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81화
레티시아 그리고 세연과 난 담소를 나누며 차와 쿠키를 즐겼다.
세 사람 모두 다른 나라에 살고 있다 보니 각 나라의 문화 차이 등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반대로 피아노 연주자라는 공통점으로 뭉쳐서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때, 웨이터가 가져다준 간식을 보고는 레티시아가 반갑다는 듯 말했다.
{어, 이건 투론Turrón이야. 스페인의 과자인데. 이런 곳에서 보네.}
{응……? 강정 같아 보이는데?}
{강정?}
{한국의 전통 과자야.}
레티시아는 어이없다는 듯한 눈빛을 했지만, 곧장 세연이 스마트폰으로 강정의 사진을 보여 주자 깜짝 놀라더니 인정했다.
{정말 똑같이 생겼네.}
{그렇지?}
{그럼 이건 투론일까, 강정일까.}
그게 고민할 거리인가 싶긴 하다. 여긴 벨기에니까 아무래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건 스페인이다.
영향을 받아도 스페인에서 조금 더 받았을 테니 정답은 당연히 투론 쪽이겠지.
하지만 우린 이런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도 즐거워했다.
밝고 사교성이 좋은 세연은 레티시아와 속닥이더니 하나 남겨 놨다가 다음에 웨이터가 오면 물어보자고 말했고, 레티시아 역시 그런 그녀가 귀여운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그 미소는 웨이터가 너트 바nut bar라는 재미없는 대답을 내놓으니 일그러졌지만……
이런 간식 이야기 말고도 우리가 할 주제는 산처럼 많았으니 크게 의미 있진 않았다.
그렇게 대부분의 대화는 우리 세 명 사이에서 이루어졌지만, 지나가다가 우리 테이블 쪽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보니까 영어로 대화하는 것 같았는데, 재미있어 보이는군요?}
명단에서 본 남성 연주자였다. 그는 와인 잔을 흔들며 다가와서는 테이블에 손을 얹고 기대었다.
러시아, 스페인, 한국 국적의 세 여자가 이야기하는 것이 특이하게 보인 모양이다.
국제 모임에서 이런 건 흔한 모습일 텐데 꽤 흥미 있는 눈빛으로 그는 우리를 바라보았다.
레티시아는 그와 면식이 있는지 삐뚜름하게 올려다보며 말했다.
【알레한드로.】
【□□□□□. 레티시아.】
그 이름을 듣고 나서야 난 남성의 이름을 생각해 냈다. 알레한드로 페테르손. 아르헨티나의 피아노 연주자였다.
아르헨티나라고 하면 현시점 최고의 연주자 중 한 명인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고향이란 생각밖에 안 난다.
이렇게 모든 것을 음악에 연관시키는 것도 직업병이라면 직업병인데, 잘 고쳐지지 않았다.
난 처음으로 우리 테이블에 인사 온 그가 약간 반가워서 웃으며 인사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레티시아가 빠르게 먼저 우리를 소개해 주었다.
【□□□ 베르체노바, □□□ 임. □ □□□□□.】
【오, □□□□?】
【□□. □□□□ □□.】
레티시아의 태도는 그리 살갑지 않았다. 그냥 대충 우리가 누군지 알았으면 이제 가 버리라는 듯한 말투였다.
알레한드로는 싱거운 웃음을 짓더니 어깨를 으쓱했다.
【□□ □□ □□□ □□□.】
그는 한마디 하고 와인을 쭉 마셔 버리고는 잔을 테이블 위에 툭 올려놓고 떠나가 버렸다.
갑자기 왔다 간 그가 궁금한 건 세연 역시 마찬가지인 듯했다.
{친구야?}
{친구!? 내가 저 남자랑 친구처럼 보여?}
레티시아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는 듯 딱 잘라 말했다. 그리 사이가 좋지 않은 걸지도 모르겠다.
다시 과자를 집으며 그녀는 시큰둥하게 말했다.
{눈치 없는 남자야. 딱 봐도 너희 둘한테 흥미가 있어 보였잖아.}
{저도 그랬는데요?}
{뭐?}
레티시아야 감정이 좋지 않아서 알레한드로를 얼른 쫓아 버린 건지 모르겠지만, 난 그와 인사도 제대로 못 한 것이 조금 아쉬웠다.
{모처럼이니 인사하고 싶어서요…….}
{……진심이니?}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녀가 날 바라보며 중얼거리다가, 고개를 휙 돌려 세연에게 물었다.
{너도? 세연?}
{어, 왜? 나쁜 사람이야?}
레티시아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여기 반드시 있어야겠네……. 너희가 열일곱 살이란 걸 깜빡하고 있었어.}
뭔지 잘 모르겠지만 레티시아는 알레한드로를 굉장히 좋지 않게 평가하는 것 같았다.
난 그녀가 아무 이유 없이 사람을 차별하거나 막진 않으리라 믿었다.
세계 최고의 피아노 연주자들이 모여드는 콩쿠르의 파티란 것에 들떠서 조금 무방비하게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약간은 조심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알레한드로 외에 우리 테이블로 오는 사람은 없었다. 이미 세 명이 모여 앉아 있으니 끼어들기 힘든 분위기이긴 했다.
애초에 이런 파티장은 다른 사람들과 유연하게 친해지고 싶은 사람은 이곳저곳 걸어 다니고, 친분 있는 사람들하고만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은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하는 구조였다.
“…….”
난 고개를 들고 다른 테이블들을 보았다. 거기서 렌스키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의 모습은 작년에 봤던 것과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레티시아가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나 역시 렌스키에 대한 감정은 아직도 좋지 않았다.
갑자기 그가 우리 테이블로 온다면 차갑게 반응할 것 같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그가 보여 줄 실력에 대해선 조금 흥미가 있었다.
가을 연주회 때 그에게 일종의 도발을 하기도 했으니까…… 그가 그걸 얼마나 의식하는지는 몰라도 아마 아무 생각 없이 여기에 있진 않을 테다.
물끄러미 렌스키를 쳐다보던 난 그가 머리를 움직이자 얼른 모른 척 세연을 바라보았다.
딱히 눈을 마주치고 싶진 않았다. 내가 그에게 조금이라도 호감을 가지게 되는 건 무대에서 얼마나 잘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아는 사람 있니?}
{음…… 아까 악연이라고 했던 사람이요.}
{아하! 역시 너도 있구나. 알레한드로 같은 사람이.}
{그러게요. 후후.}
묘한 공감대를 얻은 나와 레티시아는 작게 웃으며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곳에서 얼굴을 알 만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살짝 불안해지는 부분 역시 있었다.
‘언제 오려나…….’
이 테이블은 세 명이 차지하기엔 너무 컸다. 난 여기에 올 사람이 더 있다는 사실이 신경 쓰였다.
아까도 확인했지만 다시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서서히 파티 시작 시간이 다가오고 테이블은 사람들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아까 처음 왔을 땐 조용히 아는 사람들끼리만 대화하는 것 같던 분위기가 지금은 정말 사교 행사장처럼 변모해 있었다.
언뜻 봐도 50명 넘게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아나스타샤는 아직도 안 오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
내게 전화를 하기 직전에 막 준비를 시작했다면 정말 시간이 촉박하긴 했다. 아마 파티가 시작되고 나서 올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염려 때문에 그녀는 날 먼저 보낸 것이겠지.
정말 늦을 수도 있다는 걸 나도 알기 때문에 아나스타샤에게 더 연락하기가 어려웠다.
그렇지 않아도 늦는데 재촉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지금 마음이 급한 건 나보단 아나스타샤 쪽일 테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메시지 하나 없이 나만 여기서 좋은 사람들과 웃고 이야기하고 있으려니 조금 마음이 답답했다.
내 표정이 살짝 어두워진 모양이다. 세연이 슬그머니 물었다.
{왜 그래? 타티아나. 무슨 일 있어?}
{아무것도 아니에요.}
난 티 내지 않으려 애쓰며 짧게 대답했다.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 실례를 끼치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내가 알려 주지 않아도 세연은 이미 어느 정도 눈치를 챈 모습이었다. 그녀는 희미하게 웃더니 시간을 확인하며 말했다.
{아나스타샤가 늦네. 얼마나 걸린데?}
결국 숨기지 못한 나는 있는 그대로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다.
{저도 모르겠어요……. 아마 파티 행사가 시작하고 나서 올지도.}
{나도 우리 언니들이 지금 어디쯤인지 모르겠어. 시간 넉넉하게 택시 타고 출발했으니 원래는 늦지 않을 텐데,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닐지 걱정되네.}
세연과 내가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듣고는 레티시아도 걱정된다는 듯 말했다.
{전화를 해 보면?}
{재촉해서 택시가 빨라진다면 그러고 싶죠.}
무의미한 재촉을 하고 싶지 않아서 내가 참고 있는 것처럼 세연 역시 똑같은 이유를 댔다. 답답한 건 그녀도 마찬가지인 듯했다.
레티시아는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살며시 웃었다.
{파티가 시작되어도 괜찮아. 아마 연설이 있겠지. 지루할 테니까 늦는 게 좋을지도……. 그런데 저거 아나스타샤 같은데.}
{예?}
말하다 말고 레티시아가 자신이 보는 방향을 가리켰고, 난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거기엔 이 많은 사람 속에서도 눈에 확 띄는 아나스타샤가 서 있었다.
잠시 두리번거리던 그녀는 앞쪽에 있는 날 발견하고는 비로소 안심했다는 듯 웃었다.
그런데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
마치 일행인 것처럼 그 옆엔 두 사람이 더 있었는데, 그녀들도 이쪽을 보더니 손을 흔들었다. 그 대상은 내가 아니라 세연이었다.
「언니들도 왔네?」
우연의 일치로 동시에 도착한 걸까?
세 사람은 우리 테이블 쪽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모르는 사람들끼리 우연하게 같이 오는 느낌이 아니었다. 분명히 세 명이 한 일행인 느낌이었다.
모두의 시선을 끌며 다가온 아나스타샤는 미안하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내가 늦었지?”
“딱 맞춰 오셨어요. 여기 앉으세요.”
“딱 세 자리 남아 있었네.”
테이블은 6인용이었다. 아나스타샤의 말을 듣고 확신하게 된 난 저 세 사람이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너무나도 궁금해졌다.
옆에선 세연이 양지은, 이연주와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휴, 땀 날까 봐 뛰지도 못하고. 혹시 늦으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이야.」
「저도 걱정했어요. 어떻게 된 거예요?」
「입구에서 경비원이 우릴 딱 붙잡지 뭐야?」
「예? 왜요?」
세연이 기겁했다. 해외에서 문제가 생겨 경비원에게 붙잡힌다는 건 정말 머리 아픈 일이다. 그런데 이연주가 툭 끼어들어서는 핀잔을 주었다.
「경비원이 잘못했다는 듯 말하지 마. 네가 잘못한 거잖아.」
「아, 그래도!!」
「그래도는 무슨 그래도야.」
양지은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이연주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초지종을 풀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초대장이 그렇게 중요한 줄 모르고 그냥 놓고 왔다가 통과하지 못했는데 아나스타샤가 그걸 잘 도와줘서 같이 오게 된 상황이었다.
그렇게 도움을 받았으니 친해지는 것도 당연했다. 난 아나스타샤가 자랑스러워져서 표정 관리를 하느라 힘들었다.
미소를 꾹 참으며 아나스타샤에게 옆에 앉으라 하고 마실 것을 권하고 있는데, 인사를 마친 양지은이 내게 흥미를 보였다.
「그나저나, 이쪽이……?」
「맞아요.」
이름을 말하면 내가 돌아볼 것이라 생각했는지 두 사람은 교묘하게 한국어로만 대화했다.
「그때 봤던 건 진짜 자다 깨서 아침 연습하던 중이었구나…….」
「실물 장난 아니라고 말했잖아요.」
「이 정도일 줄은 몰랐지.」
아무리 알아듣지 못하겠거니 하고 말한다고 해도…… 너무 부끄럽다.
아나스타샤에게 차를 따라 준 다음 난 양지은과 이연주 쪽을 돌아보았다. 일단 끼어들어서 제멋대로 말하고 있는 걸 끊어 놔야 할 것 같다.
{양지은 씨 맞으시죠?}
{아, 그…… 맞아요.}
{반가워요. 이연주 씨도요. 저번에 영상 통화로 인사했던 것 즐거웠어요.}
자연스레 예전에 있었던 일을 꺼내니 두 사람도 자신들을 기억한다는 것에 기쁜 미소를 띠었다.
그런데 깜짝 놀란 건 아나스타샤 쪽이었다. 그녀는 마시던 차를 급히 삼키고는 물었다.
“잠깐만, 타티아나. 저 사람들 아니?”
“네. 제가 이야기해 드리지 않았던가요? 세연이 선배들을 인사시켜 준 적이 있다고.”
“그게 저 사람들이었어!?”
놀랄 만도 했다. 나 역시 굉장한 우연의 일치라 생각하니까.
그리고 난 그녀가 모르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도움을 주었는지 들었다. 하지만 시치미를 뚝 떼고 물었다.
“모르셨던 건가요?”
“당연히 몰랐지…….”
“그런데 어떻게 같이 오신 건가요?”
잘한 일이 있다면 얼른 말해 보란 느낌으로 은근히 물어보았으나, 아나스타샤는 그런 걸 자기 입으로 이야기하는 걸 그리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다.
별것 아니라는 듯 쿨하게 아나스타샤가 말했다.
“그냥…… 같이 오다 보니까 인사 정도는 했어.”
“후후.”
“왜 웃니?”
“그냥요.”
난 그런 그녀의 성격도 좋았다.
약간 차갑다는 평가를 듣기는 하지만, 내가 사람으로서 엉망이었을 때 가장 많이 도와주었던 건 바로 아나스타샤였다.
어려운 사람을 보고 그냥 지나가지 못하는 그 성격이 지금의 내가 있게 만들어 준 것이다.
어떻게 그녀를 칭찬해 줄까 생각하고 있는데, 바로 기회가 왔다.
{두 사람 친구였지? 처음엔 몰랐는데 오다가 들었어.}
{예, 맞아요.}
{역시 네 친구라 그런지 너무 착해. 이즈마일로바가 지은이를 안 도와줬으면 진짜 큰일 날 뻔했어.}
{무슨 일이 있었나요?}
내가 묻자 이연주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다시 한번 영어로 아까 있었던 일들을 설명해 주었다.
적나라한 칭찬을 받으며 아나스타샤는 낮게 중얼거렸다.
“굳이 이야기를 하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결코 나빠 보이진 않았다.
이제 여섯 명으로 우리 테이블은 꽉 찼다. 인원이 아까의 두 배가 된 만큼 당연히 할 이야기도 많고 인사할 사람도 많았다.
특히 레티시아가 많은 관심을 받았다.
만약 불편했다면 진즉 떠나갔을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곳에 계속 있기로 한 걸 보니 이 멤버가 그녀의 마음에 꽤 든 것 같았다.
이연주는 레티시아를 이전부터 잘 알고 있었는지 말을 많이 걸었고, 레티시아 역시 이연주에게 관심이 있어 보였다.
그리고 아슬아슬하게 도착한 세 사람과 인사를 거의 마쳤을 무렵, 딱 맞춰서 파티 시간이 되었고 사회자가 단상 옆의 사회석으로 올라와서는 마이크를 잡았다.
처음엔 프랑스어, 그다음 네덜란드어. 마지막으로 영어로 안내가 진행되었다.
{신사 숙녀 여러분.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환영 파티에 참석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여러 언어로 이렇게 말하려면 굉장히 헷갈릴 것 같은데도 사회자는 아무렇지 않은 듯 능숙했다.
{본 파티는 멀리서 와 주신 여러분을 위한 저희의 감사의 뜻이자, 앞으로 한 달 동안 경합을 치를 피아니스트들을 무대 밖에서 먼저 알아 나갈 수 있는 만남의 장입니다.}
아까 프랑스어로 이야기했을 때 살짝 분위기가 묘해졌던 것이 이 말 때문이었던 것 같다.
지금 여기에 있는 모두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순 없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었다. 한 달 후에는 몇 사람 남아 있지 않겠지.
그 전에 미리 인사해 두라는 건 배려이기도 하고, 조금 무서운 말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정도 각오도 없이 이곳에 온 사람은 없었다.
사회자는 가볍게 웃으며 멘트를 마쳤다.
{여러분들을 환영하고 격려를 드리고자 바네사 왕비님께서 직접 자리하셨습니다. 큰 박수로 맞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회자가 단상 쪽으로 손짓했고, 이어 단상이 있는 무대 뒤쪽 의자에 앉아 있던 한 여성분이 일어나서 단상 쪽으로 향했다.
『안녕하십니까.』
그 한마디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라는 깊은 역사를 지닌 행사의 진정한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