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탑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41화 (41/87)

〈 41화 〉 시너지는 환상적!

* * *

힘의 종류와 경지를 막론하고,

반드시.

모든 능력자는 마력이 없는 일반인들에게 이능(??)을 들켜서는 안 된다.

그들을 상대로 능력을 사용하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 그것이 설령 비밀리에 이뤄지는 것이더라도 그러하다.

이것은 불문율 같은 것이 아니다.

모든 능력자가 힘을 내려받으면서 함께 부여받은 절대적인 법칙. 만약 이를 어긴다면 초월을 목전에 둔 능력자일지라도 목숨을 잃게 된다.

그래서 능력자들은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격리되는 길을 택했다. 은폐의 능력은 그나마 제한이 없는 편이었기에 그를 이용한 결계를 펼쳐냈다.

마탑은 세계 각지에 세운 탑을 중심으로 그들만의 영역을 구축했고,

길드는 결계를 펼쳐 가릴 것은 가리되 사업체로 위장하여 사회에 녹아났다.

그리고, 무신궁(???)은 다른 두 단체가 온 세상에 영역을 구축하는 와중에도 오직 중국에만 결계를 펼쳐냈다.

이는 그들이 얌전하고, 소박하다는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제 분수를 안다는 의미도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어떤 누구보다도 훨씬 『탐욕적』이고 『폭력적』으로──

중국 전역(??)에.

──무인(?人)들의 낙원을 구축했다.

하남 이면(?)의 거성. 수많은 전각 가운데 어느 곳보다 거대한 궁전은 금장식과 사치품이 전혀 없었고, 수수하기만 했다. 그 현판에는 『대망(大?)』이라 적혀 있었다.

“궁주(??). 흉수의 신원이 확인되었습니다.”

전령은 대전에 부복하여 지난주 중원 곳곳에서 학살을 일으켰던 혈사자(血?者) 혹은 혈마(血?)라 불리는 자에 대해 읊었다.

그러나 그 흉수는 명성이 워낙 높은 자라 따로 설명을 듣지 않아도 대궐의 사람들 전부가 그녀에 대해 알았다.

그것은 궁주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는 가만히 듣고 있다가 돌연 손을 내저었다.

전령은 움직이던 입과 턱을 멈추고는 이내 고개를 숙였다.

옥좌에 앉아 있던 궁주는 따분한 표정으로 측근에게 물었다.

“회신은 왔는가.”

“예, 유물을 하루빨리 보내 달라는 연락만 십수 번입니다.”

“그 자에게 이리 전하도록. 오랜만에 마경(??)에 함께 들어가 서로의 무력을 비교해보자고. 만약 그 행사가 성사된다면 곧바로 유물을 주겠다고 전하게.”

서로가 영락을 피하고자 바삐 살았고, 서로를 등한시하였으나 그래도 종말에 이르기 전, 한 번쯤은 만나야 하지 않겠느냐고.

신하는 제 주인이 하는 말들을 모두 두루마리에 옮겨적었다.

그 내용은 명만 떨어진다면 마탑의 첩자에게 곧바로 전달될 터였다.

그러다가 궁주는 문득 장난스럽게 입꼬리를 올리며 덧붙였다.

“아, 그리고, 하나 더 알리도록. 최근 계집의 재롱 덕분에 본좌가 제법 흥이 올라 있다고. 만약 제 죄를 뉘우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 몸소 행동하는 수밖에 없노라고.”

──전쟁(戰?).

그것을 입에 담은 궁주의 얼굴이 꽤나 즐거워 보였다.

사실 그는 골방 마법사들이 자신들과 함께 마경에 들어가건, 계집이 직접 찾아와 사죄를 청하건 그와 상관없이 이미 전쟁을 일으킬 생각이었다.

그는 이내 눈을 감고, 곧 마주하게 될 나날들을 상상했다.

‘참 두렵고도 기대되는구나…….’

영락을 피하기 위해

영락시키는

전쟁의 때가 머지않았다…….

* * *

“때가 왔도다! 그때가 왔도다!”

나는 외쳤다.

그래! 바로 출근의 때가 온 것이라고!

아아! 출근 시간이다!

어느덧 주말이 지나고, 직장인의 월요일에 이르렀지만 내게 ‘월요병’이라는 심란하기 그지없는 불치병은 찾아오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일하고 싶다!

새로운 직장…, 이라기보다는 새로운 사무실에서 일하고 싶어!

그동안 박해받았던 나의 찬란한 재능을 직장에 보여주는 거야!

거기에 유능하고 친숙한 파트너까지 함께라니 얼마나 완벽한가!

무엇보다도 이리엔과 함께 일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대충 지금 느끼고 있는 환희의 10할 정도는 차지했다.

“흐흐흐흐! 하하하하하하하핫!”

도저히 입꼬리가 내려가지 않는다. 아침 햇살이, 거리를 거니는 인파가, 눈에 들어오는 중세 서양의 양식과 현대 조선의 양식이 어우러진 건물들이, 그냥 느껴지는 모든 것들이 너무나도 반갑다.

‘이렇게 달릴 수 있는 멀쩡한 다리가 있고! 숨을 멀쩡히 내쉴 수 있고! 전혀 아프지 않고! 도대체 지금까지 뭐가 문제였던 거냐! 진우야아아아아!!!’

그래,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야!

라는 새삼스러운 생각과 뇌 내의 과도하게 분비되는 엔도르핀을 함께 느끼는 것이었다.

“흐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참으로 즐거운 출근길이다.

띠링─!

그렇게 웃다 보니 어느새 연금부가 자리한 층에 도착했다.

끼리리릭─ 승강기의 문이 열리자마자 눈앞에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요오오오!! 마이 파트너! 주말 동안 안녕하셨는가아아아!!!”

“요! 안녕했습니다!”

나의 과장된 리액션에 신혜영은 싱긋 웃으며 호응해주었다.

아아!

감동!

이걸 호응해줘?

나는 넘쳐흐르는 기쁨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왠지 시작이 좋은 날이다.

…….

“작전의 골자는 아주 간단합니다!”

신혜영이 책상을 내리쳤다.

오늘 개인 연구실을 빌린 터라 무슨 깽판을 치더라도 별문제가 되지 않았다.

뭐, 사실 깽판을 치기보다는 경이로운 역사를 써낼 테지만.

그래! 우리는 그 역사를 써내기 위해 레스토랑에서 식사한 날, 따로 자리를 가지면서 미리 계획까지 짜놨다.

‘어째서인지 유한나 씨가 그 이후로 무척이나 뿔이 났지만…….’

아무튼, 만약 나의 황금(?)과 그녀의 지혜(??)가 만난다면!

“……분명 진리의 문까지도 열 수 있겠지.”

참고로 오늘 나의 목표는 현자의 돌이었다.

“자, 진우 씨. 상점창을 여세요……!”

“라져……!”

띠링─!

[ 상점창을 개방합니다! ]

자, 우리의 계획은 아주 간단하다.

우선 구매와 판매만으로 마진율 최소 20프로 확정인 내가 연금술 재료를 전담한다!

거금을 쏟아부어 구매한다!

“자, 나는 최상급 마력초 100뿌리를 추가로 구매한다! 드로우!”

샤랄랄라─!

섬광이 번쩍이더니 푸른 꽃이 피어난 풀 무더기가 책상 위에 생겨났다.

그 이후로도 나는 신혜영에게 받은 구매리스트에 적힌 모든 재료를 구매했다!

단 한 가지를 만드는 데 드는 재료의 가짓수만 무려 수십 가지!

“혜영아! 그다음은 네게 맡기마!”

“후훗, 걱정은 붙들어 매시죠!”

금발 적안의 마녀…, 아니, 연금술사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항아리에 내가 사놓은 모든 재료를 쏟아 넣었다!

보글보글─!

한순간에 황금색으로 변했다가 갈색으로 변했다가 보라색으로 변했다가 아주 야단법석을 피우는 용액이 되었다.

“……이거 제대로 한 거 맞지?”

“에, 저 못 믿으세요?”

“아니…, 그럴 리가.”

그래!

우리의 시너지는 분명 환상적!

나의 금력(力)과 마이 파트너 신혜영의 연금술(?)이 만났으니!

필연적으로 환상적인 결과물이 나올 것이 분명했……!

띠링─!

[ 합성에 실패했습니다. ]

“……에엑?”

새로운 노가다의 시작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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