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4화
음악 평론가 나탈리아는 방금 있었던 일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하며 무대를 내려다보았다.
거기엔 금빛 드레스를 입은 소녀가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를 준비하고 있었다. 타티아나 유리예브나 베르체노바. 나탈리아는 단 몇 분 만에 타티아나에게 세 번이나 감탄했다.
우선 그 여유롭고 단아한 태도와 외모에 감탄했고, 또 청중석에서 벌어진 작은 해프닝을 해결하기 위해 곧바로 나선 것에 감탄했고, 피아노 한 대로 그 모든 것을 깔끔하게 해결한 실력에 감탄했다.
충분히 숙련된 연주자들도 곧바로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하지 못하고 적절한 타이밍을 놓쳐 버릴 만도 한데, 타티아나는 정말 능숙하게 1700명의 청중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했다.
그 1700명 중 한 명으로, 타티아나에게 매료당한 나탈리아는 마른침을 삼키며 지켜보았다.
이제 막 청소년 콩쿠르에서 우승하여 챔버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시작한 어린 연주자라서 앞으로 좋은 연주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 정도만 있었다.
하지만 직접 본 타티아나는 이미 훌륭한 연주자였다. 별다른 퍼포먼스 없이 연주만으로도 모든 사람들을 휘어잡는 연주자로서의 능력은 출중했고, 청중들을 위하는 무대 매너나 태도 역시 더할 나위 없었다.
“…….”
편한 마음으로 연주회를 찾았지만, 이젠 굉장히 진지해진 나탈리아는 주변에서 들리지 않아도 피부로 느껴지는 흥분감을 느끼면서 덩달아 심장이 뛰는 것을 느꼈다.
저 굉장한 피아니스트와 오케스트라가 어떤 연주를 보여 줄지 기대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기대가 절정에 다다랐을 무렵, 지휘자 스타니슬라프의 지휘봉이 허공을 가르며 메시지를 남겼다.
악기들이 그에 따라 연주되었다.
첼로와 바이올린이 나지막하게 울며 세련되고 감미로운 선율을 그려 냈다. 듣는 사람들을 하여금 즉석에서 어떠한 가사라도 붙일 수 있을 정도로 명료하고 인상적인 음악이었다.
스타니슬라프가 천천히 팔을 움직였다.
그 지휘 동작은 단순히 연주자에게 이 곡을 어떻게 연주해야 할지에 대한 정보를 주는 데에만 있지 않았다. 그런 역할이 오케스트라에 필요한 것이라면 지휘자를 둘 것 없이 비디오로 지휘를 찍어서 보이면 그만인 것이다.
굳이 사람인 지휘자를 세우는 이유는, 이 지휘라는 것 자체가 오케스트라를 단순히 악기로 다루는 것뿐만이 아닌, 수십 명의 단원 모두와 소통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는 데에 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지휘자의 손동작은 수화와도 닮아 있었다. 언어로서의 수화와 완전히 같진 않지만, 그간의 연주자들과의 교류와 이해로 만들어진 손동작은 손끝의 떨림 하나만으로도 일련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정도로 효율적이었다.
그 지휘를 받아 연주자들은 하나가 되고, 또 하나 된 악기들의 소리를 듣고 지휘자는 이 곡의 흐름의 가닥을 잡아 나간다.
알레그로 모데라토Allegro moderato. 약간 빠르게.
드넓은 자연을 그리는 듯한 관현악의 음악이 흐른다. 지휘자의 뛰어난 역량을 보여 주듯 더블링으로 강화된 목관 파트는 이 웅장함을 만들어 내는 데에 엄청난 힘을 실어 주었고, 추가된 트럼펫 역시 곡에 빠져선 안 될 포인트로서 활약해 주었다.
그렇게 커다란 악기로 뭉친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바늘 하나 파고들 틈도 없는 통일감으로 장엄하게 퍼져 나갔다.
나탈리아는 1관 구성 오케스트라가 보여 주는 음악의 규모에 압도되었다.
요한 네포무크 훔멜의 피아노 협주곡 2번.
18세기 유럽의 클래식 음악에 있어서 모차르트, 하이든, 베토벤과 함께 고전파의 거인으로서 활약했었던 훔멜은 불과 여덟 살의 나이로 모차르트의 제자가 되어 2년간 피아노를 사사했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재능을 보였던 천재 음악가였다.
훔멜은 그 후에도 수많은 음악가들에게 가르침을 받고, 제2의 모차르트 혹은 베토벤의 라이벌로 유명세를 떨치며 독일에서 굉장한 명성과 인기를 누렸다.
비록 시대가 바뀌면서 고전파와 낭만파 사이에서 베토벤처럼 제대로 된 가교로서 평가받진 못하고 잊혔지만, 200년 전 그 걸출한 대음악가들 사이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던 음악성이 퇴색되지는 않는 법이다.
어쩌면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유지를 잇고, 그리고 더 나아가선 쇼팽과 멘델스존의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위대한 음악은 1700명의 청중들을 전율케 했다.
‘굉장해.’
나탈리아는 눈도 깜빡이지 못하고 오케스트라를 바라보았다.
훔멜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실황으로 들어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음반으로는 몇 번 들어 본 적 있었지만, 사실 그리 흔하게 연주되는 레퍼토리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특히 피아니스트가 협연이 처음이라면 보통 모차르트나 차이코프스키를 연주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타티아나는 이 훔멜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택했다.
그 이유는 곧바로 드러났다.
“……!”
몇 분가량의 관현악 연주가 뿔 나팔처럼 들리는 트럼펫의 소리로 멀어져 가며 낮아졌고,
그때까지 허리를 편 채 건반을 내려다보고 가만히 있던 타티아나가 손을 들었다.
소름이 끼쳤다.
헉 소리도 못 내고 나탈리아는 타티아나를 바라보았다.
다른 모든 악기들이 연주를 멈추고, 피아노가 홀로 주제를 노래한다. 피아노 한 대가 만들어 내는 음악은 수십 명이 그려 내던 장엄함에 비해 훨씬 가냘프고 힘이 약한 소리였지만, 그 소리에 섞인 처연한 감정이 혈관에 파고든다.
절로 가슴을 안절부절못하고 흔들리게 만드는 리듬이 등줄기를 오싹하게 만들었다.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1700명의 존재감이 사라졌다.
돈을 내고 티켓을 사서 들어온 연주회 홀이 아니라, 우주 어딘가에 떨어진 빈 공간에 단지 타티아나와 피아노만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나탈리아는 그녀의 기교가 엄청나다는 것은 이전의 연주로 느끼고 있었지만, 겨우 열다섯 살의 연주자가 이렇게 음색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을 줄은 미처 상상도 하지 못했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타티아나는 그렇게 순식간에 피아노 소리로 모든 청중들을 휘어잡았다.
마치 베토벤의 거장다운 음악처럼 시작했었던 이 협주곡은 피아노가 연주되자마자 쇼팽의 숨 막히고 낭만적인 이야기로 바뀌었다.
하지만 타티아나는 훔멜의 음악이 지닌 특유의 단단하고 보수적인 견고함을 깔끔하게 지켜 나갔다. 루바토는 느끼하지 않았고 리듬은 마음을 술렁거리게 하지만 너무 흔들어서 역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 아슬아슬함 위에서 줄을 타듯 피아노를 연주하던 타티아나는 다시 주제를 발전시키며 화려하게 아르페지오로 건반을 연주했다.
1816년작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낭만적인 선율이 꿈결같이 울리면서 솟구치다가, 천천히 하강한다.
오른손 하나만으로 하강하여 다시 살포시 떠오른 선율은 그 자리에서 잠시 제자리걸음을 하다가 상냥하게 노래를 부른다.
바이올린과 첼로, 플루트가 그 뒤의 배경을 그리며 나무가 울창한 숲처럼 푸르른 녹음을 그렸다. 목관이 더블링된 1관 오케스트라는 18세기의 협주곡에 가장 잘 어울린다.
이 음악에선 피아노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엿보였다.
오케스트라는 피아노 소리와 완벽한 균형을 맞추어서 음악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며 피아노 협주곡의 주인공인 피아노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 규모와 치밀한 짜임새는 18세기의 협주곡답게 실내악처럼 들리기까지 했지만, 그것으로 완성되어진 음악은 이 대형 홀을 완벽하게 채우고 지배하는 마력으로 사람들을 끌어당겼다.
다이내믹한 리듬감의 화려한 화음이 깔끔하게 쌓이다가, 트릴과 아르페지오로 절정으로 치닫고, 이윽고 한 손으로 옥타브 글리산도를 쏟아 내리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
화려한 마무리로 피아노가 낭만적인 주제의 제시를 마침과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 오케스트라가 다 같이 합주하기 시작했다.
나탈리아는 한순간도 지루하거나 쉴 틈 없이 연계되는 이 엄청난 음악성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 안엔 모차르트의 완벽성과 베토벤의 웅장함, 하이든의 유쾌함, 쇼팽의 낭만과 세련됨이 존재했다. 아는 만큼 들려온다. 하지만 어렵지 않았다. 난해하지 않았다. 난잡하게 뒤섞인 것이 아니라 분명한 장점들만이 클래식 애호가들의 귀에 하나의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물론 클래식을 전혀 모르더라도 감상하는 데엔 아무 문제도 없다.
전개되는 음악은 정말 귀가 탁 트일 정도로 멋졌지만 쓸데없이 주제가 뒤틀어졌거나 조성이 필요 이상으로 몇 번이나 바뀌면서 정신 사납게 하지 않는다.
너무나 듣기에 편하면서도 매력적인 음악이었다.
멍하니 듣는 사이 다시 오케스트라가 주제를 반복하고, 피아노가 따라간다. 피아노에 비중을 크게 준 곡이니만큼 뒤따라오는 피아노는 앞선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 같으면서도 훨씬 더 느껴지는 감정의 깊이가 깊고 가슴에 파고든다.
그렇게 올림바단조에서 감미롭게 연주되던 피아노는, 한순간 다시 가단조로 회귀하며 경쾌하고 빠르게 마지막 클라이맥스로 향한다.
“……!”
타티아나의 오른손이 잔상만을 남기며 건반을 연타했다. 2도 화음으로 정확하게 악센트를 주어서 재빠르게 연주하면서도 아주 편안하고 깔끔하게 연결한다.
빨라진 박자와 바빠진 손. 하지만 음량은 훨씬 더 커졌다. 타티아나는 마치 피아노에 존재하는 모든 부분으로부터 소리를 끌어내는 듯 건반을 깊고 충실하게 터치했다. 그 건반은 피아노의 현과 음향판이 아닌 딛고 있는 무대 바닥 전체에서 폭사되듯 퍼져 나갔다.
강렬한 피아노 소리는 현악기들이 거기에 아주 살짝 손을 얻는 것만으로도 훨씬 더 풍성한 소리로 객석을 덮쳤다.
나탈리아는 저도 모르게 어깨를 떨며 그 연주를 감상했다.
4박자의 춤곡처럼, 또는 연습곡처럼 굉장한 속도로 연주되는 피아노는 낭만의 대가들도 한 수 접어 줄 정도로 화려하면서도 피아노의 정수를 그대로 드러냈다.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 중 하나였던 훔멜이 직접 연주하는 듯, 타티아나의 연주는 비르투오시티가 넘치면서도 묵직했다.
금빛으로 빛나는 섬광이 피아노를 양손으로 크게 움켜쥐듯 연주하고 있었다.
타티아나는 크게 왼손으로 마치 이 자리에 없는 퍼커션의 소리를 드러내듯 주제를 키우고, 서서히 다가오는 군악대처럼 더더욱 청중들을 압도해 갔다.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트릴, 커다란 발소리와도 같은 화음. 타티아나는 양손으로 피아노를 크게 찍어 눌렀다. 피아노는 부서지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소리를 펼쳐 냈다.
나탈리아는 손끝을 움찔거리며 앉은 의자 뒤쪽으로 더더욱 허리를 쭉 뺐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 다가오고 있었다. 나탈리아는 숨을 참으며 그 다가오는 거대한 무언가를 맞이했다.
그저 음악에서 비롯된 착란일 뿐이지만, 모든 청중들은 눈앞에 다가오는 커다란 클라이맥스에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눈을 부릅떴다.
피아노에 이어 오케스트라가 마지막으로 수십 명이 부르는 오페라처럼 성대하게 음악을 마무리 짓는 것으로, 훔멜의 피아노 협주곡 2번 1악장이 끝났다.
“……흐.”
여기저기에서 숨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제 겨우 1악장이 끝났을 뿐이니 아직 집중해야 했지만, 한껏 당겨졌던 긴장감이 풀어지면서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나탈리아는 평론가 특유의 태도를 전혀 유지할 수 없었다.
타티아나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챔버 오케스트라는 훔멜의 피아노 협주곡이라는 드물고 귀한 레퍼토리를 연주해 냈다. 단지 연주만 하더라도 충분히 가치 있었을 곡을, 이토록 엄청난 완성도로 들려주었으니 그저 감동했다는 기분 외엔 달리 느낄 것이 없었다.
지휘자 스타니슬라프는 지휘봉을 살짝 내리고 고개를 들었다. 곧바로 2악장을 연결시키는 대신 홀 전체의 분위기를 가늠하는 듯, 그는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이 노련한 지휘자는 어느 때 시작해서 다시 청중들을 음악의 세계로 몰입시킬 수 있을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청중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각각의 마음속으로 박자를 세고 있었다. 1악장에서 느낀 가슴 떨리는 감동에 이어 2악장을 감상할 준비가 되어 간다.
그리고 정확하게 2악장이 시작되길 모두가 바라는 순간, 스타니슬라프가 지휘봉을 들었다.
“……!”
라르게토larghetto. 약간 느리게.
오케스트라가 마치 성가를 부르는 것처럼 성스럽게 화음을 불러냈다. 천사들이 나팔을 부는 소리가 마치 이럴지, 나탈리아는 새삼 이 오케스트라의 실력에 몸을 떨었다.
그리고 피아노가 마치 물살을 가르는 나룻배처럼 그 사이로 파고들어왔다.
타티아나가 살며시 배를 밀면, 오케스트라가 만들어 낸 음악 사이로 스르르 피아노 소리가 어우러졌다.
상냥하고 따뜻한 아르페지오가 흐르고, 트릴이 물결처럼 파르르 떨린다.
“…….”
너무나 감미로운 음악은 타티아나가 마치 장난처럼 가지고 노는 대로 휘어지면서 귓가를 가만히 어루만졌다. 나탈리아는 1악장의 하이라이트를 맞이하면서 뒤로 쭉 뺐었던 허리를 자기도 모르는 사이 앞으로 굽혔다.
이 강물에 비치는 햇살처럼 아름다운 음악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에서 접하고 싶었다. 나탈리아는 앞으로 뻗은 목으로 타티아나의 피아노 소리가 스치고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 느낌은 너무나 확실하면서도 나탈리아로 하여금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다.
마치 벨칸토 창법으로 부르는 오페라의 아리아처럼 높고 길게 날아오르는 피아노의 아르페지오를 감상하고 있자면, 저 노랫소리에 함께하고 싶어진다.
나탈리아는 입을 열어 노래를 따라 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애를 써야만 했다.
타티아나는 피아노 앞에서 그저 연주하고 있을 뿐이지만, 나탈리아의 눈에는 타티아나가 혼자서 노래를 부르고, 세 박자의 춤곡에 맞춰 천천히 춤을 추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 또한 음악이 가져오는 환상적인 착란이었다. 들리는 것인지 보이는 것인지, 춤추는 것이 그녀의 피아노와 거기에 함께하는 음악인지 아니면 그녀 자신인지 분간하기조차 어렵다.
정신이 붕 뜬 것 같은데 음악만이 어디에나 존재했다. 나탈리아는 무언가 구분하길 포기하고 그대로 음악에만 심취했다. 눈을 감아도 모든 것이 선명했다.
물 위로 타티아나가 발끝을 디뎠다. 그대로 푹 빠져야 했지만 물 위에는 잔잔한 파문만이 일 뿐, 타티아나는 발끝으로 그대로 그 위에 섰다.
타티아나는 다른 한 발도 물 위로 올리곤 사뿐히 움직이며 노래를 불렀다. 하늘거리는 손짓이 옆을 향했다가, 휙 떨어진다. 그 절도 있는 동작은 숨 막히게 아름답다.
끊어질 것 같으면서도 결코 끊어지지 않도록 한동안 그렇게 노래를 부르며 아름다운 춤을 추던 타티아나는, 이윽고 우아하게 빙그르르 돌며 무릎을 굽히며 허리를 숙인다.
그렇게 수면 위로 내려앉은 백조처럼 타티아나가 무릎을 대고, 그 파장이 원호를 그리며 나탈리아에게 와닿을 즈음.
2악장이 그렇게 끝나고 기절할 것 같은 그 아름다움에 헛숨을 토하기도 전에 3악장이 이어 시작되었다.
곧바로 론도로 이어서attacca subito il rondo. 2악장 마지막의 악장 지시에 따라 스타니슬라프가 지휘봉을 거두지 않고 다시 휘둘렀다.
타티아나의 음악이 슬며시 일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