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화. 계획변경
- 볼드윈 다이나믹스
"볼드윈?"
테리는 매장의 로고를 보고 멈춰서버렸다.
표정을 보니 미간이 잔뜩 찌푸려져있었다.
< 테리 양의 체온이 증가합니다. >
< 생체반응과 몸짓언어를 토대로 감정분석 중... >
< [적개심]과 [분노]가 감지되었습니다. >
테리의 아버지를 사지로 몰아넣은 건 시의회를 움직이는 세 가문이었다.
그리고 그 중 한 축을 담당한 볼드윈 가문은 그녀의 아버지가 속한 기갑토벌군에게 직접 사지로 들어가라고 명령한 지휘관 버크 볼드윈의 가문이었다.
그런 볼드윈 가문이 운영하는 볼드윈 다이나믹스를 보고 적개심을 드러내지 않았다면 오히려 내가 이상하게 여겼을 것이다.
'잊고 살았던 원수를 다시 본 것 같은 표정이군'
아마 F-8구역에서는 볼드윈 그룹의 로고를 볼 일이 없었을 것이다.
'그 덕분에 잠시나마 잊고 살 수 있었겠지.'
내가 테리의 속마음을 엿본 순간이었다.
볼드윈 다이나믹스 매장 입구에서 한 배틀슈트가 날아올랐다.
유난히 층고가 높은 배틀슈트 전용관을 저공비행하며 백화점 고객들의 시선을 끄는 배틀슈트에선 가스분사음이나 제트엔진 엔진음 같은 소음은 들리지 않았다.
"오오!"
"솔져급인데, 소음이 전혀없네?"
"우리 단장이 비행할 땐 굉음이 일던데...!"
볼드윈 다이나믹스의 새로운 솔져급 배틀슈트를 보고 용병들이 흥분을 감추지 못한 순간이었다.
< 수준 높은 배틀슈트를 발견했습니다. >
< 마그니움 함유율 25%! >
< 해당 배틀슈트는 비행 중이나 추진제를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
< 마법을 이용한 비행으로 추측됩니다. >
< 해당 마법식을 추출하지 못했습니다. >
< 새로운 형태의 보안체계가 탐지를 방해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
시스템이 볼드윈 다이나믹스의 솔져급 배틀슈트를 보고 시스템 메세지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마법식의 탐지 자체를 방해하다니... 흥미롭군.'
그 때 여전히 눈쌀을 찌푸린 채, 솔져급 배틀슈트를 보는 테리와 눈이 마주쳤다.
문득, 나를 데스나이트들에게 이끌어줄 공주님에게 립서비스 정도는 해줘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가장 큰 적 중 하나가 저기에 있군. 볼드윈... 얼마나 대단한 지 한번 알아볼까?"
"말씀은 감사하지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요."
테리는 원수인 볼드윈 그룹에 원망과 함께 두려움을 느끼는 듯 했다.
나는 게릭슨과 이야기를 나누며 쌓은 팔미라 시의 상식에서 그 두려움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사실 배틀슈트 제작은 볼드윈 그룹의 주력사업이 아니었다.
그들은 생명공학 분야에서 팔미라 시 최고의 기술력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었다.
그런데도 에이드릭 테크놀로지 같은 중소기업은 만들 엄두도 못 내는 솔져급 배틀슈트를 턱하니 내놓은 것이다.
주 사업분야가 아닌 부수적인 사업조차도 업계 최정상을 달리는 그 압도적인 자금력과 기술력.
팔미라 시를 좌지우지하는 3대 초거대기업 중 하나 다웠다.
그녀가 지레 겁먹을만 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폐가 되는 일은 없을 거야."
난 인파를 헤치고 볼드윈 사의 새로운 솔져급 배틀슈트를 향해 다가섰다.
그때, 매장 앞을 비행하던 솔져급 배틀슈트가 바닥에 내려서더니, 헬맷부분이 자동으로 뒤로 접히며 해제됐다.
"보시다시피 전 강화시술자도 사이보그도 아닙니다. 순수한 인간이죠. 하지만 저희 볼드윈 다이나믹스의 역작 BD-025S 모델은 외부충격을 경감시켜 일반인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줍니다."
밝은 금발의 판매원은 천장을 향해 신호를 주며 말했다.
그러자 천장에서 길다란 유리격벽이 내려오기 시작했다.
- 배틀슈트의 방호력을 시연하기 위해 격벽을 설치하겠습니다.
- 고객님들께서는 한걸음 물러나주시기 바랍니다.
홀로그램 안내원이 안내하는 순간이었다.
쿠궁! 하는 소리와 함께 볼드윈 다이나믹스 사의 매장에서 4미터에 달하는 탑승형 이족보행로봇이 걸어나왔다.
문제는 놈의 양팔과 어깨 위에 설치된 30mm 기관포였다.
그건 아치스 같은 헤비머신건 수준이 아니라 아예 장갑차나 헬기에 탑재해야할 수준의 괴물이었다.
"미친!"
"저, 저건 빌헬름 테크놀로지에서 만든 아이언스톰이잖아!"
"아이언스톰이면 대좀비집단 무기 아니야?"
"이런 미친새끼들! 백화점 안에서 아이언스톰을 발사하겠다고?"
"여기 내진설계는 된 건물이겠지?"
"2층 바닥이 아이언스톰을 버틸 수 있을까?"
"도시탈환전에나 쓸 무기를..."
용병들은 양팔에 각각 세 개의 30mm 기관포를 설치한 것으로도 모자라, 어깨 위에 세 개 씩 더 달아 총 12대의 기관포를 매고 나온 탑승형 이족보행로봇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 자, 자! 비키세요.
- 보급형 배틀슈트는 도탄에 스치기만해도 사망입니다.
- 거기, 초록눈! 내 앞길 막지 말라고!
'나 보고 하는 소린 거 같은데...?'
그때, 테리가 내 손을 잡아 끌었다.
"용병들을 보고도 겁도 없이 막돼먹은 말을 내뱉는 걸 보니, 사냥교화형에 처해진 죄수가 분명해요. 볼드윈... 도시탈환전에 참전해야할 죄수를 빼돌려서 신제품 설명회에 써먹다니!"
테리는 볼드윈 가문에 대한 적의를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내 눈은 날 향해 고함쳤던 탑승형 이족보행로봇에 고정되어 있었다.
'저 크기! 저 무게! 저 화력! 그 모습만으로도 적을 압도할만 해. 그야말로 금속으로 빚어낸 예술품이 따로 없군.'
< [빌헬름 테크놀로지 사의 대좀비집단 무기, 아이언스톰 WIS-100의 설계도]를 저장했습니다. >
< 레어 등급 스킬 [해킹]을 사용하여 아이언스톰의 소프트웨어를 복사하시겠습니까? >
시스템은 내가 원하는 바를 콕 찝어냈다.
기관포는 다루기 힘든 무기였다.
총구 지름이 2센치미터 이상인 화기를 기관포라고 부른다.
내가 전에 사용하다가 아치스에게 넘긴 헤비머신건 RT9도 20mm 탄을 사용하니까 기관포라고 부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헤비머신건 RT9은 기관포 중 가장 작은 구경에 속한다.
그러나 난 한 정의 20mm 탄을 사용하는 헤비머신건 RT9을 다루기위해 배틀슈트의 전투보조시스템을 사용해야했다.
그런데 아이언스톰이 탑재한 건 그보다 크고, 강력하고, 반동도 강한 30mm 기관포였다.
'12대의 30mm기관포를 통제하려면 사격통제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갖췄을 거야.'
시스템은 바로 그 부분을 노린 것이다.
'아이언스톰의 모든 데이터베이스를 다운로드하고 해킹 기록을 말소해라.'
< 사용자님의 명령에 따릅니다. >
< 해킹을 완료했습니다. >
< 빌헬름 테크놀로지 사의 사격통제 시스템, 묠니르를 다운로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
< 오귀스트 에너지의 소형핵융합로 CFR-101의 운영체계를 다운로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
'소형핵융합로?'
< 아이언스톰의 설계도에 따르면 아이언스톰은 두 개의 소형핵융합로를 동력원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
< 하나는 아랫배에 위치하며 자세유지에 쓰이고 나머지 하나는 가슴에 위치하며 오로지 사격통제에만 사용됩니다. >
시스템은 아이언스톰이 소형핵융합로를 장착한 부분을 붉은 선으로 표시해줬다.
'동체를 한번만 만지면 저 떡장갑 안에 숨은 소형핵융합로의 설계도와 아이언스톰을 이루는 재료들도 알아낼 수 있겠어.'
내가 아이언스톰에게 다가선 순간 쿠궁! 하는 소리와 함께 두께 1미터짜리 방탄유리가 내 앞을 가로막아버렸다.
'이건 뭐하는 짓이지?'
내가 방탄유리에 가로막힌 순간, 탑승형 이족보행로봇 아이언스톰의 총구가 솔져급 배틀슈트를 입고 있는 판매원을 향했다.
주변의 인파가 있는 구역은 방탄유리로 감싸서 총알이 튀지 않게 만든 것 같았다.
'마치 임시 사격장이라도 만드는 것 같군. 표적은 신형 배틀슈트인가? 어지간히 방어력에 자신있나 보군. 사람을 향해 총을 쏘다니.'
사격준비를 마치자마자, 콜드 앤 블러드 백화점에서 안내방송을 시작했다.
- 잠시 후, 볼드윈 다이나믹스 사의 신제품 방호력 테스트를 위한 아이언스톰의 시험사격이 시작됩니다.
- 고객 여러분, 방탄격벽에서 물러나주시길 바랍니다.
- 아이언스톰은 3레벨 좀비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고안된 무기입니다.
-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 고객 여러분, 방탄격벽에서 물러나주시길 바랍니다.
- 카운트 다운 후 시연이 시작됩니다.
- 방탄 격벽 안에 사격 시연이 시작됩니다.
-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여 방탄격벽에서 안전거리까지 물러나주십시오.
- 충격에 주의해주십시오.
- 사격을 실시하겠습니다.
- 5, 4, 3...
안내방송을 들은 용병들은 급히 가까운 매장이나 두꺼운 기둥 뒤로 몸을 숨겼다.
"이 미친 놈들이...!"
"배틀슈트 한 벌 팔겠다고 건물 안에서 30mm기관포 사격을 해?"
"쉿! 상대는 볼드윈이야! 내뱉을 때, 두번 이상 생각하라고!"
"볼드윈이고 뭐고 방탄격벽이 혹시라도 깨지면 튕긴 도탄에 맞아 죽을 수도 있다고!"
용병들의 웅성이는 소리 위로 과라라락! 하는 굉음이 뒤덮인 순간이었다.
용병들의 항의를 무시하고 아이언스톰이 탄을 발사하기 시작한 것이다.
과라라락! 하는 굉음이 뒤덮히며 마치 지진이 난 듯, 콜드 앤 블러드 백화점 건물이 우르르 진동하기 시작했다.
2층 바닥에 설치된 방탄 격벽에 가해진 총탄의 충격에 건물이 흔들리는 것 같았다.
엄청난 화력이었다.
'30mm 탄은 확실히 위력이 다르군. 아치스가 봤으면 기가 죽었겠어.'
확실히 이 정도 화력이라면 3레벨 좀비를 무력화시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할 때였다.
"아서 씨, 우리도 뒤로 피해야 해요!"
테리가 내 손을 잡고 소리쳤다.
하지만 방탄유리 격벽 바로 앞에 선 난 과라라락! 하는 발사음 때문에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가 없었다.
바닥과 방탄유리와 내 마음까지 뒤흔든 진동은 1분 동안이나 이어졌다.
총성이 멈춘 순간, 방탄유리 격벽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다행히 깨진 곳도 없었고 인명사고도 없었다.
그와 동시에 아이언스톰의 반구형 조종석 유리막이 올라가고 기계식으로 눈을 개조한 사이보그가 고개를 내밀었다.
"뭐야? 진짜 버텨냈잖아! 휴가 걸고 내기하는 게 아니었는데!"
그가 바라보는 곳엔 터지고 쪼개진 탄두에 허리까지 파묻힌 볼드윈 다이나믹 사의 신제품 BD-025S 모델이 서 있었다.
볼드윈 다이나믹스 사의 신제품이 건물이 진동할만한 화력을 버텨낸 것이었다.
'마그니움 25% 합금이 대단하긴 대단하군'
솔져급 배틀슈트는 대충 계산해도 족히 1만 발이 넘을 총탄을 맞고도 작은 흠조차 없는 모습이었다.
그 순간 볼드윈의 솔져급 배틀슈트의 헬맷부분이 몇 차례에 걸쳐 뒤로 접히며 해제되었다.
"허...허억!"
그 안의 판매원은 1분만에 땀 범벅이 된 모습으로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10년은 늙어버린 듯 한 몰골이었다.
"이, 이제 빚더미에서 해방이야...!"
- 고객 여러분, 아이언스톰의 사격에도 흠 하나 없는 볼드윈 다이나믹스의 역작, BD-025S 모델을 직접 확인해보십시오.
- 착용자는 일반인이었습니다.
- 3레벨 좀비도 무력화시킬 수 있는 탄환을 무려 2만 발이나 막아낸 배틀슈트!
- 단돈 30억 크레딧이면 BD-025S 모델을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판매원이 넋이 나간 표정으로 헛소리를 중얼거리자, 그의 목소리를 묻어버리려는듯 홀로그램 안내원이 각기 다른 매장과 기둥 뒤로 숨은 용병들에게 안내하기 시작했다.
슬금슬금 걸어나와 솔져급 배틀슈트를 향해 다가가는 용병들.
하지만 내 손은 이미 아이언스톰의 다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 [오귀스트 에너지 사의 소형핵융합로 CFR-101의 설계도]를 저장했습니다. >
< 새로운 마법식을 발견했습니다. >
< [자세제어술식]을 저장했습니다. >
< [자세제어술식]은 고중량의 30mm 기관포 12대의 반동 제어를 도와줍니다. >
< [자세제어술식]의 도움으로 아이언스톰은 사격을 수행하며 최대 30킬로미터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
< [마력전기 치환술식]이 소형핵융합로에서 생산한 전기에너지를 마력으로 바꿔 [자세제어술식]을 발동시키는 방식입니다. >
시스템이 메세지를 올린 순간이었다.
상큼한 향기가 코끝을 간질였다.
'화약냄새를 뚫을 정도의 상큼한 금속 향기라고?'
2만 발의 탄환을 1분만에 발사한 백화점 내부는 온통 화약냄새뿐이었다.
하지만 아이언스톰을 만진 순간, 난 세상과 동떨어진 향기를 맡았다.
그리고 그 향기는 멀지 않은 곳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 레전드 등급 스킬 [분자구조연구]를 사용하셨습니다. >
< 냄새로 금속의 구조와 특성을 파악합니다. >
< 빌헬름 머테리얼 사의 티타늄 기반 합금강 T507의 배합비율을 발견하셨습니다. >
< 마그니움 6% 합금과 비견되는 강도입니다. >
< 마법액체금속 [진은]을 발견하셨습니다. >
'진은?'
내가 생각한 순간이었다.
눈앞에 소형핵융합로에서 생산된 전기가 마력전기 치환술식을 거쳐 마력으로 변환되는 모습이 펼쳐졌다.
그 마력이 아이언스톰의 팔다리와 30mm 기관포까지 가느다란 선으로 이어져 있었다.
그건 진은으로 된 선이었다.
마력은 진은을 따라서 흐르고 있었다.
문제는 마력전기 치환술식에서 진은을 타고 흐른 마력이 조금의 소모도 없이 선 끝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아니... 이건 진은을 타고 흐를수록 강해지고 있어!'
미약하지만, 진은을 타고 흐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마력은 안정화된 상태로 강해지고 있었다.
그건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에너지는 전달과정에서 소모된다.
전기가 전선을 타고 흐르면 처음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보다 양이 적어질 수 밖에 없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하지만 진은은 그런 상식을 송두리째 깨버리고 있었다.
'이런 금속이 있는데, 왜 아직도 전선을 사용하고 있는 거야?'
< 아이언스톰의 데이터베이스 조회결과, 진은의 가격을 찾아냈습니다. >
< 진은은 1 그램에 1천만 크레딧입니다. >
시스템이 진은의 터무니없는 가격을 알린 순간이었다.
표적으로 쓰인 솔져급 배틀슈트 근처에서 용병들의 놀란 목소리가 들렸다.
"뭐야, 뜨겁지도 않잖아?"
"아이언스톰한테 2만 발이나 맞았으면 용광로처럼 달아올랐어야 하는 거 아니야?"
- BD-025S 모델은 탁월한 온도조절 기능을 보유했습니다.
- 3천도 미만의 열은 착용자에게 아무런 해를 가할 수 없습니다.
볼드윈 다이나믹스의 솔져급 배틀슈트를 보고 놀라는 용병들에게 홀로그램 안내원이 여러 기능을 설명하고 있었다.
난 그곳을 바라보자마자, 솔져급 배틀슈트에서도 진은의 향기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건 탑승형 이족보행로봇 아이언스톰에서 나는 향기보다 수십 배는 더 짙은 향기였다.
얼마나 강한 향기인지 코가 얼얼할 정도였다.
'진은을 이렇게나 많이 쓰다니... 무슨 마법진을 사용했는지 한번 볼까?'
내가 솔져급 배틀슈트 곁으로 다가가 내부구조를 훔쳐보기 위해 배틀슈트를 향해 손을 뻗은 순간이었다.
내 손과 솔져급 배틀슈트 사이에서 파칭! 하고 미세한 정전기가 튀었다.
그 순간, 빠르게 시스템 메세지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 레어 등급 스킬 [기초마법연구]를 사용하셨습니다. >
< 솔져급 배틀슈트에 숨어있는 보안방벽을 발견했습니다. >
< 마법식의 마력패턴을 분석합니다. >
< 마법에 관한 초월적인 재능으로 보안마법 체계를 강제로 해체합니다. >
< [비행 마법술식]을 발견하셨습니다. >
< [보온 마법술식]을 발견하셨습니다. >
< [충격완화 마법술식]을 발견하셨습니다. >
< [솔져급 배틀슈트 BD-025S 모델의 설계도]를 저장합니다. >
< [오귀스트 에너지 사의 초소형마력로 AG-273 모델의 설계도]를 저장합니다. >
< 솔져급 배틀슈트 BD-025S 모델의 데이터베이스를 다운로드 하시겠습니까? >
'다운로드 해.'
< 데이터베이스 다운로드를 완료했습니다. >
볼드윈의 신형 배틀슈트와 아이언스톰을 보고나자, 2층 매장의 다른 상품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허접한 중소기업표 배틀슈트를 사느니 차라리 내가 직접 만드는 게 낫겠어.'
당장 집으로 돌아가서 오늘 본 제품들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난 볼드윈 다이나믹스 사의 신제품을 바라보는 용병들을 뒤로하고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게릭슨, 진은과 각종 마법금속을 살 수 있는 재료상가가 어딘지 알고 있나?'
- D-3구역이면 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꽤 귀한 물건들 같은데, 내가 원하는만큼 구매할 수 있을까?'
- 주군께선 시정부에 안드로이드 제작자로 등록하셨으니 구매는 가능할 겁니다.
'그럼 입구로 와.'
내가 게릭슨에게 명령하는 동시에 문이 열린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려는데, 테리가 내 손을 붙잡았다.
"제 배틀슈트는요? 그리고 아서 씨도 이번 기회에 배틀슈트 한벌 사겠다고 하셨잖아요?"
"계획을 변경해야겠어."
"볼드윈 때문이면 다른 백화점으로 가도 돼요."
테리는 비행기능을 시연 중인 볼드윈 다이나믹스 매장의 판매원을 힐끗거리며 말했다.
"에이드릭 사의 배틀슈트와는 비교할 수 없는 물건을 선물해주지."
내 말을 들은 테리의 눈이 별처럼 빛나기 시작했다.