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모스크바의 여명-388화 (388/1,277)

##  388화

스태프 한 명이 다가와서 보고했다.

“공연 시작 10분 전입니다.”

콘서트 디렉터 알렉세이는 귀에 꽂힌 인이어 무전기를 누르며 지금까지 몇 번이고 확인했던 부분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확인하겠습니다. 오케스트라, 문제없습니까?”

- 문제없습니다.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고 음악회 시작과 동시에 입장 가능합니다.

“텔레캐스트 디렉터님. 문제 있으면 보고해 주시죠.”

- 문제없습니다.

“카메라 디렉터님. 이상 보고해 주세요.”

- 이상 없습니다.

고위 관직자들이나 유명인들도 많이 오는 이 거대한 콘서트를 이끌어 가는 사람들은 수십 명이나 된다. 그중에서도 알렉세이는 총괄 책임자의 역할을 맡고 있었다. 계속해서 모든 것들을 확인하고 이 송년 제야 음악회를 최고의 음악회로 만들어 낼 의무가 있었다.

“잠깐만.”

눈으로 홀을 확인해야겠다고 생각 한 알렉세이는 복도에서 잠시 홀로 들어가 그 안을 살폈다.

이미 객석엔 청중들이 가득했다. 어셔들이 분주하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분주했다.

기대감에 찬 웅성거리는 소리, 부스럭거리는 소리, 스마트폰의 화면의 빛 등이 섞이면서 1700명의 사람들의 무리를 이룬다.

티켓팅을 담당하는 곳에서 문제 보고가 올라오거나 한 것도 없고, 청중들 사이에서 문제가 있거나 한 것 같진 않았다.

“…….”

알렉세이는 살짝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보았다.

거대한 지미집이 두 개나 설치되어 무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저 카메라 말고도 수어 대나 되는 카메라가 정해진 시퀀스마다 바꿔 가며 무대와 객석을 비춘다.

이 돔 무지키의 스베틀라노프스키 홀을 선택한 것엔 생방송으로 방송되는 것을 고려한 점도 있었다.

클래식을 연주하기에 적합하면서도 모던한 감각이 적절하게 살아 있는 홀은 모스크바 전역을 보아도 이 홀이 가장 적합했다.

다시 봐도 완벽해 보였다. 무대 뒤에 위치한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은 마치 폭포 앞에 무대가 위치한 것처럼 보이는 웅장함을 가져다주었다. 영상을 통해 보더라도 비슷한 기분을 시청자들에게 전해 줄 수 있을 것이다.

“9분 20초.”

알렉세이는 다시 시간을 확인하면서 연주자 대기실로 들어갔다.

그곳엔 쉰 명이 넘는 모스크바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이 음악회를 보다 다채롭게 만들어 줄 초대 음악가들이 모여서 순서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이 음악가 집단은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될 정도로 묵직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었다.

“…….”

알렉세이는 몇 번의 리허설을 하면서 여기 모인 사람들의 대단함을 느꼈지만, 그럼에도 본 무대를 앞두고는 조금 긴장되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모두가 어마어마한 실력과 경력을 지닌 음악가들이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무대에서 벌어지는 어지간한 일들은 이 프로들에게 맡기면 문제없다.

심지어 가장 어린 세 사람도 엄청난 천재성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각자 중요한 자리들을 차지했다. 지금 보니 그리 긴장한 것 같지도 않았다.

알렉세이는 마지막으로 대기실을 확인하고, 모든 상황을 지켜볼 수 있는 콘서트 디렉터룸으로 향했다.

9시가 되었다.

알렉세이는 인이어로 지시했다.

“음악회, 시작하겠습니다. 객석 조명 셧다운, 무대 스포트라이트. 텔레캐스트 디렉터. 생방송 카운트다운.”

- 알겠습니다.

“사회자 입장 준비하시고 생방송 카운트다운에 맞춰 입장해 주십시오.”

- 예.

그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음악회 관계자들이 행동했고, 모든 것들이 홀 안으로 집중되었다.

불이 꺼져 어두워진 홀에 스포트라이트가 무대만을 밝혔고, 지미집이 움직였다. 카메라맨들은 카메라를 무대와 객석을 카메라에 담아 생방송으로 내보냈다.

송년 제야 음악회가 시작되었다.

“…….”

알렉세이는 홀을 내려다보았다.

잠시 후, 생방송을 알리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고 정확히 5초 후 사회자가 무대 위로 입장했다.

“안녕하세요. 신사 숙녀 여러분. 송년 제야 음악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오늘의 사회, 모스크바 음악원 교수 스네야나입니다.”

우레와 같은 박수가 사회자의 인사에 화답했다. 사회자는 잠시 박수가 잦아들기 기다렸다가 정확한 타이밍에 이어 말했다.

“한 해의 끝을 여러분과 함께하게 되어 진심으로 영광입니다. 러시아 최고의 음악가들이 준비한 무대들을 부디 즐겁게 만끽해 주시고, 새해가 시작되는 순간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축복과 감사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후로도 박수가 일고, 사회자가 준비된 짧은 안내를 이어 나갔다. 알렉세이는 시간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다행히 거의 1초도 어긋나지 않았다. 모스크바 음악원 교수가 아니라 아나운서가 아닌지 의심될 정도로 완벽한 사회였다.

만족스러운 얼굴로 알렉세이가 인이어를 눌렀다.

“다음 멘트로 오프닝 마무리입니다. 오케스트라 준비하십시오.”

잠시 후 정확하게 사회자가 멘트를 끝마쳤고 어마어마한 박수 소리와 함께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무대 위로 입장했다.

“오케스트라 조명. 무대 마이크 레벨 확인. 모니터링 스태프들, 하나도 놓치지 말고 카메라 잘 확인해 주세요.”

- 알겠습니다.

무대 밖의 알렉세이와 관계자들이 바쁜 것과 대조적으로 오케스트라는 우아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무대 위에 포진했다.

지휘자가 악장과 악수를 나눈 뒤 청중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팬도 굉장히 많다. 엄청난 크기의 박수 소리가 홀을 울렸다.

지휘자는 그 박수 소리에 감사를 표하듯 손을 한 번 들어 올리고는, 뒤돌아서 단원들을 보며 지휘봉을 들어올렸다.

그 지휘봉의 끝이 하늘을 향함과 동시에 마법처럼 모든 소리가 멎었고, 다시 마법처럼 지휘봉이 휘둘러짐과 동시에 소리가 생겨났다.

“…….”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여는 음악회의 첫 곡은 글린카의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이었다.

푸시킨의 서사시를 기반으로 만든 이 오페라 서곡은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영웅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1년을 잘 마무리하고 축하하는 의미를 담은 음악회에서 선보이기에 좋은 곡이다.

“방송 문제없습니까?”

- 이상 무.

알렉세이는 비로소 한시름 놓았다. 첫 곡이 문제없이 제대로 시작되었다. 앞으로도 특이한 변수만 없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혹시나 모를 일들을 경계하면서, 알렉세이는 홀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조용히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지켜보길 몇 분, 옆의 스태프가 중얼거렸다.

“……역시 모스크바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감탄을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목소리였다. 알렉세이도 동의했다.

이 곡은 리허설을 하면서 몇 번이나 들어 보았지만 그중에서도 지금이 가장 훌륭하다.

지휘자의 지휘에 맞춰서 현악기들이 에너지 넘치는 음악을 무대 밖으로 쏟아냈고, 금관악기들은 한층 더 화려하고 멋진 소리를 내어 주었다.

정말 에너지 넘치고 경쾌한 음악이었다. 듣기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고 웃음이 절로 나오려 한다.

이곳에 모여 있는 청중들은 물론, 생방송으로 이 무대를 보고 있을 사람들이 저마다 와인이나 보드카 등을 들고 감상하고 있을 광경이 절로 그려졌다. 알렉세이는 첫 단추는 정말 훌륭하게 꿰어졌다고 생각했다.

“시간은?”

“5분 12초로 거의 정확합니다.”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 연주가 끝나고 시간을 확인했더니 그조차도 완벽했다. 혹시나 박자가 늘어지거나 빨라질까 싶어 오차를 바로잡을 수 있게 큐시트에 여유를 몇 초씩 넣긴 했지만, 노련한 음악가들은 오차 범위 안쪽으로 그야말로 완벽하게 모든 것을 해냈다.

무대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쏟아지는 박수에 화답하고, 지휘자가 다시 봉을 들었다. 지체 없이 다음 곡이 시작되었다.

“좋아.”

차이코프스키의 슬라브 행진곡 op.31

바순의 묵직한 저음과 함께 강렬한 선율이 스르륵 홀 안에 퍼지며 차오른다.

경쾌하고 신나는 이전 곡과 달리 약간은 어둡고 장엄한 행진곡이었지만, 차이코프스키 특유의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는 러시아의 향취로 모두를 매혹한다.

현악기들의 하나 된 연주가 소름 돋을 정도로 완벽하다. 그 뒤를 잇는 목관, 금관의 합주. 50명의 오케스트라는 1700명을 집어삼킬 수 있을 정도로 폭발적인 음악으로 홀을 뒤덮었다.

지휘자는 살짝 손을 젓는 것만으로도 모든 음악을 통제하고, 홀을 쥐락펴락 했다.

주 테마가 다시 한 번 반복되고 몇 번의 발전을 거쳐 나가다가 클라이맥스로 향했다. 지켜보는 알렉세이가 디렉팅을 잊고 빠져들게 할 정도로 굉장한 음악이었다.

“브라보…….”

1700명의 박수 소리와, 스태프의 목소리를 들으며 알렉세이는 시간을 확인했다. 9분 37초. 훌륭한 무대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곡이 더 남아 있었다.

“스포트라이트. 오르간 주자 따라가진 말고 넓게 비추세요. 조명은 오르간을.”

알렉세이가 지시했다.

막 대기실에선 한 남자가 무대로 걸어 나와서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 쪽으로 향했다.

남자가 오르간 앞에 앉아서 준비를 마치자마자 뒤를 돌아 지휘자와 눈을 마주쳤다. 음악가들 사이의 사인이 오가고, 지휘자가 손을 들어올렸다.

“조명, 조금 얕게.”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축전 서곡Festliches Praludium op.61

러시아 최대 규모의 84라인 파이프 오르간이 오르가니스트의 손에 따라 뱃고동 같은 웅장한 소리를 선사했다.

종교적 뉘앙스마저 느끼게 하는 파이프 오르간 특유의 소리는 모두를 숨죽이게 만들었다. 30톤이 넘는 악기의 음색은 일반적으론 그 어디에서도 듣기 힘든 무게를 지니고 있었다.

그 뒤를 오케스트라의 합주가 따랐다. 오르간이 잠시 멈추고, 오케스트라는 보다 화려하고 섬세한 음악을 보였다.

주제가 격화되면서 한 계단 올라섰다. 오케스트라가 잠시 멈춘 사이 오르간이 위엄을 보이고, 다음은 모든 악기가 동시에 울었다.

“…….”

볼 때마다 놀랍다. 인간이 기악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음악이 이 정도인가 싶은 경탄이 인다.

알렉세이는 감탄하면서 모니터링 중인 화면을 바라보았다. 영상미도 감동적일 정도였다.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은 그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의 시청률 그래프를 본 알렉세이는 시작한지 20분도 안 되어서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시청률을 보며 웃었다. 시청률에 집착할 생각은 없지만, 이 정도라면 푸른 빛을 꺾는 것도 꿈은 아닐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오르간과 오케스트라의 합주는 장엄한 행진에서 이어 거대한 축제를 그려나가다가 축포를 터뜨리며 멋지게 클라이맥스를 마무리했다.

“브라보!”

이번엔 엄청난 환호성도 무대 위로 쏟아져 내렸다.

송년 제야 음악회의 첫 프로그램은 정말 성공적이었다.

겨우 25분 정도의 시간. 교향곡은커녕 협주곡 한 곡을 연주하기에도 버거운 시간 사이 이 오케스트라는 적절한 구성으로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 슬라브 행진곡, 축전 서곡까지 세 곡이나 쏟아내면서 청중들의 기대감을 만족시켜 주었다.

긴 스토리로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음악이 아닌, 짧고 강렬한 이 음악들은 텔레비전으로 보고 있을 사람들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고심한 프로그램이었다.

알렉세이는 진심으로 모스크바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에 박수와 찬사를 보내고 싶었지만, 그에 앞서 콘서트 디렉터로서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무대 조명 셧다운. 스테이지 매니저. 오케스트라 퇴장과 동시에 스크린 내리고 1번 영상입니다. 그리고 콰르텟 무대 세팅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 준비하겠습니다.

“어두우니 사고 없도록 다시 한 번 주의 바랍니다.”

훌륭한 무대와 엄청난 환호였지만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 이제 시작했을 뿐이다.

오케스트라가 자리를 지키고 4시간 내내 연주할 수도 있겠지만, 이 음악회의 프로그램은 그보다 훨씬 다양한 형식의 음악들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무대가 바뀔 필요가 있었고, 잠시 조명을 끄고 어둠 속에서 스태프들이 무대 세팅을 바꾸는 사이 거대한 스크린이 내려와서 짧은 다큐멘터리를 상영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세팅이 완료되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의자 네 개와 보면대 네 개. 오케스트라 바로 뒤에 붙는 음악은 현악 사중주였다.

정확한 시간에 맞춰 다큐멘터리가 끝났고, 사회자가 다시 무대에 올라 사중주에 대한 설명도 끝마쳤다.

사회자가 들어가는 것과 동시에 네 명의 연주자가 무대 위로 올라섰다.

“조명 집중해서. 카메라도 동선 놓치지 마세요.”

청중들의 환영의 소리 속에서 연주자들은 정중하게 인사하고, 각자 자리에 앉았다. 바이올린 둘, 비올라 하나, 콘트라베이스 하나의 구성이다.

이번엔 지휘자 없이 연주자들만의 구성이라 언제 시작할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단지 연주자들이 자세를 갖추는 것만으로도 모든 사람들이 음악을 감상을 준비가 되었다.

적막을 깨뜨리며, 네 악기가 동시에 연주되었다.

“…….”

베토벤 현악 사중주 대푸가. op.133

약간 의뭉스러운 리듬으로 두 바이올린이 뛰놀고, 이어서 다른 두 악기도 따라 움직인다.

각자 연주되는 것 같던 악기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하나로 합쳐졌다. 베토벤의 개성 있는 푸가 양식은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전개로 날개를 펼쳤다.

열 배도 넘는 규모인 오케스트라의 소리에 비하자면 확실히 빈약하다. 하지만 매력적인 리듬과 통일성은 귓가에 스치기만 해도 시선과 집중력을 강제로 잡아끈다.

조금만 형편없었어도 바로 직전 오케스트라에 비교될 텐데, 청중들은 이미 이 새로운 사중주 음악에 빠져들고 있었다. 음악의 깊이와 가치는 규모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이 네 명의 연주자들은 확실하게 증명해 내고 있었다.

인선 하나는 기가 막히게 뽑았다고밖에 할 말이 없었다.

“멋지군요.”

베토벤의 푸가는 잠시 물컹거리는 무언가처럼 객석 곳곳에 스며들었다가 한순간에 고개를 바짝 쳐들면서 모두를 전율케 했다.

퍼스트 바이올린을 맡은 율리아가 어마어마한 기교를 선보였다. 멀리서 듣는데도 심장이 두근거리는 연주였다.

알렉세이는 홀을 내려다보면서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는 미소 지었다. 아주 순조로웠다.

낮게 가라앉았다가, 춤곡처럼 흔들거리며 피어난 음악은 다시 스케르초처럼 들리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절제된 무가로 모습을 바꾸어 멋지게 마무리되었다.

알렉세이는 나란히 서서 묵례하는 연주자들을 보고, 큐시트를 다시 확인했다.

“……으음.”

음악회에 다이내믹을 주기 위해 오케스트라에서 콰르텟까지 규모를 줄이는 건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프로그램은 여기에서 오케스트라로 다시 규모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한 단계 더 낮추는 쪽으로 짜여 있었다.

리허설을 몇 번 하면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고 또 이래야만 앞으로 4시간의 음악회가 지루해지는 일 없이 진행된다는 것은 분명했지만, 그래도 본 무대에 올려 청중들에게 평가받기 직전이니 긴장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디렉터인 자신도 이렇게 떨리는데 연주자는 얼마나 떨릴까.

알렉세이는 자기도 모르게 연주자 대기실을 비추는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한 명의 피아노 연주자를 발견했다.

“…….”

에르네스트 스테파노비치 베샤스트니흐. 온갖 수식어를 달고 다니며 클래식 관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신동은 가만히 의자에 앉아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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