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모스크바의 여명-412화 (412/1,277)

##  412화

류보비는 음악사 숙제를 하다가 그냥 다 던져 버리고 싶어졌다. 대체 뭐가 이렇게 외워야 할 게 많은지 모르겠다.

음악사 선생님은 내가 음악사밖에 안 하는 줄 아는 건가? 문학, 수학, 과학 같은 일반교과는 물론이고 실기곡도 외우느라 머리가 터질 지경인데 어쩌라는 거야 도대체.

“류보비, 지우개 좀 줘.”

그 와중에 아나톨리는 마치 맡겨 놓은 것처럼 손을 내밀었다.

류보비는 그 손바닥을 찰싹 때려 줄까 하다가, 한숨을 푹 쉬고는 필통에서 지우개를 꺼내 주었다.

제발 저기 조용히 공부하는 사샤를 반만 닮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자마자 사샤는 류보비를 배신했다.

“형, 나도 지우개.”

“여기.”

아나톨리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류보비의 지우개를 사샤에게 건네주었다. 류보비는 그런 두 사람에게 뭐라 할 힘도 없었다.

오늘 스터디룸엔 류보비, 아나톨리, 사샤 세 사람뿐이었다. 세 사람은 각각 전공이 달랐지만 타티아나를 통해 많이 친해졌다.

처음엔 많이 티격태격하기도 했지만, 이 애들이 각 학과에서 상당히 우수하다는 것을 알고는 조금 인정하는 마음도 없잖아 있었다.

하지만 오늘 같은 일을 몇 번 겪어 보면 정말 한심하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지우개는 대체 언제 살 건데? 내가 사 줄까?

“누나.”

“…….”

그래도 천진하게 웃으며 지우개를 돌려주는 사샤를 보니 부글부글 끓던 화가 가라앉았다. 류보비는 오늘도 조금이나마 성숙한 자기가 참아 주기로 했다.

그렇게 세 사람은 각자 기말 시험에 대비해 공부를 하기도 하고, 가끔은 잡담을 나누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오가는 잡담은 대개 시답잖은 이야기였다.

예컨대 이런 거.

“천 루블이 있으면 뭐 할 거야?”

“음…… 자전거펌프 살 수 있어?”

“그거 얼만데?”

“몰라.”

“그럼 나도 몰라.”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진짜.

류보비가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자 사샤가 이번엔 류보비에게 물었다.

“누나는? 천 루블 있으면 뭐 할 거야?”

얼마 전에 집 근처 베이커리에서 봤던 케이크가 970루블이었던가?

엄마 몰래 케이크를 사는 상상을 하던 류보비는 그걸 사샤에게 말해 주긴 창피해서 일부러 삐딱하게 대답했다.

“일단 천 루블 줘 볼래? 그럼 생각해 보게.”

“누나 케이크 좋아하니까 그거 살 거라 생각했는데.”

“……뭐? 응? 아닌데? 전혀?”

“그래?”

류보비를 깜짝 놀라게 만든 사샤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웃으며 다시 연필을 잡았다. 가끔 이 애가 예리한 모습을 보일 때면 종종 모골이 송연해진다.

괜히 진 것 같아서 류보비는 반격했다.

“그럼 사샤 너는 뭐 살 건데?”

“내가 사고 싶은 건 없고.”

“뭐야.”

“그냥, 엊그제 타티아나 누나 생일 때 선물을 준 것보다 받은 게 많은 것 같아서.”

류보비는 며칠 전 일을 떠올렸다. 타티아나는 그녀의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모인 친구들을 위해 향초와 디퓨저를 직접 만들어 나누어 주었다.

가게에서 판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예쁜 향초라서 류보비는 감히 거기에 불을 붙여 볼 생각도 못 하고 그냥 책상에 장식품처럼 전시해 놓고 있었다. 사샤나 아나톨리도 마찬가지일 것 같았다.

“천 루블 있었으면 언니한테 뭔가 해 주게?”

“응.”

“……천만 루블은 필요할 것 같은데.”

“천만?”

워낙 친근하게 지내서 종종 잊고 있지만, 그 거대한 저택을 생각하면 타티아나가 어떤 사람인진 분명하다. 류보비는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말했다가 말실수임을 깨달았다.

사샤가 헷갈린다는 듯 손가락을 까딱였다. 천만 루블이라는 액수가 현실감 없게 느껴진 모양이었다.

류보비는 얼른 말실수를 수습했다.

“아니, 계산하지 마. 언니가 그런 거 바라지 않는 거 알잖아.”

“그럼 누나는 뭘 바랄까.”

“글쎄……?”

류보비가 아는 타티아나는 바라는 것이 별로 없는 언니였다. 물론 뭐든지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런 것과 별개로 타티아나는 종종 욕심이라는 것 자체가 아예 없는 것처럼 보였다. 피아노 빼고.

잠시 생각해 본 류보비는 길게 고민할 것도 없다고 생각을 마무리 지었다. 일단 뭐든 간에 마음이 중요한 거니까, 천 루블 정도로 무언가 재료를 사서 수제로 만들어 주면 좋아할 거다.

그런데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가만히 책상만 바라보고 있던 아나톨리가 불쑥 끼어들었다.

“뭔진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하나 있어.”

“뭔데?”

“우리가 더 잘하게 되어서 타티아나 누나랑 합주하고 싶다고 하면 굉장히 기뻐할 거야.”

류보비는 진심으로 깜짝 놀랐다. 아나톨리는 유치하게 자전거 펌프 이야기나 하던 애가 맞나 싶을 정도로 진지한 어조를 하고 있었다.

일종의 확신, 심지어 어떤 사명감까지 엇비치는 그 모습을 보니 말문이 다 막혔다. 여기서 물질적인 이야기를 하면 안 될 것 같단 기분이 들 정도였다.

“진짜 그럴 것 같아.”

사샤도 고개를 끄덕였고, 류보비는 괜히 심술궂게 말했다.

“의외로 그럴싸한 생각을 했네? 아나톨리.”

“뭐가 그럴싸해? 당연한 거지.”

“또 바보같이 이상한 소리나 할 줄 알았는데.”

“또라니? 뭐가? 똑바로 말해 봐. 류보비.”

“됐네요.”

아나톨리는 진지한 이야기를 하다가 방해를 받아서 짜증이 났고, 류보비는 그를 짜증나게 해서 행복해졌다.

키득거리며 류보비가 말했다.

“아무튼, 난 천 루블 생기면 언니랑 케이크나 같이 먹…….”

“공부하시나요?”

행복한 이야기를 하려 하는데 마치 귀신처럼 타티아나가 스터디룸 문을 열고 들어섰다.

류보비의 입에서 자기도 모르게 바른말이 나왔다.

“아, 아뇨.”

“……예? 아, 쉬는 중이었나요.”

“조금요, 방금까지 공부하다가요.”

“쉬는 것도 중요하죠.”

타티아나는 미소를 지으며 코트를 벗어 놓고 류보비의 곁에 와서 앉았다.

류보비는 옆을 올려다보았다. 뭔가, 평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내색은 않지만 무언가 고민이 있는 것 같은 분위기, 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으면서 정작 자기는 하나도 쉬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또 여기 오기 전에 혼자 몇 시간 동안 계속 연습만 했던 걸까.

그런데 류보비가 무언가 묻기 전에 타티아나가 먼저 테이블 위로 팔을 올리며 말했다.

“그래서, 무슨 이야기 하고 있었나요?”

“어…….”

천 루블 이야기나, 타티아나가 뭘 좋아할지에 대한 이야기나 다 지금 꺼내기엔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다.

약간 망설이는 류보비 대신 사샤가 센스 있게 물었다.

“누나는 음악의 신이 소원을 하나만 들어준다고 하면 어떻게 할 거예요?”

“음악의 신이요?”

사샤의 질문에 타티아나의 눈빛이 갑자기 멍해졌다가 돌연 섬뜩한 불길을 머금었다. 희미해져 있던 인상이 휙 돌아왔다.

타티아나가 물었다.

“음악만 관장하는 신인가요?”

“예.”

“음악이라는 기준은 어디까지인가요?”

“어…… 피아노요?”

“그럼 제게 말을 건 게 피아노의 신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겠네요.”

“그래도 되고요…….”

천 루블에 대한 이야기가 진짜 돈을 준다는 게 아니라 그냥 가정을 화두로 삼아 시시한 이야기를 하자는 것처럼 음악의 신에 대한 이야기도 그냥 가볍게 이야기하면 그만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타티아나는 마치 진짜 음악의 신을 눈앞에 둔 사람처럼 모든 것을 상세하게 묻고 진지하게 고민했다.

타티아나가 이렇게 진지하게 나올 줄은 몰랐는지 사샤마저 조금 당황스러워했다.

“…….”

언니 정말 피아노의 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은가 봐…….

류보비가 보기에 타티아나는 피아노의 신에게 사랑받는 사람이었다. 세상에 누가 저 나이에 저 정도 연주를 할 수 있는가?

딱 한 명 더 꼽자면 에르네스트 정도뿐이었다. 두 사람 다 피아노의 신에게 축복을 받았다고 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하지만 타티아나는 한참이나 고민하다가, 깊게 가라앉은 어투로 천천히 말했다.

“전 피아노의 신에게 빌고 싶은 것도 많고 묻고 싶은 것도 정말 많지만요……. 소원만 물어본다면 지금은 하나네요.”

무언가 쏟아 내려던 타티아나는 세 사람을 돌아보며 그 무언가를 참았다. 그리고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타오르는 화롯불처럼 점잖은 정열을 표현하는 악상 지시어를 제게 가르쳐 주세요.”

“……예?”

“그게 뭐예요?”

타티아나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저도 모르겠네요.”

늘 반듯하던 타티아나가 힘없이 축 책상 위로 늘어졌다. 류보비는 일으켜 세워 줘야 하나 어떻게 해야 하나 안절부절못하다가 사샤와 아나톨리를 돌아보았다.

세 사람이 보기에 타티아나는 이미 피아노의 신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뭐라도 하고 싶었다.

사샤가 조심스레 물었다.

“콘 푸오코con fuoco나 아파시오나토appassionato를 말하는 건 아니죠? 그런 거라면 누나가 모를 리도 없고.”

“그런 느낌과는 조금 달라서요.”

“그런데 갑자기 그건 왜요? 누나도 작곡해요?”

“작곡도…… 자신의 음악이 분명해야 할 수 있는 거겠죠. 전 할 수 없을 거예요.”

저번에 분명 편곡도 하는 걸 봤는데,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류보비가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자 타티아나는 푸념하듯 말했던 것들이 부끄러워졌는지 다시 몸을 일으켰다.

“……숙제가 하나 있는데 조금 어렵네요.”

“언니도 어려운 숙제가 있어요?”

“물론이에요.”

류보비는 이때다 싶어 말했다.

“보여 주세요. 보고 싶어요.”

“……조금 창피한걸요.”

“얼른요.”

“…….”

다시 한참을 고민한다. 타티아나는 다른 사람을 돕는 것엔 한 순간도 망설이지 않지만 그 반대의 상황에선 쉽게 말하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류보비가 다시 몇 번 재촉하자 그제야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녀가 악보를 꺼내 들었다. 사샤와 아나톨리도 바로 옆에 모여들었다.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1번. 악보를 펼치자마자 류보비는 기겁했다.

“이게…….”

악보는 첫 페이지부터 온갖 표시들로 가득했다.

프레이즈와 아티큘레이션 등 피아노 연주자들이 일반적으로 짚고 넘어가는 부분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보기만 해도 아름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눈에도 알아보기 쉽게 모든 선율이 분석되어 있었다. 타티아나는 평소 악보에 연필을 잘 대지 않지만, 사실은 이런 악보 공부도 굉장히 잘하는 편임이 분명했다.

그리고 보다 압도적으로 다가왔던 것은 일반적으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기호들이었다.

“이건…… 무슨 의미예요?”

“이 음표를 앞의 패시지를 더 강조할 수 있는 연결구로 사용하란 뜻이에요.”

긴 이음줄 같지만 마치 뱀처럼 구불거리며 악절을 휘감는 기호는 처음 본다. 하지만 타티아나의 설명을 들으니 한눈에 음악이라는 것 자체가 눈으로 들어오는 듯했다. 그것 말고도 수많은 기호들에 모두 함축된 의미가 숨어 있었다.

이미 이건 악보 공부의 수준을 몇 계단은 뛰어넘어 있었다.

류보비는 그 전부를 이해할 순 없었지만 감탄하며 물었다.

“이거 언니가 만든 거예요?”

“아뇨, 간단한 기호논리학과 거기에서 쓰이는 다이어그램 등을 활용한 거예요. 선생님은 제 마음대로 표현을 해 보라 하셨고…… 전 선생님을 설득해야 하거든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은 바로 이것뿐이었다는 듯, 타티아나가 말했다.

“……어.”

감탄하는 것도 잠시, 타티아나가 어렵다고 한 숙제를 보고 혹시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류보비는 난감함을 느꼈다.

그녀의 숙제는 류보비가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기호논리학? 그게 뭐야? 우리 학교에서 그런 것도 배워?

힐긋 옆을 보니 사샤와 아나톨리도 음악의 한계를 뛰어넘은 듯한 이 악보를 보곤 할 말이 없는 듯했다.

그때, 세 사람보다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이 스터디룸에 들어섰다.

“아니, 그러니까 네가…… 아, 안녕 얘들아. 타티아나도 와 있었네.”

“다들 안녕.”

아나스타샤와 에르네스트였다. 두 사람은 뭔가 서로에게 불만이 있는지 툴툴거리다가 스터디룸에 있는 네 명을 보고는 반갑게 인사해 왔다.

아나스타샤가 친근하게 웃으며 휙 다가왔다.

“뭔데? 왜 모여 있어?”

재미있는 게임을 하고 있다면 끼워 달라고 말하려는 듯 가볍게 끼어든 아나스타샤는 타티아나의 악보를 보고는 멈칫했다.

“어, 뭐야 이거? 요즘 연구 중인 곡?”

“연구해 오는 걸로 숙제를 받아서요.”

“그냥 연구가 아닌 것 같은데? 내가 보기엔…… 일종의 논문처럼 보여.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설명하고 설득하려고 하는 논문.”

류보비는 깜짝 놀랐다. 타티아나는 분명 선생님을 설득하기 위해 이렇게 악보에 표시 중이라고 했었다. 아나스타샤는 한눈에 이 악보가 지닌 의미를 알아본 것이다.

그리고 어느새 뒤편에 선 에르네스트도 악보를 보고는 한마디 얹었다.

“묘한 기호를 쓰네, 타티아나. 그런데 정확히 어떤 표현인진 모르겠지만, 저 부분은 표현이 중첩된 것 같은데? 아래쪽 건 생략해도 되잖아.”

“아…… 어디요?”

“여기.”

“……정말 그렇네요?”

에르네스트는 타티아나의 기호들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바로 고쳐야 할 부분을 지적해 주기까지 했다.

“…….”

류보비는 조금 울적했다. 얼마나 열심히 해야 저 정도까지 할 수 있는 걸까? 평소엔 별로 느끼지 못하고 있던 아득한 격차가 갑자기 커다란 벽처럼 다가왔다.

정말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도움 같은 건 되지 못할 것 같다. 언제까지나.

세 사람은 머리를 맞대고 악보 분석에 들어갔다. 아나스타샤가 말했다.

“여기는 보기 복잡하잖아. 그리고 어차피 느낌을 살릴 거면 컬러풀하게 하자.”

“컬러풀이요……?”

“응. 내 생각엔 보라색으로 표시하면 좋을 것 같은데.”

“보라색…… 그렇네요. 지시표를 여럿 다는 것보다 아예 시각적인 색채감을 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해 보자. 색연필 있어?”

“……없어요.”

“그러니?”

아나스타샤는 그럴 수도 있다는 투로 가볍게 넘기곤 에르네스트를 불렀다.

“에르네스트, 색연필 있어?”

“있겠냐?”

“왜 없어? 도움이 안 되네 정말.”

“아니, 야, 그런 넌?”

에르네스트가 억울하다는 듯 반박했지만 아나스타샤는 들은 척도 않았다. 류보비가 보기에도 좀 너무하긴 했다.

하지만 그건 둘째치고, 류보비는 지금 확실하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느끼고 번쩍 손을 들었다.

“저 있어요. 색연필!”

“와, 진짜? 고마워, 류보비!”

아나스타샤가 류보비와 손을 마주치면서 감사를 표했고, 타티아나도 조용히 웃으며 고마움을 전해 왔다.

류보비는 저번 달, 타티아나와 에르네스트가 마법사의 제자라는 곡을 편곡할 때 연습을 견학하러 갔다가 붙잡혔던 경험을 떠올렸다. 그때도 타티아나는 분명하게 도움이 되었다고, 이 곡에는 류보비의 노랫소리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말해 주었다.

그렇다면 지금도, 벽 같은 걸 느끼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타티아나는 그 뒤로도 류보비에게 몇 번이나 색들에 대해 어떤 느낌이 드는지 물어보았고, 류보비는 보다 자신 있게 자신의 느낌을 전해 주었다.

악보는 조금 더 알록달록해졌지만, 이전보다 훨씬 보기 쉽고 편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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