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모스크바의 여명-73화 (73/1,277)

##  73화

피아노 재활은 2시간 동안 계속되었다.

2주일 만에 손을 쓰게 된 것치고는 꽤 오랜 시간 연습을 한 것이지만 중간중간 휴식을 취한 시간도 길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연습에 투자할 수 있었던 시간은 훨씬 짧았다.

그 동안 난 내 상태를 파악했다.

손마디는 뻣뻣해져 있었고 느려졌다. 오랜 시간 동안 손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심각하진 않았다. 난 며칠만 준다면 이전의 테크닉을 온전히 되찾을 수 있으리란 확신이 있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손이 느려진 것과 별개로 손끝이 더 예민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찌 된 일인진 모르겠지만 이전까지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손끝을 통해 그대로 전해졌다.

처음엔 착각인가 싶었다. 환각 같은 것일 수도 있었다.

실제로 존재하고 내가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닌, 환각. 종종 사람은 상상력으로 감각을 속이기도 한다.

그래서 난 2시간 동안 손을 풀며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인지 파악하기 위해 신경을 기울였다.

“…….”

결론적으로, 내가 미친 것 같진 않았다.

눈을 감고 집중해서 건반을 눌러 보았다. 건반과 해머 사이의 구조에서, 결코 느낄 수 없었던 움직임이 그대로 느껴졌다.

손가락을 건반에 붙이고 그대로 해머의 무게를 가늠할 수도 있었다.

아주 익숙한 느낌이다.

이전의 난 당연하다는 듯이 이러한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몸으론 절대 느낄 수 없다고 포기했었으나, 지금 다시 느껴졌다.

건반만으로 강약을 가늠하는 것과 해머의 무게를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이야기였다.

느껴지는 대로 정확하게 건반을 터치했다. 해머가 올라가며 무게가 본격적으로 실리기 직전, 손가락을 거두었다.

중력에 거슬러 올라가던 해머가 정확하게 현을 어루만지듯 스륵, 데이곤 떨어졌다.

극도로 집중하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정도로 미세한 떨림이 짧은 시간 동안 생겨났다가 사라졌다.

현실에 생겨난 울림은 결코 환각이 아니었다.

지금이라면, 이 정도로 감각이 예민해져 있는 상태라면 건반의 강약을 수천 단계로 쪼개어서 눌러 볼 수도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선생님.”

난 그러고도 스스로를 못 믿겠어서 미하일 선생님을 불렀다. 선생님이 고개를 들었다.

“왜 그러지, 타티아나. 하농 연습은 끝났나.”

“저…… 잠시 들어 주실 수 있나요.”

그리고 난 C스케일을 주르륵 쳐 냈다. 정확하게 힘을 분배해서 마지막엔 거의 들리지 않게 쳤다.

셈여림표로 표시하기 힘들 정도로 약한 소리였다.

밑도 끝도 없는 이상한 물음이었지만 미하일 선생님은 진지하게 듣고 답해 주셨다.

“터치가 섬세하고 깊어졌구나. 이전에도 네 터치는 훌륭했다만……. 훨씬 정밀해진 것 같구나.”

“그런가요?”

“뭘 묻는 거냐? 너도 그걸 자각했기에 내게 물어본 것 같은데.”

“…….”

비로소 확실해졌다.

하지만 난 이런 갑작스런 변화에 기뻐하기보단, 조금 어리둥절해졌다.

피아노를 쉰 사이 내 몸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영문을 모르겠다.

난 실제로 다치지도 않았고 무언가 치료를 받지도 않았다. 그냥 쉬었을 뿐이다.

그런데 건반을 눌러 보니 늘 저리고, 둔하고, 느렸던 신체적인 한계가 전부 사라져 있었다. 느껴지는 것이 완전히 달랐다.

지금에 비하면, 이전까지 내가 하고 있었던 것은 거의 고무장갑을 끼고 연주하고 있던 것이나 다름없었다.

어마어마한 부자유 속에서 기계적으로 손을 통제해서 움직였을 뿐이었다. 제대로 느끼고 있던 것이 하나도 없었다.

이제야 비로소 내 허리까지 집어삼키고 있던 진창에서 막 벗어나서 마음대로 뛸 수 있게 된 기분이었다.

둘 중 하나였다. 내가 잠재력을 이만큼 끌어 올렸거나, 아니면 여태껏 틀어막고 있었던, 원래 가지고 있던 것들이었거나.

“…….”

답은 명료했다

여기까지 내가 끌고 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반대였다. 이 육신에 맞지 않는 혼이 본래 가지고 있던 감각조차 제대로 느끼지 못했을 뿐이었다.

순간, 지금 내가 처해 있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그간 건강도 별로 좋지 않고 허약했던 것도 비슷한 이유일 것 같았다. 정신의 문제로 몸의 밸런스가 무너져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간 유리되어 있었던 내가 조금 더 자연스럽게 내 몸과 동화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계기가 될 만한 것은 단 하나밖에 없었다.

“슬슬 시간이다. 오늘 연습은 이 정도로 하자꾸나, 타티아나.”

“……예.”

“성악 레슨도 열심히 받거라. 난 네가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었다.

내가 나에게 최선을 다하는 만큼, 난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성악 레슨실로 향했다. 약간 긴장되었다.

폴리나 선생님은 열정적이고 합리적이며, 동시에 승부사였다.

내게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을 이해하시자마자 속성으로 호흡법과 발성을 가르치고 오늘부턴 제대로 가곡을 연습하기로 한 것이다.

물론 대충 하시는 것은 아니었다.

난 폴리나 선생님이 내게 모종의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할 수 있다고 보았기에 시키는 것이었다.

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주말에도 꾸준히 호흡법과 발성을 연습했다. 오늘 별일 없다면 노래에 문제가 있진 않을 것이다.

조심스럽게 레슨실 문을 노크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타티아나.”

폴리나 선생님은 레슨실 안에서 기다리고 계셨다. 선생님은 언제나처럼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양팔을 벌리고 날 맞이했다.

“주말은 잘 지냈니?”

“예. 선생님.”

“좋아 보이는구나. 연습도 열심히 했고?”

“예.”

짧게 대답했다.

폴리나 선생님은 길게 사담을 늘어놓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본격적으로 노래를 해 보기로 했던 것, 기억나니?”

“예.”

“일단 목부터 조금 풀어 보고 갈까?”

더 이상 말은 필요 없었다. 폴리나 선생님은 바로 해 보라는 듯 손짓했다.

폴리나 선생님은 내가 발성연습을 하는 데에 피아노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이미 며칠 전에 알아차리셨다.

난 가방을 내려놓자마자 자세를 잡고 발성을 시작했다.

“아아.”

정말 짧은 시간동안 연습한 것이었지만, 난 그야말로 날이 갈수록 일취월장하고 있었다.

목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그 요령을 조금이라도 알고 하는 것과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하는 것은 정말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있었다.

난 별로 힘들이지도 않고 C4에서 C6까지 음계를 한차례 위아래로 왔다 갔다 하며 발성했다.

그렇게 세 번 정도 하자 폴리나 선생님이 그만해도 되겠다는 듯 손짓했다.

발성 연습이 끝나고, 폴리나 선생님이 말했다.

“바로 노래를 해 보자. 기대되네.”

“무슨 곡이 좋을까요.”

“간단한 가곡부터 해 봐야겠는데. 어디 보자, 봐 놨던 게…….”

성악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내가 갑자기 오페라의 아리아 같은 것을 부를 순 없었다.

당연히 쉬운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맞았다.

폴리나 선생님이 악보가 꽂혀 있는 책장을 뒤적이더니 한 장의 악보를 꺼냈다.

“이건 어떨까? 타티아나.”

“차이코프스키…….”

폴리나 선생님이 건넨 악보 위의 제목란에는 필기체로 곡 제목이 적혀 있었다.

차이코프스키의 ‘오직 고독한 마음뿐’.

조금 유심히 내려다보자 폴리나 선생님이 물었다.

“역시 처음 보는 곡인가 보구나?”

“예…… 차이코프스키의 다른 곡들은 알지만 가곡은…….”

표트르 일리치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소곡이나 협주곡, 바이올린 협주곡 등은 안다. 하지만 가곡은 정말 처음이었다.

조금 부끄럽다는 듯 말하자 폴리나 선생님이 웃었다.

“괜찮아. 피아노과 학생들은 잘 모를 수도 있지. 별로 상관없단다.”

“죄송합니다.”

“죄송할 것 없대도. 어디 보자. 우선 곡을 불러 보기 전에 간단하게 설명을 하자면…… 이 가곡은 독일 시인인 괴테의 작품인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에 나오는 시에 곡을 붙인 것이란다. 차이코프스키가 스물아홉 살의 젊은 나이에 쓴 곡이지.”

“괴테…….”

“그래. 가곡들이 으레 그렇듯, 짧은 시를 가사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 어렵진 않을 거야.”

그리고 폴리나 선생님이 다시 피아노 앞에 앉았다.

“성악 파트를 한 번 들려줘야 할까?”

“아뇨. 괜찮아요.”

“후후, 그렇겠구나.”

난 악보를 보자마자 내가 불러야 할 파트를 읽어 내고 이미 머릿속으로 한차례 음계를 따라 불러내었다.

시창에 능숙해지면 이 정도는 누구라도 할 수 있었다. 해내야만 했고.

폴리나 선생님에게 말했다.

“바로 부탁드릴게요.”

“그래.”

잔잔한 전주가 시작되었다. 급하거나 강렬하지 않고 조용한 피아노였다.

난 입을 열고, 노래했다.

“그리움을 아는 이만이…….”

이 곡의 원본인 괴테의 시를 공부해 본 적이 없으니 가사와 선율만을 보고 감정선을 만들어 내야 했다.

굉장히 직관적인 가사라 이해하기에 어렵진 않았다.

억지로 목에 힘을 주지 않고, 편안하게 노래를 불러 나갔다.

“내 아픔을 알리라…….”

노래를 마무리하고, 내가 어떤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성악을 배워보려 한 그 판단이 옳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목소리도 낼 수 있구나.

물론 어설프고, 더 연습해야 하겠지만 목소리를 어떻게 내야 하는지도 모르고 마음대로 불렀던 것과는 달리 확실한 방향성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도 어떻게 갈피를 잡아야 할지 정도는 알 수 있었다.

폴리나 선생님이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몇 부분, 호흡을 더 어색하지 않게 조절해야 할 부분들이 있지만…….”

방금 처음 본 곡이고, 처음 불러 본 곡이다.

음계야 악보가 있으니 틀리지 않고 부를 수 있다고 해도 호흡을 노련하게 조절하기에 아직 난 숙련도가 떨어졌다.

“예, 가르쳐 주시면 바로…….”

“그래, 가르쳐 주기만 하면 넌 바로 고쳐 내겠지. 따라서 그건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냐.”

“……?”

“중요한 건 네가 성악에 입문한 지 일주일도 안 된 학생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잘 불렀다는 거야.”

폴리나 선생님이 짧게 박수를 쳤다.

“정말 잘 불렀어.”

“…….”

이 정도로 칭찬을 받아도 되는 건가? 난 약간 떨떠름했지만 폴리나 선생님은 진심으로 날 칭찬하고 있는 것 같았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앞으로가 문제였다. 난 폴리나 선생님이 극찬하는 이 목소리를 피아노로 옮겨 내야 했기 때문이다.

***

차이코프스키의 가곡 외에도 몇 가지 더 불러 보았다.

폴리나 선생님은 마치 내게 맞는 옷을 찾아서 입혀 보려는 듯, 많은 곡들을 이번 레슨에 준비해 놓으셨다.

제대로 하자면 한 곡을 부르기 위해서 악보를 읽어야 하고, 다른 성악가가 어떻게 부르는지도 들어 봐야겠지만 난 단편적인 설명을 듣고, 악보를 읽은 다음 어떻게 감정을 잡아야 할지 정해서 그대로 불렀다.

1시간 정도, 그사이 열 곡도 더 불렀던 것 같다.

폴리나 선생님은 조금 무서울 정도로 희번덕거리는 눈으로 내일도 더 많은 곡들을 준비해 놓겠다 말했다.

목 관리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이러저런 생각을 하면서 가는 길에, 친구들과 함께 있는 류보비와 만났다.

작은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귀여워서 잠시 바라보고 있는데, 류보비가 먼저 날 보더니 손을 번쩍 들었다.

“타티아나 언니!”

“류보비. 안녕하세요.”

반갑게 인사하자 류보비 옆에 있던 친구들이 깜짝 놀라며 날 올려다보았다.

류보비는 잠시 친구들과 떨어져 내 쪽으로 왔다.

“언니, 오늘도 레슨?”

“예. 이제 막 끝났어요.”

“난 오늘 합창 연습해야 해서 못 갔어요. 언니 심심했겠다.”

알게 된 지 사흘밖에 안 되었지만 류보비와 난 꽤나 친해져 있었다.

난 옅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게요. 저도 류보비가 없어서 아쉬웠어요.”

“저기, 다음 주에는…….”

“류보비. 누구셔?”

류보비와 함께 있던 아이 중 한 명이 류보비의 옆에 다가와서 속닥였다. 류보비는 말 끊지 말라는 듯 눈을 흘겼다.

“요즘 같이 레슨받는 언니. 피아노과인데 성악도 배워.”

류보비의 말을 들은 아이가 눈이 휘둥그레져서 물었다.

“피아노과라고요?”

“예.”

“와…….”

뭔가 신기한 사람 보듯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아닌 게 아니라 난 신기한 사람이 맞았다. 조금 이상하고 희한하기도 하고.

“몇 학년이세요?”

“8학년이요.”

“왜 존댓말 쓰세요?”

“버릇이에요.”

“우리 선생님 같아요!”

내가 그렇게 나이가 많진 않은데.

웃으면서 이것저것 질문들에 답해 주었다. 아이들은 처음 보는 피아노과 선배가 어지간히 신기했는지 말이 많았다.

그중 한 남자아이가 날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불쑥 물었다.

“누나. 피아노 잘 쳐요?”

도대체 이 질문엔 뭐라고 답해야 할까.

아무리 애들한테 그냥 하는 말이지만 내 입으로 잘 친다고 할 정도로 난 낯이 두껍지 못했다.

그렇다고 못 친다고 하자니 그것도 웃긴 일이고.

갑자기 말문이 막혀서 멍하니 있는데 한 아이가 내 대신 받아쳤다.

“너 바보야? 잘 치니까 8학년이나 되겠지!”

“그런가……?”

생각보다 순순히 물러난 남자아이가 이번엔 류보비를 향해 말했다.

“잘됐네, 류보비. 피아노 가르쳐 달라고 해. 피아노 배워.”

“뭐? 왜.”

“합창을 잘 못하니까 피아노 반주하면 되잖아.”

순간적으로 류보비의 표정이 안 좋아졌다. 나도 조금 움찔했다.

류보비는 피아노 소리만 섞여도 곧바로 자신의 음을 잃고 피아노에 따라가곤 했다.

이 문제는 다른 아이들과 합창을 할 때도 두드러지는 모양이었다.

물론 그 말에 여자아이들이 거의 잡아먹을 듯 들고 일어났다.

“야! 알란, 너 말 다했어? 류보비가 합창을 못하긴 왜 못해?”

“내가 그랬냐? 합창 선생님이 그랬잖아.”

“그건 선생님이 한 말이고, 네가 왜 지금 그런 말을 하냐고.”

“아니, 저기 있는 누나가 피아노과인데 성악을 배운다잖아. 피아노 배울 수도 있지 뭘 그래?”

“넌 지금 류보비한테 반주나 하라고 했잖아!”

“나 참, 그럼 류보비가 혼자 부를 땐 내가 피아노 배워서 반주할게. 그럼 됐냐?”

티격태격하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난 류보비를 바라보았다.

류보비는 자존심이 상했으면서도 알란이라는 이름의 남자아이가 한 말이 틀리다고 반박하지는 못하고 입을 다물고 바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난 류보비를 불렀다.

“류보비.”

“……언니.”

고개를 든 큰 눈엔 한가득 분함과 절망이 서려 있었다. 난 담담히 류보비에게 말했다.

“제가 했었던 말 기억하죠?”

“네…….”

“무슨 말을 했었죠?”

“언니도 음감은 약했지만 공부해서 잘하게 되었다고요…….”

난 고개를 끄덕이며 내 확신이 전해지도록 류보비와 눈을 마주쳤다. 하지만 류보비는 불안해하고 있었다.

당장 내가 뭐라도 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해서 도와주고 싶었지만, 음감에 대한 것은 스스로 시간을 쏟아부어서 터득하는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타고나지 않았다면 그만큼 몇 배로 시간을 투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도와주고 싶어도 딱히 도와줄 방법이 없어서 난 류보비를 격려하는 일밖에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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