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모스크바의 여명-181화 (181/1,277)

##  181화

다시 본다고 해서 발신자가 달라지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신호가 다시 한 번 온다. 우웅, 진동이 전해진다. 잠시 멍하니 있는 사이 세 번.

네 번이 울리고도 받지 않는다면 끊어질지도 모른다는 직감이 들었다. 급히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에르네스트?”

- 어? 어. 나야. 안 받나 해서 끊으려 했는데. 바로 받네.

가끔 이렇게, 어쩐지 그럴 것 같다는 직감이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스마트폰을 든 채, 이번에 난 무슨 용건이냐고 묻는 대신 에르네스트가 무슨 말을 할지 기다렸다.

- 음…….

에르네스트는 잠시 말이 없다. 수화기 너머로 그의 숨소리까지 똑똑하게 들린다. 지금 심호흡하는 건가요, 에르네스트?

뭔가 믿을 수 없는 걸 들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조금 더 스마트폰을 귓가에 가까이 붙이려는 순간, 에르네스트가 말했다.

- 타티아나, 너 혹시 음악사 숙제…… 다 했어?

“숙제요? 예. 다 했어요.”

- 자료는 어디서 찾았는데? 인터넷?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어요.”

난 학기 초에 논문까지 인용하며 화려하게 숙제를 했다가 혼이 났었던 경험을 잊지 않고 있었고, 열다섯 살 수준으로 잘하는 법을 깨우쳤다. 적당한 책을 빌려서 읽고 숙제 말단에 참고문헌으로 덧붙이는 것은 아주 효과가 좋았다.

- 책이 왜 없나 했더니 네가 빌려갔었구나?

“바로 반납을 했어야 했는데, 하루 더 가지고 있었네요. 미안해요.”

- 아니, 미안하다는 소리 듣자고 하는 말이 아니라…….

중얼거리며 그는 말을 흐리더니, 입을 다물었다.

“…….”

용건은 이게 끝인가 보다. 책이 필요했던 것이라면 내일 학교에서 만나서 주겠다고 하면 된다. 그걸로 더 이상 전화를 할 이유는 사라진다.

하지만 난 아나스타샤에게 했던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

“에르네스트.”

- 응?

“우리 잠깐 얘기할까요?”

- …….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있지 않아도 전화 너머로 느껴지는 에르네스트의 기색에서 이게 정답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가 다시 물어왔다.

- 무……슨 이야기?

“그냥, 아무 이야기나요. 이렇게 전화상으로 이야기하는 건 자주 있는 일이 아닌 것 같죠?”

- 그야 그렇지…….

자주 없는 일 정도가 아니라 내 기억으로는 딱 한 번이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내가 걸었던 전화가 최초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렇게 자주 보면서, 이게 무슨 일인지 새삼 생각해도 조금 이상하지만, 작정하고 잡담을 하려니 그것도 느낌이 어색하다. 잘 모르겠다. 일단 난 가장 편하게 내놓을 수 있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저녁 식사는 하셨나요?”

- 아직. 어머니는 모임에 가셨고, 아버지는 아직 퇴근을 안 하셨어. 두 분 다 돌아오셔야 먹을 것 같은데.

“아, 그렇겠군요.”

- 넌?

“저도 마찬가지예요.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어요.”

아버지는 바쁘시지만 특별한 일이 없다면 저녁 식사는 꼭 가족끼리 하길 바라시는 분이다.

에르네스트의 집도 비슷한 걸까? 그것까진 잘 모르겠다. 에르네스트의 아버지인 스테판 니콜라예비치 역시 사업가이셔서 바쁘신 분이다. 저번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에르네스트의 별장에 가서 저녁식사를 했을 때도 그의 아버지는 자리에 없었다.

에르네스트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일을 떠올리는지, 문득 내게 물었다.

- 갑자기 궁금해진 건데, 너 집에서도 요리해?

“가끔 하지요.”

- 오늘 저녁도?

“그건 아니에요. 보통 식사는 드미트리가 맡아 주세요.”

- 드미트리? 그게 누군데?

“셰프요.”

- 너희 집엔 셰프도 있는 거야……?

그는 조금 놀란 듯했다.

생각해 보면 아나스타샤나 발렌티나, 그리고 리처드와 한승우까지, 내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아이들은 모두 집에 한 번씩 와 본 적이 있었지만 에르네스트만큼은 한 번도 없었다.

좋은 기회였다.

“에르네스트는 저희 집에 와 보신 적 없으시죠.”

- 없지.

“언제든 좋으니 놀러오세요. 환영할게요.”

- 언제든?

“예. 언제든.”

진심이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부모님들을 뵙기도 했었고, 난 에르네스트를 언제고 초대하고 싶었다. 다만 자연스러운 기회가 안 생겼을 뿐이었다.

에르네스트는 흠, 하고 웃더니. 짓궂게 받아친다.

- 아무래도 좋으니 사샤를 데리고 오라는 걸로 들리는데. 그렇지?

에르네스트가 하는 말은 당연히 농담이라 생각한다. 사샤를 데리고 오지 않으면 문전박대하겠다고 똑같이 농담으로 받아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어쩐지 그러면 안 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아닌걸요?”

- 아니라고?

“에르네스트가 사샤와, 부모님과 함께 오셔도 전 언제나 환영할 테지만요.”

사샤가 와 준다면 정말 좋겠지. 그렇지만 사샤는 사샤, 에르네스트는 에르네스트다.

“제 친구는 에르네스트잖아요?”

- …….

사샤를 초대하기 위한 빌미 같은 것으로 에르네스트를 초대한다면 그만한 실례도 없었다.

내가 조금 더 말을 잘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면 적당히 우스갯소리로 받아넘기면서 내가 하고 싶은 말도 전할 수 있었겠지만, 결국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너무 쓸데없이 진지한 게 아니었나 조금 후회될 무렵, 에르네스트가 대답했다.

- 그래……. 알아.

“알아주셔서 다행이에요.”

- 그런데 모르겠어.

“예?”

의아해하자 에르네스트가 뜬금없이 질문했다.

- 타티아나, 너 병뚜껑 같은 거 잘 못 따?

그야말로 깜짝 놀랐다. 소름이 다 돋는다. 내가 오늘 식당에서 바례니에 병뚜껑을 열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했던 걸 마치 지켜보고 있기라도 했던 것처럼, 에르네스트는 그런 질문을 했다.

난 나도 모르게 그 이야기를 말하려다가, 대충 얼버무리듯 말했다.

“그럭저럭이에요.”

- 병뚜껑 따는 데 그럭저럭이 어디 있어?

“말 그대로인데요……. 커피 캔처럼 너무 단단하거나 세게 잠겨 있으면 힘들죠.”

- 그런가?

에르네스트는 그 부분에 있어 꽤 궁금해하는 것 같다.

- 아나스타샤는 잘만 따던데.

“아나스타샤는 상당히 악력이 강한 편이에요. 타고나셨죠.”

- 걔 힘 세긴 하지. 나도 이겨먹을 수 있게 된 지 얼마 안 되었으니까.

“이겨먹어요……?”

뭐라고 중얼거리던 에르네스트가 재빨리 말을 돌렸다.

- 어쨌든, 조금 신기하네. 피아노 소리만을 놓고 보면 네가 아나스타샤보다 족히 두 배는 더 강하게 들리는데 말이지. 그래서 난 네가 힘이 약하리라곤 그냥 상상도 못 했어.

“아하하, 그건 타건 테크닉에 달린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 그것도 그렇지만.

“지금은 제가 조금 앞서 있을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아마 앞으로 5…… 아니, 3년만 있으면 아나스타샤가 저보다 훨씬 나아질 거예요.”

아나스타샤는 나와 같은 열다섯 살이지만 키가 170cm에 달하는 데다가 키만 웃자란 게 아니라 유연하고, 강했다.

그녀는 그야말로 연주자로서 축복받았다고밖에 말이 안 나오는 신체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에 비해 난 감각은 꽤 예민한 편에 속했지만 다른 조건들은 평범하기 짝이 없었다.

앞으로도 시간이 흘러 우리가 성인이 된다면, 테크닉적인 문제도 해결했을 아나스타샤가 나보다 타건력이 떨어질 일은 절대 없었다.

- 글쎄.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하지만 에르네스트는 시큰둥하게 부정했다.

그는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당장 지금 보이는 것이 있으니까.

난 더 길게 설명하지 않고 그저 웃었다.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다.

에르네스트는 지금까지 여자라고 캔을 못 따리라곤 생각조차 못했던 모양이지만, 내 증언으로 그럴 수도 있단 것을 이해한 것 같았다.

- 아무튼, 네가 사샤에게 캔을 줬던 건 사샤가 캔을 따는 걸 구경하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는 거지?

“……무, 무슨 말씀이세요?”

- 말을 왜 더듬어?

“오해 마세요.”

에르네스트가 한 말은 사실 상당히 진실에 근접해 있기도 했다. 의식하고 했던 일은 아니지만, 난 사샤에게 캔을 넘겨주면서 사샤가 그것을 따려 하는 모습을 상당히 즐겁게 지켜봤었다.

- 무슨 오해?

“그게…….”

사샤에게 딱히 매너를 바란 건 아니었고 그저 귀여워서 그랬던 것이긴 하지만, 보기에 따라 상당히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나는 허둥지둥 말했다.

“그, 그리고 저 혼자서 못 하지도 않아요. 동전을 지렛대로 사용해도 되고, 고무장갑을 사용할 수도 있으니까요.”

- 고무장갑? 너 평소에 고무장갑도 가지고 다녀?

“그건 아니지만요…….”

내가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람.

에르네스트 역시 조금 황당해하는 기색이 느껴진다. 난 괜한 말을 한 것 같아 후회되었다.

그때, 에르네스트가 말했다.

- 타티아나. 보통은 아나스타샤가 열어 주겠지만…… 딱히 아무라도 상관없다면 나한테도 가지고 와. 그 정도는 해 줄 수 있으니까.

“……에르네스트에게요?”

- 그래. 고무장갑 같은 소리 하지 말고. 내가 고무장갑보단 나을 테니까.

아무래도 고무장갑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나 보다.

그것보단 낫다고 하는데, 웃음이 나왔다.

당연히, 당연히 그렇겠지요.

“고마워요. 에르네스트.”

- …….

웃으며 감사를 표하자 에르네스트는 이렇다 말없이 가만히 듣는다.

그러더니 불쑥 물어온다.

- 지금은 어때?

“예?”

- 지금은 내 도움이 필요하지 않아?

그는 병을 여는 문제가 아닌 다른 문제도 기꺼이 도와줄 친구였다. 실제로 지금까지 그랬고.

지금?

난 주위를 돌아본다.

나 혼자만 이용하는 넓은 연습실의 정경이 보인다. 피아노와 나, 둘뿐이다. 무엇이 더 필요하지?

“잘 모르겠어요.”

- 모르겠다라…….

에르네스트는 중얼거리다가, 말했다.

- 연습실이지?

“들리나요?”

- 들려. 그리고 보여.

아나스타샤가 들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귀가 좋은 그 역시 내 목소리의 울림에서 방음처리가 된 연습실 안이라는 것을 알아낸 듯하다.

- 타티아나.

더없이 진지한 목소리가 은근하게 들려온다.

- 한 곡 쳐 볼래?

“…….”

아나스타샤와 달리 에르네스트는 한 발자국 더, 성큼 다가온다. 수화기 너머 목소리가 한층 또렷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대답하지 않자 그가 보챈다.

- 싫어?

“싫어요.”

난 살짝, 신경질적으로 답한다. 절로 목소리가 날카로워진다.

- 단호하네.

“약속드렸었잖아요. 다만 시간이 필요할…….”

그리고 에르네스트가 한 발 더 들어오며 내 말의 벽을 가차 없이 걷어내 버린다.

- 싫어.

마치 눈앞에 그가 있는 것 같다.

그저 잡담을 하며 즐거워했던 그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인상을 쓰고 팔짱을 끼고 있다.

- 때가 다 지나가고 나서 무슨 소용이야?

“에르네스트……. 지금은 절 믿고 기다려 주셔야 해요.”

- 믿어. 내버려 두면 넌 알아서 할 거야. 하지만 네가 동전이든 고무장갑이든 망치든 다 쓰고 있는 걸 가르쳐 주고 지켜봐 주는 건 선생님들의 역할이지. 내 역할은 아니야. 틀려?

“망……치는 갑자기 무슨 말씀이세요?”

- 망치든 톱이든 뭐든 간에. 그게 중요해 지금?

에르네스트는 그저 떠오르는 단어를 내뱉은 것 같지만, 난 숨이 막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무의식중에 나온 단어라도 아무 의미가 없진 않을 것이다.

가슴 한구석이 답답하다. 난 전화를 받고 있지 않은 왼손으로 명치 언저리를 꾹 눌렀다.

에르네스트는 지금 약간 고집을 부리고 싶은 것 같다. 사실, 이런 고집은 순수하게 기쁘기까지 하다.

하지만 거기에 꼬박꼬박 응대해 줄 필요는 없었다.

난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일단 그를 달래 놓고 봐야 할 것 같다.

“흥분하지 말아요, 에르네스트.”

- 타티아나.

하지만 달랠 필요도 없었다. 에르네스트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 전화 끊지 말고. 그냥 쳐 봐.

지금 설득당하는 것은, 내 쪽이었다.

난 이를 악물었다. 왜 이러는 거야 정말?

“……끈질기세요.”

- 너한테 옮았나 봐.

“제가 언제요? 모함하지 말아요.”

- 참견이 많잖아.

할 말이 없었다. 에르네스트가 보기에도 난 그렇게 보이는 모양이다.

나도 안다. 난 아이들을 보고 그냥 내버려 두지 못했다. 눈에 보일 듯 어른거리는 가능성과 가치를 그냥 외면해 버리지 못한다. 그건 내 상황도 엉망이란 걸 아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였다.

에르네스트가 조용히 뇌까렸다.

- 타티아나, 넌 말야……. 사람을 하여금 움직이게 해.

에르네스트는 움직였다. 몇 번이고 거절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존심을 꺾고, 전화를 걸고, 이야기를 하고, 내 피아노를 듣고 싶다고 스스로 입을 열어 말했다.

그건 그에게 있어 어느 정도의 일인지 잘 모르겠지만, 난 마음이 약해진다.

다시 한 번 단호하게 그를 밀쳐내고 전화를 끊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내 손은 전화를 내려놓지 못한다.

“……에르네스트도 그래요.”

- 피아노 연주해 줄래?

“…….”

다시 주위를 본다. 나 혼자다. 홀로 고립되어 피아노와 마주하고 있다는 현실엔 변함이 없다. 단지 전화로 에르네스트가 들을 뿐이다.

게다가 스마트폰의 음질은 피아노 소리를 듣기엔 굉장히 조악하다. 무언가 드러날 일은 없을지도 모른다.

이미 상황을 합리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난 에르네스트에게 설득당한 지 오래일지도 모르겠다.

“좋아요.”

일단, 승낙한다.

“후회하지 말아요.”

- 후회? 무슨 후회.

에르네스트가 무슨 소리냐는 듯 묻는다. 난 무심결에 미소를 지었다. 답답했던 마음이 내려앉으면서 모든 것이 아무래도 상관없어졌다. 어두운 그림자가 뒷덜미로부터 치솟았다가 확 내리깔리면서 음울한 기쁨을 느꼈다.

한편으로는 그만두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에르네스트는 날 걱정해 주는 몇 안 되는 소중한 친구였고, 그가 어떤 참견과 설득을 하든 난 거기에 진심으로 답할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내게 최소한의 저항을 할 자격 정도는 있을 것이다. 내가 아무런 저항도 없이 그의 말에 넘어가 버린다면, 여태껏 스스로 고민하고 판단한 내 스스로가 너무 쓸모없고 멍청한 사람이 되어 버리잖는가.

난 그렇게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 쉽게 꺾으려 든다면, 맞설 뿐이다.

왼손으로 건반을 훑었다. 차갑다.

“에르네스트.”

- 그래.

“지금부터 칠게요. 잘 들어요.”

- 그래.

에르네스트는 똑같이 답한다. 내가 뭘 하든 받아 주겠단 태도다. 하고 싶은 말들을 꾹 눌러 삼켰다.

이걸 듣고도 다시 내게 참견하거나 설득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그땐 졌다고 인정하겠다.

난 스마트폰을 통화 상태 그대로 의자 옆에 내려놓고, 양손을 완전히 건반 왼쪽으로 옮겼다.

매우 낮은 저음으로 건반을, 때린다.

과분하게도 지금 내게 붙여진 세간의 별명은 앙팡 테리블이었다. 그리고 클래식 세계에서 이 별명의 원 주인은 100년도 전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에서부터 두각을 드러냈던 세기의 천재, 세르게이 세르게예비치 프로코피에프이다.

그 프로코피에프에게 앙팡 테리블이라는 별명을 안겨 주는 데에 기여했던 곡의 이름은 매우 파격적이고, 공격적이다.

4개의 피스 op.4의 4번째 곡.

악마적 암시Suggestion Diabolique.

난 에르네스트를 한 번 무너뜨렸었던 작곡가의 곡을 다시 피아노 위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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