 피어오르는 폭발적인 기세를 느끼며 어느덧 드래곤이 준비가 다 되었는지 브레스를 발사했다.

이에 나는 양손을 쭉 뻗으며 외쳤다.

[헬파이어] x 10

내 손 앞에서 폭발적인 기운이 치솟아 오르며 내가 쏘아낸 검은색 불덩어리와 드래곤이 쏘아낸 적색 불덩어리가 마주쳤다.

콰아아아아앙

구름이 흩어지고, 나무가 부서지며, 공간을 일그러 트릴 정도의 거대한 힘이 충돌했다. 충돌한 두 힘은 충돌하자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고는 사그라 들었다.

눈앞에 드래곤의 거대한 눈동자에 당황이 담긴 것을 보았다.

"아.. 역시 너무 오랜만이야. 내가 전력을 다한 게. 짜릿해. 신나. 재밌어."

정말, 정말, 정말 오랜만에 전력을 다하여 상대와 싸우고 있다는 것에 큰 쾌감을 느꼈다. 그동안 얼마나 지루했던가? 옛날에는 그래도 힘이 약했기에 이렇게 치열하게 싸울 수 있었지만 마왕으로 이루어 낼 수 있는 경지에서 끝을 도달한 내게는 더 이상의 적수는 존재하지 않았다. 어느 누구와 싸워도 누가 이길지도 모르는 싸움 속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는 느낌은 잊은지 오래였다.

그러나 지금.

두근두근.

내 심장은 거세게 뛰고 있었다.

나는 활짝 미소를 짓고는 마력을 꼬으고 꼬아 묵빛의 장검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는 검에 소드 마스터의 상징인 검은색 검강을 덧 씌웠으며 그랜드 마스터의 상징인 의념 담았다.

나의 의념은 절단.

내 앞을 가로 막는 모든 것을 베는 것.

그것이 내가 가진 의념이였다.

간절히 생각하는 나의 의념은 마침내 검에 깃들어 힘을 발위해 하나의 '권능'이 되었다.

나의 권능 [절단] 그것은 단순히 벤다는 개념이 아니다. 그것은 공간 마저 베어낼 수 있었다.

나는 나에게 비상하며 빠르게 활공해서 나를 덮치려는 드래곤을 보며 생긋 미소 지었다.

몸에 불필요한 움직임을 멈춘다. 검을 한손으로 가볍게 말아쥐고는 다리를 뒤로 한발짝 빼며 자세를 잡았다.

아직.

더.

조금만 더.

마침내 최적화된 타이밍에 나는 검을 드래곤으로 향하여 가볍게 사선으로 내리 그었다.

서걱.

내가 가볍게 벤 일격으로 하여금 나의 의념은 세계에 닿아 공간을. 더 나아가 이 세계를 이루고 있는 환상을 베었다.

내가 베어낸 검격으로 인하여 생긴 검은색으로 길게 이어진 균열으로 하여금 세상이 어긋났다.

쩌적.

어긋난 부분 부터 점차 무너져 내려가는 세상속에서, 나는 눈을 지그시 감고는 조금 뒤 세계가 완전히 무너져 내린 것을 느끼며 차분히 눈을 떴다.

더 이상 내 앞에 환상으로 이루어진 세계는 존재하지 않았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