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65화
에르네스트는 사과나 해명을 늘어놓지 않았다. 그저 앞으로의 일을 논의하고 싶을 뿐.
그리고 아나스타샤는 이야기를 똑바로 진행하고 싶다면 일단 사과부터 하라고 윽박지르지 않았다. 그런 것이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용서도 납득도 없이 아나스타샤는 물끄러미 에르네스트를 바라보았다. 무슨 생각인지 꿰뚫어보려는 눈빛이다.
긴 한숨이 흘러 나와 공기 중에 섞였다. 외부와 폐쇄된 작은 연습실에선 진심을 숨기기가 정말 어렵다.
아나스타샤는 괜한 거짓을 내뱉는 대신 반쯤 진실인 마음을 슬쩍 내비쳤다.
“저번 주엔 내가 미안했어. 말이 심했지. 강압적이었고.”
“아니, 그 정도로 강하게 이야기해 주지 않았다면 난 몰랐을 거야. 너도 알다시피 난 독선적인 멍청이니까.”
“……그렇게까지 말할 건 없잖니? 나 나쁜 사람 만들려는 거야?”
말로 주고받는 힘겨루기. 며칠 전부터 이어져 온 이 신경전은 어떤 특정한 규칙이나 기준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어떻게든 이어질 수 있었다.
아나스타샤는 거의 반사적으로 대항한 듯했다. 하지만 에르네스트는 이제 이쯤 하고 싶었다.
여기 있는 두 사람은 이기적이기만 한 사람이 되지 못한다. 그건 이미 긴 시간에 걸쳐 너무나 많이 확인했다.
에르네스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내게 그럴 의도가 있었다면 다른 방법이 훨씬 많았겠지. 너도 마찬가지고.”
“……마찬가지라고?”
“그래. 만약 타티아나 앞에서 있는 그대로 다 이야기했다면, 아마 그 애는 날 맹렬히 비판했겠지. 정말 나쁜 사람 만드는 건 순식간이었을걸.”
할 수만 있었더라면 이미 몇 번이고 폭발했을 관계였다. 하지만 그렇게 되어 버리지 않고 쭉 이어져 온 건 두 사람의 노력과 인내 덕분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았고…… 엊그제 내가 손가락을 다쳤을 때도 넌 숨겨 줬어.”
“……너 때문에 그렇게 한 거 아니라는 말. 이해 못하겠니?”
“아니, 이해했어. 나도 그 애를 놀라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
에르네스트는 늘 이쯤에서 아나스타샤가 그어 놓은 프라이버시의 선을 밟지 않고 되돌아갔다. 함부로 침범해선 안 될 부분이라고 생각했기에.
하지만 요 며칠간 느끼고 또 오늘 확인하기에, 자존심 강한 아나스타샤는 에르네스트가 그렇게 물러서 버리는 것을 좋아할 사람이 아니었다.
애초에 그녀가 그런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에르네스트는 자신의 관념대로 아나스타샤를 재 왔던 틀을 이젠 내려놓기로 했다.
“너도 나와 같은 생각인 거겠지.”
“뭐?”
“그렇지 않아?”
한참 전부터 은연중에 느꼈던 바들을 한데 엮어 그녀에게 보였다. 이전까지 했던 말들과는 다르다. 발끝이 선에 닿은 기분이 든다.
아나스타샤가 선을 넘는 걸 허락하지 않는다면 다시 되돌아가 빙빙 돌 수밖에 없다. 지금 에르네스트가 할 수 있는 건 이 정도가 전부였다.
그리고 여기까지 그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건 아나스타샤에게도 전해졌다. 그녀가 천천히 대답했다.
“맞아. 같을 거야.”
에르네스트가 타티아나에게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그녀는 이미 잘 안다. 그리고 지금 자신 또한 같다고 인정했다.
쉽게 불안해하는 타티아나를 놀라게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음악가로서의 역량을 끌어 올려 정당히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다는 욕구도. 그 이상의 것도 전부 같았다.
어렴풋이 느낀 그 공통점을 다시 목소리로 확인하고 나니 보다 분명해졌다.
아나스타샤는 날 가장 큰 장애물로 여기고 있겠구나.
그리고 아나스타샤가 내 가장 큰 장애물이 될 테고.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도 못 했던 상황이지만, 꽤 오랜 시간 동안 생각을 정리한 터라 당혹스럽진 않았다.
장애물을 부수지 않고 뛰어넘기로 한 암묵적 규칙은 이미 둘 사이에 자리하고 있었다. 에르네스트는 되레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 그걸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어.”
“……이해했다고?”
“아마도.”
그러나 약간 더 복잡한 마음인 아나스타샤는 살짝 짜증을 엇비치며 말했다.
“솔직히 말할게. 나도 네가 날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었어. 그게 벌써 한참 전 일이야.”
“한참 전?”
“메세나 협회에서 주최한 마티네 연주회 직후였지.”
“…….”
에르네스트가 그녀의 심경을 편린이나마 느꼈던 순간이었다.
반대로 아나스타샤 역시 자각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때부터 아나스타샤는 천천히 기다려 왔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에르네스트를 뛰어넘기 위해.
그 덕분에 몇 개월 사이 아나스타샤의 역량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아졌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을 알면서도 배신했다는 듯 아나스타샤가 비난했다.
“그런데 왜 전혀 도움이 안 될 일을 벌이는 건지 난 모르겠어.”
“…….”
“문제 삼지 않으면 괜찮을 거라고, 정말 그렇게 생각했니?”
에르네스트는 이미 그때의 모든 논리가 무너져 있는 상태였다. 지금 아나스타샤의 비난에 대응할 방법은 없었다.
단지 그는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뿐이었다.
“난 그냥…… 해법이 있다고 생각했어. 그게 너무 오만한 생각이었을진 몰라도.”
이제 와서 그게 말이 되냐는 듯 아나스타샤가 눈을 부라렸다.
“진짜 날 무시해도 어떻게 그렇게 무시할 수 있니?”
“…….”
“그래도…….”
마구 화를 내던 아나스타샤는 일순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더 심한 이야기를 듣더라도 감수할 생각이었던 에르네스트가 고개를 들자 옅은 미소를 짓고 있는 아나스타샤가 보였다. 그녀는 살짝 맥이 풀린 목소리로 말했다.
“네 독선이 주변을 망가뜨리는 방향이 아니라는 점이…… 난 마음에 들었어.”
“마음에 든다고?”
“저번 주엔 그냥 화가 너무 나서 널 이해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지만, 머리가 좀 식고 나니까 알겠더라고.”
결과적으론 그녀를 화나게 만들었지만, 에르네스트가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데엔 분명한 이유가 존재했다.
그 인과의 일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아나스타샤로선 무조건적으로 그를 비난할 수도 없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언제든 이 관계를 부수는 방향을 택할 수도 있었다. 서로 얼마나 감정이 상하고 타티아나가 상처를 받든 신경 쓰지 않고 멋대로 해 버리고 파탄에 이르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관계는 기적 같은 균형으로 지금도 계속되고 있었다.
“너는 나랑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며?”
둘 중 한 명이 다른 생각을 했다면 분명 무너졌을 일. 아나스타샤는 지금 그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었다.
에르네스트는 아나스타샤를 연주회 무대에 올리고 피아니스트 세 명이 연주할 수 있는 협주곡을 작곡하고 있다.
아나스타샤는 그것을 처음엔 자신을 들러리 세우려는 일이라 생각하여 화를 냈지만, 지금 조금 더 많은 이해심과 행동력을 보이는 것이 에르네스트 쪽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아도 명백한 사실이었다.
그 점을 아나스타샤는 인정했다. 이렇게 웃음으로 얼버무리듯 말해도 될진 잘 모르겠다는 듯 머뭇거리면서도, 말을 바꿀 생각은 없어 보였다.
그녀는 묘하게 쭈뼛거리더니 농담을 섞으며 말했다.
“아, 혹시나 해서 말인데 우리 지금 피아노 이야기하는 거 아니지? 만약 그런 거면 나 창피해서 죽을지도 몰라.”
“아니야.”
“다행이네.”
에르네스트가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자 아나스타샤의 어깨가 축 늘어졌다. 그녀가 지금까지 얼마나 긴장하면서 친구들을 보고 혼자 애태웠을지 알 것 같았다.
가장 큰 장애물이자 이해자가 된 에르네스트를 보며 아나스타샤는 히죽 웃었다. 그녀의 장난기가 슬금슬금 고개를 들었다.
“너랑 이런 이야기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이왕 하는 김에 제대로 해 볼까?”
“이왕?”
“혹시 좋아하는 애 있니?”
마치 어딘가 놀러가선 비밀 이야기 하자는 투였다. 에르네스트는 퉁명스레 대꾸했다.
“뜬금없네. 굳이 너한테 말해야 돼?”
“아하하, 네가 그렇게 대답하길 원했어.”
아나스타샤는 마음에 든다는 듯 깔깔 웃으며 의자에 앉았다.
한결 풀어진 그녀의 표정엔 묘한 희열과 열망이 깃들어 있었다. 긴장을 불사르고 들어선 그 감정들은 결코 장난 같은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동시에 거기엔 에르네스트에게 향하는 감사도 담겨 있었다.
“에르네스트.”
“응.”
“네겐 정말 이상한 상황이지 않아? 괜찮니?”
묘한 죄책감이 실린 목소리였다. 그녀는 세상의 기준에 맞지 않는 상황을 에르네스트에게 강요한다고 여기는 것 같았다.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하면 어떻게 해?
에르네스트는 피식 웃었다. 그는 실수로라도 그녀에게 이상하다고 한 번도 말하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 여겼다.
이해하고 말고를 떠나서 그건 그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평범하다고 생각해.”
“아닐걸.”
“정말이야.”
“…….”
하지만 아나스타샤는 어떠한 계기나 조언 등이 에르네스트에게 영향을 끼쳤으리라 확신하는 듯했다.
이전까지 보여 왔던 태도가 그랬으니 그리 생각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의심하는 건 아닌데, 혹시 너 말고도 이 이야기에 대해 아는 사람 있어?”
굉장히 미안해하고 있지만 지금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듯 아나스타샤가 물어왔다. 에르네스트는 전혀 심각한 일이 아니란 뜻으로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있어.”
“……뭐? 네가 말했니?”
“아니.”
“그럼…… 어떻게 아는 건데? 그게 누군데?”
“사샤.”
“……사샤?”
다른 누가 아니라 난데없이 어린 동생의 이야기가 나오자 아나스타샤는 상상도 못했는지 눈을 크게 뜨더니, 곧 슬픈 표정으로 우울하게 말했다.
“그 애는 날 싫어하겠구나.”
사샤는 타티아나를 정말 좋아하고 잘 따른다. 에르네스트와 잘되길 바라는 것 역시 당연한 일이었다.
아나스타샤는 그런 사샤가 보기에 자신은 정말 장애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라 생각하는 듯 보였다.
에르네스트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사샤는 널 정말로 존중하고 배려했어. 되레 내게 화를 내기도 했고.”
“화를 냈다니…….”
“널 똑바로 보지 않으면 내가 상대도 되지 않을 거라고 말이지.”
그 맹랑한 꼬맹이는 작년부터 모든 것을 꿰뚫어보고는 경고까지 했었다.
심지어 답답해하면서도 한발 더 나서서 직접적으로 무언가 하지 않고 모두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였다. 에르네스트는 솔직히 동생에게 배운 점도 정말 많았다.
어쨌든 걱정할 필요 없다는 뜻으로 에르네스트는 다시 분명히 말해 주었다.
“사샤는 널 싫어하지 않아.”
그 어린아이가 자신을 싫어할 것이라고 예단한 것에 대해 아나스타샤는 사과했다.
“내가 무슨 말을…… 미안해.”
한숨을 푹 내쉰 그녀는 의자 위로 한 다리를 올리곤 웅크려 안았다. 두 사람 사이에서 말이 멎자 허공에 떠돌던 소리들은 순식간에 방음처리가 된 벽에 빨려들어가 사라지고 침묵이 내려앉는다.
그 속에서 에르네스트와 아나스타샤는 각자 상념에 잠겼다. 이윽고 천천히 목소리를 먼저 낸 건 아나스타샤 쪽이었다.
“아무튼…… 네가 우리 관계를 깨지 않게 위해 노력중이라는 건 알겠어. 에르네스트.”
“너도 똑같이 노력중이겠지.”
“응. 뭐…… 하지만 난 그냥 조금 혼란스러운 것도 있거든 사실은. 그냥 일시적인 거라든가?”
일시적으로 사람을 좋아할 수도 있나?
그게 이상한 말처럼 들리진 않았지만, 아나스타샤의 경우엔 조금 더 중요한 일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에르네스트는 아나스타샤를 어떠한 카테고리 안에 넣을 생각이 없었기에 분석적으로 보지 않고 그냥 그녀가 스스로 생각해서 판단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었다.
잠시 후 그녀는 에르네스트의 생각도 궁금하다는 듯 물어보았다.
“콩쿠르 끝나기 전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니?”
그 대상이 누구인지 어떤 말인지는 굳이 보탤 것도 없었다. 에르네스트는 이미 그것에 대해선 생각이 모두 정리된 후였다. 그는 짧게 고개를 저었다.
“그건 우리 모두에게 최악이겠지.”
“글쎄…… 아닐지도 모르잖아? 나만 납득한다면.”
“납득이 뭐야?”
“타티아나가 널 진짜로 좋아해 준다면 말야.”
“……난 지금 상태론 100% 차일 거라 확신해.”
타티아나는 얼핏 유약하게 보이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강단 있고 단호한 사람이기도 했다.
음악에 모든 집중력을 다 쏟아붓고 있는 타티아나에게 어쭙잖게 다른 관계를 요구했다간 그 결과가 불 보듯 뻔했다.
게다가 에르네스트는 지금 그녀에게 과할 정도로 강한 영향을 이미 받고 있었다. 그 영향권에서 어느 정도는 자유로워져야 그도 스스로에게 자신을 가질 수 있게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아나스타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정말 그럴까?”
옆에서 보고 있는 아나스타샤의 눈엔 다른 것이 보이는 모양이다. 에르네스트가 설명해 달란 뜻으로 바라보자 아나스타샤가 이어 말했다.
“나도 작년까진 그렇게 생각했어. 그런데 그 애가 지금 기억을…….”
“기억?”
“아니, 음. 요즘 꽤 활발해졌잖아? 피아노에 목숨 거는 건 여전하지만 예전보단 조금 덜하기도 하고. 그러니 가능성 있을지도 모르잖니?”
봄에 쓰러져서 혼수상태에 빠졌던 그녀는 깨어난 후 활력을 되찾았다.
여전히 피아노밖에 모르고 불안증도 가지고 있었지만, 어려운 체험을 한 사람들이 초인적인 정신력을 지니게 되는 것처럼 타티아나 역시 깊은 잠에서 무언가를 보고 느꼈는지 이전과 약간 달라진 부분이 있었다.
조금 더 적극적이고 거리감도 줄어든 느낌. 하지만 에르네스트는 그건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라 생각했다.
“가능성은 너도 똑같잖아.”
“난…….”
지금까지 그와 같다고 말했던 아나스타샤는 곧장 대답하지 못하고 잠시 대답을 흐리더니 곧 에르네스트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일단 널 꺾고 나서 생각하기로 했어.”
“……그게 중요한 건가?”
“중요해.”
대체 친구간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데에 음악이 왜 끼어드는가. 에르네스트는 일반적이지 않은 아나스타샤의 행동 원리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다가도, 마음 속 깊은 곳에선 이해할 수 있었다.
쇼팽 콩쿠르 무대 위에서 마주하는 건 한참이나 지난 후의 일이다.
에르네스트는 그 전에, 자신의 가장 큰 장애물이 될 사람의 실력을 제대로 보고 정면으로 마주하고 싶었다.
“어떻게 꺾을 건데?”
“피아노로.”
“보여 줘 봐.”
“쇼팽 콩쿠르에서 보여 줄게.”
“아니, 지금 해 봐.”
“너 내가 그렇게 바보로 보이니? 지금 내가 너한테 내 무기를 왜 보여 줘야 하는데?”
아나스타샤는 날을 세우며 경계했다. 무기라고 말할 정도면 정말 제대로 경쟁의식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그래, 같은 콩쿠르에 나가는 사이엔 이런 맛도 있어야지.
에르네스트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어차피 콩쿠르에 올릴 거면 쇼팽 곡 중 하나일 것 아냐.”
“…….”
“그리고 지금은 내가 대응을 할 수 없는 상황이지.”
그는 왼손을 흔들어 보이며 피아노를 칠 생각이 없음을 알렸다. 은근히 구슬리자 아나스타샤는 고민에 빠졌다.
일방적으로 듣기만 할 에르네스트를 앞에 두고 다시는 무시하지 못하도록 본때를 보여 줄 것인지, 앞서 실력을 보이는 것이 과연 유리할지.
여러 계산을 마친 아나스타샤는 곧 매서운 눈빛으로 고개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